악조건의 해결사, 잠길찌낚시 4
참돔낚시용2
바닥 공략용 잠길찌낚시
바닥에 수중찌를 굴린다는 기분으로 채비 운영
진승준 KPFA 전남지부장
참돔을 노리는 채비는 다양하다. B 내외의 구멍찌를 사용한 저부력 전유동채비, 1~2호 구멍찌를 이용한 고부력 전유동채비, 2~4호 구멍찌를 사용한 고부력 반유동채비, 1~2호 구멍찌로 반유동채비를 꾸린 다음 봉돌을 더 달아서 가라앉히는 잠길찌채비, 마이너스 부력을 가진 잠수찌를 사용하는 잠수찌채비 등등….
이렇게 다양한 참돔낚시 채비가 존재하는 이유는 참돔 포인트의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빠른데다, 참돔의 입질층도 다양하기 때문에 제각각 그 상황에 맞추어 사용하기 때문이다.
최근 추세는 잠길찌채비를 선호하는 낚시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참돔이 상층에서 입질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 저부력 전유동 채비의 활용이 줄어드는데다, 잠길찌채비가 잠수찌나 고부력 전유동채비에 비해 운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또 잠길찌채비는 매듭을 이용해 원하는 수심부터 탐색할 수 있기 때문에 참돔의 입질층을 찾았을 때 마릿수 조과를 거두기도 유리하다.
▲풀려나가는 원줄을 손가락으로 견제하고 있다. 잠길낚시의 핵심이 바로 견제이다.
강한 조류에선 채비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잠길찌채비의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1호 구멍찌로 채비를 한다면 -1.5호 수중찌를 채우고 매듭을 해서 반유동채비로 꾸린다. 그렇게 하면 채비 착수 후 찌매듭이 찌멈춤구슬에 걸리면 그때부터 천천히 가라앉는다. 감성돔 포인트와 같이 조류가 천천히 흐르는 곳이라면 목줄에 봉돌을 물리지 말고 그대로 사용하면 되고, 조류가 빠른 곳이라면 목줄에 B~5B 봉돌을 물려서 채비의 무게를 늘려준다.
필자가 잠길찌채비를 운영하는 방식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구멍찌는 1.5호 이상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2호 이상 고부력 구멍찌로 채비하면, 구멍찌를 가라앉히기 위해서 적어도 -3호 이하의 수중찌를 채워야 하는데, 그렇게 무겁게 꾸리면 채비를 컨트롤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진다. 일부 낚시인들은 3호 구멍찌에 -5호 수중찌를 채워서 잠길찌낚시를 하기도 하는데, 무게만 무거울 뿐 강한 본류에서는 잘 가라앉지도 않고 감도가 너무 떨어져서 채비를 조작하기도 어렵다. 또 부피가 큰 구멍찌가 조류에 먼저 떠내려가서 채비가 아예 가라앉지 않기도 하므로, 그런 경우라면 차라리 잠수찌를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둘째 채비에 마이너스 부력을 주기 위해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한 단계 더 높은 호수의 수중찌를 채워야 한다. 많은 낚시인들이 1호 구멍찌에 -1.5호 수중찌를 채우면 금방 채비가 가라앉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주 천천히 가라앉거나 혹은 가라앉을 듯 말 듯 잠방거릴 뿐 잘 가라앉지 않는다. 조류가 빠른 곳에서 이렇게 채비를 하면 뒷줄을 견제했을 시 채비가 금방 떠올라버려 일정 수심 이하로 채비를 내리기가 어렵게 된다. 따라서 1호 구멍찌라면 -1.5호 수중찌, 1.5호 구멍찌라면 -2호나 -2.5호 수중찌를 채우고 조류 세기에 따라 봉돌을 더 물려준다.
셋째 부피가 큰 구멍찌를 사용하지 않는다. 만약 조류가 멀리 형성되어 원투를 꼭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큰 찌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가까운 곳에 조류가 형성되는 경우라면 부피가 작은 것이 좋다. 작은 구멍찌를 사용하면 견제를 했을 때 채비가 쉽게 떠오르지 않고 가라앉는 속도도 빠르며 채비를 견제하기도 수월하다.
목줄은 한 발만, 봉돌은 도래 아래에 물린다
앞서 말한 내용들은 참돔낚시를 해본 낚시인이라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내용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잠길찌낚시의 숨은 비결이 있을까? 필자의 경우 나름대로의 비결이 있는데, 바로 채비를 운영하는 방법이다.
잠길찌낚시는 채비나 원리는 비슷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잠기기 시작한 채비를 다루는 능력이다. 필자는 잠길찌낚시를 ‘손가락 낚시’라고 표현하는데, 예를 들어 수심 20m 지점에서 찌밑수심을 15m에 맞추어 그 이하를 탐색한다면 구멍찌가 잠긴 후부터는 손가락으로 원줄을 어떻게 견제하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한다. 바닥의 참돔을 노릴 때 채비가 떠오르면 실패다. 하지만 많은 낚시인들이 밑걸림을 두려워해서 견제를 자주 하는데, 조류가 빠른 곳에서는 금방 채비가 떠올라 그 상태로 떠내려가 버리기 때문에 입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많은 실패 사례가 있지만 이 부분은 글로 다 설명하기가 어렵다. 채비의 무게, 조류의 속도, 수심에 따라 견제하는 정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실전에서의 연습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인데, 실전에 도움이 될 팁을 몇 가지 추가한다.
첫째는 조류가 아주 강한 곳이 아니라면 목줄에 봉돌을 물리지 말고 낚시를 하라는 것이다. 채비의 무게를 더 주어야 한다면 도래 아래에만 봉돌을 물린다. 그렇게 해야 바닥층에 내려간 목줄이 자연스럽게 나풀거리고 밑걸림도 잘 생기지 않는다. 목줄의 길이도 1.5m나 2m면 충분하다. 전유동이나 잠길찌를 쓸 때는 목줄에 봉돌을 많이 물리기 때문에 일부러 목줄을 길게 묶지만 잠길찌낚시는 수중찌로 채비를 내리고 목줄에는 봉돌을 물릴 필요가 없다.
둘째는 중층에서 입질이 없다 싶으면 채비를 바닥으로 내려서 탐색을 시작해야 하는데, 그때부터는 바닥에 수중찌를 굴린다는 기분으로 운영하라는 것이다. 밑걸림이 생길 수도 있지만, 대물 참돔이 출현하고 빠른 본류가 훑고 지나가는 곳은 바닥이 대부분 모래나 자갈이기 때문에 의외로 밑걸림이 생기지 않는 곳이 많으므로 과감하게 시도해본다. 바닥에 채비가 닿는 느낌이 들면 그때부터 원줄을 견제해서 띄웠다가 다시 가라앉히는 동작을 반복하는데, 조류가 빠른 곳에서는 한 번 떠오른 채비가 쉽게 가라앉지 않으므로 견제를 짧게 하고, 조류가 느린 곳에서는 견제를 길게 해서 채비를 조금 더 띄운다는 기분으로 운용한다.
참고로 조류가 아주 빠른 본류대에서는 잠길찌낚시가 잘 되지 않는다. 조류가 빠른 곳에서는 잠수찌가 더 적합하므로 너무 잠길찌낚시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른 방법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