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名방파제
유명 갯바위만큼 조황 눈부신
부산 이동방파제&여수 돌산도 성두방파제
| 박경식 객원기자 sinken@paran.com |
방파제에서 유명 갯바위만큼의 호황을 기대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다. 그러나 욕심을 조금만 버리면 시간, 거리, 비용 면에서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는 곳이 방파제다.특히 대도시 또는 유명 갯바위낚시터와 인접하다보니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곳들이 많은데 지금 소개하는 두 곳이 그런 곳이다.
부산 이동방파제
위치 : 부산시 기장군 일광면 이동리
길이 : 80m
이동방파제는 방파제가 워낙 크고 다른 이름난 낚시터와 비교해볼 때 주변 지형이 너무 밋밋해 눈으로 보아서는 낚시터로서의 매력이 그다지 없는 곳이다. 다만 인근의 일광해수욕장과 칠암회센터 같은 관광단지 옆에 있어 가족 나들이 낚시객들이 오래 전부터 찾아왔다. 그러나 이동방파제의 시즌이 되면 반드시 이곳을 찾는 꾼들이 있을 정도로 알짜 조황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 지역은 오랫동안 어촌계와 관청이 주도한 치어방류사업 덕분에 감성돔, 볼락, 우럭 등의 고급 어종이 가까운 바다에 서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계절에 따라 도다리, 벵에돔, 농어, 학공치 등의 인기 낚시어종도 이동방파제를 찾아와 ‘고기가 붙었다’는 소문만 나면 문전성시를 이룬다.
가장 좋은 시즌은 가을~겨울. 감성돔과 학공치가 눈에 띄게 많이 낚이면서 호황을 맞는다. 봄부터는 농어가 낚이는데 청갯지렁이를 미끼로 쓰는 전통적인 농어밤낚시는 물론 루어낚시에도 조과가 좋은 편이다. 농어낚시는 방파제 입구의 갯바위가 좋은 포인트다. 이동방파제 입구에는 축양장의 배수구가 있어 먹잇감이 풍부한 물이 계속해서 내려와 대상어종들의 좋은 서식지가 되고 있다.
한여름부터는 벵에돔이 가세한다. 큰 씨알은 아니지만 25~30cm 정도의 씨알 대여섯 마리는 어렵지 않게 낚아낸다. 0~3B 구멍찌를 쓴 채비를 많이 쓰며 이 지역의 특효 미끼인 파래새우를 이용해서 낚시를 한다. 감성돔은 3B~0.8호 구멍찌를 쓰며 중들물~중날물이 피크시간이다.
감성돔은 이동방파제 외항 끝부분, 벵에돔은 중간 부분의 조황이 좋은 편이다. 또 방파제 끝에서 맞은편의 학리마을을 보고 원투하면 루어에 농어가 입질하기도 한다. 볼락과 우럭은 외항 구멍치기나 내항 벽에 채비를 바싹 붙이면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방파제 입구 쪽의 수심은 2m 내외로 얕은 편. 끝부분은 5~7m이며 방파제에서 10m 정도만 벗어나면 10m 가까운 수심이 나온다.
▒가는 길 해운대에서 울산 방면 31번 국도를 이용한다. 송정-기장-일광에 도착해 일광역을 지나면 한국유리가 보인다. 한국유리공장을 지나면 이동마을 이정표가 나온다.
▲이동방파제
여수 돌산도 성두방파제
위치 : 전남 여수시 돌산읍 금성리
길이 : 40m
성두방파제는 돌산도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곳으로 예전부터 갯바위 못지않은 조황을 자랑하는 고전 명소다. 금오열도를 위시하여 수많은 여수권의 섬들은 오랫동안 낚시꾼들이 원정낚시터로 삼아왔다. 폭풍주의보에도 여수권에서는 낚시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무작정 출조를 감행하였으나 미처 출항하지 못한 원정꾼들이 아쉬운 손맛을 달래는 곳이 바로 성두방파제였다.
그러한 꾼들의 심정을 헤아리는 듯 성두방파제는 감성돔, 볼락, 도다리, 노래미 등 고급 어종들이 즐비한, 갯바위 못지않은 명포인트다. 게다가 성두방파제와 이어진 갯바위는 도보로도 진입할 수 있는 곳으로 방파제와 더불어 굳이 배를 타고 나가지 않아도 이른바 ‘대상어종’의 손맛을 볼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성두방파제는 볼락 조과가 두드러진 곳으로 늦여름까지 볼락과 도다리, 감성돔까지 입질에 가세하는 특급 포인트다. 더구나 한낮에도 감성돔과 볼락이 낚여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낚시를 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방파제 주변 수심은 8m 내외. 낮에는 릴찌낚시 채비와 크릴 미끼로 방파제 왼쪽의 전방 약 15m 내외를 공략한다. 밤에는 민장대를 이용해 테트라포드 구멍 사이나 전방을 노리면 볼락이 입질한다. 미끼는 청갯지렁이를 쓴다.
성두방파제는 가로등 시설이 잘 되어 있고 방파제 폭이 넓기 때문에 야간에도 이동하기에 편하고 가족나들이터로도 손색이 없다. 다만 외항 쪽의 테트라포드는 다소 큰 편이라 이동할 때는 주의를 요한다.
▒가는 길 여수시내에서 돌산대교를 건너 방죽포해수욕장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향일암, 방죽포 방향으로 계속 가면 방죽포해수욕장이 나온다. 방죽포해수욕장 입구에서 향일암·임포 방면으로 진행하면 성두길이 나온다. 성두마을로 진입해 마을 왼쪽 끝으로 가면 방파제가 있다.
▲성두방파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