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춘천호와 의암호의 좌대낚시터 철거된다 

연안낚시는 허용하지만 추후 금지 가능성도 비쳐

춘천시, “수질개선 위해 2017년까지 연차적으로 폐쇄”

서성모 기자 blog.naver.com/mofisher 

의암호와 춘천호의 수상좌대낚시터가 모두 철거된다. 춘천시는 “의암호와 춘천호의 수질 개선을 위해 내년 3월부터 2017년까지 연차적으로 호수에 설치되어 있는 수상좌대낚시터 14곳을 폐쇄하고 의암호는 어업인의 어업권도 회수한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11월 25일 서울신문, 국민일보 등의 일간지에 보도되었다.
춘천시는 좌대낚시터 폐쇄와 어업권 회수에 대해선 보상을 해주고 더 이상 신규허가를 내주지 않을 계획이며 이를 위한 사업비로 수질개선용 한강수계기금으로 조성된 109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춘천호와 의암호의 수상좌대낚시터들은 반발하고 있다. 수상좌대가 수질 오염의 원인이라는 해석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의암호 삼천낚시터 최삼식 사장은 “수질 오염 때문에 좌대를 철거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보상을 해준다고 하지만 수십 년간 운영해온 낚시터를 접고 무슨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또 의암호 자갈섬낚시터 변귀한 사장은 “낚시터 영업은 시에서 영업 허가를 연장해주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을의 입장에서 어디까지 보상을 해줄지 시의 제안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수상좌대낚시터 철거 이후 의암호와 춘천호의 연안낚시도 금지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춘천 강변낚시 최계수 사장은 “좌대 철거는 몇 년 전부터 나왔던 얘기이고 그중에 연안낚시도 금지시킨다는 말도 돌려왔었다”고 말했다.

▲ 의암호에서 영업 중인 수상좌대낚시터들. 

춘천시 “2018년부터 일부 구간을 낚시금지 구역으로 묶을 수 있다”

이번 춘천·의암호 수상좌대낚시터 폐쇄의 이유와 배경 그리고 연안낚시의 금지 여부에 대해 알아보고자 춘천시 축산과 오문식 주무관과 통화를 했다. 

-춘천·의암호의 수상좌대낚시터 폐쇄 결정을 내린 이유는?
“의암호와 춘천호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다. 춘천호와 의암호의 좌대낚시터 폐쇄는 북한강수계시설정비사업의 일환으로서 5~6년 전부터 추진해왔다. 수상좌대낚시 중 던지는 떡밥이 수질을 오염시키고 있다. 좌대만 철거하는 게 아니라 어업인들의 그물도 함께 철거한다. 폐그물에 걸린 물고기의 사체도 수질을 오염시키고 있다. 춘천호에 13명, 의암호에 46명의 어업권자가 있는데 이 중 14명이 좌대낚시터업을 병행하고 있다. 어민 수가 많은 의암호에 대해선 좌대영업권과 어업권을 모두 회수하고 어민 수가 적은 춘천호는 좌대만 철거하기로 했다.” 

-과연 낚시가 수질을 많이 오염시키는가?   
“춘천호와 의암호 수면을 이용하는 사업은 낚시업, 어업, 수상레저업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어떤 게 가장 큰 오염원이라고 밝히긴 어렵지만 시는 수질오염원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개선사업을 벌이겠다는 방침이다. 낚시업과 어업 외에도 호수 유입수에 대한 정화 시설 개선과 같은 사업이 추진될 것이다.”

-수상좌대낚시터가 사라지면 춘천시를 찾는 낚시인들의 발길이 줄고 춘천시의 낚시점들은 타격이 클 것이다. 낚시점들의 반발은 없을까?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좌대낚시인이나 어업인만 이용하던 호수를 좀 더 쾌적한 공간으로 개선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는 춘천시 전체를 발전시키고 나중엔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해해줄 것이라고 본다.”  

-수상좌대낚시에 이어 연안낚시도 금지되는 게 아닌가?
“2017년에 춘천호와 의암호의 수계정비사업이 완료되면 2018년 이후 일부 구간은 낚시금지구역으로 묶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안전상의 문제라든가 보호해야 할 물고기가 있는 지역은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할 수도 있는 것이다. 3년 후의 일이고 지금도 검토 중인 방안이라서 더 이상 구체적인 답변을 하기는 힘들다.”  

2016년까지는 계속 영업하는 좌대 많을 듯

의암호는 이미 작년부터 좌대낚시터 철수가 시작됐다. 의암호의 현암낚시터가 보상을 받고 시설을 철거했다. 춘천시는 낚시터가 많은 의암호부터 좌대를 철거하기로 정하고 해당 좌대에 대해선 좌대 수와 영업손실액을 감안해 보상해준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보상액과 관련해서 수상좌대낚시터업자와 춘천시의 협상이 쉽게 풀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아 2016년에도 대부분의 낚시터들이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며 춘천호의 낚시터들은 그보다 더 오래 영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상좌대낚시터들이 철수하면 춘천 지역의 낚시점들은 매출에 타격을 입는다. 그중 서울에서 춘천으로 가는 46번 국도변의 낚시점들은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싸여 있다. 강촌 입구에 가게가 있는 강변낚시 최계수 사장은 “춘천호와 의암호의 좌대 손님이 우리 가게 주말 장사의 80~9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낚시인들의 불만도 크다. 서울 낚시인 김형주씨는 “춘천호와 의암호의 수상좌대는 20년 넘게 찾던 단골 낚시터인데 앞으로 사라진다는 소식을 듣고 황당했다. 더군다나 그 이유가 수질오염이라고 하는데 낚시가 그렇게 수질을 오염시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랑 받던 낚시터들이 주변에서 하나둘 사라지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익명의 수상좌대낚시터 사장은 수질오염은 좌대 철거의 명목상의 이유일 뿐 유람선과 같은 레저사업의 추진이 실질적인 이유라고 지적한다. “2017년 의암호 중도 유원지에 세계적인 테마공원인 레고랜드 코리아가 들어서는데 유람선을 띄울 경우 수면 곳곳에 있는 좌대나 그물이 운항에 방해가 된다. 수질 문제보다 이러한 레저사업 확장을 위해 호수 주변을 정비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인터뷰한 오문식 주무관에게 다시 물어 보았으나 “내수면어업과 관련한 업무만 추진할 뿐 그 외는 주관업무가 아니라 모르겠다”고 답했다. 
춘천호와 의암호는 수도권의 호수낚시터로서 낚시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수변 풍경이 아름다워 가족낚시터로 인기가 높고 낚시인이 아닌 일반인들도 낚시체험을 하기 위해 많이 찾는다. 낚시인들은 좌대낚시터의 폐쇄 근거인 수질오염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또 연안낚시까지 금지시킬 수 있다는 춘천시의 답변은 강도 높은 낚시 규제를 암시한 것이기에 앞으로 더 큰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