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SON

호래기낚시 10분 만에 마스터하기

초릿대와 라인의 움직임으로 ‘다리질’을 느끼세요

호래기를 낚은 이승호씨

부산 기장군 한국유리방파제

겨울하면 이제 호래기가 대세다. 부산 기장 울산의 동해남부 지역과 통영 거제 남해의 남해동부 지역의 낚시인들은 겨울이 되면 호래기 삼매경에 빠져서 헤어날 생각을 하지 못한다. ‘호래기 폐인’을 넘어 ‘호래기 사생꾼’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호래기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호래기가 인기 있는 이유는 낚기 쉽고, 쉽게 손질해서 먹을 수 있으며, 맛도 일품이기 때문이다. 부산에서는 호래기 횟감이 한 마리에 2천~3천원 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그 인기 때문에 요즘은 몸값도 엄청나게 올랐다. 그리고 물때나 피딩타임만 잘 맞추면 비싼 호래기를 쉽게 많이 낚을 수 있기 때문에 낚시 자체의 재미를 즐기는 낚시인들도 많다. 이렇게 인기 있는 호래기를 꼭 낚아보자.

이승호씨의 장비와 호래기 에기

좋은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1월 15일 일본 야마시타의 한국총판을 맡고 있는 성광물산상사 김선관 대표와 이승호 야마시타 필드스탭과 함께 부산 기장군 일광면 이천리에 있는 한국유리방파제로 출조했다. 한국유리방파제는 한국유리 공장이 폐쇄한 후 출입이 가능하게 된 곳으로 부산에서는 최근에 개발된 호래기 낚시터다. 호래기 시즌에는 유명 포인트의 경우 낚시 자리를 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낚시인들의 포인트 경쟁이 치열한데, 한국유리방파제 역시 최근 소문이 퍼지면서 해가 질 무렵이 되자 낚시인들이 몰려들었다. 호래기 낚시의 첫째 팁이라고 한다면, 일찍 출조해서 좋은 자리를 잡는 것이다.

가라앉는 나오리 에기

포인트에 도착한 직후 자리를 잡고 바로 채비를 꾸렸다. 이승호씨는 초리가 아주 부드러운 로드(야마시타 나오리 필링샤프트 타입2)를 사용했는데, 로드가 잘 휘어지고 부드러워야 호래기의 약한 입질도 잘 잡아낸다고 했다. 합사 0.2호에 2000번 스피닝릴을 사용했으며, 쇼크리더는 기둥줄 1.5호, 가짓줄 1.2호를 사용했다. 호래기를 낚을 때 사용하는 에기와 스테는 2단으로 사용하는데, 가벼운 스테를 상단에, 무거운 에기를 하단에 달아서 채비가 착수하면 아래에 달린 무거운 에기가 천천히 가라앉으며 채비 전체를 물속으로 잠기게 만들었다. 이승호씨는 “채비를 만드는 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주의할 것이 있다면 멀리 캐스팅해도 채비가 꼬이지 않게 하는 것이 요령인데, 저는 구슬이 달린 삼각도래를 사용해 채비의 꼬임을 줄입니다”라고 말했다.

구슬을 이용해 가지채비를 만든다

한국유리방파제를 찾은 낚시인들

채비착수 직후 여유줄은 꼭 감아야

채비를 꾸린 후엔 곧바로 낚시를 시작했다. 낚시는 캐스팅→채비착수→여유줄 감기→폴링→입질 파악 순으로 이뤄졌다. 이승호씨는 “호래기낚시를 할 때 중요한 것은 캐스팅 후 채비가 물에 떨어지는 순간 늘어난 여유줄을 감아서 팽팽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채비가 꼬이지 않고 입질 파악도 쉽게 된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입질은 금방 받을 수 있었다. 호래기는 해질녘 피딩타임을 거르지 않고 나타난다고 했는데, 해가 진 직후부터 입질이 시작되었다. 이승호씨는 첫 입질에 두 마리를 낚아 올렸고, 30분 넘게 호래기의 입질이 꾸준히 이어졌다. 입질을 파악하는 방법은 라인을 팽팽하게 유지하고 줄의 움직임을 눈으로 확인하거나, 초리를 통해 호래기가 에기를 당기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호래기의 활성이 좋으면 초리를 당기는 시원한 입질을 느낄 수 있으며 호래기의 활성이 약하면 라인이 살짝 움직이거나 축 늘어지는(호래기가 에기를 잡고 상층으로 부상하는 경우) 것으로 입질을 파악한다. 가끔 라인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도 호래기가 에기를 붙잡고 일정한 수심층에 머물고 있는 상태이므로 살짝 챔질해주면 입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호래기를 낚은 성광물산상사 김선관 대표

가운데 야광 기능이 있는 신형 에기. 수평을 유지하고 아주 천천히 가라앉는 것이 특징이다

멀리 캐스팅 후 바닥 노리기

피딩타임이 30분 정도 지나자 호래기의 입질이 뜸해지기 시작했다. 30분 동안 충분한 양을 낚았다면 미련 없이 철수하는 것도 좋고, 조금 더 욕심을 내어 고급 테크닉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호래기의 입질이 뜸해졌다는 것은 호래기가 조금 멀리 후퇴해 있거나 입질하는 수심층이 바닥으로 내려갔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에기를 최대한 멀리 던지는 것이 입질 받기 유리하며, 채비가 착수하면 에기를 중층 이하로 충분히 가라앉힌 후 호래기를 자극할 액션을 살짝살짝 주어야 한다. 초릿대를 아래로 탁탁 치는 트위칭과 낚싯대를 위로 탁탁 쳐올리는 호핑 액션이 가장 유용하다. 주의할 것이 있다면 액션을 너무 빨리 주어서는 안 되고, 호래기가 입질할 틈을 줄 수 있도록 되도록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

이승호씨와 김선관 대표는 피딩타임이 끝난 후에도 채비를 멀리 던진 후 바닥을 노려서 계속 호래기를 낚아냈다. 문제는 낚시가 아니라 추위였는데, 1월 중순에 들면서 강한 북서풍이 불기 시작해 밤 기온이 영하 4~5도로 내려가면서 방파제에 가만히 서서 낚시하기가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렇게 추운 날씨 속에도 호래기는 매일 피딩을 하고 있으므로 출조 전에 방한장비를 단단히 갖추고 나가야 하는 것도 한 가지 팁이 되겠다. 호래기는 가끔 새벽에 무리를 지어 방파제로 들어오고 그때 ‘대박’을 치는 경우도 더러 있기 때문에 밤에도 계속 낚시할 계획이라면 따뜻한 음식과 옷을 준비하는 것이 필수다.

■취재협조 야마시타 한국총판 성광물산상사 051-853-8954

다양한 컬러의 에기들

이승호(좌)씨와 김선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