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장바구니 주문배송조회 고객센터
과월호신청
Home> 호황낚시터 > 바다
연재_ ‘입질의 추억’ 김지민의 바다이야기 7-고진감래 빨래판 손맛
2016년 09월 2929 10175

연재_ ‘입질의 추억’ 김지민의 바다이야기 7

 

 

고진감래 빨래판 손맛

 

 

김지민 입질의 추억 블로그 운영자, N·S 갯바위 필드스탭, 쯔리겐 필드테스터

 

선장의 신호음에 맞춰 채비를 내리고 올려야 하는 광어 다운샷. 무거운 쇠추로 깊은 수심을 공략하는 탓에 옆 사람, 뒷사람과 엉키고 바닥에 걸리기도 하며, 그것을 빼내지 못하면 최악에는 대가 부러지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로 선장은 신호를 울려 동시에 채비를 내리도록 하고, 또 동시에 걷도록 유도한다. 광어 다운샷은 한 배를 탄 출조객으로부터 협동심을 요구하며 전체 조황을 주도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개인행동에 시간이 지연되고 전체 조황이 떨어지면서 다음 출조객을 유치하는 데 지장이 생기는 것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최대 스무 명의 출조객은 한 배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개인 조과를 올리지만, 자리와 실력에 따른 복합적인 원인으로 잘 잡는 사람과의 조과 차이가 3~4배씩 난다. 옆 사람을 두고 때로는 경쟁심리가, 때로는 동정심리가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른 새벽에 출항해 마지막 캐스팅을 드리우는 순간까지 전원 손맛으로 훈훈하게 끝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개체수가 많이 감소해 광어 얼굴도 보지 못한 출조객이 늘고 있다. 지난 7월 8일 나는 거의 일 년 만에 다운샷을 하면서 어떤 운명에 처하게 될지 기대 반, 염려 반으로 도전했다.

 

▲외연열도 근해에서 60cm급 광어를 낚아든 필자가 자랑스럽게 포즈를 취했다.

1, 2 ‌이날 필자가 사용한 새드웜들. 3 ‌낚시 시작 9시간 만에 입질을 받은 초보꾼 아저씨가 낚싯대로 잡고 있고,

사무장이 우럭을 들어 올리고 있다.

▲외연열도의 한 부속섬을 배경으로 광어를 노리고 있는 낚시인들.

▲점심 식사 후 나른한 오후의 광어 다운샷 풍경.

▲이날 8마리로 장원을 차지한 김미진씨가 광어를 낚아들고 활짝 웃고 있다.

 

 

한껏 강화된 해상검열
최근 잇따른 해상사고에 검열이 강화되었다. 정원 점검은 기본. 신분증으로 대질까지 하고 있어 신분증은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또한 선상에서 가벼운 음주도 허용되지 않는다. 소지품과 쓰레기에서 맥주캔이 나오면 바로 벌금형에 처하고 있어 바다에서 갓 잡은 자연산 회로 술 한 잔 즐기는 시대는 저문 것 같다. 단속이 다소 과하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자업자득이 아닐까? 낚시하러 올 때 주류는 반입하지 말고 신분증은 지참하기 바란다.
충남 오천항에서 출항한 블루호는 1시간 20분을 달려 서해 최전선인 외연도권에 진입. 시즌상 어초에는 고기가 붙지 않아 여밭 위주로 두드리는데 첫 투입에서 옆 사람이 광어를 올리고, 두 번째 투입에는 작은 우럭이 내게 걸려들었다. 지금까지 광어 다운샷을 하면서 첫 캐스팅에 광어 얼굴을 본 적은 처음이니 이 정도면 순조로운 출발이다. 그러나 첫끗발이 개끗발이라고 했던가. 이후부터는 입질 받은 사람이 나오지 않아 포인트 이동만 했다. 삐 소리가 나기 무섭게 채비를 투입하고 낚시에 여념이 없는 꾼들. 저마다 광어 몇 마리씩 목표치를 세우고 왔을 텐데… 7~8짜로 한 마리만 올려도 자잘한 광어 열 마리 부럽지 않다.
곧바로 두 번째 광어가 모습을 드러낸다. 두 마리 모두 맨 앞자리에서 나왔다. 내 자리는 앞에서 두 번째인데 세 번째 광어가 내 몫이길 기대해보지만, 처음에 작은 우럭을 낚은 이후 2~3시간이 지나는 동안 입질 한 번 받지 못하고 있다. 섀드웜을 바꿔도 보고, 조류 세기에 따라 봉돌과 웜의 단차도 조정해 보지만 아직은 허사다. 그러던 중 잠잠하던 선미 쪽에서 씨알 좋은 쥐노래미가 한 마리 올라온다. 이어서 반대편에서 낚시 중인 인천 김미진(닉네임 바다향기)가 쓸 만한 우럭을 낚고 포토존(?)으로 가져온다.

 

낮 12시까지 내게는 입질 한 번 없고
그리고 내 주변에서 낚시하신 이 분. 여기서는 고진감래의 전형을 보여준 ‘초보꾼 아저씨’라고 하자. 다운샷 출조 경험이 많지 않아 사무장이 옆에서 도와줬는데 이번에는 꽤 굵은 우럭을 올리며 개시했다. 앞뒤 할 것 없이 주변에서 고기가 나오지만, 정작 내 낚싯대는 잠잠하다. 한창 중썰물이 이어지는 오전 9시. 그나마 낱마리로 이어지던 입질조차 뚝 끊겼다. 사실 이 날은 대부분 낚싯배들이 6일 만에 출항했다. 계속되는 장맛비와 악천후에 출조를 나가지 못했던 것. 그래서 이날 마릿수 호조황을 기대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자 평소와 비슷한 낱마리 패턴이다. 만약, 오전 내로 2~3마리를 잡지 못한다면, 오후에는 한 마리 싸움으로 전개되는 곤란한 상황일 수도 있다.
서해의 수많은 부속섬에는 사람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미지의 포인트가 가득하다. 대부분 하선금지이거나 포인트 개발 자체가 되지 않은 무인도인데 이렇게 낚시가 안 될 때면, 눈앞에 아른거리는 저 멋들어진 갯바위에 내려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번에는 섬에 붙여서 낚시하는데 또다시 김미진씨가 광어를 잡아낸다. 배 정중앙이라 비교적 불리한 자리임에도 꾸준히 낚아내는데, 출조 경험이 풍부하니 당연한 결과이지 않나 싶다. 이쯤이면 내게도 한번쯤 입질이 닿을 듯한데 시간이 12시가 넘어가도록 한 마리도 잡지 못하다니. 물론, 아직도 개시하지 못한 출조객이 절반이긴 하지만 말이다. 징그러울 만큼 입질이 없으니 입질 받았을 때의 느낌이 어떠했는지도 까먹을 판. 오전 10시만 해도 그러려니 했는데 이제는 이대로 끝나버릴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개시는 꼴찌지만 씨알은 장원
어느덧 오후 한 시. 잡은 것도 없는데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가는지. 남은 2~3시간에 기대를 걸며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점심을 들었다. 이날 나와 동출한 일행은 총 3명. 바다향기님이야 워낙 실력이 출중하니 알아서 잘 잡을 거라 믿지만, 문제는 나를 포함해 나머지 두 사람이 여전히 개시를 못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간은 오후 1시 40분. 밥도 먹었겠다 입질은 없고 졸려서 게슴츠레한 눈으로 고개를 돌리니 일행인 슬기씨의 낚싯대가 제법 휘었다. 일행의 첫 광어라 내가 낚은 것처럼 기쁘다. 어쩌면 이 배에서 개시하지 못한 유일한 사람은 아마 나일 것이다. 호흡을 가다듬고 바닥 탐색에 더 집중했다. 가만 생각해보면 너무 철저하게 바닥층을 읽으려고 노력한 것이 아닌가 싶다.
처음 채비를 내릴 때 봉돌을 찍고 30~50cm 정도 들어 올린 다음 기다리면, 30초도 못 버티고 바닥을 확인하려는 습관 말이다. 그것은 수심이 깊어지면서 내 채비가 허공에 뜨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서 비롯되는 행동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류발도 제법 세고 하니, 바닥에서 1~2m 이상 띄웠다. 순간 '턱'하고 낚싯대를 때리는 느낌이 오는데 이것이 입질인지 혹은 봉돌이 부딪힌 건지 헷갈리다가 초릿대가 꾹 박는 모습에서 입질임을 확신하고 릴링을 시작했다. 수심 30m권이라 올리느라 시간이 제법 걸렸는데 이때의 시간이 얼마나 길게만 느껴지던지. 다 올리자 빨래판 광어가 모습을 드러낸다. 개시는 꼴찌로 했는데 씨알은 현재까지 장원이니 씨알 복은 있나 보다. 이후 초들물이 받치면서 여기저기서 입질이 쏟아졌다.

 

1 ‌초리가 금방이라도 고꾸라질 것만 같다. 2 ‌나의 첫수로 올라온 60cm급 광어. 3 초들물에 입질이 활발해졌다.

▲낚시 시작 아홉시간 만에 감격의 첫수를 올린 출조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느지막이 터진 일행의 첫수. 정슬기씨가 막 낚은 광어를 보여주고 있다.

▲감을 잡은 정슬기씨가 또 한 마리를 낚았다.

 

 

초보꾼 아저씨의 감격적인 첫수
외연도 근해에는 통발과 주낙을 통한 어획이 성행한다. 한 번은 포인트 진입을 하려다 주낙을 걷으러 온 어선에 비켜줘야 했고 주낙에 주렁주렁 매달려 올라온 광어를 볼 때마다 낚시인들의 안타까운 탄식이 쏟아지곤 했다. 주낙을 다 걷은 자리에 들어갔는데도 광어가 몇 마리 걸려오는 걸 봐선 이 자리가 황금자리이긴 한가 보다. 이어서 슬기씨가 후속타를 올리고 나도 후속타를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그 사이에 낀 ‘초보꾼 아저씨’는 아직도 광어를 개시하지 못해 좌불안석이 되었다. 여기저기서 올라오는 광어만 보고 있어야 하니 그 심정 얼마나 답답할까? 오죽 답답했으면 사무장에게 잡아달라 할 정도였는데 여기저기서 입질이 들어오니 사무장은 바빠지고 결국, 스스로 잡아내야 하는 초보꾼 아저씨는 낚시 시작, 아홉 시간 만에 감격적인 첫수를 거두게 되었다.
입질의 감을 잡았는지 후속타를 거두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진에 기록된 시간을 보니 첫수를 거두는 데는 아홉 시간이 걸렸지만, 후속타를 거두는 데는 불과 15분밖에 걸리지 않았던 것이다. 고진감래 끝에 극적으로 올린 초보꾼 아저씨가 그제야 표정이 환해졌다. 게다가 일행인 슬기씨도 감을 잡았는지 후속타를 뽑고 있었다.
이렇게 희비가 엇갈린 모습을 보고 있자면, 광어 다운샷은 꼭 외로운 손맛터란 생각이 든다. 우여곡절 끝에 일 년 만에 시도한 광어 다운샷이 끝났다. 항으로 돌아와 각자가 잡은 광어를 챙긴 뒤 부랴부랴 서울로 올라왔다. 여름 광어라 회를 치기보다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폭신한 광어가스에 맥주 한 잔으로 출조의 아쉬움을 달랬다. 과정은 순탄치 않아도 달콤한 결과가 있으니 이것이 낚시의 묘미인가 보다.
취재협조 오천 블루호 010-5329-2905



※ 낚시광장의 낚시춘추 및 Angler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무단 복제, 전송, 배포 등) 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