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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_마라도-긴꼬리벵에돔 선상찌낚시에 부시리 파상공세
2017년 01월 2953 10504

제주_마라도

 

긴꼬리벵에돔 선상찌낚시에

 

 

부시리 파상공세

 

 

허만갑 기자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선상찌낚시가 피크시즌에 접어들었다. 일 년 내내 찌낚시 선단이 상주하여 매일 같이 고기를 낚아내는데도 끊임없이 고기가 낚이는 황금어장 마라도는 긴꼬리벵에돔을 메인어종으로 벤자리, 참돔, 부시리를 함께 노리며 간간이 벵에돔, 돌돔, 독가시치도 가세하여 배의 물칸을 풍족하게 채워주고 있다.
마라도의 피크시즌은 겨울이며 12월부터 3월까지 잡히는 긴꼬리벵에돔이 가장 굵다. 이때는 40cm급은 쉽게 만날 수 있고 50cm가 넘는 대형 긴꼬리도 낚인다. 1월부터는 대부시리가 가세하여 4월까지 이어지는데 12~14호 원줄에 16~20호 목줄을 쓰는 초중량급 장비로 미터급 부시리와 승부를 펼친다.
지난 11월부터 마라도 해역에 굵은 긴꼬리벵에돔이 낚이기 시작했는데 부시리가 너무 많아 긴꼬리 조황이 들쑥날쑥하다. 부시리가 조용한 날은 긴꼬리벵에돔을 많이 낚을 수 있지만 부시리들이 설치는 날은 긴꼬리벵에돔이 놀라서 숨는 것인지 잘 낚이지 않는다. 올 겨울은 매년 열리는 모슬포 방어축제에 방어가 모자라서 남해에서 잡은 방어를 공수해서 쓸 정도라고 하는데 낚싯배에선 부시리가 너무 많아 벵에돔을 못 낚을 정도라니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흔히 방어와 부시리는 쌍둥이처럼 닮아서 같이 섞여 낚이는 줄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방어는 난바다를 회유하며 공격성이 강하여 자리돔 생미끼낚시나 루어낚시에 잘 낚이는 반면, 부시리는 갯바위 근처를 회유하며 루어보다 크릴을 미끼로 쓰는 찌낚시에 더 잘 낚인다. 그래서 지깅을 하면 70~80%가 방어이고 부시리가 귀하지만 선상찌낚시를 하면 99% 부시리만 낚이고 방어는 보기 어렵다.   

 

▲부시리를 랜딩하고 있는 박민호씨. 부시리는 수면에 떠서 공기를 먹여도 늦추어주면 또 처음과 똑같은 힘으로 파고드니까 일단 수면에

  띄우면 얼른 목줄을 손으로 잡고 두레박질로 들어 올려야 한다.

1 ‌보트 계류장인 모슬포 운진항으로 가는 길. 2 ‌가파도를 뒤로 하고 마라도로 가고 있다. 보트가 떠가는 곳의 수심이 무려 120m로 마라해협에서 가장 깊은 물골이다. 3 ‌낚시보트로 마라도까지 왕복하는 데는 휘발유 세 통이 들어간다. 4 ‌조성호 사장이 보내온 조황사진. 45cm가 넘는 긴꼬리벵에돔 씨알에 눈이 돌아서 제주행 항공권을 끊었다.  5 ‌14.2m 수심에서 어탐기에 찍힌 어군. 조성호 사장은 긴꼬리벵에돔이라고 했다.

1 ‌"횟감 한 마리 올렸습니다." 긴꼬리벵에돔을 낚은 김기찬씨. 2 ‌생선구이의 제왕 벤자리를 낚았다.
3 ‌"중부시리도 안 되는 게 엄청 힘을 씁니다." 도남낚시 회원 현한수씨.

▲현한수씨의 파이팅. 12호 원줄에 8호 목줄을 쓰기 때문에 대부시리가 아닌 한 줄이 터져 놓칠 위험은 없다. 원줄과 목줄을 가늘게 써도

  입질빈도는 별 차이 없다.

 

방어는 모자라는데 부시리는 풍년?
제주 긴꼬리벵에돔 시즌이 도래하여 손이 근질근질하던 차에 제주 도남낚시 조성호 사장이 보내온 한 장의 사진을 보고는 그만 비행기 티켓을 끊지 않을 수 없었다. 사진에는 씨알 굵은 긴꼬리벵에돔이 즐비했는데 조성호씨는 “큰놈들은 손님들이 다 가져가고 그중 작은 것을 회 뜨다가 자로 재보니까 48cm가 나오더라. 그러니 나머지는 모두 5짜가 아니었겠느냐”고 말했다.
11월 19일 도남낚시 회원 4명과 함께 모슬포 운진항에서 보트를 타고 마라도로 들어갔다. 조성호 사장은 마라도 동쪽 등대 밑 14~15m 수심에 닻을 놓았다. 마라도와의 거리는 500m쯤 되었다.
“사실은 이보다 더 깊은 20미터 수심대를 가야 큰 긴꼬리가 잘 낚이는데 밖으로 나갈수록 부시리가 많이 덤비기 때문에 일부러 약간 얕은 쪽으로 들어왔다”고 조성호씨가 말했다. 선상찌낚시에서 수심의 선택은 상당히 중요하다. 수심이 깊으면 씨알은 굵지만 마릿수가 떨어지고, 수심이 얕으면 마릿수는 좋지만 씨알이 잘고 잡어가 미끼를 따먹는 수가 많다. 갯바위낚시인들은 흔히 ‘갯바위에서 약간만 떨어진 곳에서 선상찌낚시를 하면 더 입질 빈도가 높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갯바위 근처에는 잡어가 많아서 해거름이 아닌 다음에야 큰 대상어만 골라서 낚기는 어려운 것이다.
낚시할 사람이 많아서 닻줄에 중간고리줄을 걸어서 배를 옆으로 돌렸다. 이렇게 하면 선수부터 선미까지 한 방향으로 흘릴 수 있어서 여러 명이 낚시를 할 수 있다. 선상찌낚시를 하다 보면 원줄이 서로 엉키는 수가 많은데,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전원이 동일한 침강속도의 원줄(플로팅 타입보다 싱킹 타입이 좋다.)을 사용하고, 뒤에 흘리는 사람이 앞에 흘리는 사람보다 먼저 회수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원줄은 대개 7~10m 수심층을 흘러 가다가(그 수심층을 벗어나지 않아야 입질빈도가 높다.) 회수하려고 감는 순간 수면으로 뜨기 때문에 멀리 나간 원줄은 떠서 오고 뒤따라가는 원줄은 가라앉아서 가므로 바짝 붙여서 흘려도 두 줄이 엉키지 않는다. 이처럼 배낚시는 그것이 외줄낚시든 찌낚시든 동승자끼리의 호흡이 중요하다.
입질은 바로 들어왔다. 30m 정도 흘러간 줄이 파라라락 차고나간다. 채는 순간 묵직하고 점잖은 느낌! 긴꼬리벵에돔인가? 그러나 이내 옆으로 째는 것을 보니 부시리인 것 같다. 선미에서 선두까지 도미노처럼 릴대가 쓰러진다. 부시리 떼가 들어온 것이다!

 

 

채비보다 뒷줄 관리 요령이 중요
도남낚시 회원줄이 사용하는 채비는 찌를 빼고 도래와 바늘만 단 일명 ‘누드채비’다. 옛날에는 잠길찌를 사용하였으나 줄만 가라앉혀 흘리는 것이 밑밥과 더 잘 동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지금은 우리나라는 물론 대마도까지 찌 없는 누드채비가 보편화돼 있다. 이 채비는 원줄(싱킹 라인)의 무게와 도래의 무게, 바늘의 무게만으로 가라앉히는데 급류만 아니면 7~8m 수심까지 쉽게 가라앉는다. 만약 조류가 세면 여기에 B 봉돌을 하나 또는 두 개만 달아주면 된다. 그러나 가급적 봉돌을 달지 않고 낚시하는 것이 좋다. 대다수 낚시인들이 입질이 없으면 자꾸만 봉돌을 달아서 가라앉히려고 드는데, 선상찌낚시의 대상어인 벵에돔, 참돔, 벤자리, 부시리는 모두 중상층에 떠서 무는 고기이므로 가라앉히면 오히려 입질확률이 줄어든다. 무리하게 가라앉히면 어렝이, 쏨뱅이가 낚이거나 밑걸림이 발생한다.
채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뒷줄 관리다. 원줄이 조류를 타고 풀려나가면서 릴 스풀의 엣지를 건드리면 저항이 발생하여 줄풀림 속도가 느려지는데 그 경우 채비가 점점 떠올라 버릴 수 있다. 특히 고기를 한 마리 낚아낸 후에는 원줄이 스풀 속으로 깊이 파고들어 원활한 풀림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때는 손으로 스풀의 원줄을 계속 뽑아주면서 저항이 걸리지 않게끔 풀어주어야 한다. 한 번만 흘려주면 그 다음에는 원줄이 스풀 위에 살짝 감기므로 다시 자연스럽게 흘려도 잘 풀려나간다.
그리고 초보자들이 잘 모르는 진짜 핵심 포인트! 조류가 약할수록 원줄을 팽팽하게 유지하면서 흘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조류가 미약하면 당연히 원줄이 잘 풀려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대 끝을 휘둘러 한꺼번에 원줄을 다량 방출한 뒤 다 흘러가면 또다시 방출하는 식으로 하는 낚시인이 많은데, 그렇게 해서는 입질을 받기 어렵다. 벵에돔이든, 벤자리든, 부시리든, 미끼가 빠듯하게 긴장된 상태로 조금씩 흘러갈 때 입질하며, 긴장 없이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면 잘 입질하지 않는다. 우리가 갯바위에서 뒷줄을 견제할 때 입질이 잘 들어오는 것도 그런 원리 때문이다. 배에서도 마찬가지로 늘 견제상태를 유지한 채 줄을 풀어줘야 빠른 공격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조류가 빠를 때보다 아주 느릴 때 실력에 따른 조과 차이가 크게 발생하는데, 물이 안 갈 때는 손으로 원줄을 풀어서 유속에 맞춰 살살 흘려주는 아주 정성스런 뒷줄 관리가 필요하다.
<그림2>
이런 조작이 귀찮다면 잠길찌를 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잠길찌를 달면 느린 유속이나마 받아서 원줄을 끌고 가주기 때문에 뒷줄 관리에 서툴러도 입질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G2부터 -2B까지 다양한 침력을 가진 잠길찌를 유속과 수심에 따라 맞춰 달아줘야 하니 그것도 쉬운 것만은 아니다. 아무튼 ‘너무 깊지도 얕지도 않게 평균 8m 수심층을 끊기는 동작 없이 일정한 속도로 긴장되게 흘려준다’는 것만 명심하면 선상찌낚시의 고수가 될 수 있다.       

 

▲여러 명이 낚시를 하기 편하게끔 배를 옆으로 고정시키기 위해 닻줄에 중간고리줄을 걸고 있다.

▲마라도에서 낚은 부시리와 독가시치를 깔아놓고 한 컷. 긴꼬리벵에돔과 벤자리는 횟감으로 따로 살려두고 찍었다. 가운데가 도남낚시

  조성호 대표.

▲조성호 사장이 벤자리를 낚아 올리고 있다. 벤자리는 유속이 약할 때 잘 낚인다.

▲김기찬씨의 파이팅. 부시리는 누가 뭐래도 우리바다에서 최강의 손맛을 자랑하는 파이터다.

1 마라도 선상찌낚시에선 밑밥과 미끼의 동조를 위해 찌를 쓰지 않지만 조류가 약할 때는 사진에 보이는 소형 잠수찌를 쓰기도 한다.
2 ‌보트 물칸 속에서 헤엄치는 부시리들.

 

이제부터 시작, 3월까지 쭉
부시리의 파상공세를 피하기 위해 닻을 빼서 조금 더 얕은 섬 가까이로 들어갔다. 보트 바로 밑의 수심이 7.5m에 불과하다. 그러자 비로소 긴꼬리벵에돔이 낚이기 시작했는데, 수심이 얕아서 그런지 씨알이 잘다. 평균 30cm급이고 커도 35cm를 못 넘긴다. 그래도 감지덕지하며 열심히 낚았다. 간간이 아롱이 씨알을 갓 벗어난 벤자리와 독가시치도 낚여 올라왔다. 두 어종은 모두 구워 놓으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맛있는 생선이다. 특히 독가시치는 가시투성이의 징그러운 외모와 회 맛이 별로라는 인식 때문에 버리는 사람이 많은데 굽거나 조려서 먹으면 정말 맛있다. 홍콩에서는 낚시인들이 가장 선망하는 어종이 독가시치라고 한다. 생선을 익혀 먹는 그들에게는 돔보다 독가시치가 더 맛있는 게 당연하다. 그리고 벤자리는 익혀도 맛있고 회로 먹어도 맛있어 제주도 사람들이 벵에돔보다 더 좋아하는 물고기다.
그럭저럭 물칸도 다 차가고 손맛도 실컷 봤으니 일찍 가서 긴꼬리벵에돔 회로 만찬을 즐기기 위해 오후 4시쯤 낚싯대를 접었다. 조성호 사장은 “지난주에는 긴꼬리 씨알이 굵었는데 오늘은 잘아서 너무 아쉽다.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고 언제 또 큰 어군이 들이닥칠지 모른다. 이제 막 겨울시즌에 접어들었으니 앞으로 3월까지는 대형 긴꼬리벵에돔의 손맛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라도 출조문의 제주 도남낚시 010-269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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