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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마라도-다시 살아나는 갯바위
2017년 03월 2941 10643

제주 마라도

 

 

다시 살아나는 갯바위

 

 

30cm급 긴꼬리 마릿수터로 변모

 

허만갑 기자

 

겨울철 대형 벵에돔 산지였던 마라도가 30cm 안팎의 긴꼬리벵에돔 마릿수터로 바뀌고 있다. 텃고기 자원은 감소한 반면 회유어 자원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 도남낚시 조성호 사장은 “대형 벵에돔은 붙박이성이라 낚시인들이 늘 상주하다시피 하는 마라도에선 감소하기 마련이다. 대신 해수온의 상승으로 먼 바다에서 회유해 들어오는 긴꼬리벵에돔 자원이 늘면서 마릿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호씨는 “그러나 나는 마릿수가 적어도 한 방의 짜릿함이 있던 옛날 마라도가 그립다”고 덧붙였다.
마라도는 내게는 바다낚시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내 생애 첫 벵에돔을 낚은 곳이기 때문이다. 낚시춘추에 입사하고 처음 맞이한 겨울, 93년 1월 구정연휴에 나는 서울 남부낚시 회원들과 함께 마라도로 들어갔다. 국토최남단, 어찌(대형 긴꼬리벵에돔을 뜻하는 제주말)의 고향을 찾은 기대는 컸으나 조황은 바닥이었다. 함께 간 낚시인들이 민박집에서 쉬고 있던 한낮에 혼자 슬그머니 낚싯대만 하나 들고 신작로방파제에 나가서 밑밥도 없이 던진 미끼에 덜커덕 걸린 벵에돔이 43cm짜리였다. 그날부터 나는 감성돔 매니아에서 벵에돔 매니아로 바뀌었다.
그 손맛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잡어처럼 대 끝을 툭툭 치던 입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악전고투 끝에 파도 위로 떠오른 검고 단단한 어체의 아름다움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후로 마라도를 겨울마다 찾았고 추자도, 거문도, 대마도에서 5짜급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을 무수히 낚았지만 43cm 첫 벵에돔만큼의 감격은 아니었다. 첫 경험은 그만큼 강렬한 것

이다.

 

 

 

▲마라도 남단 장시덕 오른쪽 갯바위에서 벵에돔낚시와 돌돔낚시를 하고 있다.

▲제주 낚시인 조병용씨가 마라도 서쪽 올란덕 갯바위에서 낚은 37cm 긴꼬리벵에돔.

마라도 횟집 수족관에 들어 있는 벵에돔(가운데 연한 체색)과 긴꼬리벵에돔들. 25~30cm급이었다. 

1 보트에서 바라본 마라도.
2 높은여에서 기자가 낚아 올린 긴꼬리벵에돔들. 30~36cm 씨알이다.
3 마라도에서 낚은 긴꼬리벵에돔, 벤자리, 부시리로 마련한 횟상.  
4 물질해서 따온 소라를 갈무리하는 마라도 해녀들.

▲마라도 식당가. 짜장면 짬뽕 식당이 가장 많다.

 

 

무주공산이 된 여치기 포인트들
지난 1월 19일, 모처럼 마라도 갯바위에 내려 보았다. 제주시에서 레저보트의 갯바위낚시 영업을 금지한 후로 도남낚시의 레저보트만 이용해온 나는 마라도를 찾아도 선상낚시만 했지 갯바위엔 내려 보지 않았다.(갯바위에 내리려면 낚시어선을 타야 한다.) 배편도 문제지만 예전처럼 큰 벵에돔이 잘 낚이지 않게 되면서 갯바위낚시의 열정이 식었다. 그러나 이날은 멀미 기운이 있어서 배에 있기 싫었다. 마침 들물시간이라 살레덕과 쌍퉁찬여 사이에 있는 높은여에 혼자 내려달라고 도남낚시 조성호 사장에게 떼를 써서 내렸다. 마음 같아서는 북쪽에 보이는 쌍퉁찬여(쌍여)에 내려 보고 싶지만 강한 북서풍에 너울이 쌍여 꼭대기까지 넘치는 상황이니 언감생심이다. 높은여는 입질지점이 쌍여 방향으로 형성되어 오늘 같은 북서풍에는 맞바람을 받으며 낚시해야 하지만 조류가 강한 곳이므로 바람을 거슬러 찌를 흘리면 벵에돔 몇 마리는 낚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높은여는 과거 보트 여치기가 성행하던 시절엔 쌍퉁찬여나 살레덕여에 내리지 못할 때 차선책으로 선택하는 곳이었다. 그때 두 번 정도 내려 본 것 같다. 수십 번  내려본 쌍여나 살레덕여보다는 낯선 자리다. 들물에는 쌍통찬여에, 썰물에는 살레덕여에 내린 낚시인들의 밑밥이 어군을 차단하므로 중간에 낀 높은여는 별 뾰족한 조황이 없는 섬이다. 그러나 오늘처럼 쌍여와 살레덕 쪽에 아무도 없으면 높은여에서도 밑밥으로 벵에돔 어군을 불러들일 수 있다. 쌍여-목잘린여-높은여-살레덕여로 이어지는 살레덕 일대가 보트 여치기 쇠퇴 후 한동안 낚시인의 손을 타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었으므로 의외의 조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채비를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맞바람에도 본류대를 직공할 수 있는 고부력 반유동채비를 택했다. 칸 2호 구멍찌에 매니아 2호 황동봉돌을 매칭했다. 수심이 얕아서 평상시 같으면 1호 찌로도 충분하지만 강풍 속에 운영하기엔 1호나 1.5호보다 2호가 속편하다. 도래 위 두 발 높이에 찌매듭을 묶고 목줄 3m엔 봉돌을 물리지 않았다. 총 채비수심은 6m. 그러나 바람에 찌가 밀리고 조류에 목줄이 날릴 것을 감안하면 4~5m 수심을 흘러가게 될 것이다. 원줄은 3호, 목줄은 1.7호, 바늘은 감성돔 3호를 썼다. 그러고 보니 24년 전 마라도에서 첫 벵에돔을 낚았을 때와 같은 호수, 같은 채비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때는 자립막대찌를 썼지만 오늘은 구멍찌를 쓴다는 것뿐.
대다수 낚시인들은 벵에돔낚시에서 반유동채비를 잘 쓰지 않는다. ‘벵에돔=제로찌’가 공식처럼 되어 있다. 하지만 겨울철 마라도에선 반유동이 전유동보다 유리한 상황이 많다. 바람을 안고 먼 거리를 공략할 때 가벼운 전유동채비로는 미끼를 목줄 길이(3m) 이상 가라앉히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침과 해거름엔 벵에돔이 떠서 무니까 상관없지만 낮에는 큰 씨알들은 중층 아래에서 입질하기 때문에 제로찌 계열의 저부력채비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낚시에 불문율이란 없는 것이며 채비란 상황에 맞게 써야 하는 것 아닐까.      

 

▲마라도 서쪽의 신작로방파제(가운데)와 올란덕(왼쪽의 콧부리).

▲ 등대가 서 있는 마라도 동쪽 절벽해안.

▲최남단비 아래 장시덕에서 벵에돔 입질을 기다리는 낚시인들. 끝들물~초썰물에 입질이 잦은 곳이다. 

▲유람선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나무 없이 황량한 마라도 고원지대를 걸어가고 있다.

▲마라도의 관문인 살레덕방파제. 방파제 끝에 보이는 여가 살레덕여(썰물터)이고. 북쪽에 파도를 덮어 쓰고 있는 여가 쌍퉁찬여

  (밀썰물터)다. 높은여(밀물터)는 본섬 갯바위에 살짝 가려 보이지 않고 있다.

▲세종시에서 온 최영민씨는 마라도 동쪽 바다에서 선상찌낚시로 80cm 부시리를 낚았다. 

 

긴꼬리 10마리, “맞바람에 선전했네”
바람이 너무 세서 채비를 마치고도 한참 앉아 있다가 바나나우유 한 병을 시원하게 들이키고 낚시를 시작했다. 때마침 밀물 조류가 쌍퉁찬여 쪽으로 굼실굼실 흘러가기 시작했다. 일단 밑밥을 발밑에 뿌리고 잔잔한 훈수지대에 찌를 던져보았다. 아무 어신도 나타나지 않는데 10초 만에 꺼내니까 크릴을 따먹고 없다. 눈에 보일 정도로 잡어가 피지는 않지만 조류가 약한 구간엔 잡어들이 충분한 활성을 보이고 있다. 그런 대로 좋은 징조다.
이번에는 밑밥을 조류 상단에 뿌리고 찌를 본류에 바로 던졌다. 2호 봉돌이라 순식간에 3m 수심까지 가라앉았고 원줄을 팽팽하게 잡고 흘려도 채비가 뜨는 일 없이 안정되게 본류 속으로 흘러나갔다. 그리고 20m 거리에서 쏜살같이 빨려드는 찌! 전형적인 긴꼬리벵에돔 입질이다. 30cm가 갓 넘는 준수한 긴꼬리벵에돔이 짜릿한 손맛을 선사하며 물 밖으로 나왔다. 생각보다 빠른 입질에, 기대 이상의 씨알이다.
두 번째 흘림. 이번에는 좀 더 먼 30m 수심에서 찌가 빨려들었다. 28cm급의 긴꼬리벵에돔. 세 번째 흘림에는 조금 더 먼 거리에서 찌가 종조류에 휘말린 듯 시야에서 사라지더니 원줄을 차고나간다. 오호~ 이번에는 제대로 된 씨알이다. 본류를 타고 한층 더 힘을 쓰더니 36cm 긴꼬리벵에돔이 솟구쳤다. 한낮에 이런 씨알이 올라오다니, 오늘 대박 치는 것 아냐?
그러나 부푼 기대와는 달리 그 후로는 30cm가 안 되는 긴꼬리만 올라왔다. 조류가 강해지면서 쌍여와 높은여 사이의 좁은 조경지대에 머무는 벵에돔의 개체수가 줄어든 것 같았다. 입질은 찌가 거의 쌍여까지 흘러갔을 때 들어왔다. 아마도 큰 씨알들은 쌍퉁찬여 뒤쪽으로 물러나서 더 넓은 조경 속을 누비며 먹이활동을 하고 있을 것이다. 쌍여가 최고의 들물 명당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래도 쌍여에 낚시인이 없는 덕분에 꾸준히 입질은 들어와서 오후 4시까지 10마리를 낚았다. 바람이 약했더라면 더 바깥쪽으로 찌를 던져서 한층 더 큰 씨알을 노릴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 해거름까지 낚시했으면 5짜에 육박하는 대형 긴꼬리벵에돔 한두 마리는 만났을 것이다. 도남낚시 보트는 오후 5시에 철수하자고 다가왔다. “이제 조류가 한풀 꺾이면서 큰놈이 입질할 시간이 됐는데….” 투덜투덜하면서 배에 오르니 조성호 사장이 살림통을 열어보고 깜짝 놀란다. “이야, 배낚시보다 훨씬 낫다야. 오늘은 바람 탓에 제 물에 흘리지도 못하고, 잘 물던 부시리도 종적을 감추고, 바람통에 고생만 했는데 갯바위에서 모처럼 재밌는 낚시 했구만.”
그 역시 갯바위가 그리울 것이다. 누구보다 마라도 어찌를 많이 죽인(?) 장본인 아니던가. 이제는 선장이 되어 갯바위에 내릴 기회도 거의 없고 또 내려 봐도 옛날 조과의 반의 반도 못 미치니 신명이 나지 않더라고 했다. 뱃머리를 모슬포 쪽으로 돌리자 북서풍과 파도가 한 짐이 되어 몰려온다. 파도를 뚫고 달리는 보트는 롤러코스터가 되었다. “야, 모슬포가 왜 모슬포인지 아니?” 조성호씨가 물었다. “몰라요. 왜죠?” “바람이 하도 사나워서 못 살 포구라고 못살포 못살포 하다가 모슬포가 되었대.” “ㅋㅋㅋ~”
파도 속에 점점 멀어지는 마라도의 실루엣. 그 흐릿한 그림자 속에서 나는 10년 전, 2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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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drw1703171 힌트주세요 2017.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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