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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_통영 오곡도-tongyeong 척포권 내만에 학공치 파시
2017년 03월 1782 10658

경남 통영 오곡도

 

tongyeong

 

 

척포권 내만에 학공치 파시

 

 

허만갑 기자

 

통영 근거리 낚시터인 척포권에 학공치 떼가 몰려 생활낚시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섬, 연대도, 오곡도, 만지도로 대표되는 척포권의 주 어종은 감성돔이지만 12월의 감성돔 호황이 끝난 뒤 1월부터는 학공치가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척포권의 학공치는 씨알이 굵고 마릿수가 뛰어나 누구나 쉽게 쿨러를 채울 수 있다. 보통 학공치는 방파제에서 노리는 어종으로 인식되어 있으나 뱃삯 2만5천원을 내고 섬으로 나가면 가래떡 굵기만 한 ‘형광등급’을 낚을 수 있어 학공치만 노리고 찾는 낚시객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척포권 갯바위를 찾는 낚시인 중 학공치를 1순위로 노리고 오는 현명한(?) 낚시인은 많지 않다. 일단 감성돔을 노려보고 안 되면 학공치라도 낚아서 횟감을 획득하자는 게 대부분의 전략이다. 문제는 모든 포인트에서 학공치가 낚이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즉 감성돔 확률은 높지만 학공치가 잘 들어오지 않는 포인트가 있고, 학공치는 확실하게 낚이지만 감성돔 확률은 극히 낮은 포인트가 있는 것이다.
구정 하루 전날, 명절이면 늘 찾는 척포권 출조를 계획해놓고 척포항의 제일호 장윤귀 선장에게 전화를 해서 감성돔 포인트와 학공치 포인트 중 어디로 가야 좋을지 물어봤더니 “아침에는 감생이 포인트에 내리고, 오후에 학공치 포인트로 옮기면 되지, 뭔 그리 고민해쌌냐”며 걱정 말고 내려오란다.

 

창원 낚시인 허만진씨가 작은 평바위에서 학공치를 낚아 올리고 있다.

"이것이 바로 형광등급입니다!" 진주 낚시인 최남식씨가 오곡도 작은 평바위에서 가래떡만큼 굵은 학공치를 낚아 올렸다.

“입질 시원합니다.” 학공치를 낚아 올린 허만진씨.

1 썰물 조류가 콸콸 흐르는 오곡도 작은 평바위. 가까이는 인상어가, 멀리는 학공치가 우글거렸다. 
2 오곡도산 학공치. 방파제에서 낚이는 씨알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굵다.

3 오곡도 작은 평바위. 들썰물 모두 본류대가 가까이 흘러서 굵은 학공치 떼가 회유하는 곳이다..

 

 

새섬 감성돔낚시는 불발로 끝나고 
1월 27일 새벽 4시, 진주의 시골집에서 출발해 통영 미륵도 남단의 척포항으로 달렸다. 출조멤버는 우리 삼형제와 매제까지 4명, 명절출조의 고정멤버다. 1년에 두 번 형제들이 모여서 가는 바다낚시인데, 맨날 척포로만 가는 것도 지겨워 평균 조과가 아무래도 나은 여수나 고흥 쪽으로 좀 멀리 가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막상 그날이 다가오면 “멀리 간다고 고기 물까. 어차피 바람 쐬러 가는 길인데 집에서 가깝고 언제 봐도 반겨주는 척포 장 선장님에게로 가자”는 쪽으로 귀결된다. 한 번은 재작년 추석인가? 좀 멀리 간답시고 거제 쪽박금 배를 타고 구을비도 출조를 시도했다가 개꽝 치고 다시 척포 지킴이가 되었다.
척포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5시. 겨울에 극히 드문 남서풍이 강하게 불어서 방파제 안까지 파도가 일렁였다. 사실 처음에는 볼락까지 잡을 욕심으로 새벽 3시에 출항할 계획을 세웠더랬다. 지금은 통영권 전역에 밤볼락이 호황을 보이고 있어서 만지도나 연대도로 들어가서 릴찌낚시나 루어낚시로 동트기 전까지 두세 시간만 낚시하면 손바닥만 한 볼락으로 반 쿨러는 채울 수 있는 시기다. 맛으로 따지면 감성돔, 학공치보다 볼락이 한 수 위가 아닌가. 어쨌든 뜻밖의 남서풍 탓에 볼락은 물 건너갔고, 날이 밝아도 멈추지 않는 강풍 때문에 바람을 피해 내릴 만한 자리 찾기도 만만치 않게 되었다.
결국 제일호는 연대도까지도 가지 못하고 새섬에만 오롯이 손님들을 하선시켰다. 우리는 새섬 어장줄자리(34번 자리)에 내렸는데 그나마 바람이 적게 닿는 곳이었다. 장윤귀 선장은 “썰물에는 정면 어장줄 옆으로 팔구 미터 주고 낚시해보고 들물에는 만입부 쪽으로 흘리는데 그쪽의 수심이 더 얕다”고 일러주고는 배를 뺐다. 별로 기대되지는 않는 상황. 12월까지 제법 마릿수로 나오던 척포권의 감성돔은 지금은 극히 낱마리다. 어제 제일호에서 통틀어 감성돔 한 마리가 낚였다는데, 오늘도 대동소이할 것이다. 그 한 마리를 내가 낚을 자신도 없고, 또 낚아본들 감생이 한 마리로 누구 코에 갖다 붙일 것인가. 낚시가 직업이 된 아들들(낚시기자 하나에 前, 現 낚시점주 둘)이 셋이나 나갔으니 틀림없이 횟감을 잡아올 것이라 철석 같이 믿고 있는 어머니와 외삼촌, 제수씨와 조카들까지 배불리 먹이려면 마릿수가 가능한 학공치나 볼락이라야 하는 것이다.
갯바위에 내렸을 땐 아직 어두울 때라 혹시나 볼락이 물까 싶어 전지찌를 달아 여밭으로 던져보았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남풍에 너울이 쳐대는데 볼락이 입질할 리 만무하다. 찌를 1.5호로 바꾸어 감성돔 채비를 했다. 찌밑수심 9m를 주고 바닥층을 흘리면서도 눈은 멀리 흘러가는 조류대에 학공치 떼가 보이지는 않는지 유심히 살폈다. 그러나 아무런 기척도 없고 물속에선 인상어들만 약삭빠르게 크릴을 떼먹었다. 이렇게 감성돔이 식음을 전폐하고 있을 때 덩달아 낚시꾼마저 굶는 것은 바보짓이다. 이럴 줄 알고 넉넉히 준비해간 돼지고기를 프라이팬에 구워서 한잔 소주로 추위를 달래며 학공치 포인트로 옮겨줄 낚싯배가 오기만 기다렸다.

 

1 낚아온 학공치를 횟감으로 장만하니 온가족이 먹고 남을 만큼 푸짐했다.

2 “구워 먹기 딱 좋은 씨알이네요.” 서울 강서낚시마트 허만규 대표가 새섬에서 볼락을 낚아 올렸다.
3 오전에 감성돔낚시를 했던 새섬 어장줄자리.

좌) 쫄깃쫄깃한 식감에서 단맛이 배어 나오는 학공치 회.

우) 침샘을 자극하는 볼락구이. 척포 제일호 장윤귀 사장이 직접 낚아 선물한 볼락을 프라이팬에 구웠다..

 

오곡도 작은 평바위의 형광등급 학공치들
배는 12시에 와서 우리를 오곡도 북서쪽 초입부의 작은 평바위(5번 자리)로 옮겨주었다. 며칠 전에 여기서 굵은 학공치들을 많이 낚았다고 한다. 멀리서 입질하니 장타를 치라고 귀띔해준다. 내려 보니 주변은 얕은 몰밭이고 전방에 썰물 본류가 도도히 흐르면서 멋진 훈수지대를 이루고 있다. 추자도라면 감성돔이 안 낚일 수 없는 지형과 조류였다. 그러나 내 속을 들여다본 것 같은 만진이가 “형님, 물만 보면 바로 감생이가 물 것 같제? 하지만 여기는 추자도가 아닌기라. 빨리 학공치 채비 하지?”라고 말해 정신을 차렸다. 만규는 그래도 미련이 남는지 감성돔 채비를 그대로 여기저기 던져보지만 어쩌다 올라오는 것은 망상어뿐이다.
“형님, 학공치다 학공치! 이놈들이 꽤 멀리서 노네?”
만진이가 밑밥을 몇 주걱 뿌려 반응을 보더니 학공치 어군을 발견하고 쾌재를 불렀다. 즉시 B 구멍찌로 고정채비를 만들고 목줄 한 발(1.5m)만 주고 바늘 10cm 위에 G4 봉돌 하나를 물렸다. 바늘은 학공치 씨알이 굵다고 해서 감성돔바늘 2호를 묶었다. 20m 거리의 본류대 언저리로 찌를 던지자 이내 시원스레 빨고 들어간다. 씨알이 굿! 형광등은 아니지만 손맛을 느낄 정도로 굵다. 금세 20마리 낚았는데 매제는 민장대로 학공치를 낚겠다고 간출여로 내려서더니 인상어 떼 속에서도 용케 학공치를 낚아 올린다.
그런데 학공치낚시에도 물돌이가 피크타임이란 걸 이날 알았다. 썰물이 끝나고 초들물로 바뀌자 정면 간출여의 오른쪽에서 낚이던 학공치들이 왼쪽에서 낚이기 시작했는데 씨알이 달라졌다. 몸통 굵기가 가래떡만 한 ‘형광등’들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손을 보태야 되겠다 싶어서 자고 있는 동생들을 깨웠지만 들물이 세지니까 형광등급은 사라졌다. 어종불문 대물은 역시 입질타임이 짧구나!
우리는 오후 5시에 갯바위에서 철수했다. 실컷 낚시하라는 장윤귀 선장의 배려였지만 수시로 진입과 철수가 가능한 척포권이기에 가능한 시간 배정이리라. 이날 우리 가족은 학공치 회로 파티를 벌였지만 나와 동생들은 100마리에 가까운 학공치 배를 따고 내장 씻는 데 1시간, 포 뜨고 껍질 벗겨 회로 장만하는 데 1시간, 도합 두 시간의 중노동 끝에 녹초가 되었다.   
조황문의 척포 제일호 010-9360-6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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