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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_가거도-3박4일의 널뛰기 체험 극과 극
2017년 04월 3789 10737

전남_가거도

 

3박4일의 널뛰기 체험

 

 

극과 극

 

 

허만갑 기자

 

가거도 입성 첫날, 한보장 가이드 김종호씨와 나는 솥퉁이여에 내려서 감성돔 26마리를 낚았다. 오전 들물에 23마리, 오후 썰물에 3마리가 올라왔다. 입질이 쏟아진 끝들물에는 두 사람이 동시에 걸어서 뜰채질 한 번에 두 마리씩 담아 올리기를 여러 번 했다. 급기야는 오른쪽 팔에 엘보우가 와서 릴 핸들을 반대로 꽂아 왼손으로 낚싯대를 들어야 했다. 5짜는 없었지만 45cm급이 예닐곱 마리, 40cm급이 여남은 마리, 35cm급이 열 마리 가까이 되었다. 김종호씨는 “안면 쪽은 씨알이 잘다고 인식되어 있는데, 오늘 낚이는 씨알은 밭면이나 3구 쪽 못지않다”며 환하게 웃었다.
나는 말로만 듣던 가거도의 폭발력을 몸소 체험했다. 그간 추자도만 고집한 것이 슬그머니 후회가 되기도 했다. 4일 일정으로 들어왔는데, 첫날부터 이렇게 잡히니 앞으로 사흘간 더 낚으면…? 그 많은 감성돔을 다 어떻게 가져갈까 벌써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물론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 가거도 안면의 솥퉁이여에서 한보호 가이드 김종호씨가 감성돔을 낚아내고 있다. 밀물 조류가 사진의 오른쪽 전방으로 뻗어갈 때

   정면 간출여 전방의 수중여뿌리 끝 10~11m 수심에서 잇달아 입질을 받아 오전 밀물에만 23마리의 감성돔을 낚았다.

진도 서망항 입구의 신신낚시점에서 1박2일간 쓸 밑밥을 챙기고 있는 서울 이소피싱 회원들. 서경피싱클럽에서 사용하던

  버스를 이소피싱이 인수하였다. 

갯바위에서 철수하자마자 다음날 쓸 밑밥을 개고 있는 낚시인들. 가거도 1구엔 각 민박집별로 구획지어진 밑밥 냉동창고가

  있어서 여기서 밑밥을 준비한다.

“씨알 좋습니다.” 입성 첫날 솥퉁이여에서 감성돔을 타작한 김종호씨가 오후 썰물에 낚은 45cm급 두 마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초장타낚시를 구사하는 김종호씨의 찌. 3호 내외의 고부력찌가 대부분이다. 

 

 

첫날 솥퉁이에서 26마리를 타작하다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인생사 아니 낚시이련가. 첫날 낚은 감성돔만 잘 간수했어도 광에 둔 곶감 빼먹듯 매일 저녁 풍성한 저녁식탁을 마주했을 텐데, 그게 또 그렇게 되지 않았다. 이번 가거도 취재길엔 서울에서 강서낚시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동생 허만규와 함께 들어왔다가(이소피싱의 주말출조버스를 타고 진도 서망까지 와서 신신레저2호를 타고 들어왔다.) 동생네는 가거레저로, 나는 한보장으로 찢어졌다. 그런데 우리가 솥퉁이에서 26마리를 타작한 날, 동생 일행 5명은 성건여 가기 전 두렁여 일원에 내려 겨우 두 마리를 낚았고, 다음날은 가거도 최고의 명당으로 손꼽히는 작은넙데기에 내려서 꽝을 치고 말았다.(이날은 가거도 전역이 몰황이었다.) 결국 동생네를 빈손으로 보낼 순 없어 우리가 잡은 감성돔을 선뜻 내줬는데, 몇 마리만 줘도 될 것을 호기롭게 다 가져가라고 한 것이다.
“원래 일요일은 고기가 잘 안 되는 법이거든. 수백 명의 낚시인이 다닥다닥 붙어서 밑밥을 뿌려대는데 감생이가 얼이 빠져 방향이나 잡겠냐? 주말출조팀 싹 빠지고 나면 다시 입질이 살아날 테니 한적해진 갯바위에서 속닥하게 뽑아먹자.”
일요일 저녁, 10여 명의 한보장 손님들이 전원 꽝을 치고 회 없는 밥상에서 돼지고기 두루치기로 안주를 삼는 상황에서도 나는 낙관을 놓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월요일부터는 포인트 경쟁이 사라질 것이고, 날씨는 더 좋아진다고 하고, 무엇보다 최고의 베테랑 가이드인 김종호씨가 함께 내릴 것이니 손맛 보는 것은 기정사실이 아니겠는가. 마릿수는 충분히 누렸으니 이제는 씨알로 가자며 3구 칼바위 쪽을 내심 목적지로 정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일요일 새벽의 1구항 풍경. 낚시인들이 승선을 기다리는 동안 해경에서 승선명부를 체크하고 있다. 

가거도의 대물 명당인 3구 칼바위에 하선하는 낚시인들.

“왔다!” 아침 첫 캐스팅에 감성돔을 건 김종호씨의 낚싯대가 포물선을 그리고 있다.

한보호 임성식 선장. 30년 넘게 낚싯배를 몰아온 가거도 낚시의 산 증인이다.

칼바위에서 53cm 감성돔을 낚은 대천낚시인 김영만씨.

“장타낚시엔 칸찌가 최고!” 김종호씨가 애용하는 칸 빅원투 2.5호 구멍찌를 들어보이고 있다.

안면 최고의 명당으로 손꼽히는 윗멀둥개. 

 

 

이틀 연속 충격의 몰황
2월 27일, 가거도 입성 셋째 날, 바다는 예보와는 전혀 딴판으로 뒤집어져 있었다. 일기예보에는 북동풍이 초속 5~9m로 분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초속 9~13m 정도의 강풍이었다. 한보호는 안면(앞면)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가 물성말을 돌기 전 너울파도에 깜짝 놀라 밭면 쪽으로 뱃머리를 틀었다. 이날은 한보호가 속한 B조 선단이 10분 늦게 출발하는 홀수날인데다 이미 안면 쪽으로 갔다가 되돌리는 바람에 좋은 포인트는 다른 배에 다 뺏긴 상황이었다. 여기저기 헤매다 바람을 피해 내린 곳은 2구 낭여 옆의 계단바위였다. 돌아치는 바람이 수면을 빗자루질하듯 쓸고 다니는 광경에 낚시할 의욕이 싹 사라졌다. 나는 경험상 바람을 맞받아서 파도가 이는 상황에선 재미를 봤어도 돌아치는 바람이 수면을 쓸고 다니는 곳에선 재미를 본 적이 없다. 그것도 일종의 선입견이겠으나 낚시는 절반이 자신감이기 때문에 맘에 안 드는 포인트에선 낚을 확률도 격감할 수밖에. 그래도 옆의 낭여에 내린 사람이 35cm급 감성돔을 두 마리 낚아 웅덩이에 던져둔 것을 목격하고는 기대를 안고 낚시를 시작했다.
그런데 그 후로도 낭여에선 45cm급과 35cm급 두 마리를 더 낚았는데 우리는 입질을 받지 못했다. 입질지점이 낭여와 계단바위 사이 수중여였는데 낭여에선 우리 쪽으로 흘려서 견제를 하여 입질을 유도할 수 있으나 우리 쪽에선 견제조작이 불가능하므로 입질이 없는 것 같았다.
게다가 나는 어제 뭘 잘못 먹고 체했는지 오늘 아침부터 아무 것도 먹히지 않는데다 차가운 북동풍이 허한 몸속을 파고들어 오한마저 느껴졌다. 그나마 한보호가 평소보다 한 시간 빨리 철수시키러 와준 덕분에 고행의 갯바위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샛바람 너울에 싹수가 노란 줄 알고, 칼바람에 떨면서 철수배만 학수고대하고 있을 손님들의 마음을 읽어낸 선장님, 최고!

 

윗멀둥개 남쪽의 간출여에 내렸던 용인 프로피싱 문일광 대표 일행이 배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밑밥통에는

  감성돔 9마리가 들어 있었다. 

장갓살에서 5짜에 약간 못 미치는 굵은 감성돔으로 손맛을 즐긴 차명호(좌 순천), 김영민(목포)씨.

“팔이 아파서 더 못 낚겠어요!” 김종호씨가 솥퉁이에서 20마리째 감성돔을 올리며 힘든 표정을 짓고 있다.

첫날 솥퉁이에서 낚은 감성돔. 사진에 담긴 것이 스무 마리쯤 되고 뒤에 예닐곱 마리를 더 낚았다.  

 

김종호씨의 초장타낚시에 매료되다
이번 가거도 출조를 통해 나는 많은 것을 깨달았다. 우선 가거도의 막대한 어자원을 실감하였다. 초등철도 아닌 2월에 한 자리에서 감성돔이 10마리, 20마리씩 낚이는 광경은 추자도에선 보기 힘들다. 더구나 7~8도 수온에서 나온 조과였다. 수온이 10도 밑으로 떨어지면 감성돔이 먹이활동을 멈춘다는 설도 있는데, 그야말로 설에 불과하다는 걸 증명하였다. 감성돔의 힘도 좋았고, “추자 감생이보다 더 맛있다”는 김종호씨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맛도 있었다. 나는 가거도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가거도의 변화를 목격하였다. 원래 3척이었던 낚싯배가 7척으로 늘면서 포인트 다툼이 두 배로 늘었고 민박집 사이에 경쟁이 심화되면서 여유가 넘치던 가거도 낚시문화가 조금은 각박해졌다고 한다. 걱정스런 부분도 있었다. 선상찌낚시를 하는 배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최고의 명당으로 꼽히던 오구멍여는 선상찌낚시 일번지로 변해 포인트 기능을 상실하였고, 안면 최고의 명당으로 꼽히는 멀둥개 앞에서도 선상찌낚시를 하여 갯바위낚시인들의 원성이 일고 있다. 가거도는 대부분 본섬의 얕은 여밭 위주로 포인트가 형성되는 특성상 선상찌낚시가 퍼지면 추자도보다 훨씬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마지막 날, 바다는 거울처럼 잔잔해졌다. 한보호는 망설임 없이 안면 쪽으로 달렸다. 아랫멀둥개에 첫 팀을 하선시키고 윗멀둥개, 장갓살, 솥퉁이로 이어지는 안면의 명당에 차례로 접안했다. 임성식 선장은 나와 김종호씨를 솥퉁이여에 한 번 더 내려주었다. 이틀 꽝 쳤으니 확실한 자리에서 횟감을 낚아 가져가라는 배려였다. “솥퉁이로 시작해서 솥퉁이로 끝나는군요. 가거도 하면 이제 솥퉁이를 잊지 못하겠는데요?” 김종호씨가 말했다.
마음은 기대에 부풀었지만 문제는 조류가 썰물이란 것이었다. 오른쪽에 간출여가 있고 그 앞으로 길게 수중여뿌리가 뻗어 있어서 조류가 오른쪽으로 흘러야 입질이 잦은데, 썰물 조류는 왼쪽으로만 흐르고 있었다. 김종호씨는 “왼쪽으로도 육칠십 미터 거리에 수중여밭이 있어서 멀리 흘리면 입질합니다. 수심을 12미터 정도 주고 멀리 쳐서 흘려보세요”라고 말했다.
여기서 나는 가거도를 찾을 낚시인들을 위해 김종호씨의 채비와 패턴을 소개하고 싶다. 부산 출신의 김종호씨는 40대 중반의 나이지만 20대 시절부터 박창수, 이택상씨와 함께 낚시를 다니며 거문도, 추자도, 가거도 낚시를 모두 섭렵한 관록의 소유자다. 다른 사람은 못 낚아도 그는 낚는다는 비결은 바로 초장타낚시였다.
“가거도는 근거리에서도 감성돔이 잘 낚이지만 멀리 노리면 훨씬 굵은 씨알이 낚이고 마릿수도 좋습니다. 다른 사람이 한 번도 던져본 적 없는 거리에 찌를 던지면 대물을 만날 확률이 크게 높아지죠. 나는 어디에 내리든 찌밑수심을 10m 안팎에 설정해놓고 그 수심이 넘는 곳을 찾아 최대한 멀리 던져서 노리는 편입니다.”
김종호씨는 초장타를 위해 칸찌에서 만든 빅원투 2.5호와 3호 찌를 사용했다. “빅원투는 자중이 무거워 원투가 용이하고 오동목에 상부팽창형이라 안정감이 뛰어나며 여부력(5B)이 충분하여 멀리 흘려도 시인성이 탁월하다”고 했다. 그리고 원줄은 조무사 히트론 2.5호 옐로를 추천했다. “3호 줄을 쓰면 캐스팅 시 가이드에 저항이 걸려서 비거리가 10m가량 줄어듭니다. 그래서 원줄은 2.5호를 넘으면 안 됩니다. 히트론 옐로의 장점은 부드러워서 비거리가 잘 나오고 강도가 높아 밑걸림 시 찌 손실이 적다는 겁니다. 단점은 줄이 투명하여 잘 보이지 않는 것인데, 사실은 시인성을 높이는 유색코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연성이 살아 있는 것이죠.”    
김종호씨의 초장타낚시는 이날도 어김없이 빛을 발했다. 조류가 반대로 흐르는 상황에서도 먼 거리의 수중여 주변을 집요하게 노려서 43cm 감성돔과 37cm 감성돔을 뽑아냈다. 나는 11시에 철수했고 갓 잡은 횟감 두 마리를 곱게 싸서 목포행 여객선에 올랐다. 내가 철수한 뒤 솥퉁이에서는 여섯 마리가 더 낚였다. 김종호씨는 윗멀둥개로 옮겨 네 마리를 낚았고, 장갓살에 내렸던 김영민씨와 차명호씨는 한 마리 터뜨리고 47cm, 48cm 감성돔을 뽑았다. 멀둥개 옆의 간출여에 내렸던 용인 프로피싱 문일광 대표 일행은 세 시간 낚시해서 아홉 마리를 낚았다. 바람이 남서풍으로 돌자 가거도는 완연한 봄바다로 살아났다.
취재협조 서울 이소피싱 정지현 010-6311-5536, 가거도 한보장 임성식 010-9631-5413

 

 


 

 

칼바위에서 61cm 감성돔!

 

2월 15일 13물. 김종호씨는 점심 때 3구 칼바위 서쪽 끝자리에 내려서 초들물 조류가 우측으로 흐를 때 40m 이상 캐스팅하여 61cm 감성돔의 입질을 받았다. 간조 때라 수심 5m에 불과한 여밭에서 아슬아슬한 진땀승부 끝에 끌어냈다. 그리고는 조류가 반대로 바뀌면서 좌측 똥여 쪽으로 빠르게 붙어버려 더 이상의 낚시는 불가능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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