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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강경구의 솔트루어 패턴 6-포항 방파제에 갑오징어 입성
2017년 06월 3818 10849

연재_강경구의 솔트루어 패턴 6

 

 

포항 방파제에 갑오징어 입성

 

 

강경구 브리덴 필드스탭, 바다루어클럽 회원

 

매년 5월에 접어들게 되면 포항의 루어낚시인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짜릿한 손맛의 농어, 일명 플랫피시로 불리는 광어, 양태, 성대, 산란을 앞두고 얕은 연안으로 붙는 갑오징어까지 수많은 대상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산란철 갑오징어 낚시를 소개하기 위해 지난 5월 1일부터 3일까지 탐색낚시에 나섰다. 갑오징어라고 하면 보통 남해나 서해를 떠올리기 쉬운데 초여름의 포항권 갑오징어는 씨알과 마릿수에서 두 지역을 앞선다는 게 필자의 견해이다. 그럼에도 포항권 갑오징어가 덜 알려져 있는 이유는 예민한 산란철 갑오징어의 입질 특성상 쉽게 낚이지 않기 때문이며, 같은 시기에 다른 어종들이 잘 낚이다보니 상대적으로 등한시한 것도 이유라고 생각한다.
지난 5월 1일, 포항시 구룡포읍 모포방파제를 찾았다. 갑오징어낚시의 성지로 불릴 만큼 잘 알려진 포인트이다. 이곳의 명당은 큰 방파제의 끝인 빨간 등대에서 마을 방향 또는 외해 쪽이다. 아침 일찍 도착하지 않으면 포인트 차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큰 방파제를 마주보고 있는 작은 방파제에서 해수욕장 방향, 내항 방향, 그리고 배들이 정박해있는 내항 깊숙한 안쪽 구간에서도 많은 조과를 올린 적 있어 의외로 포인트 구간은 넓다.

 

필자가 산란철 갑오징어 포인트를 선정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햇빛이 잘 들어 수온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1.5~3m의 얕은 수심에 조류가 완만하거나 거의 없는 곳.
2. 산란철 갑오징어가 알을 붙이기 좋은 사니질 바닥에 잎이 넓은 잘피나 미역 같은 해조류가 풍부한 곳.
3. 배가 수시로 오고가는, 수중에 물골이 형성된 곳.

 

모포방파제에서 굵은 씨알의 갑오징어를 올린 필자. 

필자가 사용한 브리덴의 에기마루 3호. 라임 라이트 계열 색상을 사용했다. 

에기마루에 히트된 굵은 갑오징어들. 

내항 석축 구간에서 굵은 씨알을 올린 김성수씨. 

 

 

왕눈이 에기보다 무늬오징어용 에기가 유리
모포방파제의 작은 방파제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경. 이미 많은 낚시인들이 잘피밭 부근에 자리를 잡고 갑오징어를 공략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내항 구간을 탐색하기로 했다. 잘피는 없지만 배가 수시로 드나들 정도로 수중에 깊은 물골이 있어 분명히 갑오징어가 서식하고 있으리란 판단이 섰다.
갑오징어낚시에서는 왕눈이 에기를 연결한 다운샷채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필자는 왕눈이 에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왕눈이 에기는 바닥에 닿으면 무거운 꼬리 부위가 바닥을 향하게 되는데 이러면 밑걸림이 심해진다.(그래서 낚시인 중에는 꼬리 쪽에 스티로폼 같은 부력재를 달아 튜닝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필자는 무늬오징어용 에기를 쓴다. 에기는 바닥에 닿아도 꼬리를 45도 각도로 세운 상태로 있다. 그만큼 밑걸림이 적고 조류 흐름에 따라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갑오징어를 유혹하는 효과도 크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에기의 완성도면에서도 싸구려 왕눈이와는 비교가 안 된다.
이날 필자가 사용한 로드는 토르자이트링이 적용된 브리덴 신형 에깅로드 스페시맨 88스윙탑 토르자이트, 릴은 다이와 2508번, 원줄은 합사 0.8호, 쇼크리더는 카본사 2.5호, 싱커는 브리덴 싱커 조인터(Y자 형태로 생겨 채비 엉킴 없이 다운샷 채비를 용이하게 만들어주는 스냅이 달린 도래) 그리고 에기는 브리덴 에기마루 3호를 사용했다. 케임라이트 계열의 붉은빛을 띠며 자외선에 대한 반응이 좋아 어필력이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 도래봉돌은 1.5호를 썼는데 원하는 캐스팅 거리가 나와 주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가볍게 써야 입질 감도가 뛰어나다.

 

예신 2~3초 후 강하게 챔질해야
먼저 온 낚시인들에게 상황을 물어보니 입질이 전혀 없다고 한다. 이에 별 기대감 없이 배가 드나드는 길목(물골)을 향해 캐스팅했다. 세 번쯤 캐스팅을 했을 때 동행한 친구의 낚싯대가 살짝 휘어졌다가 힘없이 텐션이 풀렸다. 액션을 주기 위해 낚싯대를 세우는 과정에서 무언가 걸렸다가 빠진 것 같다고 한다. 필자는 갑오징어라는 확신을 갖고 좀 더 집중해보기로 했다. 끌고 온 에기를 발 앞 10m 정도에서 스테이시키자 초리를 ‘툭’하고 울려주는 작은 진동이 왔다. 갑오징어의 대표적인 입질 형태인데 에기 옆에서 먹잇감을 주시하다가 촉수를 길게 뻗어 공격하는 것으로서 그 모습이 주먹을 날리는 권투선수와 같아서 일명 ‘이까펀치’라고도 한다. 이런 어신이 올 때는 갑오징어가 촉수를 다시 감아 들여 남은 8개의 다리로 에기를 완전히 감쌀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보통은 2~3초 헤아려주고 챔질해주면 된다. 아울러 갑오징어는 다른 오징어에 비해 살이 단단한 편이라 챔질 동작을 다소 강하게 해줘야 랜딩 도중 바늘이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툭’하는 어신 후 강하게 챔질하자 로드가 활처럼 휘어졌다. 무게감이 상당해 큰 씨알임이 예상되었는데 과연 뜰채에 담긴 갑오징어는 무늬오징어에 버금갈 정도로 씨알이 굵었다. 첫 조과 후 3~4차례 캐스팅을 했을 때 다시 로드의 초리가 슬며시 당겨지는 어신이 포착되었다. 로드를 내어주어 여유줄을 갑오징어 방향으로 보내준 뒤 곧바로 강하게 챔질하자 이번에도 저항이 만만치 않다. 먹물을 쏘아대며 저항하는 녀석은 신발짝만 한 갑오징어였다.
갑오징어는 무늬오징어처럼 액션이 복잡할 필요는 없다. 다소 겁이 많은 갑오징어에게 너무 과한 액션이나 빠른 움직임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주로 사용하는 액션은 다음과 같다.
1. 캐스팅 후 에기가 바닥을 찍으면 라인에 긴장을 유지한 상태에서 20초 정도 스테이.
2. 부드럽게 숏저킹 3회 후 바닥을 찍고 텐션 유지 후 다시 스테이.
3. 슬로우 리트리브로 1.5m 정도 끌어주고 스테이.
위와 같은 액션을 반복적으로 구사하면서 다음 액션에 들어가기 전에 로드를 살짝 끌어 채비의 무게가 달라졌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채비의 무게가 달라져 있다면 우리가 못 느끼는 사이에 갑오징어가 이미 에기를 감싸고 있을 확률이 높다. 초기 입질의 패턴은 크게 3가지 정도로 분류된다.
1. 초릿대 끝을 ‘툭’하고 때려주는 입질은 촉수로 에기를 공격한 직후이므로 3초 정도 기다려 완전히 감싸 안을 시간을 주고 강하게 챔질한다.
2. 초리를 슬며시 당겨가는 입질이 온다면 촉수로 에기를 공격한 느낌을 느끼지 못했거나 이미 에기를 안고 가는 도중이이다. 이때는 로드를 갑오징어 쪽으로 내어준 뒤 2초 정도 시간을 주고 강하게 챔질한다.
3. 바닥에서 스테이 동작 이후 다음 액션을 주기 전에 로드를 살짝 끌어 봤을 때 채비의 무게감이 달라졌다면 갑오징어가 에기를 감싸고 있는 경우이니 강하게 챔질한다.(1번의 입질패턴을 보일수록 활성이 좋으며 3번으로 갈수록 낚시가 힘들어진다.)

 

좌) 어두워진 초저녁에 올린 조과를 보여주는 필자. 우) 35cm급 아귀로 손맛을 본 김성수씨.

필자가 모포방파제 선착장 초입에서 갑오징어를 끌어내고 있다.

달콤하고 쫄깃한 갑오징어 회.

생선 상자 위에 올린 갑오징어. 대부분 1kg이 넘을 정도로 씨알이 굵게 낚였다.

 

 

펌핑 금물! 라인 텐션 유지해야
산란철 갑오징어낚시는 ‘텐션 싸움’이라 할 만큼 라인의 긴장도가 중요하다. 무늬오징어처럼 공격적으로 에기를 끌고 가는 입질이 거의 없고 대부분 짧게 치거나 미세하게 에기를 끌고 가기 때문에 라인에 슬랙이 생기면 입질 감지가 대단히 어렵다. 실제로 필자 옆에서 왕눈이 다운샷 채비로 낚시하던 사람이 에기로 루어를 교체한 후 입질을 받았으나 랜딩 도중 힘없이 바늘이 빠져버렸다. 슬랙 라인 탓에 챔질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랜딩 도중 과도한 펌핑 동작을 한 게 원인인 듯했다.
갑오징어는 살이 단단하므로 챔질을 강하게 해 바늘을 깊숙이 박아주는 것이 좋고 랜딩 과정에서도 로드를 45도 정도로 세우고 라인 텐션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천천히 릴링하는 게 관건이다. 펌핑 동작은 라인 슬랙이 생겨 미늘이 없는 에기바늘은 쉽게 빠지기 때문이다.
이날 방파제에는 8명 정도의 낚시인들이 2m 간격으로 떨어져 낚시를 했지만 유독 필자에게만 입질이 쏟아졌다. 필자의 캐스팅 반경에 갑오징어가 밀집해 있었던 것인지, 자외선에 잘 반응하는 브리덴 에기의 어필력이 좋았던 것인지, 액션의 패턴이나 텐션 관리를 잘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원래 낚시란 것이 대상어를 낚기 위한 확률을 높여가는 게임이 아니던가. 하나의 요인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확률을 높여간다면 그만큼 조과가 업그레이드되는 게 틀림없을 것이다. 1시간 동안 필자가 낚은 갑오징어 4마리, 친구가 낚은 1마리가 방파제 전체를 통해 올라온 조과의 전부였다. 
이틀 뒤 갑오징어 조황 소식을 듣고 멀리 청주에서 온 김성수씨와 함께 다시 모포방파제를 찾았다. 새벽에 도착해 해 뜨기 직전부터 작은 방파제에서 내항 쪽을 노려보았으나 별다른 입질은 없었다. 김성수씨의 에기를 공격한 씨알 좋은 아귀 한 마리 그리고 묶음추 채비에 낚였다가 원줄이 끊어지며 방치됐던 도다리가 운 좋게 채비째 걸려 나왔을 뿐이었다. 두 마리 모두 대상어종이 아니었기에 방생해주고 선착장 주변 석축 구간으로 이동했다.
해가 뜬 직후에 석축 앞 20m 부근에서 초리를 지긋이 끌고 가는 입질이 들어와 수면 위로 띄워 뜰채에 담아보니 굵은 씨알의 갑오징어였다. 이어 김성수씨에게도 입질이 들어왔다. 폭발적인 피딩은 아니었지만 포인트를 가리지 않고 전 구간에 걸쳐 갑오징어가 붙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5월 중순을 넘어가면 산란을 앞둔 갑오징어의 활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 예측되며 이후로는 일출 전 일몰 후의 피딩타임에서 마릿수 조과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에기가 크면 갑오징어 씨알도 크다?

첫날 낚시 후 조과 사진을 찍다보니 친구의 왕눈이 에기에 반응한 갑오징어는 전부 작았고 필자의 에기에는 큰 씨알이 주로 낚였다. 필자의 생각에는 루어의 크기가 씨알 선별에 영향을 준 듯했다. 저녁시간대에 작은 갑오징어들이 왕눈이 에기에만 반응한 것도 그런 이유인 듯 했다. 그런 점을 유추해볼 때 만약 나도 3호 에기 대신 2.5호 에기를 사용했다면 씨알과 마릿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기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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