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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_진주 범띠골지-갈수기 명당인데 물이 안 빠지네~
2017년 10월 912 11189

경남_진주 범띠골지

 

 

갈수기 명당인데 물이 안 빠지네~

 

 

정국원 은성사 필드스탭, 천지어인 부산지부장

 

필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주말이면 저수지를 찾아 붕어낚시를 즐긴다. 늘 3천평 안팎의 소류지 위주로 찾기 때문에 많은 인원을 대동하지는 못하고 2~3명 정도 단출하게 나선다.
8월 마지막 주말인 26일에는 진주시 문산읍 갈곡리에 있는 범띠골소류지를 찾았다. 이곳 역시 2천 평 남짓한 소류지인데, 물이 마르지 않아 붕어 자원이 많은 곳이다. 2007년쯤 고 서찬수 형님과 함께 4짜급 포함 월척붕어를 여러 마리 낚아 재미를 본 기억이 있어서 쉽게 잊히지 않는 곳이다. 당시에 저수량이 30% 정도 남은 갈수상태에서 손맛을 보았는데, 서찬수 형님은 “범띠골지는 만수 때보다 갈수기에 찾아 새우를 미끼로 사용하면 대물급이 잘 잡힌다”고 늘 말씀하셨다. 그 후 매년 5~6회 정도 답사를 갔었지만 갈 때마다 만수위 상태여서 큰 재미를 보기가 힘들었다.
이날도 도착해서 보니 만수위에서 1m가량 빠진 80% 수위를 보이고 있었다. 상류 전역과 좌안 중상류권은 마름이 절어 있어 낚시가 불가능하였고, 도로변 우안은 버드나무가 줄지어 심어져 있는데 경사가 너무 가팔라 낚시를 할 수 없었다. 나보다 먼저 천지어인 부산지부 회원 세 명이 도착해 좌안 하류와 제방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수심이 어느 정도인지 물어보니 발 밑 수심이 4~5m나 나온다고 하였다. 예전에는 제방 수심이 2~3m밖에 되질 않아 붕어가 잘 잡혔는데, 농어촌공사에서 수량 확보를 위해 하류 전역을 깊게 파는 준설공사를 한 모양이다. 나는 도로변 무넘기 옆에 자리를 잡았다. 이 자리 역시 4~5m 수심을 보였다.
“장미님, 수심 깊은 곳에서도 붕어들이 입질합니까?”
“배가 고프면 인간이나 물고기들도 배를 채우기 마련이죠. 한번 기다려보십시다.”

 

▲제방에 자리한 천병석(붕어의꿈)씨가 채비를 캐스팅하고 있다.

철수 직전 필자가 낚은 턱걸이 월척.

제방 중간 마름 속에 박힌 붕어를 제압하고 있는 이상훈(달빛사냥회원)씨.

회원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범띠골지에서 낚은 밤낚시 조과.

 

 

새벽 3시에 드디어 첫 입질이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때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밤낚시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가뜩이나 수심이 깊은 곳이라 입질 받기가 힘든 곳인데, 비까지 내린다면 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밤이 깊어지기 전 비는 그쳤고, 밤하늘엔 다시 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너무나 아름다운 밤하늘이었다.
좀 더 시간이 흘러 밤은 깊어가고 뱃속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나는 걸 보니 야식시간이 다 된 모양이다. 이때까지 찌의 움직임은 전혀 없고 회원들과 밤하늘의 별을 감상하며 야식을 즐겼다.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간 뒤 미끼를 확인한 후 찌가 솟기를 기다렸다. 입질이 없자 회원들은 차례로 차에 들어가 휴식을 취했고, 나 혼자 남아 낚시를 계속 이어갔다. 새벽으로 가자 날씨가 너무 쌀쌀하였다. 미리 준비해두었던 두꺼운 점퍼를 입고 추위를 버텼다.
새벽 3시가 넘어설 무렵 우측 나무 밑에 세워놓은 찌가 드디어 하늘을 찌르듯 솟구쳐 오르는 순간 잠이 확 달아났다. 강하게 챔질한 순간 묵직한 손맛을 느꼈고, 깊은 수심에서 저항하는 녀석의 힘은 장사였다. 4짜 붕어 못지않은 힘을 쓰는 녀석을 제압하고 보니 턱걸이 월척이었다. 그 후 연속해서 입질이 들어왔고 입질은 아침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대부분 9치급 붕어들이라 아쉬움이 좀 남았다.
해가 서서히 떠오르고 회원들도 일어나서 내가 낚아놓은 붕어를 보더니 깜짝 놀랐다. 그런데 날이 밝아서도 필자에게만 계속해서 입질이 들어오는 것이었다. 회원들은 바닥낚시를 하였고, 필자는 전천후채비를 사용해 바늘 하나는 살짝 띄워준 게 차이점이었다.
해가 중천으로 떠오르자 다시 더위가 시작되어 철수를 준비하고 있는데 동네 어르신이 지나다가 우리를 보았는지 다가왔다. “여기 고기 없을 겁니다. 3년 전 물을 다 빼고 대형 포클레인 두 대가 들어가 엄청 깊게 땅을 팠는데 그때 물고기들 다 잡아냈습니다”라고 하시기에 어젯밤 낚은 붕어를 어르신에게 보여 드렸더니 어떻게 고기들이 살아남았을까 의아해 하셨다.

 

회원들이 밤낚시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좌측부터 이범철, 천병석, 이상훈씨.

제방 우측 무넘기 근처에서 밤낚시를 즐긴 필자.

기념촬영 후 붕어는 바로 살려보냈다

 


나는 취재일 밤낚시에서 얕은 곳은 갓낚시, 깊은 곳은 옥내림 전천후채비로 공략해서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었다. 갈수기에는 새우 미끼를 쓰는 것이 효과적이고, 만수에는 옥수수 미끼를 쓰는 것이 유리하다. 9월 초 현재 마름이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고, 다음 달 정도면 삭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10월 초부터는 밤낚시에 대물 붕어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가지! 필자가 1년 가까이 경남권 소류지를 낚시춘추에 매달 1~2곳씩 소개하고 있는데 책이 나올 때마다 부산경남 지역 낚시인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기사를 본 외지낚시인들이 몰려서 소류지 낚시환경을 해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낚시란 더불어 즐기는 취미라고 생각하며 낚시춘추 애독자들을 위해 앞으로도 꿋꿋하게 내가 알고 있는 소류지들을 공개해나갈 방침이다. 부산경남 낚시인들의 많은 양해를 부탁드린다. 

 

가는길 남해고속도로 진성IC나 문산IC에서 내리면 되는데, 진주에서 갈 경우에는 문산IC에서 내리고, 부산에서 갈 경우에는 진성IC에서 내리면 된다. 진성IC에서 내릴 경우에는 진성면소재지를 지나 2번 국도를 오르지 말고 계속 직진한다. 상동삼거리에서 좌회전한 뒤 계속 직진, 산을 넘어가면 송정마을 앞 삼거리에 이르고 이곳에서 우회전한다. 1km 정도 가면 나오는 갈촌역(폐역)을 끼고 우회전하면 갈곡리 마을인데, 산으로 계속 오르면 범띠골지가 나온다.  내비게이션 주소는 문산읍 갈곡리 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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