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장바구니 주문배송조회 고객센터
과월호신청
Home> 호황낚시터 > 해외낚시여행기
신정연휴 대마도 출조기 - “참돔 구십이 걸렸는데 뜰채가 없어!”
2009년 02월 5133 1145

 

 

신정연휴 대마도 출조기

 

 

“참돔 구십이 걸렸는데 뜰채가 없어!”

 

허만갑 기자

 

 

 

2008년은 영동고속도로 신갈분기점에서 끝났다.

우리는 2009년을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에서 맞았다.

신정연휴를 보내기 위해 바다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추자도도 거문도도 아닌 일본 대마도였다.

 

▲오오가지 직벽에서 낚인 90cm 참돔을 서울 남부낚시 등촌동점 허만규 부장이 들어보이고 있다. 아무도 뜰채를 갖고 내리지 않아 끌어올리기까지 '쌩쇼'가 벌어졌다.

 

▲하대마도 동쪽의 오오가지 갯바위. 20m 이상의 깊은 수심 속에서 긴꼬리벵에돔, 참돔, 벵에돔, 돌돔이 잘 낚이는 명당이다.

 

1월 1일 아침 8시, 부산연안여객터미널은 9시10분에 출항하는 대마도행 드림플라워호에 승선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낚시인들로 북적였다. 울산의 조명철 프로는 아소만(淺茅灣)의 오아시스 민박으로 들어간다면서 “오늘 손님이 가장 많다. 우리 손님만 19명에 오아시스에만 40명 안팎이 북적댈 것 같다”고 말했다. 내가 동행한 서울 남부낚시 팀은 이즈하라(嚴原:대마도의 중심지) 근처의 피앤포인트 민박을 예약했는데 그곳 역시 27명으로 ‘풀’이었다. 낚시객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많아서 여객선 표는 일주일 전에 매진됐다.
강한 북풍에 파고는 4m. 한국 연안에는 폭풍주의보가 떨어졌지만 드림플라워호는 출항허가가 떨어졌다. 대마도엔 주의보가 발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기부양선인 이 배는 수면 위를 떠서 달리므로 파도가 일어도 롤링이 거의 없다. 상대마도 북쪽 히타카츠까지는 58km, 불과 1시간 10분 거리다(하대마도 이즈하라까지는 132km, 2시간 40분 걸린다).
가장 지겨운 건 대마도의 입국심사장. 9.11테러 이후 일본도 외국인 지문인식을 실시하면서 종전보다 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가까워도 역시 외국은 외국이다. 남부낚시 조호용 이사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가까운 섬을 왜 우리 조상님들은 내버려두었을까요? 대마도가 우리 땅이면 낚시 좋아하는 후손들이 얼마나 좋겠어요.”하고 말했다. 그러자 뒤에 선 장호철씨가 말했다. “대마도가 일본 땅이니까 그나마 고기들이 남아있는 거요. 한국 땅이었으면 부산 거제도의 어선과 낚싯배들이 몰려와서 선상찌낚시로 씨를 말렸을 걸?” 글쎄, 듣고 보니 그럴 것 같기도 하다.


 

일본 섬이라도 바다는 한국 낚시꾼 차지?

 

대마도는 제주도 면적의 66%에 달하는 큰 섬이다. 길게 늘어선 섬의 길이가 부산-대마도 뱃길(58km)보다 긴 82km다. 후쿠오카보다 부산이 가까워서 위급환자가 생기면 부산의 병원으로 이송할 때도 있다. 그래서 옛날부터 대마도의 해적들이 한국 남해안을 꽤나 집적거렸다.
특히 명나라와 교역이 끊긴 여말선초(麗末鮮初)에 해적의 약탈이 심했는데, 고려 우왕과 조선 태조 때 두 차례 대마도 정벌로 손봐줘도 개선의 여지가 없자 태종(세종 1년이지만 정벌명령은 태종이 내렸다)이 삼군도체찰사 이종무에게 1만7천의 대군과 65일치 군량을 내주며 대마도를 아예 접수해버리라고 명한다. 거제도를 출발한 이종무의 함대 222척은 단 하루 만에 대한해협을 건너 아소만의 오자키, 니히, 코후나코시에서 대마도 해적을 섬멸한다. 그러나 대마도의 산세가 워낙 험준하여 산으로 달아난 잔병을 소탕할 길이 없고 대마도주 소오 사다모리(宗貞盛)가 “조선의 직위를 주면 충성을 맹세하겠다”고 항복하자 10일 만에 철군했다. 그 후 대마도주는 경상감사 휘하의 대마주태수가 되어 ‘대마도는 한국 땅’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는데, 어쨌든 대마도에 일본말을 쓰는 일본인들이 살고 있으니 그런 주장에 힘이 실리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차를 타고 이즈하라까지 1시간 20분 달리는 동안 나는 조기철군을 단행한 이종무의 고민을 이해할 것 같았다. 평지라고는 하나도 없는 첩첩산중. 십만 군사를 풀었어도 완전한 점령은 어려웠을 것이다.
일본 낚시인들에게 대마도는 4~6월의 대물감성돔(일명 빅마마) 원정낚시터로 알려져 있을 뿐 벵에돔을 낚으러 오는 일본 낚시꾼은 거의 없다. 대마도보다 가까운 오도열도에도 벵에돔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마도의 무수한 벵에돔은 한국 낚시인들의 차지가 되었다.
대마도의 벵에돔 자원을 한국에 최초로 알린 것은 기자다. 2002년 1월 18일, 울산낚시프라자 박춘재 사장(현재 오아시스민숙 대표)과 대마도를 찾았던 나는 아소만 외곽의 미츠제 일대에서 40~49cm 벵에돔 20여 마리를 낚아 촬영했다. 그때까지 한국 낚시인들은 대마도를 감성돔터로만 알았기에 겨울 대마도는 적막강산이었다. 그 기사는 곧바로 대마도 겨울 러시의 시발점이 되었다. “대마도 탓에 겨울손님이 뚝 떨어졌다”고 분통을 터뜨리는 한국의 낚싯배 선장들께는 죄송스런 노릇이 됐다. 그러나 주머니 사정 빠듯한 한국 낚시인들이 그나마 대마도라도 있으니까 해외 나들이를 해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산악인들은 히말라야로 매킨리로 누비는 21세기에 낚시인들만 국내를 지키라고 할 순 없을 것이다.   
그동안 대마도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미네만의 빅마마를 시발로 한국인이 직접 운영하는 낚시민숙이 5개가 생기면서 국내나 다름없는 출조시스템이 정비됐다. 그러나 늘어나는 낚시객 숫자만큼 대마도 벵에돔 자원은 줄고 있다. ‘하루에 대물 벵에돔 10여 마리’는 이제 드문 일이 되었고 40cm 이상으로 하루 서너 마리 낚으면 훌륭한 수준이다. 더러 꽝치는 날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보다는 어자원이 많기에 대마도 출조객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입성 첫날 오후낚시 조과를 펼쳐보이는 남부낚시 조호용            ▲"해거름에 먼 본류를 노렸더니                                이사(좌)와 피앤포인트 박성규 사장. 다음날부터 너울이                               찌가 떨어지자마자 쭉쭉 끌고 가더군요."

밀어닥칠 줄은 모르고 마냥 즐거웠던 순간.                                  수원 서울낚시 박경환 회원의 조과.
 

▲0긴꼬리벵에돔과의 한판승부. 아침엔 근거리에서도 입질이 잦았다.

 

대부시리 보인 직후 찌가 물속으로 ‘스르르’

 

민박집에서 점심을 먹고 갯바위로 나섰다. 우리가 묵은 피앤포인트는 동쪽 해안에 있기 때문에 북서풍에는 강풍이 불어도 잔잔하다. 그러나 동풍이 불면 거꾸로 서쪽 바다가 잔잔해진다. 대마도 벵에돔은 파도가 이는 날보다 잔잔한 날 잘 낚이므로 물때보다 좋은 날씨를 받아서 오는 것이 중요하다. 불행히도 우리에겐 그런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
첫날은 그럭저럭 바람 의지통에 내려 해거름에 긴꼬리벵에돔을 다수 낚을 수 있었다. 나도 45cm급 3마리를 낚았다. 일반 벵에돔까지 합쳐 10마리 이상 올린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2일부터 바람이 북풍으로 돌면서 의지통이 사라져버렸다. 결국 갯바위에 제대로 내리지도 못했고, 3일에도 너울이 쳐 올라서 낱마리 빈작에 그쳤다.
마지막 4일. 점심때쯤 히다카츠로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오전 10시까지 겨우 3시간 낚시할 수 있다. 다행히 너울이 죽어 그동안 내리지 못했던 오오가지의 직벽 포인트에 내려 보리라는 기대를 안고 배를 탔지만 여전히 너울이 남아서 직벽 접안이 불가능했다. 피앤포인트 박성규 사장은 “너울이 없는 곳에 배를 댈 테니 직벽까지 걸어가보라”고 했다. 하는 수 없이 낚싯대와 밑밥통만 달랑 들고 혼자 100m 거리의 갯바위를 타고 직벽까지 갔다.
이즈하라 북쪽 해안의 돌출부인 오오가지 직벽은 대마도에서 가장 수심이 깊은 곳 중 하나다. 발밑부터 20m로 떨어지는데 물속에 계단식 트랙이 나 있어 그 틈마다 벵에돔과 돌돔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는 명당이다. 10~12월의 돌돔시즌엔 일본에서 원투낚시꾼들이 찾아와 진을 치는 곳이기도 하다. 이 자리는 특이하게 벵에돔이 9~13m 수심에서 깊이 입질한다. 너울 탓에 B 봉돌을 두 개나 물린 전유동채비로 가라앉혀도 입수가 여의치 않아 B 봉돌 하나를 더 추가했는데 발밑에서 1m가 훨씬 넘는 부시리 한 마리가 떠올랐다 내려간다. ‘어이쿠! 이놈이 걸려들면 안 되는데…’ 생각하는 순간 찌가 스르르 물속으로 잠겼다. 채는 순간 낚싯대가 꿈쩍도 않더니 무서운 속도로 줄이 풀려나가기 시작했다. 제기랄, 아까 그 부시리가 물었나보다. 아~ 아까운 채비만 날려먹었군!
놈은 끝없이 차고 나갔다. 기나긴 사투가 시작되었다. 1.7호 릴대에 3호 원줄과 5호 목줄. 벵에돔이라면 겁날 것 없는 채비지만 대부시리를 상대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냥 낚싯대를 뻗어서 줄을 터뜨려버릴까?’ 그래도 바늘에 걸린 고기를 일부러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 오냐, 이참에 부시리 개인기록이나 경신해보자! 펌핑과 방출을 10분 넘게 반복했을까? 느낌이 이상했다. 녀석이 질주를 멈추고 숨을 고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것이다. 부시리는 이러지 않는다. 그럼 혹시…?
1m 당기면 2m 차고 가는 상황이 반복되다가 마침내 2m 당기고 1m 차고 가는 상황으로 역전됐다. 낚싯대를 들 힘도 남지 않아서 대 꽁무니를 단전에 붙이고 두 손으로 버텼다. 완전히 기진맥진해졌을 무렵 찌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파도 속에 살짝 어체가 비쳤다. 오 마이 갓! 엄청난 참돔이다. 다시 눈앞이 캄캄해졌다. 뜰채가 없지 않은가!
파도에 태워 올리기엔 너무 큰 놈이었다. 너울도 커서 여의치 않았다. 결국 동료들이 있는 배 접안지까지 놈을 끌고 가기로 했다. 다행히 너울이 그쪽으로 밀리고 있었지만 거리가 무려 100m. 과연 안전하게 갈 수 있을까? 다시 긴 여정이 시작됐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 이럴까? 너울이 올라올 땐 한숨 돌렸다가 쓸고 내려갈 땐 참돔의 몸부림까지 더해져 드랙이 자지러지는 비명을 질러댔다. 낚싯대를 한 손에 들고 엉금엉금 갯바위를 기다가 엎어질 뻔했고, 큰 너울이 참돔을 밀어버리는 바람에 원줄이 담치에 쓸리는 아찔한 위기도 있었다. 천신만고 끝에 접안지까지 간 나는 젖 먹던 힘까지 짜서 고함을 질렀다. “뜰채!”
그런데 멍하니 보고만 있던 남부낚시 등촌동점의 허만규 부장(기자의 막내동생)은 맨손으로 터덜터덜 걸어와서 말했다.
“뜰채 없어. 우리도 잠깐 낚시할 거라고 낚싯대 하나씩만 들고 내렸는데?”
순간 하늘이 노랗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이제는 다른 방법이 없다. 파도의 진폭을 계산하여 가장 큰 너울이 밀려올 때 눈 딱 감고 낚싯대를 힘껏 젖혔다. 파도에 부웅 솟구친 참돔이 다시 와르르 쓸려 내려가기 시작한다. 도중에 갯바위에 얹히지 않으면 그야말로 사요나라. 다행히 담치밭 끄트머리에 아슬아슬 얹혔고 동생이 달려가서 고기를 안아들었다. 장장 30분에 걸친 ‘쌩쇼’가 막을 내리는 순간. 90cm가 넘는 대물참돔이었다.

 

희비가 교차하는 출국장, “그래도 또 오고 싶다”

 

진이 빠져 멍하니 있다가 동생에게 참돔을 들게 해서 몇 장 찍고는 다시 직벽으로 가보았더니 밀물이 세져 산더미 같은 너울이 올라왔다. 낚싯대를 접고 접안지로 돌아왔다. 이 자리도 어제는 긴꼬리벵에돔이 많이 나왔는데 오늘은 꽝이다. 무쉬로 접어든 바다에 조류가 실종됐기 때문인 듯했다.
오후 2시, 히타카츠엔 다시 민박집 차량들이 모여들었다. 모두 스티로폼박스 하나씩은 들었지만 얼마나 잡았는지는 알 수 없다. 악천후 탓에 대체로 빈작임이 분명했다. ‘한 자리에서 10마리 이상 잡았다’고 자랑하는 사람도 있고 ‘터뜨리기만 하고 건진 건 없다’는 사람도 있고 ‘선상찌낚시로 겨우 몇 마리 챙겼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공통점은 “겨울이 가기 전 한 번은 더 오고 싶다”는 것이었다. 출국심사장으로 다시 긴 행렬이 줄을 이루기 시작했다. 

 

대마도 출조문의 서울 남부낚시 독산본점 858-1712, 등촌동점 3665-1576
취재협조 대마도 피앤포인트(부산 사무소) 051-442-3554

 

▲국내 바다에서 다진 벵에돔낚시 실력을 대마도에서 발휘한 '아이러브바다낚시' 동호회. 왼쪽부터 고경탁, 김길수, 현진호, 강병원, 임채호씨.

 

 

대마도 낚시 안내

 

●배편
부산에서 드림플라워호가 매일 아침 출항(화요일만 휴항). 월·금·토는 9시 40분(이즈하라행), 수·일은 10시30분(히다카츠행)에 출항하며 목요일은 홀수 주엔 히타카츠, 짝수 주엔 이즈하라로 출항한다. 그러나 시간변동이 잦으니 반드시 전날 확인할 것. 씨플라워호는 12월 중순부터 3월까지 일시적 운항 중단. 대마도에서 돌아오는 배는 오후 2시 45분에 출항하며 목요일만 오후 4시30분에 출항한다.
●경비
낚시경비는 모든 민박집이 통일돼 있다. 2박3일에 49만원, 3박4일에 59만원, 4박5일에 69만원이다. 이 비용 안에 여객선비 왕복 약 15만원과 선비, 숙식비가 모두 포함돼 있다. 즉 낚싯배를 타든 본섬낚시를 하든 비용은 똑같다.
추가비용은 크릴과 집어제 뿐이다. 밑밥값은 엔화로 계산한다. 3kg 크릴 한 장(한국 크릴 2장분)이 1000엔, 집어제는 보통 600엔. 한편 차를 부산여객터미널에 두고 올 경우 주차요금이 있다. 1일 1만원.

 



※ 낚시광장의 낚시춘추 및 Angler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무단 복제, 전송, 배포 등) 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