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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_추자도-추자 감생이 유영층은? 9m 수심이 분수령
2018년 02월 1279 11475

제주_추자도

 

추자 감생이 유영층은?

 

 

9m 수심이 분수령

 

 

허만갑 기자

 

통상 크리스마스를 전후하여 추자도 감성돔낚시는 중반기로 접어든다. 초등철에 무리지어 다니던 감성돔들이 각자의 은신처를 찾아 흩어지는 이 시기는 마릿수 조황이 크게 줄어들고 또 감성돔의 먹이활동처가 얕은 여밭에서 약간 깊은 암초대로 이동한다. 그러므로 낚시여건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크리스마스 연휴를 디데이로 잡은 것은 이 사흘간의 황금연휴가 아니고서는 직장에 다니는 우리 삼형제가 모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가 갈수록 추자도 수온이 상승하고 있어서 12월 초순보다는 중순 이후에 더 나은 조황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45cm를 넘지 않는, 올해 유난히 잔 추자도 초등감성돔의 씨알이 좀 더 늦춰서 가면 좀 더 굵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그 판단은 결과적으로 착오였다. 12월 중순이 넘어서도 씨알은 굵어지지 않고 마릿수만 줄었다. 그리고 가장 우려했던 상황에 봉착하고 말았으니, 매년 크리스마스와 신정 사이에 어김없이 불어 닥치는 거대폭풍을 만나고 말았다는 것이다. 

 

다무래미 5번 낮은자리에 내린 서울 강서낚시마트 허만규 대표가 감성돔을 낚아 올리고 있다. 1.5호 찌 반유동채비로 9m 수심을 노렸다.

  뒤에 낚시인들이 내린 곳은 다무래미 5번 높은자리.

추자도산 4짜 감성돔. 취재기간 동안 45cm를 넘는 감성돔을 보기 힘들 만큼 평균씨알이 잘았다.

묵리 25시낚시 김찬중 대표(에이스호 선장)의 아들 김선장씨가 나바론에서 45cm 감성돔을 낚았다. 아들 이름을 선장으로 지어서

  아버지가 낚싯배 선장이 되었을까? 한양대에 재학 중인 김선장씨는 부친에게 물려받은 낚시인의 DNA를 맘껏 발휘해 첫 갯바위 출조에서

  감성돔을 3마리나 낚았다.

폭풍주의보 속에서 본섬 도보낚시에 나선 허만진, 장형준씨가 하추자도 남쪽 산을 넘어가면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다무래미에서 낚인 마릿수 감성돔.

 

 

폭풍전야
12월 22일, 추자바다는 장판이었다. 겨울에 이렇게 거울 같이 잔잔한 해면을 본 적 있었나 싶을 정도였고 그것은 약간 불길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3월 영등철이라면 잔잔한 수면이 좋지만 12월에는 아무래도 파도가 좀 꼴랑대줘야 감생이들이 눈밭에 강아지 뛰듯 날뛰는 법인데…, 그리고 이 분위기는 뭐랄까? 폭풍전야라는 말이 있듯이 지나치게 잔잔한 바다는 사나운 파도의 전조라는 것을 여러번 경험했기에 불안감은 증폭됐다.
어쨌든 입성 첫날은 넉넉한 마음으로 묵리의 민박집에서 가장 가까운 섬생이에 내렸다. “배 기름값 절감차원에서 서비스하는 기분으로 내린다”고 했는데, 사실은 작년 이맘때 최고의 호황을 맛본 곳이 섬생이였기 때문에 일정 중 한 번은 내리리라 맘먹고 있었다. 내린 시각이 끝들물이라 들물과 썰물을 모두 볼 수 있는 1번 자리에 내렸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감성돔 입질은 없고 망상어만 들끓었다. 동생 허만규(서울 강서낚시 대표, HDF 필드스탭)가 35cm 감성돔과 그만 한 돌돔 한 마리를 낚았고 나는 입질도 못 받았다.
한편 이날 상추자권으로 올라가서 다무래미, 나바론, 수령섬, 이섬에 내린 낚시인들은 모두 4~10마리씩 낚는 마릿수 조과를 거두고 돌아왔다. 씨알은 35~38cm가 주종이었고 40cm가 넘는 씨알은 많지 않았다. 어쨌든 호황국면에 입성했으니 손맛은 보겠다 싶었고, 감성돔 회로 성대한 만찬을 즐기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토요일인데다 사흘 연휴의 첫날이라 포인트 전쟁이 벌어질 것을 알면서도 묵리25시 민박집 손님들은 경쟁의 대열에서 자진 이탈을 선언했다. 적게 낚고 편하게 즐기자는 모토였다. 남들은 새벽 3~4시에 나가는데 우리는 아침 6시에 일어나 밥 먹고 7시 반쯤 출항하니 좋은 자리가 남아 있을 리 없었다. 그래도 운 좋게 다무래미의 썰물 명당인 5번자리의 낮은자리가 비어 있어서 나와 동생이 내렸고, 다른 손님들은 다무래미 뒤쪽 신병훈련소 자리와 상추자도 본섬 나바론(기지대 밑) 일대에 하선했다.
어제 다무래미와 나바론의 조황이 가장 좋았다는데 이날도 다무래미에선 하루 종일 입질이 들어와 동생이 다섯 마리, 내가 두 마리를 낚았다. 잡았다 놓친 놈, 올리다 빠진 놈까지 합치면 총 아홉 마리를 걸었으니 마릿수는 굿인데 씨알이 ‘안습’이다. 가장 큰 게 39cm? 바로 옆 5번 높은자리에 내린 낚시인들도 아침 끝썰물에 세 마리를 낚아 점심 때 철수했는데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우리가 낚은 것보다 조금 굵어 보였다.
이날 완도에서 여객선 한일레드펄호를 타고 들어온 둘째 동생 허만진과 일행 장형준씨는 나바론 상추바위에 내려 30cm 감성돔 한 마리와 상사리 세 마리를 낚았는데, “18미터 수심을 줘도 안 걸리는 참돔 포인트에 내려줬다”며 투덜거렸다. 이 불행한 두 사람의 조과는 그나마 이것으로 끝이었으니… 불길한 예감은 다음날 현실로 나타났다. 

 

24일 오전 남서풍 주의보에 완전히 뒤집힌 묵리 앞 해변.

이섬에서 낚은 감성돔을 들어보이는 낚시인들.

“씨알은 잘아도 힘이 대단합니다.” 다무래미에서 39cm 감성돔을 뜰채에 담아 올린 허만규씨.

▲주의보가 해제되었어도 북서풍이 너무 강해 다무래미 동편 신병훈련소 자리에 몽땅 내린 25시낚시 손님들. 감성돔은 낚이지 않았지만

  학공치 낚아 회 썰고 라면을 끓여 나눠 먹으며 하루를 즐겼다.

“산 넘어 온 대가치곤 빈약한데요.” 주의보통에서 낚인 35cm 감성돔을 들어보이는 허만진씨. 

 

 

주의보 속 산악행군
12월 24일.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 비는 예상했던 바인데 문제는 바람이다. 예보에는 남서풍이 초속 7~11m였으나 12~16m 수준의 강풍이 휘몰아쳤다. 모든 출항은 취소되었고, 오전 내내 방구석에서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만 들어야 했다. 점심 때 비가 그치는 듯하여 민박집 차를 몰고 본섬 해안을 돌아봤지만 붙을 만한 곳이 없었다. 서쪽 해안은 엄청난 너울파도가 밀려들었고, 반면 동쪽 해안은 너무 잔잔하여 물색이 맑았다. 비가 그치자 바람은 북서풍으로 돌았다. 추자교 다리 밑에서 잠깐 던져봤으나 망상어 떼의 공세에 두 손 들고 결국 민박집으로 돌아와 소주병을 끼고 앉아 입낚시로 길고 긴 하루를 보냈다.
25일, 북서풍은 여전히 강하게 불었다. 우리는 물이 빠지기 전에 아침물때를 보려고 밥도 안 먹고 하추자도 남쪽 망여골로 나갔다. 그러나 파도가 높아서 낚시를 할 수가 없었다. 혹시나 하고 내려갔다가 파도만 몇 차례 맞고는 다시 올라와서 바람에 완전히 의지되는 본섬 남쪽으로 넘어가보았다. 산중턱으로 올레길이 나 있어서 시도해본 것인데 나도 처음 가보는 길이다. 올레길이 끝나는 가파른 절벽 중간에 낚시인들이 다닌 듯한 오솔길이 있었다. 자칫 발을 헛디딜까 조심조심 걸어가니 이윽고 정면에 푸렝이가 보이는 지점에 이르러 밑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타났다. 나뭇가지를 붙잡고 내려가는 길은 완전히 산악행군이다. 그 길로 내려가니 왼쪽으로 오리똥여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망여가 보이는 완벽한 바람 의지통이었다.
이 자리 왼쪽의 약간 떨어진 여에서 십여 년 전 울산 낚시인들과 내려 45cm급으로 예닐곱 마리를 낚았던 기억이 있다. 그때 입질이 쏟아진 시간이 중들물이었다. 오늘은 만진이와 장형준씨가 완도로 나가는 날이라서 중들물이 되기 전에 철수해야 한다. 과연 그 시간 안에 감성돔이 낚여줄까?
간조시각이라 수심 4m를 주어도 가까이 끌어오면 바닥에 걸렸다. 그래도 물색이 탁하니까(폭풍이 바다를 뒤집어 놓아서 흙탕물에 가까웠다.) 수심은 별 문제가 없는데 너울이 찌를 밀어서 흘릴 수가 없었다. 나는 흘리는 것을 포기하고 뒷줄을 잡아서 찌를 발 앞의 작은 홈통에서만 머물게 했다. 낚시를 시작한 지 한 시간쯤에 37cm 감성돔을 낚았다. 고등어 새끼들이 달려들어서 깐새우를 썼는데 입질이 약했다. 그리고 10분 후 또 입질을 받았다. 이번에는 대물이 걸렸는지 드랙을 찍찍 풀고 나가다가 그만 목줄이 터지고 말았다. 2.5호 목줄을 썼는데도, 바늘귀 부분에 스크래치가 났었나보다. 그 후 농어 한 마리를 보태고 오후 1시에 철수했다. 11월 말~12월 초에 본섬 연안에 대거 붙었던 초등감성돔들은 빠진 것 같았다. “옛날 같으면 주의보 때 이런 곳에서 최하 댓 마리는 뽑았는데, 추자도가 이젠 추자도가 아닌가벼~” 넋두리를 해대며 훠이훠이 다시 산을 넘었다.

 

하추자도 남쪽 본섬 해안. 북서풍에 완전히 의지되는 지역이다.

추자도 낚시인 오문철씨가 다무래미 2번자리에서 낚은 조과.

25시낚시 민박의 풍성한 상차림.

▲감성돔 회를 능가한 최고의 별미, 학공치 회덮밥을 큰 양푼에 비벼서 손님들에게 나누어주고 있다.

 

 

 

“11도로 내려가기 전까지는 깊이 노리지 마라”
26일, 주의보는 해제되었지만 파도는 여전히 높았다. 배를 타고 나갔지만 바람을 피할 곳이 없어서 25시낚시 손님 6명은 전원 다무래미 동쪽 신병훈련소 자리에 내렸다. 주변 수심이 7~8m인데 이곳만 9~11m 수심으로 움푹 파여 있어서 종종 감성돔 떼가 몰리는 곳이라 한다. 사흘 전에도 이곳에서 10여 마리 낚였는데 씨알은 잘더라고. 그러나 이날은 아무도 감성돔을 낚지 못했다. 나는 새말을 마주보는 다무래미 앞안으로 넘어가서 맞바람 속 낚시까지 시도해봤지만 헛수고였다. 결국 우리는 점심 때 온 배를 타고 일찍 민박집으로 철수했다.
이번 취재기간 동안 뚜렷이 느낀 점은 추자도 감성돔의 유영층이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다무래미와 섬생이, 나바론에서 낚인 감성돔들은 모두 동일한 수심에서 입질했는데 그 수심은 9m였다. 그보다 얕은 곳에는 감성돔이 많이 없었고, 그보다 깊이 노려도 입질이 뜸했다. 가령 나바론에서 가장 깊은 본나바론(나바론여와 허수아비 사이 구간)은 조금만 멀리 던져도 13m 이상 떨어지는 곳인데, 취재기간 동안에는 9m 수심에서 입질이 집중되었다. 수심을 깊이 주고 멀리 흘린 사람보다 9m 수심에 맞추고 벽에 당겨 붙인 사람들이 감성돔을 낚았다.
또 섬생이 1번자리와 다무래미 낮은자리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두 포인트에서 모두 11m 수심을 주고 멀리 노렸으나, 9m 수심을 주고 가까이 노린 동생 만규가 월등히 잦은 입질을 받았다. ‘5m 수심의 근거리 수중턱에서 입질이 없다면 아예 12m 수심의 먼 거리를 노리자’고 판단한 내가 틀렸다. 감성돔들은 아직 갯바위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고 12월 초의 입질층보다 딱 한 계단만 내려앉은 9m층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에 대해 묵리 25시낚시 김찬중 사장은 “추자도에서 감성돔이 가장 많이 낚이는 수심이 8~9m다. 초등철에는 5~7m 수심에서 떼고기 조황이 자주 터지지만 그런 곳은 바닥수심이 그것밖에 안 되는 경우다. 수심이 좀 깊은 포인트에선 찌밑수심을 8~9m로 잡고 그에 맞는 수중턱이나 수중여를 찾아 공략하는 것이 가장 확률이 높다. 그런 패턴은 대략 1월 말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 즉 추자도에서 감성돔낚시를 할 때는 일단 9m 수심을 하한선으로 정하고 그보다 깊은 수심은 피하는 게 입질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9m보다 깊은 수심을 노려야 할 때는 언제인가?
김찬중 사장은 “1월 초순 현재 추자도 수온은 13도인데 수온이 10~11도로 떨어지면 감성돔들이 깊이 내려간다. 그때는 12~15m 수심을 주고 더 깊이 더 멀리 흘려주는 낚시를 구사하면 유리하다. 시기적으로는 1월 말부터 3월 초까지다”라고 말했다. 
취재협조 하추자도 25시바다낚시 010-9440-7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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