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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강경구의 솔트루어 패턴 14-해수온 상승으로 동해 농어 시즌 연장
2018년 02월 1129 11486

연재_강경구의 솔트루어 패턴 14

 

해수온 상승으로

 

 

동해 농어 시즌 연장

 

 

강경구 브리덴 필스스탭, 바다루어클럽 회원

 

2017년의 바다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했다. 해가 갈수록 계속되는 해수온 변동이 가장 큰 요인으로 예상되는데 그로 인해 여러 해에 걸쳐 쌓아놓았던 조황 데이터가 빗나가는 경우도 빈번해졌다. 대표적인 예로 갑오징어와 무늬오징어와 같은 두족류는 시즌이 빨라졌고 조과도 두드러졌지만 여름 냉수대와 더불어 연안으로 나오던 성대 같은 어종들은 주춤했다. 그만큼 지난 여름 수온이 높게 유지된 것이다.
높은 수온은 지금까지 영향을 미쳐서 12월 중순까지도 동해 연안 배낚시에 광어가 잘 낚였고 울산에서는 1월 초 현재까지도 갈치낚시가 한창이다. 그 반면 겨울낚시의 진객이었던 호래기는 이제 ‘금래기’라 불릴 정도로 뜸하게 낚이는 상황이다. 볼락도 예외는 아니어서 포항권을 기준으로 할 경우 에깅낚시가 절정에 다다르는 11월경이면 낮에 청볼락이 마릿수로 낚이는 일명 ‘낮볼락’ 시즌이 열렸는데 올해는 낮볼락 시즌 자체가 실종됐다. 만약 현재와 같은 해수온 상승 현상이 몇 년간 지속된다면 동해안에서도 제주도마냥 일 년 내내 무늬오징어가 낚이고, 난류성 어종인 넙치농어마저 등장할지 모른다.

 

포항시 남면 호미곶면의 대보리 갯바위에서 농어를 노리고 있는 박재인씨.

브리덴 TR85 로드에 낚인 미터급 농어.

필자가 대동배리 갯바위에서 올린 미터급 농어를 보여주고 있다.

 

예년과 크게 달라진 어종별 시즌
지난 12월 1일 겨울철의 대물 농어를 만나기 위해 포항시 구룡포 갯바위로 나섰다. 왕성한 식욕으로 몸집을 불린 겨울 농어는 흔히 말하는 ‘빅원’을 노리는 낚시인에게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대상어종. 1년 중 가장 화끈한 손맛을 볼 수 있는 찬스여서 기록경신을 노리는 낚시인들의 출조가 이어지고 있다.
해가 지기 전인 오후 4시 무렵 구룡포읍 석병리의 양식장 앞 갯바위를 첫 공략지로 정했는데 도착해보니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동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거의 없는데도 수위가 많이 낮아져 있었다. 예전 같으면 웨이더를 입으면 무릎 이상 물에 잠겨 건너야 했던 포인트가 지금은 신발을 신고 진입이 가능할 정도로 평소보다 1m가량 빠져 있었다. 그에 비해 수온은 예년보다 높게 느껴졌다. 처음 겪는 상황이라 당황스럽긴 했지만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캐스팅을 시작했다.
다양한 하드베이트를 로테이션하며 수중여 부근, 브레이크라인 부근을 공략해보았지만 입질은 전무. 이에 농어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해질녘의 피딩타임이 오기 전에 다른 곳으로 이동을 결정하였다.
여러 해 수집한 필자의 데이터로 볼 때 포항권 겨울 농어는 수온이 13도 정도일 때 입질 받을 확률이 가장 높았다. 낚시 당일 구룡포 호미곶~장길리의 외해권 수온은 15~16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호미곶을 기준으로 지도상 꼬리 안쪽인 내만권을 노려보기로 하고 포항시 동해면 대동배리 갯바위로 이동했다. 그 이유는 내만은 외해에 비해 봄에 수온이 빨리 상승하고 겨울에 빨리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등철을 지난 이른 봄에도 외해보다 내만에서 농어 소식이 먼저 들려오고 겨울 농어 시즌도 일찍 시작돼 일찍 종료된다. 아직 외해의 수온이 높다면 내만 수온이 더 낮을 것으로 예상돼 겨울 농어를 노리기에 적합할 것으로 판단했다.
저녁 6시경이 되자 갯바위 주변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이날 동행한 김동오씨는 9피트 길이의 미디엄 액션 농어 로드에 2500번 릴을 사용했고 필자는 브리덴의 8.5피트 대물 볼락 로드인 TR85에 섈로우 스풀 사양인 다이와 2508릴을 사용했다.
1시간 동안 캐스팅했으나 빈 미노우만 돌아오는 상황이 반복되더니 저녁 7시를 넘길 무렵 필자에게 첫 입질이 들어왔다. 넓은 구간을 3m씩 분할해 계속 이동하며 캐스팅하던 중 수중여가 복잡한 수심 1m 내외 여밭 구간에서 들어온 입질이었다. 입질지점까지는 불과 20m거리. 아마도 밤이 되어 경계심이 떨어진 농어가 수중여 부근으로 접근해 베이트피시를 포식하다 루어에 반응한 것으로 생각됐다. 한참의 저항 끝에 올라온 농어는 60cm급으로 그다지 크지 않은 사이즈였지만 겨울 농어답게 드랙을 차고 나가는 손맛은 대물 못지않았다.
보통 성공적인 농어 루어낚시를 위한 조건으로 꼽는 첫째 요소는 비거리다. 경계심이 강한 특성을 갖고 있는 농어는 아무래도 멀리 떨어진 간출여나 수중여 부근에서 머무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까운 거리의 포인트를 그냥 지나치라는 얘기는 아니다. 해가 진 밤에는 농어가 의외로 가까운 곳까지 접근해 먹이활동 하는 경우도 많다. 농어 낚시인들 사이에는 ‘농어는 등지느러미만 세울 수 있는 수심이면 어디든 들어온다’는 말이 있다. 따라서 캐스팅 거리와 관계없이 발 앞에서 미노우를 회수하기 직전까지는 절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기간산업 필드스탭 박재인씨가 구룡포읍 대보리에서 올린 농어를 보여주고 있다.

대보리 갯바위에서 올린 농어들. 60~70cm가 주종이었다.

구룡포읍 대보리의 유명 농어 포인트인 ‘콘크리트 자리’

 

야밤의 농어는 지척에 있다
낚은 농어를 갈무리하고 같은 지점을 한참 노려보았지만 더 이상은 입질이 없었다. 이처럼 겨울농어는 다른 시기에 비해 마릿수 조과를 거두기 어렵다. 하지만 힘과 체고가 좋은 대물 농어를 만나기에 좋은 시기이다 보니 마릿수에 연연하지 않는다.
처음 입질 받았던 곳에서 20m 정도 옆에 간출여가 겹겹이 박혀있는 자리로 이동했다. 정면으로 캐스팅하면 루어가 간출여 사이를 통과하기 쉽지 않아 미노우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자리였다. 그래서 비거리를 포기하고 대각선에서 비스듬하게 겹겹이 쌓여있는 간출여 사이로 배스낚시를 하듯 가볍게 미노우를 던져 넣었다.
여유줄을 사려주고 미노우가 제 액션을 낼 무렵. 로드가 쿡! 하고 처박히며 둔탁한 입질이 들어왔다. 로드의 휨새와 드랙을 차고 나가는 힘이 예사롭지 않았다. 간출여가 복잡한 지형이라 농어가 여 속으로 파고 들 우려가 있어 드랙을 더욱 잠그고 농어를 물위로 띄우는 데 주력했다. 필자가 이날 사용한 브리덴 대물 볼락 로드 TR85는 농어 전용 로드로 치자면 8.5피트의 라이트 액션 정도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 물속 농어는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로드와 라인 움직임 방향만으로도 충분히 움직임을 간파해낼 수 있는데 장비가 라이트할 수록 그 감도는 향상된다.
파이팅 시간이 5분을 넘길 정도로 꽤 길게 이어졌는데, 농어가 바늘을 털어내려 고개를 흔들 때마다 초리가 휘청이며 빠르게 대응해주는 느낌이 일품이었고 손맛 또한 말할 나위가 없었다. 오랜 시간 줄다리기를 했음에도 농어는 발 앞까지 와서도 지친 기색 없이 드랙을 차고 나가며 저항했다. 살짝 힘이 빠져 배를 뒤집는 순간 멀리서 불빛을 보고 달려온 김동오씨가 피시그립으로 집어서 끌어냈다. 1m에 근접한 대물이었다. 가쁜 숨을 고르고 한참을 다시 캐스팅해보았지만 후속타는 없었다.
늘 멀리 던져서 입질 받던 평소와 달리 근거리에서만 입질을 받아낸 이례적인 경험. 낚시에는 정답이 없다는 말에 공감하며 경험치를 조금 더 쌓은 기분이었다.

 


 

라이트 장비의 장점

 

볼락 로드로 농어를 상대하는 재미  

 

헤비한 장비와 라이트한 장비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장비가 헤비할수록 농어를 쉽게 뽑아내는 장점이 있어 랜딩 시간은 짧아진다. 특히 농어를 제압하기 힘든 복잡하고 거친 지형에서 매우 유리하다. 또한 루어 허용 스펙이 높은만큼 다양한 미노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에 반해 라이트한 장비는 쉽게 뽑아낸다는 느낌은 없지만 손맛이 좋다. 농어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로드가 부드럽게 받아내기 때문에 바늘털이에 대응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요즘은 메이커별로 전용 장비라는 개념이 점차 확고해지고 있어 이제 막 입문하는 낚시인들의 경우 스스로 장비의 한계를 규정짓는 경우도 꽤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용 장비라는 것은 그 어종에 맞게 조금 더 특화되어진 것일 뿐 한계가 분명하게 정해진 것이 아니다. 따라서 장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장비별 특성에 맞는 낚시 스킬을 스스로 연마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노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1월에는 수온이 높은 외해 쪽으로

 

지난 12월 30일. 기간산업 필드스탭 박재인씨와 다시 한 번 겨울 농어 탐사길에 올랐다. 필자는 1월이 가까워오면 농어낚시를 잘 하지 않는데 농어가 월동을 위해 깊은 수심으로 빠져나가는 시기라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수온이 높게 유지되어주고 있어 가능성을 엿보기 위해 나가본 것이다.
앞서 대물농어를 만났던 내만권을 돌아보니 불과 20일 사이에 모자반이 가득 피어있었다. 모자반이 수면에 필 정도로 자랐다는 것은 수온이 떨어졌다는 증거다. 봄이라면 모자반 사이에 은신하며 먹이활동을 하는 농어가 있을 확률이 높지만 겨울에 모자반 숲에서 농어를 만난 경험은 없다. 예상대로 1시간 탐색에도 농어의 입질은 없었고 수온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외해권으로 차를 돌렸다.
구룡포읍 호미곶과 대보리 일대를 살펴보니 상황이 꽤 좋았다. 곳곳의 간출여마다 하얀 백파가 일고 있어 당장이라도 농어가 물어줄 듯한 분위기였다. 유명 농어 포인트인 대보리의 ‘콘크리트 자리’에서 낚시를 시작했다.
일몰 직전 전방 40m 부근의 간출여를 노리던 박재인씨에게 입질이 들어왔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발 앞까지 농어를 끌어왔으나 마지막 바늘털이에 바늘이 빠지고 말았다. 일단 이곳에서 일몰 피딩을 보기로 하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주위에 어둠이 깔리자 다시 캐스팅을 시작했고 7시경 입질이 시작됐다. 예상대로 높은 수온이 유지되고 있어서인지 농어들이 아직 근해에 머무르고 있었다. 짧은 피딩시간 동안 원했던 대물은 만날 수 없었지만 70~80cm의 겨울농어로 손맛은 볼 수 있었다.
1월에 접어들면서 많은 농어가 깊은 수심으로 들어가 월동에 들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평년에 비해 아직 수온이 11~12도 부근에 머무르고 있어 겨울농어를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겨울농어를 노리기에는 12월이 최적기이지만 과거의 데이터를 보면 1월과 2월에도 농어는 낚여 올라온다. 빅원을 노리고자 하는 매니아라면 도전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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