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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_고흥 거군지-긴긴 한파 물러가고 남녘 물가에 봄이 오는 소리
2018년 03월 6804 11531

전남_고흥 거군지

 

긴긴 한파 물러가고

 

 

남녘 물가에 봄이 오는 소리

 

 

김현 아피스 필드스탭


1월 중순을 넘어서자 온화한 날씨가 연일 이어지면서 꾼들의 발 빠른 움직임 속에 준척급 붕어 조황 소식을 전하여 온다. 그러나 그 후 연일 이어지는 한파 예보는 신안군 섬 출조 계획을 갖고 있는 필자의 맘을 흔들어 놓는다. 꼭 출조일에 맞춰 짓궂게 변하는 날씨를 경험했으리라. 결국 한파로 인한 폭풍과 기상 악화를 예상하고 섬 출조는 다음으로 미루었다.
맹추위 속에서도 결빙되지 않고 밤낚시가 되는 곳을 찾던 중 매년 1월과 2월 사이에 붕어 조황이 좋았던 고흥 거군지를 떠올렸다. 1월 넷째 주 화요일 광주에서 약 한 시간 반 도로를 달려 고흥군 남양면에 위치한 1만2천평의 거군지에 도착했다. 동쪽으로는 바다가, 남쪽으로는 거군수로가 각각 제방을 두고 인접해 있으며 외래어종이 없는 토종터로 갈대와 부들이 저수지 반 정도를 덮고 있다.
주위를 둘러본 후 바람의 방향을 보고 촬영팀이 양수장 앞 1~1.2m의 수심권에 찌를 세우고, 나는 그 우측으로 약 20m 지점에 자리를 잡았는데 촬영팀보다 조금 더 깊은 1.5~1.7m의 수심대를 유지하였다. 이곳의 미끼는 새우가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겨울이라 현장채집이 어려울 것을 생각하여 따로 준비해온 새우를 꿰어 찌를 세운다. 산 밑 포인트는 동행한 대물무지개 정성훈 고문이 자리를 잡았는데 가장 얕은 1m 수심권을 형성하였다. 강한 겨울바람은 잠시도 쉼 없이 오후 내내 불었다. 별다른 입질 없이 밤낚시에 앞서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었다. 어둠을 밝히는 수면의 찌불은 강풍에도 아랑곳 않고 제 자리를 꿋꿋이 지키며 강태공의 시선을 잡아 놓는다. 저녁 6시가 조금 넘는 시간, 산 밑 포인트에서 챔질 소리와 함께 춤을 추는 찌불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대물무지개 정성훈 고문이 첫 붕어 소식을 월척 붕어로 알려온다.

 

거군지 양수장 앞 포인트에 자리를 잡고 어신을 기다리는 송귀섭 아피스 홍보이사.

“어서 오너라. 너 아니면 체면 구길 뻔 했느니라.” 아침에야 첫 붕어를 낚아내는 필자.

밤 9시에 벌써 연안에 살얼음이 잡혔다.

새우 미끼를 고집하다 꽝을 치고 아침에 지렁이로 교체 후 첫 붕어를 낚은 필자.

철수 직전 숭어를 낚은 송귀섭 이사. 고군지에선 고군수로를 통해 바다에서 유입된 숭어가 간혹 낚인다.

 

‘아집을 버리라’는 붕어의 가르침
영하권의 날씨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산 밑 포인트 조과 소식에 위안과 더불어 희망을 가져 본다. 또다시 연이어 정성훈 고문이 준척급 붕어를 낚아냈다. 그런데 새우가 아닌 지렁이 미끼에 모두 입질을 받았다고 한다. 촬영팀의 송귀섭 이사님은 곧바로 지렁이를 병행하여 미끼 변화를 주었으나 필자는 그대로 새우 미끼를 고집하였다. 잠시 후 송귀섭 이사도 붕어 한 수를 낚아내어 겨울밤 분위기를 한층 끌어 올렸다. 때마침 강하게 불던 바람도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밤이 깊어지면서 영하 9도를 넘는 혹한은 강하게 와 닿았다.
밤 10시경 촬영팀의 조명이 밝게 켜지며 송귀섭 이사님이 특유의 목소리와 함께 휘어진 낚싯대를 잡고 추위를 이겨내는 턱걸이 월척 붕어를 낚아냈다. 역시 지렁이 미끼에 낚였다. 그 광경을 눈앞에서 보고도 나는 고집을 안고 입질 한 번 보지 못한 채 아침을 맞이했다.

 

강풍을 뚫고 긴 대를 휘두르는 송귀섭 이사.

엄동설한에 동자개까지.

거군지 동편의 거군수로.

산 밑 포인트에 자리한 대물무지개 정성훈 고문.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하고 다시 집중하려 하다가 이러다 빈손 철수라는 오명을 안을 위기감을 느끼고 필자는 고집을 풀고 지렁이 미끼로 교체하였다. 해가 떠오른 후 아침 8시가 넘어 끝까지 솟아오르는 찌맛을 보며 뒤늦은 준척급 붕어 손맛을 보았다. 체면을 살려준 붕어의 눈빛은 아집은 버려야 함을 알려주는 듯 물끄러미 필자를 바라보았다.
이후 촬영팀이 준척 붕어 한 수를 더 하고 대를 접는 도중에 50cm 숭어를 서비스 조과로 낚았다. 숭어는 바닷고기인데 거군수로를 통해 유입되어 민물에서도 간혹 낚이곤 한다. 산 밑 포인트의 대물무지개 정성훈 고문과 필자는 바닥채비로, 송귀섭 이사는 내림채비로 붕어를 낚았다. 채비에 관계없이 동절기의 붕어 입질을 받아 조과를 거두었음은 거군지 붕어의 먹이활동이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이 아닐까 한다. 강한 바람과 영하 9~10도를 넘나드는 한파 속에 거군지의 붕어들은 멋진 찌올림을 선사하며 산란철이 멀지 않음을 암시하였다.
내비주소 고흥군 남양면 신흥리 1209. 

 

필자의 자리 뒤에서 바라본 거군지 전경.

▲밤 10시경 혹한 속에 출현한 월척붕어.

▲오후 6시가 조금 지난 시각에 월척을 낚아 올린 정성훈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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