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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왕문어 포획기 - 아키타항의 수중괴수 “오, 최홍만 사이즈!”
2009년 05월 5655 1163

 

 

일본 대왕문어 포획기

 

 

아키타항의 수중괴수 

 


“오, 최홍만 사이즈!”

 


타케이시 노리타카 武石 憲貴   
1973년 일본 아키타현 출생. 유년기부터 낚시에 심취했고 대학 졸업 후 회사생활을 했으나 2년 반 만에 퇴사하고 지구촌의 괴어들을 찾아서 세계일주에 나선다. 인도를 시작으로 아시아는 물론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까지 1,386일 동안 26개국을 거치면서 거대 괴어를 쫓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의 모험을 일본 신문에 기고하거나 단행본으로 쓰고 있다. 1년 중 6개월 이상을 해외원정낚시에 할애하는 낚시광이다.


 

▲아키타항 앞바다에서 22kg 물문어를 낚고 기진맥진한 필자가 놈을 안고 갑판에 누워 버렸다.

 

 

▲아키타방파제에서 한 낚시인이 문어를 걸자 동료 낚시인들이 가프를 준비한 채 문어가 수면에 떠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일본 동북부 아키타현의 아키타 항구. 해마다 겨울부터 봄까지 대형 물문어가 낚이는 곳이다.

 

 

내가 사는 일본 동북 지방의 아키타현에서는 겨울부터 봄에 걸쳐 초대형 문어낚시가 등장한다. 3월 초순, 매년 이맘때면 최대 3m, 50kg까지 자라는 물문어가 산란을 위해 얕은 연안으로 올라온다. 이 거대한 괴물을 만나기 위해 많은 낚시인들이 모여든다. 나 역시 대물 문어를 낚기 위해 아키타항  출조를 결정했다.
물문어(학명 Enteroctopus dofleini)는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서부터 알래스카, 알류산열도 서부, 한국의 동해에 걸쳐 태평양의 온대 연안에 널리 서식하는 문어다. 문어 종류 중에서 가장 크다. 일본의 경우 혼슈(本州)지방 중부이북에 주로 서식한다. 어부들의 말을 빌자면 30kg급만 되어도 해저에 붙어버리면 장정 두 사람이 당겨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초대물낚시를 즐기는 나로서는 물문어야말로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수중괴수’다.

 

18cm 빅베이트를 문어용 루어로 개조

 

거대한 물문어를 아키타항에선 방파제에서 낚을 수 있다. 방파제나 제방 위에서 낚시하는 것을 전제로 3~4m 길이의 다금바리용 낚싯대, 30호 정도의 합사가 충분히 감길 대형 양축릴, 여기에 특대형 문어바늘을 연결하고 미끼로는 꽁치나 게를 단다. 하지만, 나는 어디까지나 루어 전문이므로 ‘낚는 멋’을 생각해 루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문어용 루어라는 것은 없다. 그래서 나는 배스낚시용 빅베이트 플러그(18cm)를 문어용으로 개조했다. 문어의 시각을 자극하는 빨강 비닐과 큰 갈고리바늘을 달고, 나름대로 여걸림도 피하고 루어의 수중자세를 잡기위한 안전 장치도 붙였다. 낚싯대는 가물치낚시용 중 가장 강한 것을 준비하고 혹시나 빨강비닐이 떨어질까 싶어서 검정 비닐테이프로 루어 하단을 칭칭 감아 보강했다. 튼튼한 지깅용 양축릴에 낚싯줄은 PE 20호를 50m 감았다. 문어낚시는 밀고 당기는 파이팅이 있을 수 없는 낚시이므로 50m면 충분하다.
하늘은 화창하고 파도도 없어 문어낚시 하기에 좋은 날씨였다. 보트를 타고 아키타항구 앞 방파제 쪽으로 접근했다. 나는 보트 위에서 문어를 낚기로 했다. 방파제 위에서도 낚시가 가능하지만 발판이 높아 대물을 올리기에는 난관이 많다. 낚시방법은 간단해서 루어를 방파제 가까이에 떨어뜨리고 해저에서 셰이킹 액션을 가하거나 슬슬 끌어당기며 문어의 시선을 끌면 된다.
1시간쯤 지났을까? 루어에 한번 액션을 가하고 바닥을 끌어보는데 갑자기 묵직한 감촉이 전해졌다. 분명 문어가 루어를 덮친 것으로 판단하고 순식간에 릴을 감아 단번에 문어를 바닥에서 띄웠다. 내가 주도권을 잡았다. 이 단계에서 지체하면 문어가 강력한 빨판으로 바닥에 붙어버린다. 다행히 문어는 바닥에서 떨어져 있었다. 가끔 중량 때문에 핸들이 헛돌기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 바로 수면에 문어가 떠올랐다. 소형급인 4.6kg이었다.

 

▲대형 물문어와 함께 누워 보았다. 이놈은 해체하는 데만 1시간이 걸렸다.

 

22kg! 선장과 둘이 낑낑대며 들어내

 

한편 방파제 위에서는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전문 낚시인들이 서로 협조하면서 문어를 낚아 올리려 애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상당한 대형을 건듯한데 문어가 바닥에 붙어버렸는지 아무리 당겨도 꿈쩍도 하지 않는 모양이다. 솔직히 방파제나 제방 위에서는 혼자 거대한 문어를 낚아 올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소형이라면 그냥 들어 올릴 수 있지만 대물이라면 수면까지는 어찌 띄우더라도 그 다음이 문제다. 다른 사람이 가프를 내려 찍어주고 협력해서 끌어올려야 한다. 이러한 경우 문어를 건 사람은 도와준 사람에게 다리를 하나 잘라주는 것이 에티켓으로 정해져 있다. 물론 어딘가에 착 달라붙어버리면 도저히 끌어올릴 방법이 없지만 말이다.

◀괴물 문어와 키재기 하는 필자. 사람 다리통이나 문어의 다리 굵기나 비슷하다.

 

점심시간쯤 되었을 때 포인트를 이동하기로 했다. 이전에 대물이 확인된 장소다. 도착하고는 첫 캐스팅, 덜컥덜컥하는 바닥의 느낌, 물문어가 숨어 있음직한 장애물이 많이 있는 장소라는 것이 낚싯대를 통해 손으로 전해져 왔다. 그리고 30m쯤이나 이동했을까? 돌연 낚싯대가 고꾸라졌다. 물문어의 입질이 분명했다. 움직이던 보트를 세워달라고 말하면서 구부정해진 자세를 바로잡고 낚싯대를 천천히 세웠다. 엄청난 중압감을 느끼며 빠르게 릴을 감아올렸다. 낚싯대가 한계에 이를 정도로 휘어졌지만 부러지는 것을 두려워않고 강제집행으로 릴을 감았다. 늦춰주면 바닥에 붙어버려 바로 ‘아웃’이 될 상황이었다. 삐걱거리는 낚싯대와 릴, 팔뚝근육이 얼얼해지는,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중량감이다. 지금까지 나 자신이 세웠던 기록을 경신할 대물급임을 짐작했다.
“어거, 초대물이에요!”
흥분해서 외치자 선장님이 재빨리 가프를 들고서 뱃전에서 대기 태세에 들어갔다. 잠시 후 수면을 가르며 무언가 나타난 것을 알 수 있었다.
“오! 크다!”
선장님의 외침에 슬쩍 수면을 쳐다보니 거기에는 시뻘겋게 물든 거대한 물체가 둥실둥실 떠 올라있었다. 선장님은 재빠른 손놀림으로 물문어의 머리(실은 배다)에 가프를 걸고 당겨 올리려고 했지만, 문어는 뱃전에 철썩 붙어 저항을 멈추지 않았다. 문어도 필사적으로 배를 붙잡고서 도망칠 기회를 노리고 있었고 나도 어느 샌가 낚싯대를 던져버리고 필사적으로 문어의 다리를 붙잡고 끌어당기고 있었다. 선장님과 나 두 사람이 겨우 문어를 떼어내 털썩 내려놓으니 보트에 쿵쾅거리는 소리가 울릴 정도였다.
22kg, 엄청난 크기의 문어였다! SF영화에 가끔 나옴직한 괴수의 모습. 이놈과의 싸움은 완전한 격투였다. 문어를 들어 올려 보니 나보다 훨씬 크다.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고랴, 최홍만 사이주 다조!(こりゃ,チェホンマンサイズだぞ! 이거 최홍만 사이즈 아냐!)”
더 이상의 낚시는 불가능했다. 거대한 문어는 해체하는데 1시간이나 걸렸다. 혼자 다 먹을 수도 없고, 이웃과 친지 등 일곱 가족에 분배했는데도 일주일째 매일매일 식탁에 물문어가 올라오고 있다. 내 고향 아키타의 친숙한 풍경 속에 이렇게 경악할 존재가 있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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