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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_금강 백제보-4짜만 10마리! 금강 붕어 벙커를 찾았다
2018년 05월 2831 11631

충남_금강 백제보

 

 

4짜만 10마리! 금강 붕어 벙커를 찾았다

 

 

허만갑 기자

 

“붕어가… 동물이 맞죠?”
언젠가 낚시터에서 돌아오는 길에 혼잣말처럼 무심코 물었더니 옆에 있던 비바붕어 박현철씨가 “그럼 붕어가 동물이지 식물이야?”하고 이상하다는 듯 나를 보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 당연히 동물인 붕어가, 어쩐지 나는 자꾸만 식물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바로 봄이다.
봄의 붕어들은 어디서 헤엄쳐 들어오는 게 아니라 겨우내 땅속에 묻혀 있다가 봄비 내린 다음날 달래나 냉이처럼 돋아나는 것 같아서다. 녀석들은 의지에 따라 따로따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계절이 이끄는 대로 무더기로 피어나 꾼들에게 안긴다. 우리가 봄을 사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봄에 피는 붕어는 겁도 없고 망설임도 없고 조력이 짧은 사람이건 낚시가 서툰 초보자건 가리고 따지는 것 없이 그 품 안으로 뛰어든다. 낚시인은 연어가 소상하는 로키산맥 계곡의 곰들처럼 물가에서 어슬렁거리다가 눈앞을 지나가는 붕어를 낚아채기만 하면 된다. 붕어의 입질 앞에 모두 평등해지는 계절, 누구나 대박의 행운을 만날 수 있는 황금시즌, 바로 봄인 것이다.
그 봄에 우리는 금강을 찾았다. ‘부여 백제보 상류 어딘가에서 보트낚시인 네 사람이 4짜를 서너 마리씩 낚았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이다. 정보는 3월 28일 오후, 비바붕어에서 보트를 구입한 한 낚시인으로부터 박현철씨에게 전해졌다. 4짜를 낚은 사람들의 연락처와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아무리 드넓은 금강이라도 보트 네 척이 함께 낚시할 수 있는 규모의 포인트는 그리 많지 않다. 박현철씨는 금강의 위성사진을 한참 훑어보고는 백제보 중류의 화양교(충남 청양군 목면 화양리 37-2) 아래로 점찍었고, 29일 새벽 2시에 그 주소를 찾아 출발했다.  
“이런, 진입로가 끊겼네. 낚시차량이 못 들어가게 포클레인으로 길을 파놓았어.”
새벽 5시, 화양교에 도착했지만 차가 물가까지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없었다. 다행히 그곳에서 4km 상류에 차량 진입로가 또 있다는 말을 듣고 도착한 곳이 ‘공주시 우성면 어천리 150-7번지’ 강변. 강가에 차를 대고 보트를 펴는 동안 날이 밝아왔다. 여기서 화양교 포인트까지는 장장 5km 거리. 전기모터를 보트에 달고 전속항진했는데도 40분이나 걸렸다. 맑고 차가운 금강의 아침공기를 가르며 배를 모는 기분은 상쾌했다. 보트가 지나가자 연안에 있던 붕어와 잉어들이 놀라서 튀고 강변 수풀 사이로 고라니들이 껑충껑충 달아난다.
그런데 화양교 아래에 도착하니 그곳에 보트는 한 척뿐이었다. 네 척이 4짜를 타작한 곳은 여기가 아니었다.(나중에 알아보니 그곳은 더 하류 쪽의 왕진교 주변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행운의 여신은 우리를 백제보 최고의 명당으로 이끌었다.

 

백제보 중상류 화양교 밑 포인트에서 수몰나무 언저리 60cm 수심에 찌를 세우고 입질을 기다리는 박현철 프로. 신형 하이파론

  티타늄 360 보트의 위용이 돋보인다. 수몰나무 왼쪽(사진의 왼쪽)으로 줄풀대가 연안까지 이어져 산란붕어들의 길목이 되었다.

  이 자리에서 박현철씨는 42.5cm 포함 4짜만 5마리를 낚았다.

360 티타늄 보트를 세팅하는 모습. 부부가 함께 타도 넉넉할 정도로 실내가 넓었다.

화양교 밑의 진입로가 끊겨 있어서 먼 상류에서 보트를 펴고 5km를 운항해야 했다.

연안 줄풀 군락을 노린 낚시인이 연거푸 월척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잉어들이 산란하러 들어와서 수초대를 헤집고 있다. 그런 소란 속에서도 월척붕어들이 찌를 밀어올렸다.

70cm 수심의 수몰나무 사이에서 허리급 월척을 낚아내는 비바붕어 임영호 대표.

 

 

엄청난 씨알과 손맛의 향연
물색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본류에서 후미져 들어가 화양교까지 S자로 구부러진 유역은 바깥 본류의 맑은 물색과 확연히 대비되는 물색을 보였다. 연안은 온통 붕어의 산란 몸부림으로 요란했다. 혼자 떠있던 보트낚시인은 “사흘간 낚시했는데 이틀 계속 꽝 치고 오늘 새벽 5시에 4짜 한 마리, 조금 전에 월척 한 마리를 낚았다”고 했다. 붕어가 오늘부터 입질을 시작했다니 더욱 기대가 된다.
그러나 생각보다 포인트가 많지 않았다. 연안 수심이 너무 얕고 줄풀이나 수몰나무가 있는 곳의 수심이 20~40cm에 불과했다. 1m 이상의 수심을 가진 곳은 모두 휑한 맨바닥이다. 박현철씨는 깊은 물골 언저리 80cm 수심대에 찌를 깔았다. 연안 줄풀에서 2m쯤 떨어진 지점이다. 나는 연안에서 접근 불가능한 건너편에 평지가 수몰돼 있는 걸 보고 기대를 품고 가까이 가보았으나 수심이 30cm에 불과했다. 여기저기 포인트를 찾아 배회하다가 박현철씨에게 다시 돌아오니 “입질을 한 번 받았는데 2호 목줄이 터졌다”고 했다.
박현철씨의 오른쪽에 폴대를 내리고 긴 대를 펼쳐서 연안 쪽으로 던졌다. 이렇게 보트와 찌 투척점 사이에 수초 같은 은폐물이 없는 곳에서는 (특히 수심이 얕을수록) 무조건 긴 대를 쓰는 것이 유리하다. 짧은 대 사정거리에선 붕어가 보트의 존재를 느끼기 때문이다. 낚싯대 길이가 0.5칸 늘면 붕어 씨알은 한 치씩 커진다 생각해도 무방하다. 양쪽 끝에 42대, 그 안쪽에 40대, 중앙에 38, 36대를 펼쳐 모두 6대를 깔았다.
왼쪽 연안의 경사도가 좀 더 급해서 60~70cm 수심을 보이고 오른쪽 연안은 아주 완만하여 50~55cm 수심을 보이는데 첫 입질은 맨 오른쪽 50cm 수심에서 왔다. 찌가 살짝 떠서 빙그르 도는 걸 보고 잡아챘더니 강붕어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36cm 붕어가 끌려나왔다. 시계를 보니 오전 10시 20분이었다. 
두 번째 입질이 찾아온 것은 그로부터 다섯 시간 후인 오후 3시 30분이었다. 이번엔 맨 왼쪽 42대의 찌가 솟았다. 빵은 허리급인데 길이는 33cm. 그때부터 20~30분 간격으로 입질이 들어오는데 오른쪽 완경사의 40대와 42대에 입질이 집중되었다. 희한하게도 다른 자리에선 입질이 없었다. 오후 5시쯤 비바붕어 임영호 대표와 이강선 회원이 들어와서 내 양쪽으로 바짝 붙어 낚시를 했는데 내 자리에서만 계속 붕어가 올라왔다. 두 사람 입장에선 약 오르고 환장할 노릇이다. 씨알은 점점 굵어져 37cm, 38cm가 나오더니 오후 6시, 왼쪽 40대에서 마침내 42cm 붕어가 솟구쳤다. “허 국장님, 오늘 완전히 날 잡았네요.” 임 대표가 기가 차다는 듯 허허 웃는다.
내 자리 외에 붕어가 낚이는 자리는 뒤편의 연안 포인트 한 곳뿐이었다. 촌로 한 분이 짧은 대로 줄풀수초에 붙여서 월척붕어를 계속 낚아냈다. 박현철 프로는 그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노인분이 철수하기만 기다렸는데 밤낚시 준비를 하지 않아서 일찍 철수할 것 같던 노인은 붕어의 입질에 발목이 잡혀 어둑어둑해질 때 일어섰다.
어두워진 후로는 한 시간 넘게 입질이 없었다. 밤낚시가 안 될 것으로 보고 일찍 자려고 보트 바닥에 침낭을 펴고 있는데 정면 38대의 찌가 옆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챔질과 동시에 낚싯줄이 울면서 팔목이 꺾일 정도의 저항이 느껴졌다. 얼른 두 손으로 대를 잡고 허리를 세우려 했으나 바늘이 튕겨져 나오고 말았다. 그때 시간은 저녁 8시. 도대체 뭘까?
떡밥과 지렁이를 반반씩 달았다가 입질 받은 지렁이로 모두 갈아주고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정면 36대(입질을 놓친 바로 옆 낚싯대)의 찌가 살짝 솟더니 옆으로 잠긴다. 챔질하자 또 쐐애액~ 이번엔 놓치지 않고 랜딩에 성공하여 뜰채에 담았는데 41cm 붕어였다. 비로소 좀 전에 놓친 놈이 얼마나 큰 붕어였는지 감이 왔다. 왼쪽에서 보트끼리 붙여놓고 저녁을 먹고 있는 박현철, 임영호씨에게 4짜 한 마리 낚고 한 마리 놓쳤다고 하자 또 기가 찬 듯 웃기만 한다. 밤 9시에 나는 38cm 붕어를 추가했고, 두 시간 더 밤낚시를 즐기다가 침낭 속으로 들어갔다.
이튿날 아침은 박현철 프로의 독무대였다. 노인이 붕어를 낚던 줄풀 외곽을 보트로 공략한 박현철씨는 아침에 5마리를 낚고 오전 10시에 42.5cm 붕어를 올렸다. “연안에 바짝 붙인 45센티미터 수심에서 낚았다”고 했다. 나는 아침에 3마리를 낚았는데 가장 큰 게 39cm였다.
나, 임영호, 이강선씨는 이날 철수하고 박현철씨는 클럽비바 회원 서상현 이사가 다음날(토요일) 혼자 온다는 말을 듣고 남았다. 그리고 토요일 오전, 박현철씨는 10마리를 낚았는데 그중 무려 4마리가 4짜였다. 그 현장을 전화로 중계한 박 프로는 “붕어들이 최고의 활성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철씨가 4짜 5마리를 뽑은 자리는 토요일 오후 서상현 이사가 물려받았다. 2박3일간 보트 안에서만 지내느라 체력이 고갈된 박 프로를 위해 삼겹살을 구워 나눠 먹고 오후 3시에 낚시를 시작한 서상현씨는 첫 입질에 38cm를 낚고 저녁 6시에 40.5cm를 낚았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7시에 40.3cm를 추가하면서 1박2일간 월척 13마리를 낚아냈다. 3박4일간 올라온 4짜붕어는 총 10마리였다.

 

뜰채에 담긴 4짜 붕어.

기자가 4짜 두 마리를 낚은 포인트. 20~60cm 수심의 완경사가 넓게 형성되어 있다. 여기서 1박2일간 월척 15마리를 뽑아냈다.

부들수초대를 노리는 연안낚시인. 시즌 초기라 그런지 포인트 편차가 심했다. 이 자리에선 낮엔 입질이 없고 초저녁에 대형 붕어들이

  낱마리로 입질했다.

백제보 4짜 붕어의 웅장한 모습.

수몰나무 속으로 이동한 임영호 대표가 보트를 연안 쪽에 붙이고 바깥으로 스윙낚시를 하고 있다.

큰놈들만 골라서 기념촬영을 했다. 박현철씨가 든 것이 42.5cm, 이강선(우)씨가 든 것이 42cm 붕어다.

  그밖에도 41, 39, 38, 37cm 등 대형 월척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25km 물길에 미답 포인트 널려 있다
백제보 대물자원의 잠재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내가 백제보를 처음 찾은 건 보가 완공된 지 2년 후인 2014년 5월이었다. 그때 나는 박현철 프로와 백제보 2km 상류에서 보트낚시를 했는데 피크시즌을 한 달 지난 시기라 4짜는 보지 못하고 32~34cm급으로 몇 마리 낚았다. 그 후 백제보의 붕어들은 해마다 굵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찾은 화양교 밑이 대물붕어의 소굴이었다. 노랑붕어라는 닉네임을 쓰는 보트낚시인을 현장에서 만났는데 “작년 요맘때 이곳에서 48센티까지 올라왔다. 여기는 4짜 초반보다 45센티가 넘는 씨알이 잘 낚인다. 올해는 씨알이 잔 편”이라고 말했다.     
4대강사업으로 축조된 백제보는 포인트가 방대하고 시즌이 길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하류 백제보부터 상류 공주보까지 25km 물길에 미답의 포인트들이 즐비하고, 저수지의 호황은 길어야 보름이지만, 백제보는 3월 하순부터 6월 중순까지 석 달 가까이 꾸준한 호황이 펼쳐진다. 주요 포인트는 백제보 인근 자왕리 강변, 왕진교 밑의 중산리 강변, 이번에 낚시한 화양교 밑 화양리 강변, 그리고 그 맞은편의 대학리 강변이 손꼽히며 그밖에도 크고 작은 홈통에 수몰나무나 수초가 형성된 곳이면 어디서나 붕어를 낚을 수 있다.
5월까지는 낮낚시 위주로 전개되나 수온이 올라가는 6월 이후에는 밤낚시가 잘되는 것도 특징이다. 미끼는 지렁이와 떡밥을 다 써보는 것이 좋다. 취재기간엔 낮밤 모두 지렁이에 입질이 들어왔지만 4월 이후엔 글루텐떡밥이 더 잘 먹히기 때문이다. 꾸준히 밑밥이 들어간 포인트는 떡밥이, 그렇지 않은 생자리는 지렁이가 유리하다. 
취재협조 비바붕어 031-317-6806

 

“살림망 하나는 개봉하지도 않았습니다.” 클럽비바 회원 서상현씨가 조과를 펼쳐보이고 있다.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4짜 두 마리 포함 월척 13마리를 낚았다.

“이놈도 4짜 같은데!” 아침에 연속 입질을 받아낸 박현철 프로. 금강 대물붕어의 짜릿한 손맛을 원없이 즐겼다.

화양교 밑 홈통 초입의 수몰나무 지대를 노리는 보트낚시인. 여기서도 붕어가 곧잘 입질했으나 대물은 고사목에 걸려서 랜딩하다

  떨구기 일쑤였다.

▲“금강 붕어 멋지네요.” 클럽비바 이강선 회원의 씨알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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