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장바구니 주문배송조회 고객센터
과월호신청
Home> 호황낚시터 > 민물
충남_태안 송현지-부활의 미스터리
2018년 07월 3185 11753

충남_태안 송현지

 

 

부활의 미스터리

 

 

허만갑 기자

 

2015년 가을 완전히 물이 말라 어자원이 멸절된 줄 알았던 태안군 소원면의 송현지가 올봄 월척 마릿수 호황을 보이고 있다. 낚시인들은 당혹해 하고 있다. “도대체 이 붕어들은 어디 있다 나타난 놈들인가?”

 

지구에 사는 동물 중 가장 신비로움에 싸인 동물은 물고기다. 현재 지구에는 파충류와 양서류 9000종, 조류 8900종, 포유류 6000종이 있다. 그에 비해 어류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만 3만2000종이다. 이렇듯 물고기는 육상의 동물보다 훨씬 많지만 사람이 갈 수 없는 물속에 살기 때문에 관련 연구는 미진하며 그 삶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심해에 사는 물고기만 신비로운 게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고기, 붕어도 많은 불가사의를 품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놀라운 생존능력이다.
대한발이 전국을 휩쓴 2015년 여름, 태안 송현지의 붕어들은 심각한 갈수에 허덕였고 10월에는 마침내 모든 물이 말라버렸다. 그 전에 동네 사람들이 매일 펄 속을 누비며 물고기를 주워 담았고, 마지막엔 마른 땅에 포클레인이 들어가 준설작업을 했다. 당시 송현지를 찾았던 이영규 기자는 “살아남은 생명체라고는 아무 것도 없다. 태안군을 대표하는 낚시터 하나가 완전히 폐허로 변해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2년 6개월… 올해 4월부터 ‘송현지에서 월척붕어가 낚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더 놀랍게도 하룻밤에 월척만 15마리를 낚은 사람이 있을 만큼 마릿수도 많았다. 고갈된 못에서 2~3년 지나면 다시 붕어가 낚이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지만, 나는 송현지의 고갈상황을 사진으로 보았기 때문에 그 부활이 믿어지지 않았다. 보통 고갈되었다고 해도 제방권에는 약간의 물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송현지는 진짜 완전히 말라버렸지 않은가.
혹시 하류의 만리지 붕어가 거슬러 올라온 것은 아닐까? 그러나 만리지 붕어와 송현지 붕어는 씨알도 다르고 체형도 다르다. 만리지는 7~9치가 주종인 곳인데 송현지 붕어는 낚이면 거의 월척이다. 결국 현장에 가서 확인해보기로 하고 5월 18일 송현지로 향했다. 한국피싱리그 박현철 회장, 이은규 총재 부부, 서상현 회원이 동행했다.

 

▲고갈을 견디고 멋진 모습으로 돌아온 송현지의 '흑금붕어'.

▲2015년 10월에 촬영한 송현지. 제방권까지 완전히 말라서 포클레인이 들어가 준설작업을 했다. 상류에 약간 물이 고인 부분은 바짝

  마른 뒤 내린 빗물이 고인 것이다.

 

 

고갈 전보다 마릿수 늘고 씨알은 줄었다
풍경은 옛 모습 그대로였다. 만수위의 물이 무넘기에 찰랑거리고, 온 수면에 말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고(고갈 전보다 말풀이 더 많았다.) 상류에는 뗏장수초가 그림 같이 펼쳐져 있었다. 아직 조황이 알려지지 않아서 연안낚시인 두 사람만 있을 뿐 3만4천평의 수면이 텅 비어 있었다.
최상류 물 유입구에 앉은 낚시인에게 가보니 살림망에 붕어 4마리가 들어 있었다. 대략 32~35cm 씨알이었다. “어젯밤에는 저 밑에서 낚시했는데 청태가 많아서 고생만 하고 밤에 폭우가 쏟아져서 혼이 났다. 아침에 이리로 옮기자마자 소나기 입질을 받아서 10마리 정도 걸었는데 수초에 엉켜서 다 놓치고 네 마리 잡았다”고 했다.
이 조과를 보지 않았으면 붕어가 있기는 한 건가 의심할 뻔했다. 우리는 상류 뗏장수초와 말풀이 섞인 곳에 보트를 박고 옥수수 미끼로 밤낚시를 했지만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입질 한 번 없었기 때문이다. 미동도 않던 찌는 아침이 밝아오면서 솟구치기 시작했다. 서상현씨가 38cm를 비롯해 7마리를 낚았고 박현철씨가 36cm를 비롯해 6마리를 낚았다. 모조리 월척이었다. 아침 7시부터 10시까지 입질이 활발했고 오전 11시까지 이어졌다. 서상현씨는 “찌올림도 예술이고 힘이 너무 좋다”며 감탄했다. 그러나 나는 너무 상류 쪽으로 붙었는지 아침에 낚은 33cm 한 마리가 끝이었고 중류권을 노린 이은규 총재 부부도 입질을 받지 못했다.
박현철씨는 “하루에 입질을 두 번 이상 보기 힘든 대물터였는데, 붕어 자원이 오히려 더 늘어난 것 같다. 다만 씨알은 그때보다 잘아진 감이 있다. 고갈 전 이곳에선 걸면 거의 4짜였고 49센티까지 낚였다”고 말했다. 
포인트는 도로 건너편에 집중돼 있다. 만수엔 상류, 갈수엔 중하류 쪽에서 1.5~2m 수심의 말풀 사이 청태가 적은 깨끗한 바닥을 찾아야 한다. 미끼는 블루길이 많아서 지렁이는 쓰기 어렵고 옥수수와 글루텐이 효과적이다. 동틀 무렵부터 오전 11시까지 입질이 활발하다. 그러나 앞으로 물이 더 빠지면 밤 12시부터 새벽 사이에 대물들이 입질하는 양상으로 바뀐다. 송현지는 전통적으로 만수보다 5~6월 배수기에 호황을 보이는 곳이라 앞으로 더 기대되는 상황이며 9~10월 가을에 또 한 차례 호황기를 맞는다.  

 

▲“역시 송현지 붕어네요. 정말 잘 생겼습니다.” 36cm 붕어를 올린 박현철 프로.

 

 

6월 갈수기와 9~10월에 대물 기대
우리나라 농업용 저수지의 우점종인 붕어는 짧게는 2~3년, 길게는 십수년의 주기로 고갈되는 혹독한 환경 속에서 살아왔다. 물고기란 물 없이 살 수 없는 생명체인데도 먼지가 폴폴 날릴 정도로 방치된 저수지에 다시 물이 차면 붕어가 낚이는 놀라운 경험들을 하게 된다. 낚시인들은 “저수지 바닥 표면은 말라도 그 밑은 물기를 머금은 뻘층이 있는데 그 속에 붕어들이 파고 들어가 생존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증거는 없다. “준설작업을 하러 들어간 포클레인이 뻘 속에 박힌 붕어를 떠낸 걸 본 적 있다”는 증언도 있지만 증명할 수 있는 사진은 없다. 다만 낚시인들은 경험으로 가뭄이 붕어들을 멸종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 뿐이다. 
아무튼 붕어들의 놀라운 생존능력 덕분에 우리는 붕어낚시를 즐기고 있다. 만약 붕어들이 물이 마를 때마다 같이 죽는다면 소류지낚시는 완전히 사라지고 중대형지 중에서도 절반 이상은 낚시터 목록에서 지워질 것이다. 우리 토종붕어는 이 땅에 농경문화가 정착된 이래 수없이 반복된 가뭄과 여름의 열기와 겨울의 혹한 속에서 살아남았다. 그리고 배스나 블루길 같은 외래 침략자에 맞서 체구를 키우고 먹이를 바꾸면서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있다. 보트를 접고 나오면서 송현지를 다시 한 번 돌아보았다. 정말 푸르고 아름답다. 누구도 이곳이 3년 전 고갈된 저수지라고는 보지 않을 것이다. 이제 그 고난의 시기를 누가 기억해줄까? 사람들은 다 잊고 살아도 끈질기게 살아남은 송현지의 붕어들은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취재협조 비바붕어 031-317-6806



※ 낚시광장의 낚시춘추 및 Angler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무단 복제, 전송, 배포 등) 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