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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_러시아-캄차카 주파노바 강에서 만난 나의 버킷리스트, 쿤자
2018년 10월 41 11963

해외_러시아

 

캄차카 주파노바 강에서 만난

 

 

나의 버킷리스트, 쿤자

 

 

남정열 오지 플라이낚시 전문가

 

 

▲헬기에서 내려다본 캄차카의 대자연.

캄차카로 가기 전에 경유한 블라디보스토크 공항.

주파노바강 상류에서 낚은 72cm 무지개송어.

필자가 쿤자를 낚기 위해 사용한 플라이낚싯대.

 미국 낚시인들이 '트로피'라고 부르는 캄차카의 대형 무지개송어.

 

 

2007년에 처음 찾았던 러시아 캄차카. 시내에서 30분만 나가면 휴대폰조차 활용이 안 되는 오지 중의 오지. 물가에는 곰들이 나와 있고 화산 정상부에는 항상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 ‘언젠가는 꼭 다시 가봐야지.’ 나의 버킷리스트에 넣어두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간 해외출장 중 간간이 캐나다 밴쿠버, 미국 디트로이트, 일본 쿠시로, 브라질 큐리티바 등에서 플라이낚시를 하였지만 항상 내 마음 속에 동경의 대상은 캄차카였고 그곳에서만 산다는 ‘꿈의 물고기’ 쿤자(Kundzha)였다. 쿤자는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곤들메기와 비슷한 고기인데 일본의 아메마스나 동구권에서 잡히는 돌리바든(Dolly-vadon)과는 다른 희귀종으로 캄차카에서도 주파노바강(Zhupanova river)에서만 잡힌다고 한다. 
 
플라이 낚시인들의 낙원, 주파노바
지난 5월 미국 친구 그렉 케네디가 “8월에 캄차카 주파노바에 가는데 당신을 초대하고 싶다”고 연락해 왔다. 드디어 기회가 왔구나! 나는 러시아 친구 얀 이바노프에게 계약서를 작성하여 보내고 쿤자 시즌과 플라이 패턴 등을 문의하였다. 내게 온 답장에는 8월 중순에 시즌이 시작되고 패턴은 에그 서킹 리치(Egg-surking leach, 거머리가 연어 알을 먹는 패턴)를 추천하였다.
플라이라인은 T-150, T-200, T-300 싱킹라인을 준비하여 현지 유속에 대비하였고, 혹 무거운 것에 대비하여 밴쿠버섬에서 사용하였던 스카짓 365 그레인(Skagit-365gr) 라인, 코만도 헤드 라인에 싱킹팁까지 준비하니 어느 정도 준비는 끝난 듯한데 그래도 부족해 보인다.
캄차카의 주파노바강은 우리나라 플라이 앵글러들도 가고 싶어 하는 곳이지만 1회 낚시가 7일, 6명으로 제한되는 곳이고, 비용도 매우 비싼 편이어서(미국 플라이전문숍에서 6,995달러)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또한 성수기 피크시즌인 7월부터 9월까지는 미국 플라이숍에서 독점을 하다 보니 더 가기 힘든 곳이다. 이번엔 캄차카 현지 가이드 팀장인 얀 이바노프와 가이드 블라디미르가 나를 초대해 주었고, 이제 몇 개월 뒤면 인생 육십이 되는 터라 지금 안 가면 언제 또 가겠나 싶어 떠나기로 결정하였다. 미국 팀은 8월 7일 11시에 도착하여 헬기를 타고 주파노바에 들어간다고 하여 나는 8월 6일 새벽 2시 15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블라디보스톡 공항을 경유, 캄차카에 15시 도착 일정으로 하루 먼저 들어갔다. 7일 미국 팀과 합류하기 위해 헬리포트에 도착하니 미국 팀이 앵커리지의 기상 악화로 오늘 못 온다고 한다. 뭐야!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그럼 오늘 못 들어가나? 나는 오늘 헬기 출발 시간에 맞추기 위해 어제 들어왔다고 강력하게 항의를 하니 “그럼 작은 헬기로 먼저 보내주겠다”고 한다.  
캄차카에서부터 1시간 30분 비행 끝에 도착한 주파노바의 젠저 롯지(Zenzur-Lodge). 앞으로 1주일간 머물며 낚시를 할 곳이다. 롯지 식당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분위기, 음식의 질이 5성급 호텔 수준이다. 혼자 식사를 하고 나니 오후에 바로 낚시를 하자고 한다. 야호! 내가 바랐던 그림이다.  
준비를 하고 드디어 출발. 막상 강에 나가보니 수심과 유속이 어마무시하다. 주파노바강은 56마일(약 90km) 길이를 자랑하며 캄차카반도의 동쪽 베링해협으로 흐른다. 급류가 흐르는 다운스트림과 회전을 하는 스팟 쪽으로 보트를 정박하여 달라 하고는 캐나다의 경험을 가지고 플라이 캐스팅을 시작하였다.  먼저 배 위에서 8번 스위치 로드를 가지고 흐르는 물 측면에서 캐스팅을 하고 유속에 자연스럽게 흘려보낸 뒤 유속에 의하여 라인 끝에 드랙이 걸리면서 탐색하는 스윙낚시 기법을 구사하였다. 첫날 52cm 돌리바든(러시아어로는 겔리어츠)과 62cm 트로피를 낚았다. 트로피(Trophy)는 캄차카 대물송어를 미국 낚시인들이 부르는 이름이다.    

 

대형 ‘트로피’ 송어로 아쉬움을 달래고
둘째 날, 이제는 본격적인 낚시를 시작하였다. 아침 8시에 식사를 하고 출발시간보다 30분 먼저 선착장에 도착하니 가이드 아나토리가 반갑게 맞아준다. 오늘은 최상류에 올라가서 내려오면서 낚시를 하자고 한다. 보트로 약 40분 정도 달리는데 정말 춥다. 한국은 38도를 오르내리는데 이곳의 아침기온은 14도이다.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오면서 다운스트림이나 측면 포켓을 집중적으로 공략하였다. 물고기는 정말 많았다. 핑크새먼과 돌리바든을 오전에만 50수 정도 낚았다. “쿤자는 언제 올라오느냐”고 물었더니 아직은 시즌이 좀 이르다, 이제 시작한 듯하다고 말한다.
빵과 샐러드, 치즈와 베이컨으로 점심식사를 한 후 먼저 무지개송어에 집중하여 낚시를 해 보았다. 하지만 역시 돌리바든. 정말 무지막지하게 올라온다. 내려오는 포인트마다 첫 손님은 돌리바든이다. 사이즈도 다양하게 30cm부터 50cm 후반까지 정말 지겹게 올라온다. 그러다가 핑크새먼을 만나면 그 힘에 내가 지칠 정도로 이리저리 낚싯대를 끌고 다녔다. 아~ 핑크, 너는 내가 캐나다에서 많이 만났다 아이가!
오후 3시경 좀 더 얕고 넓은 런 지역에 도착하여 보니 핑크새먼 무리가 산란을 시작하고 있었고, 나는 그 지역을 벗어나 유속이 제법 빠른 지역을 팁싱킹 라인과 에그 서킹 리치에 가벼운 채비를 달고 유속 측면에 장타를 치기 시작하였다. 역시 돌리바든이 먼저 달려든다. 한 마리, 두 마리… 열 마리 정도 낚고 다시 장타를 쳤다. 라인은 유속에 맞게 드랙이 걸리기 시작하고 텐션을 유지하면서 흘려주고 있는데 ‘툭’하고 플라이를 가져간다. 라인은 40m 정도 흘려 주었는데… 강하게 훅셋을 하였다.
그런데 돌리바든은 수면으로 점프를 하는데 이 녀석은 점프도 없이 하류로 달린다. 또 핑크가 걸렸구나 하면서 펌핑을 하는데 20m 정도 근접거리에 오면 다시 달리고, 다시 끌고 오면 또 달린다. 고기와 싸우고 있는데 어느새 가이드가 와서는 “미끼자”라고 하면서 뜰채를 준비하고 있다. 미끼자는 무지개송어의 러시아어다. 그러면 이 녀석이 트로피인가? 
그때부터 신중을 기하며 싸우기를 30분, 아나토리가 하류 쪽으로 이동하여 뜰채에 담는 데 성공하였다. 내가 지금껏 만나 보았던 송어와는 차원이 다른 녀석이었다. 72cm 무지개송어. 미국과 캐나다의 스틸헤드보다 힘이 훨씬 셌다. 
잠시 쉬면서 쿤자는 아직 안 올라 왔느냐고 묻자 “이상하다. 7월 말, 8월 초면 보통 강에서 볼 수 있는데 올해는 안 보인다”고 했다. 이게 무슨 소린가. 나는 그 녀석을 만나러 왔는데….

 

마지막 날 오후낚시에 마침내
“피시 온!”
미국 팀이 도착했다. 내일 미국 팀은 ‘탱크 포인트’에 간다고 한다. 탱크 포인트? 헬리콥터가 갈 수 없는 완전 오지라서 탱크를 타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는 쿤자는 드물지만 트로피 송어의 천국이라고 한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총 네 척의 보트에 나누어 타고 2시간 동안 달려서 포인트에 도착하였다. 정말 탱크가 있다. 거기에는 드리프트 보트도 실려 있었고, 러시아 군인 복장의 다른 가이드도 있었다. 나는 공군 출신이어서 탱크는 처음 타 보았다. 드디어 출발을 하는데 이건 뭐지? 길도 없는 숲속을 누비며 30도, 40도 언덕도 굉음과 함께 거뜬히 오르고 웬만한 나무는 그냥 부러뜨리면서 전진한다. 1시간 정도 가니 작은 강가에 멈추어 섰다.
처음 출발 때 낚싯대 하나에 라인은 무조건 플로팅 라인만 가지고 오라는 조건안내가 있었는데 수심을 보니 1m 이내로 강보다는 여울(Creek)에 가까워 보인다. 내가 탄 보트가 먼저 출발하게 되었고 난 내 플라이낚시에 집중하면서 캐스팅을 시작하였다. 8번 로드에 배스 테이퍼 라인, 14파운드 리더라인 앞에 헹키 마우스(Henky-mouse)를 달고 캐스팅을 하여 툭툭 세 번 정도 감아 들이는데 강력한 입질이 온다. “피시 온!”을 외치고 힘겨루기를 하는데 티잉~ 단번에 리더라인이 터져 버린다.
이바로프가 다가와 몇 파운드 줄을 썼냐고 묻기에 14파운드를 썼다고 하니 여기서는 20파운드를 쓴다고 한다. 라인을 바꾸고 다시 던지니 이내 입질이 온다. 그동안 내가 낚시하는 모습만 보고 낚시를 하지 않던 미국 팀도 환호를 해준다. 랜딩네트로 건진 무지개송어는 정말 엄청난 크기였다.
낚시 5일째, 나는 다시 하류로 내려갔다. 하지만 역시 쿤자를 만나지 못했다. 오른쪽 팔꿈치에 통증이 심하여 두 손으로 던지고 감고를 하루 종일 하였지만 허사였다. 저녁에 캠프에 돌아오니 미국 친구 그렉은 오늘 30cm 쿤자를 만났다고 사진을 보여준다. 작지만 있구나. 채비를 보여주는데 나와 같은 리치 패턴이다. 이제 하루 남았는데…. 다음날을 위하여 나는 리더라인과 채비를 모두 새것으로 교체하였다. 혹 나에게 행운이 온다면 놓치지 않기 위해서…. 
아침에 선착장에 역시 먼저 도착하였다. 탱크 포인트를 다녀온 후 이제 미국 팀은 나를 보면 “쿤자! 쿤자!”하면서 파이팅을 외쳐준다. 마지막 날 오전은 하류에서 집중적으로 쿤자를 노려보았다. 이제 무지개송어도 핑크새먼도 별 감흥이 없다. 물가에서 점심을 먹으며 아나토리에게 “오후에는 어디로 갈 것인가” 물어보니 “당신을 위해서 꼭 나도 쿤자를 보고 싶다. 둘째 날 당신이 빅원을 낚은 상류에 한번 가보자”고 한다. 커피를 한 잔 뜨겁게 마셨다. 그리고 주파노브스키 화산의 설경을 보면서 잠시 상념에 빠져든다. 내가 너무 쿤자에 욕심을 냈나? 반성도 해보았다.
나는 아나토리가 가자고 재촉하는 상류로 갔다. 72cm 무지개를 만났던 곳이다. 팔꿈치 통증 때문에 낚싯대를 두 손으로 흔들기 시작했다. 통증을 참으면서 그냥 던지니 마음도 편안해졌고, 이제는 무지개송어도, 곤들메기도 무척 반갑다. 그런데 핑크새먼은 힘이 장사여서 너무 힘들다. 한 마리 걸면 정말 팔꿈치가 욱신거린다.
오후 3시경 조금 더 하류로 100m 이동하였다. 이제는 이번 낚시여행을 정리하여야 하는 시간. 무심코 바늘통을 바라보니 눈에 들어온 보라색 에그 서킹 리치. 하나를 꺼내서 채비에 묶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일어나 이제껏 하지 않았던 연안 쪽으로 캐스팅을 하였다. ‘툭!’
이번에 걸린 녀석은 제법 힘을 쓴다. 릴을 감으면 차고 나가고 다시 감으면 차고 나가고…낑낑대고 있는데 멀리 20m 앞에서 점프를 한다. 나는 “미끼자”라고 외쳤는데 어느새 내 옆에는 아나토리가 뜰채를 들고 와서는 말이 없다. 녀석이 10m 앞에 왔을 때 다시 점프를 하였고 그것을 본 아나토리가 “제임스! 쿤자”라고 소리쳤다. 녀석은 우리를 보았는지 하류로 달아난다. 잠시 혼란스럽다. 내가 너를 만나려고 일주일을 쫓아 다녔는데 마지막 순간에 만나다니…. 아나토리는 보트 시동을 걸고 하류로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고 나는 더욱더 신중하게 릴링을 하였다. 잔잔한 여울에 도착하자 녀석도 순순히 내게 다가왔고 아나토리는 뜰채로 녀석을 포획하였다. 그런데 그대로 가만히 있기에 밖으로 꺼내자고 하였더니 “안 된다. 이건 보호어종이라 밖으로 꺼내면 안 된다”고 하면서 나에게 박수를 쳐주었다. 뜰채에 담긴 쿤자를 보면서 아무런 행동도 말도 못하고 그저 바라만 보았다.
사진을 찍고 쿤자를 방생한 후 저 멀리 주파노브스키 화산을 쳐다보면서 깊은 담배 한 모금을 들이마셨다. 5분여 동안 아무 말없이 있는데 아나토리도 가만히 나를 바라만 보고 있다. 시계를 보았다. 오후 4시. 낚싯대에 달려 있는 훅을 하나씩 자르기 시작했다. “제임스 그만할 것인가?” 아나토리가 물어본다. 그래, 그만하고 캠프로 돌아가자! 내가 이곳에 온 목적을 다 이루었다. 후회도 없다. 보트 옆을 보니 정말 핑크새먼이 많다. 곰들도 나를 반겨 주는 듯하다.
캠프에 도착했다. 미국 팀이 돌아오려면 한 시간이 더 남았다. 수건을 목에 걸고 온천으로 갔다. 목욕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와 깊은 잠에 들었나 보다. 밖에서 누가 노크를 한다. 나가 보니 이바로프가 하이파이브를 해준다. 내가 쿤자를 만난 것을 들었다고 하면서 축하해준다. 정신을 차리고 밖에 나가보니 이바로프가 바비큐를 준비하면서 “제임스가 드디어 쿤자를 잡았다”고 소리친다. 미국 친구들은 내게 다가와 축하해 주었고 나는 사진을 보여주었다. 정말 다들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것 같았다. 
주파노바 강에서 1주일간의 생활. 정말 팔이 아플 정도로 많은 물고기를 만났다. 가끔 오지 낚시여행을 다녔지만 이곳은 꼭 다시 와보고 싶은, 매우 인상적인 곳이다. 나는 꼭 이곳으로 돌아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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