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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_영암 율치지-오염된 퇴물에서 월척터로~ 환골탈태
2018년 11월 249 12018

전남_영암 율치지

 

오염된 퇴물에서 월척터로~

 

 

환골탈태

 

 

이영규 기자

 

광주에서 온 최종규, 박순 부부가 율치지에서 올린 붕어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대부분 월척급이다.

율치지 상류 다리 밑에 자리를 잡은 고흥의 김동관씨가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겉보기엔 말끔하지만 물속에 수몰 육초가 많아 밑걸림이

  다소 있었다.

김동관씨가 취재일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2마리의 월척을 자랑하는 광주의 김득수씨.

취재일에 낚은 붕어를 보여주는 성제현씨. 첫 입질부터 월척 입질을 받아냈다.

광주의 문태선씨가 살림망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제 막 낚시에 입문한 문태선씨도 월척급을 4마리나 낚았다.

 

 

전남 영암군 학산면에 있는 율치지는 20여 년 이상 나쁜 수질, 레미콘 공장의 채석 작업 등의 여파로 낚시인에게 외면받아 오다가 올해 봄부터 폭발적 조과를 배출하면서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목포-영암을 잇는 2번 국도 길가에 있는 율치지는 12만평에 달하는 대형지다. 1959년 축조 당시엔 8만8천평 규모였으나 현재는 12만평으로 규모가 커졌다.
율치지는 그동안 목포를 거쳐 해남 방면으로 출조해본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지나쳤던 곳이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지금은 죽림IC로 빠져 진입)를 나와 삼호방조제를 건넌 뒤 2번 국도를 타고 독천을 막 지나치면 왼쪽으로 보이는 대형 저수지가 바로 율치지다. 수초가 거의 없어 삭막하고 레미콘 공장이 들어서 있으며, 골재 채취 차량이 늘 바삐 돌아다니는 곳이라 낚시가 잘 될 것 같이 보이지 않아 그냥 지나치던  곳이다. 나는 해남과 완도로 바다낚시 취재를 다닐 때 차를 세우고 저수지를 둘러봤던 기억이 있다. 골재 채취로 삭막해진 연안, 생활폐수 탓에 물빛이 간장색을 띠어서 낚시를 해볼 마음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추석 때 강진의 처갓집에서 연휴를 보내던 군계일학 성제현씨가 광주 낚시인이 율치지에서 밤낚시로 10마리의 월척급을 낚았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내게 연락을 했다. 설마 그 율치지일까 싶었는데 내비에 주소를 찍어보니 바로 그 낚시터였다.

 

목포와 광주의 일부 낚시인만 재미보는 중
지난 9월 28일 오전 11시에 율치지에 도착하니 광주의 최종규씨 일행과 성제현씨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틀간 밤낚시를 했다는 최종규씨 일행은 총 30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았는데 내가 촬영을 온다는 얘기에 철수를 미루고 있었다. 살림망 속 붕어는 전부 월척급이었으며 잘아도 9치급은 넘었다. 최종규씨는 “배스가 삼년 전 유입된 후 잔챙이 붕어가 사라졌다. 지렁이에 뼘치급 배스들이 올라오고 있다. 아직 대형 배스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외부에서 배스 치어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진 촬영을 끝낸 나와 성제현씨는 흥분했다. 오랜 세월 낚시인들에게 외면 받던 낚시터, 아직도 목포와 광주의 몇몇 낚시인만 속닥속닥 뽑아먹고 있는 비밀터에서 걸면 죄다 월척급인 붕어 떼를 만났으니 어찌 흥분되지 않겠는가. 게다가 전날 호황을 본 포인트를 그대로 물려받았으니 손맛은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날 우리가 자리한 곳은 율치지 최상류 중에서도 남해고속도로와 인접한 좌안 상류였다. 남해고속도로 영암-순천 구간은 지난 2012년 4월에 완공됐다. 고속도로 공사 후 상류 연안에 호안블럭을 경사지게 깔아놓아서 발판이 좋지 않았다. 성제현 사장은 그나마 평평한 호안블럭 초입에 앉고, 나는 안쪽으로 더 걸어 들어가 경사진 배수로에 자리를 잡았다. 발판좌대를 갖고 왔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밤새 경사진 호안블록에 앉아 고생을 할 뻔했다.
대편성을 마칠 즈음 고흥의 평산가인 회원 김동관씨가 찾아와 합류했다. 본지 화보에 자주 등장하는 김동관씨는 우리가 율치제에 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취재에 합류했다. 주말임에도 우리 3명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몇 년 뒤 4짜, 5짜 출현할지도
배스가 서식한다는 얘기에 글루텐과 옥수수를 미끼로 준비했다. 왼쪽 짧은 대 4대에는 글루텐, 오른쪽 긴 대 5대에는 옥수수를 꿰어 미끼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기로 했다. 먼저 철수한 최종규씨가 글루텐보다는 옥수수가 낫다는 얘기를 하고 떠났는데 낚시 시작과 동시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율치제에는 배스가 있는데도 갈겨니와 피라미가 극성을 부려 글루텐을 달아 던지면 두 어종이 앞 다퉈 달려들었다. 글루텐에는 6~7치급 붕어도 올라왔다. 걸면 최소한 9치나 턱걸이인 줄 알았더니 그건 옥수수를 미끼로 쓸 때의 얘기였다.
아직도 주위가 밝은 오후 6시경 성제현씨가 첫 입질을 받아냈다. 멀리서 봐도 32~33cm는 충분히 넘는 씨알이었다. 첫 입질에, 아직 케미도 안 끼운 시간에 월척이라니… 본격적으로 밤이 되면 떼월척을 만날 것 같았다. 그러나 한껏 고무돼 저녁 식사도 거른 채 찌를 응시하던 우리에게 예상 못한 악재가 찾아왔다. 난데없이 배수가 시작된 것이다. 붕어를 낚아낼 때는 몰랐는데 입질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밤 7시경 살펴보니 아침에 도착할 때보다 무려 4cm 이상 수위가 줄어있었다. 배동받이 배수기도 아닌데 도대체 왜 물을 빼는 것일까?
다행히 찌 높이가 눈에 띄게 변하는 와중에도 밤 9시경 내가 31cm 월척을 올렸고 성제현씨도 다문다문 입질을 받아냈다. 기대했던 월척급에는 크게 못 미치는 7치가 주종이라 실망스러웠지만 한편으론 오히려 이 예상 밖 상황이 율치지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 잘 된 일(?)이란 생각도 들었다. 만약 전날처럼 밤새 월척급 붕어만 낚인다면 자칫 좋은 점만 보여주는 과장 기사가 될 수 있었다.
보름달의 영향도 있으므로 혹시 아침이 되면 상황이 바뀔까 싶어 밤 12시경 일찍 자고 일어났으나 마릿수 입질은 살아나지 않았다. 성제현씨가 아침 6시와 8시경 월척에서 살짝 빠지는 ‘열 치급’을 두 마리 추가한 게 전부였다. 수위는 더욱 내려가 밤새 총 25cm가량 수위가 줄어있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성제현씨가 월척 1마리와 준척급 세 마리, 내가 월척 1마리와 준척급 두 마리를 낚을 수 있었다. 7치 이하 잔챙이는 낚는 족족 방류했다. 어쨌든 율치지 붕어의 개체수가 많다는 것은 확인되었다.
성제현씨는 율치지가 전남의 대물터로 성장할 가능성을 높게 보았다. 현재 율치지는 배스 유입 3~4년차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턱걸이급 붕어가 주로 낚이고 있지만 3~5년 뒤에는 4짜를 넘어 5짜까지 커진 붕어가 올라올 확률이 높다고 했다.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죽림IC로 빠진 뒤 서영암/남악 방면 2번 국도를 타고 남해고속도로 초입인 서영암IC까지 간다. 서영암IC 직전에서 우측으로 빠져 보성/영암/독천 방면 2번 국도로 진입, 약 18km를 달리면 율치지 우안으로 진입하는 좌회전 신호가 나온다. 내비에는 전남 영암군 학산면 율치제길 39(상류 민가) 입력.

 


 

율치지의 특징

 

▶ 장기간 방치돼 붕어 자원이 풍부하다
율치지는 골재 채취 작업과 나쁜 수질 탓에 20년 가까이 붕어낚시를 한 사람이 없었다. 본격적으로 낚시인들이 찾기 시작한 것은 올해 봄부터다. 그 사이 어부들의 그물질이 횡행했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낚시로 빠져나간 붕어는 없었다.

▶ 만수 때는 포인트가 상류로 한정된다
3년 전 준설공사를 마친 후 전 연안에 석축을 경사지게 쌓은 탓에 만수 때는 상류 외엔 낚시 자리가 나오지 않는다. 수위가 줄어든 상황에서 낚시 여건이 좋아질 수 있다.

▶ 발판좌대 필수
연안이 석축이라서 발판좌대가 있어야 편하게 낚시할 수 있다. 받침틀만 펴도 되지만 종일 경사지를 딛고 서 있으면 피로하다.

▶ 옥수수에 월척 확률 높다
글루텐에는 7치 이하의 잔 붕어가 입질한다. 옥수수를 쓰면 최소 8~9치급이 낚인다. 붕어 개체수가 많아서인지 굳이 목줄을 길게 쓰지 않아도 입질이 시원하게 들어왔다.

▶ 수질 개선
과거에는 상류에 있는 개울을 통해 오폐수와 축사의 분뇨까지 흘러들었으나 현재는 정화시설이 잘 갖춰져 맑은 물만 흘러들고 있다. 다만 동풍이 부는 날은 상류 축사에서 분뇨 냄새가 포인트까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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