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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_대마도-돌돔대 액션에 대한 서프라이즈 체험
2019년 01월 2869 12162

일본_대마도

 

 

돌돔대 액션에 대한  서프라이즈 체험

 

 

4호 찌낚싯대로 5짜 돌돔 네 마리!

돌돔대에는 예신만 오고 본신 없어

 

허만갑 기자

 

15년 전에 내 손에 들어왔지만 용처를 찾지 못해 방치해둔 낚싯대가 하나 있다. 일본 G사의 ‘구레원정스페셜 4호 5m’ 릴대다. 구레원정 시리즈는 90년대 말 일본 남녀군도 긴꼬리벵에돔 원정 붐이 한창일 때 2호와 3호 대가 꽤 많이 팔렸던 모델이다. 그러나 4호 대를 쓰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지금은 구레원정 시리즈가 단종되고 비슷한 사양으로 G튠 시리즈와 아몽자 시리즈가 출시되었다.     
이 낚싯대의 원 주인은 창원낚시인 장형준씨다. 남녀군도 원정 때 쓰려고 당시 100만원의 거금을 주고 샀다가 국내에선 딱히 쓸 곳이 없는지라 내가 가지고 있던 1.25호 벵에돔대와 맞교환하자고 했다. 1.5호 대가 있어서 1.25호 대를 내주긴 했지만 나 역시 4호 찌낚싯대가 쓸모없기는 매한가지라서 추자도 참돔 야간낚시에 딱 한 번 쓰고 내내 처박아두고 있었다. 재작년에는 중고장터에 팔아볼까 하고 25만원에 내놓았지만, 링이 퍼렇게 녹슨 사진 때문인지 아무에게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파는 것도 포기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팔리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왜냐하면 요즘 나는 구레원정 4호대나 5호대를 하나 더 구할 수 없나 하고 인터넷 중고장터를 기웃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원정4호대가 내게 특별한 장비가 된 사연을 말해보려 한다.

 

하대마도 동쪽 갯바위에서 돌돔의 어신을 기다리고 있다. 맨 앞에 보이는 낚싯대가 긴꼬리벵에돔 찌낚시용으로 출시된 구레원정

  4호 5m 릴대다. 강담돔을 낚으려고 펼친 이 가냘픈 낚싯대로 5짜 돌돔 네 마리를 낚았다. 놀랍게도 돌돔대에는 확실한 입질이 없고

  4호대에만 완전히 가져가는 본신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겨울 돌돔, 입질은 약하지만 손맛은 끝내주네요." 창원 낚시인 허만진씨가 성게 미끼로 낚은 45cm, 55cm 돌돔을 들어 보이고 있다.

"4호대로 이런 씨알을 끌어낼 줄은 몰랐습니다." 울산 낚시인 서정필씨가 4호대로 올린 55cm 돌돔을 들고 놀라워하고 있다.

이즈하라항 인근 도보 포인트에서 올라온 52cm 숫돌돔. 돌돔 수컷은 암컷보다 훨씬 더 힘을 쓰는데도 4호 릴대로 랜딩에 성공했다.

  원줄 8호, 목줄 10호, 봉돌 30호를 사용했다. 미끼는 성게.

대마도 갯바위 야영낚시에서 찌낚시로 70cm 참돔을 낚은 허만진씨.

돌돔대로 45cm 돌돔을 올리고 있는 서정필씨. 취재기간 중 돌돔대로 낚은 유일한 돌돔이다.

창원 낚시인 장형준씨가 5짜 돌돔을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1 투명창이 있어 내부를 볼 수 있는 카리스마 신형 라이브웰.
2 바닥에 부착된 미끄럼 방지 패드.
3 포인트 이동을 위해 살림망의 고기들을 라이브웰에 담고 있다.

 

 

김용주씨 “돌돔대로는 돌돔 많이 못 낚아”
지난달에 대마도 피앤포인트 민숙에서 나는 ‘강담돔 킬러’를 만났다. 경주의 노조사 김용주씨다. 당시 돌돔·강담돔 조황이 부진하여 대부분 낱마리 조과로 일관하고 있을 때 김용주씨는 내리는 포인트마다 10~20마리의 강담돔을 주렁주렁 꿰미에 꿰어서 배에 올랐다. 피앤포인트 박성규 사장은 ‘우리 민박집에서 강담돔을 최고로 잘 낚는 고수’라고 했다. 나는 필시 남다른 비결이 있으리라 보고 저녁식사 후 그분의 방에 찾아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색다른 노하우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3호 릴대’였다. 
김용주씨는 “현재 시판되는 돌돔대는 너무 뻣뻣해서 강담돔은 물론 돌돔도 초기 입질 시 이물감을 느낀다. 돌돔대가 휘어지다가 다시 일어서 버리거나 두 번 세 번 때려도 완전히 처박지 않는 것은 돌돔이 미끼를 물고 가다가 낚싯대의 저항을 느껴 뱉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버트대(손잡잇대)까지 완전히 휘어지는 3호, 5호 릴대로 돌돔낚시를 한다. 삼우빅케치 슈퍼해초 3호, 5호 릴대를 사용하는데, 대물급은 힘에 부치지만 강담돔은 문제없이 낚아낼 수 있고 돌돔도 50센티까지는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듣고 번뜩 생각난 것이 원정4호대였다. 드디어 4호대의 용처를 찾았구나! 나는 구레원정 4호대에 세팅할 8000번 스피닝릴을 구입하고(10만원 미만의 싼 제품을 샀다.) 김용주씨가 쓰는 것과 똑같은 8호 원줄을 150m 감았다. 그리고 강담돔을 마릿수로 타작할 꿈에 부풀어 11월 17일 대마도 출조에 나섰다. 

 

강담돔 낚으려 던진 4호대에 5짜 돌돔이
그런데 바다상황이 한 달 전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수온이 내려가면서 강담돔이 싹 사라진 것이었다. 보통 9~10월에 피크를 이룬 강담돔 조황은 11월부터 주춤하기 시작해서 겨울에는 드문드문 낱마리로 낚이는데, 마침 내가 들어간 날 수온이 전날 대비 0.5도 떨어지면서 하루 전까지 마릿수로 낚였다던 강담돔이 종적을 감추었다.
결국 극심한 낱마리 부진 속에 돌돔만 낚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 과정에서 뜻밖의 결과가 전개되었다. 나하고 울산낚시인 서정필씨가 4일 동안 나란히 네 대를 펼쳤는데, 돌돔 8마리와 강담돔 4마리 도합 12마리 중 10마리를 4호대 한 대로 다 낚은 것이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심한 편중현상이었다. 특히 마지막 날엔 4호대의 첫 입질에 52cm 숫돌돔이 낚이기에 그 자리에 돌돔대를 넣고(혹시 대물이 걸리면 4호대가 역부족일까 하여) 4호대는 약간 옆으로 던졌는데 그 후에 낚인 돌돔 두 마리와 강담돔 한 마리도 모두 4호대에 입질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고, 그 광경을 지켜본 서정필씨는 ‘멘붕’을 겪었다.
그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나는 4호대에 열 번의 입질을 받는 동안 돌돔대와는 분명히 다른 ‘후킹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가장 큰 차이는 입질에 대한 낚싯대의 반응이었다. 일단 돌돔이 미끼를 건드리면 돌돔대에는 “탕”하는 흔들림이 나타나는 데 반해 4호 대는 ‘주욱’하고 한 뼘 정도 숙여졌다. 그리고 2차 어신에서 돌돔대는 숙여지다가 도로 튕기는 데 반해 4호 대는 숙여진 채 튕기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이는 4호대의 반발력이 극히 약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그 다음 전개는 극명하게 나뉘었다. 돌돔대는 튕겨 올라온 상태로 끝! 그러나 4호대는 2차 입질에서 곧장 본신으로 이어져 낚싯대 전체가 엎어졌다.
돌돔대는 엎어진 상태에서도 끄떡끄떡하는데 4호대는 그런 것도 없었다. 둘째 날 55cm가 4호대에 걸렸을 때는 어신을 늦게 발견하고 20m 이상 달려가서 챔질했는데, 그때까지 낚싯대는 조금도 일어서지 않고 아주 편안하게 엎어져 있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4호대에 입질을 받아서 후킹에 실패한 고기는 한 마리도 없었다. ‘만약 이번 출조에 4호대를 가지고 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찌낚시용 4호대로 보라성게 50m 원투
한 가지 불안했던 건 낚싯대의 제어력이었다. 그러나 원정4호대의 허리힘은 생각보다 강했다. 강담돔은 말할 것도 없고 45~50cm 돌돔도 수월하게 제압했다. 다만 55cm가 걸렸을 때는 돌돔 장비만큼 빠르게 고기를 띄우지 못해서 돌돔이 수중턱 밑으로 파고들어 애를 먹었다.(1분 정도 기다리자 턱에서 빠져나왔다.) 그러나 낚싯대의 문제라기보다 스피닝릴의 힘이 약했다고 판단되었다. 드랙력이 20kg대로 높은 파워기어(PG) 사양의 고급 스피닝릴이나 장구통릴을 장착하면 6짜 돌돔도 끌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구레원정 4호나 5호 릴대는 약한 대가 아니다. 60cm급 긴꼬리벵에돔을 뜰채 없이 건져 올릴 수 있게 만들어진 낚싯대이기 때문이다. 6짜 긴꼬리의 힘이 5짜 돌돔보다 훨씬 세기 때문에 결코 돌돔낚시에 약한 대라고 볼 수 없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원투 시 받는 충격을 낚싯대가 얼마나 견뎌줄까 하는 것이다. 어쨌든 찌낚시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무거운 봉돌을 달아 캐스팅을 반복하면 블랭크에 데미지를 입을 위험도 있다. 원정4호대로 원투를 해보니 40호 봉돌에 성게까지 달아 캐스팅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었고, 25호나 30호 봉돌이 적합하였다. 생각보다 비거리는 길어서 성게를 달고도 50m까지 가볍게 날아갔다. 더 세게 던지면 60m 이상 날아갈 것 같았지만 대에 무리가 갈까봐, 또 근거리에서 입질하므로 굳이 멀리 던지지는 않았다.

 

 

 

 

 

“초릿대보다 2번, 3번대가 부드러워야 제물걸림”
대마도를 다녀온 후 낚싯대 제조업체 에스엠테크 최석민 대표에게 4호대로 돌돔을 낚은 이야기를 했다. 최석민씨는 “충분히 수긍할 만한 결과”라며 “나도 대마도에서 돌돔이 낚싯대의 저항을 느끼고 입질을 중단하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 특히 겨울과 봄에 소라를 미끼로 쓸 때 연질대와 경질대의 입질빈도 차이가 크게 났다. 찌낚싯대로 원투낚시를 제대로 해낼지는 모르겠지만 입질을 받아내는 능력만큼은 돌돔대보다 더 뛰어날 것이라는 데는 적극 공감한다”고 말했다.
에스엠테크(SMtech)는 갈치낚싯대 ‘골드몬드 도어’로 유명한 회사다. 갈치대와 돌돔대는 같은 4절 꽂기대로 그 액션이 유사하고, 최석민 대표가 돌돔낚시 마니아이기 때문에 내년 여름엔 최석민씨가 구상해온 돌돔대를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상당히 낭창낭창하면서도 질긴 후킹 위주의 돌돔 원투대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최석민씨는 “돌돔꾼들을 만나 얘기해보면 한결같이 연질대가 입질을 받아내는 데 유리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이 연질대라고 쓰는 대들을 보면 내 기준에선 경질대였다. 특히 국내에서 만드는 돌돔대들은 지나치게 경질이다. 원투성능은 좋은데 돌돔의 예신을 본신으로 유도하기엔 너무 뻣뻣하다. 초릿대만 연질로 바꿔주면 약한 어신을 잡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연질 초릿대를 하나 더 끼워주고 있는데, 사실 초릿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2번대와 3번대가 부드럽게 휘어져야 돌돔이 미끼를 물고 갈 때 이물감을 느끼지 않고 제물걸림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나는 구레원정 4호와 비슷한 액션의 돌돔대를 만들어볼 의향은 없는지 물어보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도 그런 대를 만들어 사용해보고 싶다. 그러나 시장에서 팔리려면 대중적 기호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4호대와 같은 극한의 연질 돌돔대를 만드는 건 모험이다. 특히 우리나라 돌돔 포인트는 대마도와 달리 조류가 빠르기 때문에 50호 이상의 무거운 봉돌을 써야 할 곳도 많은데, 그런 곳에서 4호 릴대로 돌돔낚시를 구사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내가 만들 돌돔대는 4호대 정도는 아니지만 기존 돌돔대보다 훨씬 연질이다. 어쨌든 조금이라도 더 부드럽게 입질을 받아내는 대를 만들기 위해 계속 연구하고 있다.” 최석민씨의 말이다.
한때는 궁극의 돌돔대가 있는 줄 알았다.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수제 돌돔대가 만능 해결사 역할을 해줄 것이라 착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깨달았다. 찌낚싯대에 1호대와 1.5호, 2호대가 필요하듯이, 돌돔대도 상황에 따라 다양한 액션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감성돔낚시에 1호대, 2.5호 원줄, 1.5~2호 목줄을 표준으로 쓰고 있다. 그것으로 6짜 감성돔을 낚아내기엔 충분치 않다는 것과 3호 목줄을 터뜨리는 감성돔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러나 돌돔낚시에 있어선 평생 못 만날지도 모를 7짜 돌돔을 겨냥한 중장비만을 고집하고 있다. 그것은 마치 일 년 내내 3호대에 4호 목줄로 감성돔낚시를 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연질과 경질 사이, 힘과 부드러움 사이, 그 최적의 합일점은 어디에 있을까?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대마도 조황문의 피엔포인트 010-9421-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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