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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_하동 섬진강-시린 강물 속 누치 떨림 파르르
2019년 05월 594 12342

경남_하동 섬진강

 

 

시린 강물 속 누치 떨림 파르르

 

 

최승희 한국견지낚시협회 내 소모임 여울사랑 총무

 

어느 유명한 견지낚시 명인이 말씀하셨다. 봄 섬진강, 여름 홍천강, 가을 남한강이라고….
지난 겨울 한파보다 꾼의 가슴을 시리게 했던 것은 그리운 손맛이었다. 그러니 가자! 봄이 오는 섬진강으로…. 겨우내 굶주렸던 누치들이 꽃단장하고 견지꾼들을 맞이해줄 것만 같다.
전날 밤 채비 점검을 마치고 늦은 밤 잠자리에 들었으나 초야의 새색시처럼 설렘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새벽 3시경 잠에서 깨어나 화개장터로 유명한 경남 하동군 화개면으로 달렸다. 화개마을 앞 남도대교 하류에 위치한 화개여울이 오늘 찾아갈 누치 견지낚시터다.
여명이 트기도 전 어둑한 고속도로를 신나게 내달린다. 3시간 반을 달려 구례IC를 벗어나 하동 방면 국도로 접어드니 성질 급한 개나리들이 활짝 피어서 반겨준다. 남도대교에 다다르니 만개한 매화와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마친 벚꽃들이 맞이해준다. 어느 시인의 글처럼 매화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강물에 날린다. 나의 마음도 덩달아 푸른 강물에 날려버리고 싶다.
반갑다, 섬진강!
1년 만에 다시 찾은 섬진강변에서 전날 도착한 선발대가 나를 반갑게 맞이해준다. 막역지우 같이 언제 봐도 좋은 사람들. 김산(사칸) 선배가 건네준 소주 한잔과 홍어 애탕 한 수저에 속은 달아오르고 이제 본격적으로 낚시 준비를 할 시간.

 

남도대교 하류에 있는 화개여울에서 60cm가 넘는 대멍짜로 손맛을 만끽한 박형서(데이빗)님.

구본능(마리산)님이 강심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랜딩을 하고 있다.

정경진(버팔로)님이 마수걸이한 황어. 이날은 가리로 인하여 황어는 자주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구본능님이 62cm 황금빛 누치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람도 누치도 인물이 훤칠하다.

오후에 내린 비로 여울사랑 식구들이 텐트 안에 모여 앉아 술자리를 준비하고 있다.

 

 

화개여울에서 올해 첫 견지낚시
출전하는 장수가 두정 갑주를 입듯이 몇 개월 만에 웨이더와 구명조끼를 입어본다. 술이 식기 전에 누치 한 마리를 잡아야 할 것인데…. 오늘 우리가 선택한 여울은 베이스캠프에서 좀 떨어진 남도장모텔 밑 여울이다. 적당한 수심과 유속이 있으며 하류에는 소가 푹 꺼져있는 고즈넉한 여울이기에 조용히 견지낚시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현암 고문님을 모시고 단둘이 오랜만에 줄을 흘려본다. 이 순간은 내가 강변 신선이요 풍월주인이다.
어제 내린 비의 영향인지 수온이 상당히 차다. 물고기의 활성도는 떨어져 있는 상태. 우리가 위치한 포인트에서 20m를 지나 소로 떨어지면서 유속이 약해지는 여울의 끝지점을 노려본다. 수온이 아직 낮기 때문에 누치들이 밑밥을 따라 여울로 올라붙지 않고 여울 끝에서 밑밥을 받아먹을 것이라 예상해본다. 오랜만에 줄을 흘리니 감이 죽은 것인지 실력이 미천한 것인지 바닥을 읽어내기가 어렵고 물속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다. 목줄을 길게 늘려주고 봉돌을 조금 가볍게 해서 20m 지점까지 천천히 스침질을 해본다. 줄을 내리고 감기를 수차례, 아주 미약한 입질이 들어오지만 마치 산란기의 배스처럼 먹고 뱉는 듯한 느낌, 몇 번의 숏바이트로 오전 낚시를 마감한다.

 

한 마리만 잡아보자 
멋과 풍류를 즐기는 우리 여울사랑 가족들은 다채로운 먹거리로 더욱 유명하다. 버팔로 여울사랑 정경진 회장님이 구례 동아식당에서 가오리찜과 돼지 족탕을 포장해오셨다. 입안이 얼얼해지는 가오리찜 한 점에 살짝 군내가 도는 돼지 족탕을 소주 한 잔과 머금으니 이것이 신선놀음이로세.
바깥이 떠들썩해서 나가보니 구본능(마리산) 선배가 누치 한 마리를 걸어내고 있다. 미끼의 액션보다는 채비를 바닥에 안착시키고 기다림 후에 나왔다 하니 역시나 내 낚시가 성급했던 모양이다.
배불리 점심을 먹고 포인트 탐사에 나서본다. 남도대교 위로 올라가서 확인해보고 싶었다. 이런! 남도대교 밑에서는 시커먼 황어가리가 한창이었다. 알 밴 황어들이 떼를 지어 산란의 몸부림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쩐지 황어가 한 수 나온다 했더니….
‘남도대교 밑으로 가자. 어쩌면 가리에서 밀려난 녀석이라도 하나 잡겠지.’
웨이더에 발을 넣는 순간 빗방울이 떨어진다. 아, 야속한 비. 점점 거세지는 빗방울에 모두들 텐트 밑으로 피신. 이제부터 여울사랑은 주(酒)사랑으로 변해 밤새 이어지는 이야기가 텐트 위 보름달 위로 넘어간다.
강에서 맞는 아침은 언제나 상쾌하다. 정필용(우주인) 선배의 떡만둣국 한 그릇에 뱃속을 따뜻하게 데우고 하나 둘 여울로 들어갔다. 오늘이 지나면 1년 뒤에나 올 것인데…. 마음은 급해지고 스침질은 빨라진다. 30여 분의 시간이 지리멸렬 흐르고 어제보다는 강한 입질이 들어왔다. ‘퍽’하는 느낌이 라인을 타고 손아귀에 전해진다. 견지낚시의 후킹은 송어낚시의 하드베이트 후킹과 참으로 비슷한 점이 많다. 그래, 이 한 번의 손맛을 위해서 내가 세 시간 반을 달려왔지.
라이트한 견짓대를 들고 왔기에 조심성은 더욱 극대화되고 설장 타는 소리에 가슴은 뛴다. 옛 노래에 아름다운 소리는 도련님의 시 읊는 소리, 달빛을 가리고 지나가는 구름의 소리, 아름다운 여인의 치마 벗는 소리라 하였으나 견짓대 설장 타는 소리만큼 아름다운 소리가 또 있을까. 나름의 음률에 젖어 이 순간을 더 즐기고 싶어진다. 오랜 밀당에 지친 녀석이 수면위로 선한 눈망울을 내비친다. 어쩌면 처음으로 바깥세상을 보았을 녀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조심스레 그리고 서둘러 주둥이에서 바늘을 빼주었다. 멍짜(50cm)가 조금 넘는 녀석, 내년에는 대멍짜(60cm)가 되어서 다시 보자꾸나. 손아귀에 아직 남은 짜릿한 손맛을 느끼면서 물 밖으로 걸어 나온다. 이제야 섬진강의 아침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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