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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_담양 오례천-맑고 푸른 강물 속 파죽지세 철갑붕어
2019년 06월 719 12425

전남_담양 오례천

 

맑고 푸른 강물 속

 

 

파죽지세 철갑붕어

 

 

김병조 천류 필드스탭, 유료터닷컴 고문

 

4월의 마지막 주말, 천류 필드스탭 팀장 김중석씨의 초대로 전남 담양군에 있는 오례천으로 낚시여행을 떠났다. 출조 전날까지만 해도 요즘 호황 소문이 자자한 황룡강을 목적지로 정했으나 황룡강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김중석씨의 지인이 ‘황룡강 물색이 너무 맑아져 전체적으로 조과가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출조지를 오례천으로 변경하게 되었다.
담양 오례천은 작년 가을, 채널A의 ‘도시어부’ 촬영지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낚시터다. 영산강 최상류권의 지류 중 하나로서 담양군 무정면을 거쳐 흘러든 물줄기가 담양군 봉산면에서 영산강과 합류한다. 우리가 낚시할 구간은 광주대구간고속도로 담양톨게이트를 나와 바로 건너는 오례강교 하류다. 도시어부 촬영 전에는 현지인들이나 가끔 찾는 곳이었는데 도시어부 방송 촬영 중에 24마리의 준척월척이 낚이면서 알려지기 시작해 한동한 낚시인들로 북적이더니 현재는 한산한 상황이라고 한다.

 

오례천 출조에 동행한 송경종씨(매니아붕어)가 힘차게 채비를 던져 넣고 있다. 뒤로 보이는 다리가 29번 국도상의 제월교다.

취재일 조과를 자랑하는 낚시인들. 왼쪽부터 황광수(달빛소류지), 정광성(삼화짱), 이현승(해결사산적)씨다.

동이 터오는 이른 아침에 장대로 채비를 던져 넣고 있는 김중석씨.

오례천에서 37cm 붕어를 올린 이현승씨의 뿌듯한 표정.


 

‘도시어부’ 촬영장소로 유명해진 곳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담양으로 향하는데 마치 봄 소풍을 가는 어린아이처럼 마음이 들뜬다. 평소 충청권에서 낚시를 하다가 낚시의 천국 전라도로 향하는 것만으로 출조 전날부터 설레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오례천으로 향하는 길이 마냥 즐겁고 흐뭇하다.
포인트에 도착하니 다음카페 얼레붕어 회원 이기안(낭만붕어)씨가 혼자 낚시하고 있었다. 낮인데도 월척 한 마리 포함 여러 마리가 살림망에 담겨 있는 게 아닌가. 서둘러 2.4칸부터 5.3칸까지 총 8대를 편성하였다. 수심은 70cm 정도로 얕은 편이지만 물색은 적당히 탁했다.
낚싯대를 다 편성하고 나니 김중석씨와 얼레붕어 회원 몇 명이 도착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는 각자의 포인트에서 낚싯대를 편성한다. 낚시 유튜버로 낚시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홍광수(달빛소류지)씨도 필자의 바로 우측에 자리했다. 홍광수씨는 낚싯대 두서너 대를  편성하고 간이의자에 앉아 짬낚시 위주로 낚시하는 현지인 콘셉트로 많이 알려진 유튜버이다. 필자도 그의 동영상 몇 편을 봤는데 수줍은 듯 어수룩한 방송 진행이 오히려 친근감으로 다가와서 구독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실제 만나서 함께 대화를 나누어 보니 방송에서 봤던 것처럼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에는 별다른 입질이 없어서 차로 10분 거리인 담양읍내에서 일찌감치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한다. 담양 하면 떡갈비와 담양식 돼지갈비가 유명한데 두 가지를 모두 맛보기로 했다. 잘게 다진 쇠고기를 노릇하게 구워 철판에 담은 담양 떡갈비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그리고 기름기가 쫙 빠진 담양식 돼지갈비는 보통의 돼지갈비와는 다른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평소에는 미리 음식을 준비해 와 현장에서 간단하게 요리해 먹는 편인데 예외적으로 전라도로 출조할 때는 그 지역의 맛집에서 남도의 맛을 즐기려고 한다. 전라도 출조 시 보너스처럼 따라오는 행복한 덤이 아닐까 싶다.
담양의 맛을 제대로 즐기고 오례천으로 다시 돌아와 찌불을 밝힌다. 고즈넉한 수면 위에 초록색 불빛이 수를 놓았다. 마치 유료낚시터를 방불케 하는 수면 가득한 찌불을 바라보고 있으니 이채롭다. 밤 11시경, 고요함을 깨우는 물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소리만으로도 월척이 분명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이현승(해결사산적)씨가 월척 붕어를 낚은 것이다. 옥수수 미끼를 먹고 나왔는데 체색이 검다. 이곳에서는 철갑붕어라고 한다는데 마치 장수가 철갑옷을 두른 것 같이 강인하게 생겨서 그렇게 부르는 게 아닐까 싶다.
이제부터 대물들이 움직이는 시간인가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필자의 바람과는 달리 자정을 넘어서도 찌에는 어떠한 미동도 보이지 않는다. 김중석씨와 홍광수씨 역시 입질 없는 밤을 지새우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가끔씩 멀리서 들려오는 물파장 소리만 밤의 정적을 깨울 뿐 오례천의 야속한 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차에서 잠시 잠을 청하다가 여명이 밝기 전 잠에서 깬다. 아침 피딩타임을 놓칠 수는 없기에 알람 소리에 깨어 물가로 나왔다. 파라솔 하나에 의지한 채 밤을 지샌 김중석씨는 입질 한 번 받지 못했다며 아쉬워한다. 동녘에서 아침 해가 떠오르면서 멋진 풍경을 선물해 준다. 옅은 물안개가 핀 물가에 아침 햇살이 비추니 마치 하얀 도화지에 오렌지색 물감을 뿌려 놓은 듯한 몽환적 분위기가 연출된다. 물가에서 이런 풍경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은 꾼만이 느낄 수 있는 작은 사치가 아닐까 싶다. 그 순간을 사진기에 담기 위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아침 피딩타임에 오례천 붕어 상봉
아침 7시를 넘어가는 시점에 첫 입질이 포착되었다. 좌측 4칸 대에서 미세하게 꿈틀거리는 예신에 이어 바로 중후하게 올리는 본신에 챔질을 하였더니 8치급 철갑붕어가 당찬 힘을 쓰며 아침인사를 한다. 얼마나 기다렸던 붕어이던가. 손님맞이를 해 준 오례천 붕어가 고맙기까지 하다.
그러고는 바로 좌측에서 낚시 중인 김중석씨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는 모습이 보인다. 한걸음에 달려갔더니 월척에 조금 못 미치는 준척급 붕어이다. 이 붕어는 오례천 철갑붕어의 체색이 아닌 황금색 옷을 입은 전형적인 토종붕어의 자태이다. 붕어를 들고 포즈를 취한 김중석씨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는데 지난밤의 피로가 한순간에 씻기는 것 같다는 그의 말에 공감이 된다.
연이어서 낚시 유튜버인 홍광수씨가 붕어와 힘겨루기를 하더니만 수초 앞 발치에서 떨어뜨리는 바람에 아쉬운 이별을 하고 말았다. 살짝 수면 위로 얼굴을 내밀었을 때 월척급은 족히 넘어 보였는데… 허탈한 마음이 오죽할까 싶었는데 곧바로 7치급 붕어를 낚아내며 웃음을 되찾았다.
하류 쪽에서는 지난밤에 월척을 낚은 이현승씨가 허리급 붕어를 낚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궁금해서 다 같이 그곳으로 가보니 37cm 붕어를 낚아 놓았다. 오례천의 피딩타임은 아침 해가 떠오르면서부터라는 말이 맞는지 필자도 턱걸이 월척붕어 한 마리를 더 만났다.
잠시 후 하늘에 옅은 먹구름이 밀려오고 봄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빗방울이 굵어지기 전에 서둘러 조과를 한데 모아 사진을 찍었다. 하류 보 가까이에서 낚시한 얼레붕어 회원들만 마릿수 조과를 거두었고 나머지는 빈작에 머물렀다. 하류 쪽 깊은 수심에 붕어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것 같았다.
오례천은 붕어 자원이 풍부하지만 바닥이 다 보일 정도로 물이 맑은 것이 흠이다. 초저녁과 밤 10시부터 자정까지 입질이 활발하고 아침이 피크 타임이다.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므로 생미끼보다 글루텐과 옥수수가 잘 먹힌다. 하천의 폭은 약 60m이며 연안에는 갈대와 부들, 줄풀이 잘 자라 있고 수중에는 말즘이 무성해 붕어의 은신처로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비가 내린 직후에는 그나마 물색이 탁해져 짧은 낚싯대로도 공략이 가능하지만 평소에는 물색이 맑은 곳이라 긴 대 위주의 대 편성을 해야 한다.
큰 기대감에 비해 썩 만족할만한 조과는 거두지 못하였다. 하지만 서운한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남도의 맛을 즐겼고 그림 같은 수로의 아침 풍경을 만났기에. 또 내가 낚지 못하였어도 다른 조우의 풍성한 조과를 확인하였기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은 곳이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오례천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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