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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행정지-오름수위 특수의 막차를 타다
2019년 09월 470 12632

홍성 행정지

 

오름수위 특수의 막차를 타다

 

이영규 기자

 

“씨알 좋습니다. 올리는 족족 월척이군요.” 허벅지 깊이의 물속에 좌대를 설치하고 밤을 샌 조대호 씨가 아침 7시경 올린 36.5cm 월척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충남 홍성군 장곡면에 있는 행정지에서 모처럼 오름수위 손맛을 맛봤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짧고 강했던 오름수위 특수의 막차에 간신히 올라탔다고나 할까?
지난 8월 1일 전북 정읍의 소류지에서 밤새 꽝을 맞고 허탈해하는데 이틀 전 군계일학 충청지부 회원 오준재(닉네임 세세세) 씨로부터 전해들은 얘기가 생각났다.
“그저께 아는 동생이 홍성 행정지로 들어가 월척만 열 마리 넘게 낚았습니다. 이번 장마로 물이 불며 큰 놈들이 연안으로 올라붙었다고 하네요. 오늘도 선배 세 분이 행정지로 들어가 이틀간 낚시할 예정이니 그쪽으로 합류해보시죠.”
귀가 솔깃한 얘기였다. 그러나 불안감이 앞섰다. 이런 얘기를 듣고 현장에 도착해보면 이미 호황이 끝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듣는 소리가 있다.
“희한하게 기자만 오면 고기가 안 나온단 말이야.”
들을 때 마다 썩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분명 일리가 있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낚시인이 호황을 처음으로 발견한 것은 혼자 1박하며 재미를 본 뒤다. 그리고 다음날 전화로 일행들을 불러들인다. 하지만 그날 바로 출동할 수 있는 사람은 제한적이다. 빨라야 이틀 뒤 지인들이 낚시터로 들어오고 또 1박하며 조황을 전파한다.
이처럼 초반에는 지인끼리만 조황을 주고받지만 소문은 금세 퍼져 인터넷으로까지 확산된다. 이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적게는 나흘에서 일주일. 최종적으로 그 소식을 듣고 온 사람은? 당연히 끝물에 출조했으니 조황이 좋을 리가 없다. 그런 면에서 낚시기자도 피해자(?) 중 한 명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낚시기자들은 웬만해선 소문난 잔치는 피한다. 잘 맞춰 가봐야 본전이고 대개는 꽝을 맞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행정지 좌안 중류에서 수중전을 펼치고 있는 낚시인들. 연안에서 10m 정도는 들어가야 본바닥에 찌를 세울 수 있었다.

상류권 행정2교에서 바라본 도로 밑 포인트.

 

그제 밤은 월척 4마리, 어제 밤은 몰황?
고민이 됐지만 어차피 귀경하는 길이라 둘러나 보자는 생각으로 행정지로 향했다. 정읍에서 행정지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가 걸렸다. 행정지 초입의 갈림길에 서 있는 큼지막한 천태리 이정석이 눈길을 끈다. 행정지의 정식명칭 은 원래 천태저수지이다.
제방을 지나 좌안 도로를 타고 중간 정도 가자 마을 앞에 오준재 씨가 나와 있었다. 전날 1박한 오준재 씨의 지인들은 연안에서 10m 거리의 물속에 들어가 좌대를 설치해 놓고 있었다. 연안 쪽 수심이 50cm도 안 나오자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 수중턱 너머를 노린 것이다.
반바지 차림으로 물속으로 들어가 좌대에 매달린 살림망을 들춰보니 월척 4마리가 담겨 있었다. 얘기에 의하면 그저께 밤에 모두 낚은 것이고 어제 밤에는 올 꽝을 맞았다고 한다.
아~ 이 또 무슨 불길한 얘기란 말인가. 
그런데 확실히 호황 국면은 아니었지만 낚시 여건이 너무 좋다보니 그냥 귀가하기에는 아쉬움이 컸다. 물속에 잠긴 싱싱한 육초, 깔끔한 바닥, 적당히 탁한 물색 등이 밤을 새면 월척 한두 수 정도는 기본으로 물어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곧바로 그들 우측에 자리를 잡고 대를 폈다. 나는 발판 좌대만 갖고 온 터라 뭍에서 좌대를 폈는데 4칸 대로 이곳저곳을 찍어보면서 가장 깊은 바닥을 찾았다. 수심은 대략 1.8~2m. 오름수위 포인트로는 약간 깊었지만 붕어들이 미친 듯 올라붙는 호황기는 지난 터라 어쩌면 깊은 곳이 더 유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준재 씨는 일 때문에 귀가하고 이날 밤은 임병진, 윤종복, 조대호 씨와 함께 밤낚시에 돌입했다. 세 사람의 자리는 수심이 80cm 정도. 내 자리와는 1m 이상 수심 차이가 났다. 그러나 어느 자리에서 붕어가 낚일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행정지에서 올린 월척을 자랑하는 낚시인들. 왼쪽부터 조대호, 윤종복, 임병진 씨. 오름수위 특수의 끝물이라 마릿수는 적었지만 낚은 붕어는 모두 월척이었다.

 

멋진 밤 분위기에 취해 밤을 새다   
대 편성 후 해지기 전에 차를 타고 저수지를 한 바퀴 둘러보았는데 포인트로 볼 수 있는 곳마다 낚시인이 자리하고 있었다. 초반에 월척이 마릿수로 낚였다는 행정1교 주변 역시 빈자리가 없었다. 그러나 소문만큼 붐비지는 않았다. 한창 휴가철인 데다가 평일이었고, 날이 워낙 덥다보니 출조에 나선 낚시인들이 적은 듯했다.
다시 자리로 돌아오자 이제 막 도착한 낚시인이 내 옆에 자리를 잡았다. 대전에서 왔다는 그는 “어제 제 선배가 상류 다리 부근에서 사짜 포함 월척까지 총 열 두 마리를 낚았다고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달려왔는데 상류 다리 쪽은 이미 자리가 찼더라구요. 오늘은 여기서 저도 사짜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초저녁에 바람이 약간 불더니 어두워지자 고요해졌다. 수면에 띄운 10개의 케미 불빛이 모처럼 멋진 정취를 자아냈다. 전날 낚시 여건이 너무 험했던 정읍 소류지에서 고생을 한 터라 발판 좋고 고요한 행정지에서의 밤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게 여겨졌다.
평소 같으면 초저녁까지 입질이 없으면 길어야 새벽 1시경이면 자버리는 성격이다. 그러나 오늘은 분위기가 너무 좋아 밤을 새보기로 했다.
새벽 2시경 드디어 첫 입질이 왔다. 4.4칸 대의 찌가 살짝 솟더니 45도 각도로 물속으로 사라진다. 옥수수를 꿴 긴 목줄 채비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입질이다. 힘껏 채니 좌우로 째며 난리를 친다. 간신히 뜰채에 담아 뒤편 풀밭에서 갈무리했다.
그런데 이게 뭐람? 45cm 정도 되는 발갱이(잉어 새끼)었다. 실망한 채 다시 자리로 돌아와 찌를 응시했다.  새벽 3시경 우측 4칸 대 찌가 또 다시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이번에는 32cm 정도 되는 월척이었다. ‘이제야 고기들이 움직이는구나.’
다시 긴장하고 자리에 앉았으나 피로를 견디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그때 “그거 입질 온 거 아닌가요?”하는 목소리가 들려 깨보니 맨 우측 3.2칸 대의 찌가 정중앙으로 이동해 있었다. 긴 목줄 채비인 만큼 ‘자동빵으로 한 마리 또 낚겠구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헛방이었다.

 

 

수중에 설치한 좌대 위에서 아침 입질을 기다리는 조대호 씨.

취재 기간 동안 올라온 월척 붕어들.

 

동 튼 직후에야 36.5cm 불쑥
새벽 5시가 되자 서서히 동이 터 왔다. 마을에 무슨 닭이 그리 많은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닭 울음소리에 더 이상 잘 수도 없었다.
밤낚시 결과는 밤새 입질 세 번 받아 한 번은 45cm 발갱이, 한 번은 32cm 월척, 한 번은 헛방. 이틀 전 정읍에서 밤새 꽝을 맞은 것에 비하면 감지덕지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내 왼편에서 수중전을 펼친 임병진, 윤종복, 조대호 씨는 밤새 입질 한 번 없었다며 실망하는 눈치였다. 그들이 자리한 곳은 한눈에 봐도 오름수위 포인트로는 A급 자리였는데 3명이 30대가 넘는 낚싯대를 펴고도 입질 한 번 못 받았다니… 행정지의 오름수위 특수가 끝물로 접어들었다는 방증이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낚싯대를 접던 아침 7시경 가장 상류 쪽에 자리한 조대호 씨가 환호성을 질렀다. 쳐다보니 잔뜩 휘어진 낚싯대를 들고 손맛을 즐기고 있었다. 밤새 꼼짝도 않더니 동이 완전히 튼 후에 입질이 들어온 것이다. 계측해보니 정확히 36.5cm. 빵 좋고 체색도 황금색으로 아름다운 허리급 월척이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행정지 붕어낚시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행정지를 잘 아는 낚시인들을 만나 많은 얘기를 나누었는데 그중 아래 두 가지 사항만 유념하면 손맛 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 많이 와도 물색 탁해져야 입질 활발하다
지난 7월 중순~7월 말 사이의 호황은 장마로 인한 오름수위가 영향을 미쳤지만 더불어 더 중요한 것은 물색이었다. 한꺼번에 많은 비가 와 수위가 금방 오르자 물색이 탁해졌고 그 틈을 타 큰 붕어들이 연안으로 대거 올라붙었다. 그러나 이후 물색이 점차 맑아지면서 폭발력은 점자 약해졌으며 7월 말에 또 한 차례 큰 비가 왔으나 물색을 탁하게 만들 만큼은 못 돼 큰 도움이 못 됐다. 따라서 가을이 오기 전에 또 한 번 큰 비가 내린다면 그때 신속하게 낚시를 들어가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옥수수 채비는 되도록 가볍고 예민하게
-이날 행정지를 찾은 낚시인들은 새우낚시에나 쓸 만한 대물 채비에 감성돔바늘 4~5호를 묶어 쓰는 사람이 많았다. 그렇게 써도 마릿수 조과를 거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색이 점차 맑아지면서 붕어들의 입질이 뜸해지고 약해졌다. 그런 때는 확실히 긴 목줄에 작은 바늘이 유리하다. 대물낚시용 외봉돌 채비는 그대로 쓰더라도 목줄은 25cm 이상으로 길게, 바늘은 감성돔 1~2호로 작게 쓴다면 훨씬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날 함께 한 낚시인들은 찌올림이 지저분하고 입질도 약했다고 말했는데 긴 목줄 채비를 쓴 나는 세 번 다 찌를 물속으로 끌고 갈 만큼 입질이 확실했다.

 


행정지는 어떤 곳?
2005년경 배스 유입 후 대물터로 변신 


충남 홍성군 장곡면 천태리와 행정리에 걸쳐 있는 행정지의 정식 명칭은 천태저수지이다. 규모는 10만7천평이며 2005년 준공 직후에는 5~7치가 주로 낚이는 잔챙이터였다. 월척은 드물었지만 규모가 크고 낚시 자리가 많아 단체낚시인들의 시조회나 납회터로 인기가 많았다. 준공 이후에는 떡붕어 자원도 풍부했으나 2015년 무렵 배스가 확산되면서 토종붕어터로 바뀌고 씨알도 굵어졌다. 현재는 전형적인 배스터로 돌변했으며 걸었다하면 월척에 육박하는 씨알이 올라온다. 물이 맑은 청정 저수지여서 평소에는 터가 세다. 그러나 큰 비가 와 오름수위가 이루어지면 큰 씨알이 떼로 낚이곤 한다. 행정지는 낚시인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문제로 한때 주민들이 낚시를 막기도 했으므로 낚시터 환경보호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상류 마을회관 옆에 마을에서 만들어 놓은 공동화장실과 쓰레기 분리수거대가 마련돼 있다.


맛집
광시한우방식당의 육회비빔밥

 

 

광시면 하나로마트 옆에 있는 광시한우방 식당.

싱싱하고 맛이 좋은 육회비빔밥.


행정지 인근에는 식당이 없어 식사를 해결하기 어렵다. 이때 가볼만한 곳이 육회비빔밥이 맛있기로 소문난 예산군 광시면에 있는 광시한우방 식당이다. 육회가 늘 신선한 상태로 공급되기 때문에 안전하고 맛도 좋다는 평가다. 육회비빔밥 외에 다양한 한우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행정지에서 광시면까지는 약 10km 거리. 그러나 길이 안 막히는 교외 도로를 타고 가기 때문에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광시한우방식당 옆은 농협 하나로마트이며 이곳에 주차하고 필요한 용품도 구매할 수 있어 편리하다. 더불어 식당 대표 임창완 씨는 골수 낚시인이라 홍성, 예산 지역 붕어 조황도 물어볼 수 있어 좋다. 육회비빔밥 보통은 1만원, 특은 1만5천원.


문의 041-333-0785, 주소는 충남 예산군 광시면 예당로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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