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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 삽교호_난데없는 겨울 배수에 월척으로 맞불
2020년 01월 1638 12907

충남 아산 삽교호

 

난데없는 겨울 배수에
월척으로 맞불

김철규 호봉레저, 탑레저, 토코떡밥 필드스탭

 

 

겨울의 문턱에서 삽교호 호황 소식이 들려와 관심이 갔다. 지난 11월 중순부터 4짜 붕어를 비롯해 굵은 붕어가 마릿수로 낚이기 시작해 11월 말까지도 어신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지난 12월 3일, 삽교호를 잘 아는 김종선(닉네임 질꾼), 전기훈(닉네임 쩐프로) 씨와 동출해보기로 했다.
김종선 씨의 말에 의하면 하루 70여 수의 붕어를 낚은 적도 있고 사짜 붕어도 심심치 않게 나왔었다는 것이다. 폰에 담긴 사진을 보니 맞기는 맞는 듯하다. 뒷북일 것이라는 생각도 했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 마땅히 갈만한 곳도 없고 손맛이 고파 출조지로 선택을 하게 되었다.
집을 나설 때만 해도 별 문제가 없었는데 비봉 부근을 지나면서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차량이 밀리기 시작하기에 국도로 빠져나와 보니 이곳 또한 눈 탓에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었다. 2시간 반 만에 삽교호 좌안 최하류의 제방 앞에 도착하니 이미 도착해 있던 조윤형(닉네임 붕낚인) 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김종선 씨도 도착해 포인트를 살펴보는데 강한 바람과 비도 내려 낚싯대를 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우선 본부석을 설치하고 식사라도 해결하고 싶었지만 강풍에 텐트 설치할만한 공간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김종선 씨의 스타렉스 안에서 라면 한 그릇을 끓여 식사를 마치고 나왔지만 강풍 탓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일기예보에 오후 6시부터 바람이 잔다고 하니 그때까지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었다.

 

 

 

밤 시간에 붕어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밤새 강풍이 불어 밤낚시 조황은 부진했다. 

 


낚시금지구역으로 묶인 남원포수로와 둔포리수로
오후 4시를 넘겨 바람이 약해지고 빗줄기도 가늘어지는 틈을 타 좌대를 펴기 시작했다. 우리는 본류권 우측 하류 연안에 자리를 잡았는데 큰 바위덩이를 축대 재료로 쏟아 놓은 곳이어서 좌대의 수평 맞추기가 쉽지 않아 또 시간을 허비했다. 그 사이 비는 완전히 그치고 바람도 많이 약해졌다.
텐트를 올리고 에어매트까지 깔아 놓은 뒤 보일러까지 설치하여 나만의 완벽한 아방궁을 만들어 놓았다. 영하권으로 떨어진다는 일기예보가 있었기에 추위에 떨지 않으려면 완벽한 준비를 해야 한다.
긴 대에서 입질이 잘 들어온다는 김종선 씨의 말에 3.2칸부터 4.2칸까지 모두 10대를 편성했다. 삽교방조제는 서울에서 내려오는 39번 국도에서 이어지는 38번 도로의 한 축으로, 서해대교가 준공되기 전에는 서해안으로 향하는 중요 길목이었다.
삽교호방조제는 아산시 인주면 문방리와 당진시 송악면 운정리 사이의 3,360m의 바다를 막아 담수화한 곳으로 1979년 10월 26일 준공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준공식에 참석한 그날 밤 중앙정보부장이던 김재규의 총에 맞아 서거하는 역사에 남는 일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방조제 준공 이전의 삽교천과 무한천 유역은 넓은 평야와 간척지를 포용하고 있으면서도 해마다 농업용수의 부족으로 가뭄 피해를 보고 있던 곳이다. 또한 하구에서 역류하는 바닷물로 인해 염해까지 발생해 농사짓기에 어려움이 많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삽교천방조제가 축조됨에 따라 이 일대 평야지대가 만성적인 자연피해에서 벗어날 수가 있게 됐다.
삽교호방조제 준공 이후에는 우리들의 놀이터인 낚시 포인트도 엄청 많이 늘었다. 주요 포인트로는 운양 펌프장 주변과 남원포수로 그리고 신촌리수로와 부장리권, 둔포리수로, 선인대교 부근과 곡교천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삽교호 포인트 역시 낚시금지라는 불청객을 피하지는 못했다. 최근까지 붕어가 가장 잘 나오던 남원포수로와 겨울에도 얼음이 얼지 않아 많은 낚시인들이 찾던 둔포리수로가 2018년에 낚시금지구역으로 묶인 것이다.
무분별한 논둑 훼손과 쓰레기 투기로 주민들의 원성을 사게 된 게 원인이었다. 분명히 반성해야 되는 우리 낚시인들의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

 

 

 

드론으로 촬영한 삽교호 제방. 위쪽은 간조 시간을 맞아 뻘이 드러난 바다다.

이한구 씨와 함께 삽교호 인근 횟집에서 즐긴 우럭회.

 

 

선인대교 교량공사로 갑작스런 배수가…
대편성을 완료 할 때쯤 바람이 많이 약해지면서 안정적으로 채비를 드리울 수 있게 되었다. 그때 아산에 거주하는 이한구(닉네임 아래울) 씨가 찾아왔다. 인근 횟집에 예약을 해놓았으니 같이 가자는 것이다. 이제 막 바람도 자고 채비를 던져 낚시도 해야 하는데 예약까지 해놓았다니 안 갈 수도 없고 난감하기만 했다.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겪어본 난처한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저녁식사는 해야 되는 상황이라 못 이기는 척 동행했고 푸짐한 횟집 상차림을 보니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마음이 이처럼 간사한 것일까?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맛있는 반찬과 싱싱한 광어, 우럭 회로 배를 채우고 낚시터로 돌아오니 바람은 완전히 멎어 유리알 같은 수면을 보여 주고 있었다. 마음이 급해 미끼를 투척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꿈틀대며 찌가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챔질에 성공하여 끌어낸 붕어는 8치가 조금 넘는 씨알이었다. 조금 아쉽지만 멋진 찌올림에 만족하기로 했다. 이어지는 입질에 9치 붕어가 나오고 잠시 후 30cm급 붕어가 올라와 주었다. 밤 11시까지 낚시했지만 고만고만한 8~9치의 붕어 5수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대물 붕어가 아니기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새벽 3시에 일어나 다시 자리에 앉았다. 바람 한 점 없이 잔잔한 수면이 유지되고 있었기에 대물 붕어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낚시를 해보았지만 큰 붕어는 나오지 않았다. 날이 밝아 올 때까지 모두 7수의 붕어를 만났지만 월척 붕어는 한 마리도 없었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씨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 사이 수위는 약 5cm 올라와 있었다. 그러더니 낮 12시가 가까워지자 찌가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배수가 시작된 것이다. 뜬금없이 12월에 배수하는 것은 이례가 없는 일. 알고 보니 선인대교 위쪽에서 교량공사를 하고 있어 배수를 한 것이었다. 결국 오후 3시까지 배수가 되면서 1.2m의 수심은 70cm까지 내려갔다. 삽교호 물의 절반가량을 바다로 흘려버린 것이다.

 

 

 

필자에게 삽교호 호황 소식을 전한 김종선 씨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11월 초에 올라온 4짜 붕어.

지난 11월 초에 삽교호를 찾아 4짜 포함 70여 수의 조과를 올렸던 전기훈 씨.

낚시를 끝낸 후 낚시터 주변 쓰레기를 수거했다.

 

 

 

수위 절반 줄어든 악조건에서 38cm 
물이 한창 빠지고 있던 그때 둑 위에서 수면을 내려다보니 찌 하나가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다른 찌들은 몸통까지 올라와 모두 누워 있었는데 그 찌만이 끌려 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둑에서 이 모습을 보고 있다가 번개같이 내려와 챔질하니 가장 큰 씨알인 32.5cm의 월척 붕어가 올라왔다. 아침에 넣어둔 어분글루텐을 먹고 뒤늦게 월척 붕어가 한 수 나와 준 것이다.
‘수심은 얕아도 붕어는 나온다’는 말을 믿고 밤낚시를 해 보기로 했다. 오후 5시가 지나면서 다시 바람이 터지기 시작하더니 강풍이 밤새 불어왔다. 케미 불도 밝히지 못하고 텐트 안에 누워 휴대폰만 만지작거리고 있다가 밤 10시쯤 바람이 조금 자는 듯해 낚싯대 3대에만 찌불을 밝히고 미끼를 달아 던져 놓았다.
일렁이는 파도에 찌는 제자리에 서 있지 못하고 밀려오기 일쑤였다. 더 이상의 낚시는 무리일 것 같아 채비를 모두 걷어 들이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텐트를 날려 버릴 것 같은 강풍이 불던 그날 밤은 그렇게 지나고 말았다.
아침 동이 튼 후 낚싯대를 접는 동안에도 칼날 같은 바람은 줄어들지 않았다. 영하 3도의 기온에 낚싯대는 얼어 버렸고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간 듯 손이 얼어버려 철수도 쉽지 않았다.
이때 제방권에서 낚시를 했던 김종선 씨가 38cm의 대물붕어를 낚았다고 알려왔다. 새벽 2시쯤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잠깐 동안 바람이 멈추었는데 그 시간에 입질을 받아 38cm의 대물 붕어를 낚았고 이후 또 한 수의 월척 붕어를 추가로 낚았다고 한다.
김종선 씨의 말에 의하면 “이곳 삽교호는 수초가 잘 발달 되어있는 곳과 맨땅 지역이 있는데 이번처럼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는 수초대보다는 수심이 다소 깊은 맨땅 지대를 찾아 찌를 세우면 좋다”고 하니 삽교호로 겨울 물낚시를 떠나는 낚시인이라면 참고하는 게 좋겠다. 

 

내비 주소 인주면 문방리 57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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