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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 어은지_4짜 견인 비결 가라앉은 뗏장수초 위로 미끼를 띄워라
2020년 01월 7472 12911

전남 장흥 어은지

 

4짜 견인 비결
가라앉은 뗏장수초 위로

미끼를 띄워라

 

김중석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비교적 토종터가 많은 호남지역에도 야금야금 배스가 유입되는 곳이 늘고 있다. 배스의 확산은 전국적 추세이긴 하나 호남지역 중에서도 장흥은 청정 붕어터가 많기로 소문이 난 곳이다. 실제로 장흥군은 불법 정치망 그물을 수시로 단속하는 등 어자원 보호를 위해 어느 지자체보다 관리를 잘하고 있어 낚시인의 한 사람으로서 늘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새 어은지(수동2지)와 지정지, 포항지 등에 불법 삼강망이 설치되었고 급기야 어떤 경로를 통해 유입이 됐는지 몰라도 외래어종인 배스와 블루길까지 확산 중이다.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부터 배스가 낚이기 시작했다는 어은지로 출조해 그 소문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기로 했다.

 

 

 

띄울낚시 채비로 월척을 낚아내고 있는 필자.

 

 

릴낚시인들의 월척 조과에 심쿵 
필자는 낚시춘추 2015년 7월호에 ‘이달의 추천터’로 어은지를 소개한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어은지는 외래어종이 전혀 유입되지 않아 새우, 옥수수 미끼가 잘 먹히던 순수 토종터였다. 참고로 어은지는 낚시인들에게 수동2지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데 인근에 있는 관흥지 역시 수동1지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어은지는 1966년에 축조됐으며 7만2천평 규모의 평지형 저수지로 상류 천관산(해발 723m)에서 흘러든 물을 담수해 수질이 좋다. 하절기에는 마름이 밀생해 낚시 자리가 적지만 마름이 삭는 늦가을부터 결빙 직전까지 붕어 조황이 좋은 곳이다.
붕어 외에 대형 잉어가 서식하고 있으며 장어와 가물치도 많은 것이 특징이다. 3면이 제방이어서 차량 진입도 수월하다. 다만 겨울철의 강한 북서풍 때는 바람을 의지 할 곳이 없기 때문에 취약한 면을 보인다.
회원들과 어은지를 찾은 시기는 지난 11월 23일. 강풍은 아니었지만 북서풍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상황이었다. 포인트를 둘러보니 무성했던 마름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완전 맹탕 저수지처럼 보였다. 최고의 포인트로 여겨지던 상류 갈대밭 언저리는 북서풍을 바로 받는 곳이어서 그런지 하류보다는 물색이 맑아 보였다.
제방 중심부에 두 명의 낚시인이 릴낚시를 하고 있어 인사를 나눴다. 강진에서 왔다는 최정기 씨와 서울에서 내려 온 이홍규 씨였다. 살림망에는 체고가 좋은 허리급 월척이 네 다섯 마리씩 들어 있었다. 낚시춘추에서 취재를 나왔다고 하니 기꺼이 촬영에 협조를 해줬다.
최정기 씨는 전문 릴낚시인이었는데 “마름이 삭기 시작하면 강진에서 비교적 가까운 대형지 중심으로 릴낚시를 다닌다. 이맘때부터는 낚였다하면 큰 씨알이 매력이다 보니 낮에 릴낚시를 주로 즐긴다”고 말했다. 
최정기 씨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릴대의 초릿대가 강하게 흔들렸다. 반사적으로 챔질한  최정기 씨는 “아주 큰 놈은 아닌 것 같다. 아마도 월척보다는 약간 더 큰 것 같다”며 붕어를 끌어냈다. 능숙하게 뜰채질까지 혼자 해내 올린 붕어는 32cm 월척이었다.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급해졌다. 비록 릴낚시에서 낚인 고기였지만 이 정도라면 연안낚시에서도 대물이 낚일 것 같은 기대감이 일었기 때문이었다.
포인트를 잡기 위해 제방 북동쪽 코너 부근에 도착했다. 이곳은 하류에서 유일하게 갈대와 뗏장수초가 혼재하는 곳이다. 햇볕이 비추며 수온이 올라간 영향 덕분인지 갈대 속에서 먹이활동 하던 커다란 붕어가 떼를 지어 저수지 중심부로 도망치는 것이 보였다.
더 이상 둘러볼 필요 없이 곧바로 좌대를 설치했다. 좌우측에 갈대가 자라 있었고 중심부 건너편에도 갈대가 자라 있었다. 나머지 공간에는 뗏장수초가 삭고 있어 붕어 포인트로는 최고의 여건이었다.

 

 

 

어은지 북동쪽 제방 코너에 자리한 필자의 포인트. 제방권에서는 유독 이곳에만 갈대가 자라있었다. 보기에는 명당 같았지만 뗏장수초가 삭아 내려 바닥이 지저분했다.

어은지 월척붕어의 튼실한 체구. 최근 배스가 유입된 이후 낚였다하면 대부분 월척이었다.

강진에서 온 최정기 씨가 어은지 제방에서 릴낚시로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어은지에서는 이 정도가 평균 사이즈입니다.” 릴낚시로 올린 월척을 들어 보이는 이홍규(왼쪽) 씨와 최정기 씨.

제방에 자리한 함인철 회원이 아침낚시에 집중하고 있다.

 

 

바닥채비에서 띄울채비로 전환
낚싯대를 꺼내 갈대 언저리를 노리기 위해 찌를 세우는데 예상과 다르게 봉돌이 들어가지 않았다. 특공대를 꺼내 바닥을 긁어보니 삭은 뗏장수초가 한 움큼 걸려 나왔다. 그림만으로는 최고의 포인트지만 막상 낚시를 하려고 보니 보통 난감한 일이 아니었다. 짧은 대, 긴 대 할 것 없이 몇 번씩은 투척해야 간신히 찌를 세울 수 있었다.
릴낚시인들이 주력 미끼로 지렁이를 사용하기에 나도 지렁이를 사용했는데 몇 시간째 입질이 전혀 없다. 머릿속에는 채비가 안착되는 그림이 그려졌지만 채비가 수초 찌꺼기에 함몰돼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뭔가 변화를 줘야 했다. 그래서 5.6칸 낚싯대의 채비를 회수한 뒤 무거운 봉돌을 달아 수심을 정확히 체크해 봤더니 의외로 편차가 있었다. 바닥에 융단처럼 깔려있는 수초 찌꺼기에 미끼가 함몰돼 있던 것이 확실했다.
이에 무거운 봉돌을 달아 찾은 실제 수심을 찌멈춤고무로 체크한 후 다시 수심 체크용 봉돌을 제거하고 본봉돌 밑에 달았던 스위벨 봉돌을 제거했다. 바닥채비에서 띄울낚시 채비로 전환한 것이다. 여기에 짧은 목줄을 제거하고 이물감을 줄이기 위해 20cm 정도의 긴 목줄로 목줄 채비도 교체했다.
그리고 지렁이를 꿰어 던지자 비로소  찌에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찌톱 대부분이 노출된 상태에서 찌가 잠시 흔들리더니 갑자기 찌가 빨려 들어가는 입질이 들어왔다. 작은 배스였다. 지난해부터 배스가 낚인다던 소문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어은지와 연결된 우산지, 우산수로, 회진수로, 삼산호까지 배스가 유입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았다. 마음이 착찹했다.

 

 

 

유준재 회원이 뗏장수초의 자연 포켓에 찌를 세우고 있다. 위에서 볼 땐 깨끗했지만 막상 바닥은 지저분한 상태가 많았다.

 


다시 5.6칸 대의 찌가 빠르게 빨려 들어 챔질하자 또 다시 배스가 낚였다. 일단 배스의 개체수를 알아보기 위해 낚이는 대로 살림망에 넣어두기로 했다. 그리고 짧은 대는 걷고 긴 대 위주로 대편성을 다시 했다. 채비는 스위벨을 제거한 띄울낚시 채비로 통일했다. 배스가 많이 낚이는 상황이지만 개체수를 가늠하기 위해 미끼는 지렁이를 고집했다.
낮 동안 배스만 낚으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시각은 오후 4시30분이었다. 그 순간, 삭아서 물에 잠긴 뗏장수초 너머에 세웠던 5.2칸 대의 찌톱이 흔들거렸다. 옆으로 부드럽게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입질이었다.
찌 끝이 수면에서 사라질 찰나에 챔질하자 육중한 손맛이 전해졌다. 수초에 걸렸나 싶어 힘을 주니 사정없이 옆으로 째기 시작했다. 째는 힘이 너무 강해 ‘붕어 아니면 가물치겠구나!’ 생각했는데 예상 밖의 붕어였다. 수초 무더기를 뒤집어쓰고 나온 녀석은 놀랍게도 44cm나 되는 4짜 붕어. 바닥채비에서 띄울낚시 채비로 빠르게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
그 즈음 유재준 회원은 날이 어두워짐에 맞춰 채집망을 담갔지만 새우가 단 한 마리도 들어가지 않았다며 차를 몰고 1km 정도 떨어져 있는 우산지로 새우를 채집하러 갔다. 원래 어은지에는 새우와 참붕어가 많이 서식했지만 배스 유입 이후 몰살됐는지 필자의 살림망에도 어떤 생명체조차 채집되지 않았다.
밤 9시에 오른쪽 갈대밭 사이에 세웠던 찌에서 다시 입질을 받았으나 가물치였다. 가물치를 바늘에서 떼어내는 사이, 전방에 세워두었던 6칸 대의 찌가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랜턴 불빛 사이로 왼쪽으로 사정없이 휘어진 초리대가 보였다.
‘이것도 가물치인가?’ 싶어 낚싯대를 살짝 들자 수초를 감았는지 무게감만 느껴졌다. 끌려나온 것은 한 무더기의 수초. 그리고 수초 속에 뭔가가 보여 살펴보니 33cm월척이었다. 무거운 수초 때문에 저항 한 번 못하고 끌려나온 것이다. 

 

 

 

밤낚시 풍경. 멀리 밝은 불빛이 비추는 곳은 회진항이다.

어은지에서 거둔 조과를 자랑하는 화보팀. 왼쪽부터 김광요, 함인철, 유준재 회원. 낚은 붕어는 모두 방류했다.

아침 시간에 지렁이 미끼로 월척을 걸어낸 유준재 회원.

어은지를 돌며 쓰레기를 수거한 화보팀. 수풀 속에 버려진 숨은 쓰레기까지 찾아냈다.

 

배스터로 바뀐 현실에 착잡한 심정
잠시 쪽잠을 자다가 새벽 3시 무렵 파라솔을 때리는 빗방울 소리에 잠이 깼다. 유준재 회원이 인근 우산지에서 채집해온 새우로 미끼를 바꿔봤지만 별다른 반응 없었고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낮케미로 바꾸기엔 조금 이른 시간인 아침 6시. 미끼를 다시 지렁이로 바꿨다. 그랬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찌가 빨려들어 갔다. 또 배스일까? 하는 생각에 꺼내보니 29cm 붕어였다.
붕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붕어 입질이 들어왔다. 아침시간에 폭풍 입질이 들어온다는 어은지의 특징을 증명하는 듯 했다. 불과 30분도 안 되는 시간에 여섯 마리의 붕어를 낚아냈다.
해가 완전히 떠오르자 배스의 공격이 이어졌다. 좌측 뗏장수초 골자리를 노렸던 유준재 회원도 두 마리의 배스를 낚아내고서야 첫 붕어의 입질을 받아 32cm 월척을 낚아냈다.
오전 시간에 입질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낚시에 집중해봤지만 배스만 낚일 뿐 붕어의 입질은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다. 급기야 바람까지 터져 철수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토종터에서 배스터로 변모한 어은지에서 하룻밤 낚시를 해본 결과, 4짜 붕어를 비롯해 여섯 마리의 월척과 27cm 전후의 중치급 붕어를 마릿수로 낚을 수 있었다.
여기에 최근에 유입된 배스의 2세대로 추정되는 15~20cm의 고만고만한 사이즈를 보인 배스 20여 마리가 낚였다. 비록 모처럼 4짜는 낚았지만 어은지 역시 배스터로 변모한 것을 확인한 안타까운 출조였다. 

 

경남해고속도로 장흥IC를 나와 23번 국도를 따라 대덕읍 방향으로 간다. 용산면과 관산읍을 차례로 거쳐 26km 가면 수동마을에 이른다. 좌측 수동마을로 500m 내려가 좌회전하여 마을 앞길을 따라 100m 들어가면 어은지 서쪽 제방에 이른다. 내비 주소는 관산읍 외동리 651.

 

 


어은지 겨울낚시 요령


어은는 바람을 많이 타는 저수지이므로 일기예보는 필수적으로 확인하고 출조하는 게 좋다. 배스가 서식하지만 겨울에는 생미끼에 입질이 잦기 때문에 개의치 말고 사용하는 게 좋다. 보통 배스 3마리에 붕어 1마리 꼴로 낚이는 양상이다. 떡밥과 옥수수를 써도 입질은 오지만 확실히 동절기에 접어든 까닭인지 생미끼인 지렁이보다는 입질이 더뎠다. 더불어 바닥이 깔끔한 곳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침수수초가 자란 곳이라면 채비를 약간 띄워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따뜻한 날씨가 지속된다면 상류의 갈대밭도 훌륭한 포인트로 꼽힌다. 이 구간은 바람을 등지고 낚시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어은지의 조황이 부진할 경우 인근 우산지, 삼산호, 관흥지(수동1저수지), 포항지 등으로 낚시터를 옮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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