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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겨울 남해 갑오징어 에깅_통영 사량도 현장기 ‘신발짝’ 시즌은 12월부터!
2020년 01월 3307 12954

 

특집 겨울 남해 갑오징어 에깅

 

통영 사량도 현장기

 

‘신발짝’ 시즌은 12월부터!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갑오징어 시즌은 가을? 이건 유행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다. 남해 갑오징어는 10월~11월이 마릿수 시즌이긴 하지만 그때는 손바닥보다 작은 씨알이 주종이며, 갑오징어 마니아들은 씨알이 더 커지는 11월 이후를 주목한다. 남해에는 12~1월에도 갑오징어가 낚이는 포인트가 많기 때문에 사실상 갑오징어 워킹 시즌은 연중이라 할 수 있으며 겨울에도 연안에서 갑오징어를 낚을 수 있다.

 

 

통영 사량도 앞바다를 가득 메운 굴양식장.
이 주변이 유명한 갑오징어 선상낚시 포인트다.

 

 

남해의 갑오징어 시즌은 처음부터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일본에서 무늬오징어 에깅이 처음 들어왔을 때의 자료를 바탕으로 갑오징어 시즌을 유추한 것(무늬오징어를 노리고 에깅을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갑오징어만 낚였다)뿐이지 확실한 근거나 낚시인의 경험에 의해서 정립된 것은 없었다. 국내 갑오징어 시즌은 서해의 선상낚시나 서해, 남해 어부의 조업을 바탕으로 계산한 것이 대부분이며, 낚시인의 경험에 의한 연안낚시 시즌은 최근에야 비로소 다시 정립되고 있다.
갑오징어 시즌이 생각보다 길다는 사실은 의외로 엉뚱한 곳에서 알게 되었다. 겨울에 호래기 루어낚시가 인기를 끌면서 작은 스테나 에기로 호래기를 낚는 것이 유행했는데, 그때 갑오징어가 잘 낚인 것이다. 고성, 마산, 남해 등 갑오징어의 산란터가 있는 주변에서 겨울에도 갑오징어가 낚였는데, 처음에는 작은 씨알이 낚이다가 최근에는 겨울에도 큰 씨알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늦가을~초겨울에 갑오징어를 낚는 낚시인들이 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겨울에 아예 큰 갑오징어를 노리고 출조를 하기도 한다.

 

사량도의 대표 등산 코스인 가마봉,
불모산, 옥녀봉이 병풍처럼 이어져 있다. 사진을 촬영한 장소는 사량도 대항마을.

 

사량도 내지선착장에 도착한 풍양카페리.

 

다시 정립되고 있는 갑오징어 시즌
지난 11월 24일 부산의 루어낚시인 한승윤 씨와 함께 경남 통영의 사량도로 갑오징어 출조에 나섰다. 한승윤 씨는 최근 2~3년 동안 사량도와 남해도에서 많은 양의 갑오징어를 낚아온 실력파 낚시인으로 기자의 끈질긴 요구에 포인트를 공개하게 되었다. 참고로 사량도가 에깅으로 유명한 포인트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사량도에서 알짜배기 갑오징어 포인트는 소수만 알고 있으며 한승윤 씨가 그중 한 명이다.
오전 6시. 경남 고성군 하일면 춘암리에 있는 풍양카페리 선착장(용암포터미널)에 도착 후 오전 7시에 사량도로 출항하는 카페리에 차를 실었다. 사량도로 가기 위해서는 대부분 통영시 도산면에 있는 가오치선착장(부산에서 더 가깝다)을 이용하지만 한승윤 씨는 일부러 더 멀리 있는 춘암리의 풍양카페리를 이용했다. 그 이유는 사량도까지 배로 이동하는 거리가 15분 내외로 아주 짧으며 이용하는 손님이 적기 때문에 차량을 선적할 때 다음 배로 밀리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즉, 배 시간에 맞춰 도착하면 언제든지 차를 실을 수 있고 가까운 만큼 요금도 저렴한 것이 장점. 도선료는 운임 1인 5천원, 차량은 왕복 1만원이다.
용암포터미널에서 오전 7시에 출항한 배는 15분 후 사량도의 내지선착장에 도착했다. 사량도는 상사량도와 하사량도로 나뉘어 있으며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내지선착장은 상사량도 북쪽에 있는 선착장이다.

 

외인금에서 큰 씨알의 갑오징어를 낚은 한승윤 씨.

 

외인금 연안의 바닥. 작은 자갈이 깔려 있는 지형으로 이런 곳에 갑오징어가 많이 서식한다.

하사량도 외인금 마을에 있는 작은 방파제. 방파제 끝에 있는 상판에서 낚시를 했다.

 

캐스팅 두 번에 첫수
한승윤 씨와 나는 곧바로 하사량도로 이동했다. 물색이 맑고 기온이 내려간 만큼 수심이 조금이라도 더 나오는 하사량도가 갑오징어를 낚기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갑오징어 조과가 좋은 곳은 하사량도 동쪽의 외인금 일대. 하사량도 동쪽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아주 작은 마을이 하나 나오는데, 진입로가 좁고 비탈져서 낮에도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외인금으로 내려가니 마을에는 집 두어 채가 전부였으며 작은 방파제와 펜션 하나가 있을 뿐이다. 낚시는 작은 방파제에서 했는데 어선 한 척이 정박해 있는 상판에 올라서 낚시를 했다. 겉으로 보기엔 전혀 좋은 포인트로 보이지 않았다.
채비를 하고 있으니 펜션에서 숙박을 한 낚시인 2명이 방파제로 왔고 그들도 갑오징어 에깅을 시작했다. 날씨는 흐렸고 비가 조금씩 내리는 상황인데다 좁은 포인트에 낚시인들까지 모여든 까닭에 갑오징어가 잘 낚이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한승윤 씨는 단 두 번의 캐스팅으로 첫 갑오징어를 낚아 올렸다. 씨알은 기대한 대로 큼직했다.

 

갑오징어 채비를 만들 때 사용하는 소품. 도래와 봉돌, 카본 라인을 사용한다.

 

한승윤 씨가 갑오징어 에깅에 즐겨 사용하는 소형 에기. 한치, 호래기용으로
출시된 제품으로 1.5호~2호를 쓴다.

 

두 번째로 찾아간 대항 마을의 방파제.
콧부리 전역에서 갑오징어가 낚였고 특히 우측 외항 멀리에서 입질이 많았다.

 

소형 에기에 걸려나온 갑오징어를 바닥에 놓자 먹을 쏘았다.

 

 

수평에기대신 1.5호 호래기용 에기
한승윤 씨가 사용한 채비를 보니 내가 생각한 채비와는 달랐다. 최근 갑오징어낚시에는 수평에기를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한승윤 씨는 예전에 사용하던 1,5호, 2호 내외의 호래기, 갑오징어용 스테를 사용했다. 이유를 물으니 한승윤 씨가 설명해주었다.
“에기가 무조건 수평을 이뤄야 갑오징어의 입질을 파악하기 쉽고 더 잘 문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갑오징어는 거의 바닥층에 머물기 때문에 물에 뜨는 수평에기는 오히려 입질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개체가 많고 활성이 높을 때는 효과적이지만 바닥에서 갑오징어가 약하게 입질할 때는 완전히 바닥에 붙어주는 에기 타입이 좋습니다.”
“그런데 에기 타입은 밑걸림이 심하지 않습니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낚시인들은 에기의 바늘이 바닥에 걸린다고 생각하지만 에기는 만들 때 밑걸림을 줄이기 위해서 머리는 바닥에 닿고, 훅이 있는 꼬리는 위를 향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즉 기본적인 밑걸림 방지는 되어 있으며 지형의 형태나 채비를 운영하는 방식, 조류의 유무에 따라 밑걸림에 차이가 생깁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갑오징어가 입질하는 곳에는 조류가 항상 흐르고 있으며 조류가 흐르면 1.5호 정도의 에기는 수평에기처럼 바닥으로 가라앉지 않고 수평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수평에기의 타입 보다는 일반 에기의 형태에 갑오징어가 더 잘 입질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거의 일반 에기를 사용해서 갑오징어를 낚은 사실을 떠올리면 전혀 틀린 말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사량도와 하사량도를 연결하는 사량대교.
우측이 상사량도다.

 

 

내추럴 컬러의 위력
외인금에서는 폭발적이진 않았지만 갑오징어의 입질이 꾸준히 들어왔다. 특히 물색이 나쁘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갑오징어 조과는 상당히 좋았다. 그런데 낚시를 하다가 보니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외인금 앞은 사량도의 큰 양식장이 자리하고 있고 이곳은 분명히 유명한 갑오징어 배낚시 포인트임에도 불구하고 갑오징어 낚싯배가 거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승윤 씨는 “지금도 고성과 삼천포 일대에서는 갑오징어 선상낚시를 계속 출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0월처럼 조과가 좋지 않기 때문에 낚시인들의 출조 빈도가 줄었고, 그 때문에 낚싯배도 한두 척을 제외하고는 출조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상 갑오징어 시즌이 끝났다고 할 수 있지만 연안낚시는 그런 것과는 별개로 아는 포인트만 있으면 12월에도 충분히 조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오후 9시가 되자 비가 많이 내리면서 상황이 좋지 않게 바뀌었다. 그만 철수를 해야 하나 고민을 했지만 한승윤 씨는 에기의 컬러를 계속 바꾸면서 갑오징어를 더 낚아 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한 가지 공통된 점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처음부터 계속해서 내추럴 컬러의 에기만 사용했다는 것이다. 호래기용 에기는 무늬오징어용 에기만큼이나 다양한 컬러가 있지만 한승윤 씨는 유독 내추럴 컬러를 고집했다. 주종은 초록색, 고등어색, 갈색 등 예전부터 인기가 많은 스탠더드 컬러였다. 한승윤 씨에게 내추럴 컬러를 즐겨 쓰는 이유를 물었다.
“루어낚시를 하다보면 어종별, 시즌별로 항상 히트하는 제품이 있습니다. 농어도 그렇고, 에깅도 그렇고 갑오징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유행을 보고 있으면 한 가지 공통된 사실을 알 수 있는데 항상 비슷한 컬러가 인기를 끈다는 것입니다. 제품의 형태는 달라져도 꾸준한 인기를 끄는 컬러가 존재하는데 그게 바로 고등어색(정어리색), 초록색, 갈색 등의 내추럴 컬러입니다. 이것과는 별개로 선호하는 컬러가 하나 더 있는데 일명 빨간대가리라고 불리는 머리는 빨갛고 몸통은 흰색인 컬러입니다.”
한승윤 씨와 컬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태클 박스를 열어 보았는데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태클박스 내에는 포장을 벗기지 않은 새 제품이 100개가 넘게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 8천원~1만원짜리 고급 제품으로 대부분 비슷한 컬러를 였는데 가격으로 따지면 에기와 스테만 100만원이 훌쩍 넘었다. 왜 이렇게 많은 제품을 포장도 뜯지도 않고 가지고 다닐까? 한승윤 씨는 “인기가 좋은 제품을 시즌 중에 구하려면 십중팔구 품절이 됩니다. 특히 인기 있는 제품의 특정 컬러는 순식간에 품절이 되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제품은 그때그때 보이는 대로 조금씩 사둡니다. 태클박스에 있는 제품이 많아 보이지만 밑걸림이 많은 곳에서 사용하다보면 금방 동이 나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제품이나 컬러는 항상 여분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 2호 에기에 걸려나온 갑오징어. 에기는 스테와 달리 바닥으로 가라앉지만 꼬리가 뜨게
설계되어 있어 밑걸림을 줄일 수 있고 갑오징어 반응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대항항에서도 입질은 계속
오전 11시가 넘어 간조에 가까워지니 외인금에서는 조과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조금 큰 규모의 방파제를 찾아 상사량도의 대항항으로 옮겼다. 대항해수욕장이 있는 이곳은 봄에도 갑오징어가 낚이는 곳으로 해수욕과 등산을 함께 즐길 수 있어서 관광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취재차 찾은 11월 24일에는 사량도의 유명한 옥녀봉을 비롯해 가마봉, 불모산에 한창 단풍이 들어 고즈넉한 정취를 즐기며 낚시를 할 수 있었다.
갑오징어는 대항항에서도 쉽게 낚을 수 있었다. 과연 갑오징어 시즌 막바지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갑오징어가 잘 낚였다. 한승윤 씨도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12월에도 마릿수 조과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입질이 뜸해졌을 때는 앞서 말한 ‘빨간대가리’ 에기를 사용했다. ‘빨간대가리’ 컬러는 수평에기 밖에 없었는데 수평에기에도 입질이 잘 들어왔다. 오후 1시까지 대항항에서 낚시를 한 결과 한승윤 씨는 10마리가 넘는 갑오징어를 낚았고 나도 4마리를 낚을 수 있었다. 한승윤 씨가 낚은 갑오징어의 마릿수는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주말에 낚시를 나온 사람들이 갑오징어가 올라올 때마다 구경을 오는 탓에 몇 마리를 선물로 주었기 때문이다.
사량도에서의 갑오징어낚시는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대체 이런 호황을 두고 왜 시즌이 끝났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급기야 손이 시릴 12월에 더 큰 씨알의 갑오징어가 낚인다니 다가오는 겨울이 더 기대가 되었다.

 


가는 길
경남 고성의 용암포항에서 풍양카페리를 타고 들어간다. 선착장 주소는 경남 고성군 하일면 춘암리 906-2번지. 오전 7시에 첫배가 출항하며 사량도 내지선착장까지 걸리는 시간은 15~20분. 사량도 내지선착장에서는 매시 30분에 출항한다. 3월부터 11월까지는 매시 정각에 출항하며 마지막 출항은 오후 5시, 사량도에서는 오후 5시30분이 마지막 배다. 11월 25일부터 1월31일까지는 7시, 12시 배를 토·일요일에만 운항하며 마지막배는 오후 4시로 단축, 오후 5시배는 설명절에만 운항한다.
운임은 1인 편도 5천원, 차량은 1인 왕복 1만원. 풍양카페리 055-673-0529

 

 

낚시 매너는 반드시 지키자
사량도 외인금의 한 전신주에서 낯 뜨거운 문구를 보았다. 내용은 제발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것뿐 아니라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고 있을 때 낚싯배 선주가 와서는 대뜸 ‘배에 올라 낚시를 하지 말고 갑오징어 먹물을 배에 묻히지 말라’고 소리쳤다.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은 우리는 낚싯배 근처에 서 있다가 그냥 된서리를 맞았다. 
사량도는 예전부터 등산과 낚시로 유명한 섬이지만 날이 갈수록 섬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무분별하게 들이닥치는 단체 등산객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지만, 거기에 낚시인도 함께 손가락질 받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사량도로 출조한다면 낚시 매너는 반드시 지키도록 하자.
이미 남해도의 많은 포인트는 낚시금지로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며 몇몇 섬에서도 낚시인의 입도를 허가하지 않는 등 제재를 가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현지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면 결국 손해는 낚시인이 보게 되어 있다.
취재 당일에도 대항항에서 낚시인들의 꼴사나운 모습을 보고 말았는데, 만취한 낚시인들끼리 주먹다툼에 술병까지 깨는 등 실로 상상하기 힘든 추태를 보았다. 그로 인해 우리를 포함한 다른 낚시인들이 모두 자리를 떠났지만 깨진 병과 오물을 그들이 치웠을까? 결국 남은 잔해는 주민들이 치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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