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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곡지와 초침이지가 나를 울리네”
2009년 09월 9056 1297

남한 최북단 저수지들을 찾아서

 

백골부대 장교가 점찍어준 비밀터

 

“잠곡지와 초침이지가 나를 울리네”

 

서성모 기자 blog.naver.com/mofisher

 

 ▲장마로 최상류까지 물이 들어찬 잠곡지. 댐을 연상시킬 정도로 산세가 굵직굵직하고 수심이 깊다.

 

 

청주 강서낚시 민병완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일 철원으로 출조할 계획인데 같이 가지 않겠소?”
“충청도에 갈만한 곳이 더 많을 텐데 거꾸로 서울 쪽으로 올라온단 말입니까?”
“우리 낚시회의 조규식 회원 조카사위가 철원 백골부대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그 사람도 낚시꾼이라서 철원지역 낚시 정보는 훤하답니다. 그런데 그 장교가 한탄강 최상류에 월척만 들어있는 둠벙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둠벙에 가보려구요.”
“그런 곳이 있다면 당장 가야죠! 그런데 그 둠벙이 어디쯤 있답니까?”

 

왼쪽) “예전엔 이런 놈들이 잘 낚였는데 요즘은 영…." 잠곡지의 조과를 보여주고 있는 조규식 회원.

오른쪽) 계곡처럼 물이 콸콸 넘치는 초침이지의 무넘기.

“갑작스런 폭우 때문에 부대에서 통제합니다!”

 

7월 17일 철원의 약속 장소. 그런데 민병완 사장이 곤란하게 됐다는 표정으로 나를 맞는다.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굵은 빗방울. 폭우 때문에 출조하려 했던 포인트를 군에서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낚시하다간 불어난 강물에 다 쓸려갈 판이란다.
이제 어디로 간다? 백골부대 낚시꾼 장교가 낚시지도책에 두 곳을 찍어주었다.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저수지로서 오늘처럼 비 오는 날 조황이 좋다는 그곳.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잠곡리에 있는 잠곡지와 경기도 포천군 일동면 사직리에 있는 초침이지다. 두 저수지는 20분 거리에 인접해 있었다. 일단 거리가 가장 가까운 잠곡지로 향했다.
잠곡지는 복주산(해발 1150m) 산자락에 있는 저수지였다. 현지인들은 잠곡댐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원래 식수원으로 쓰려고 만든 저수지인데 농업용수로 사용하면서 낚시가 허용됐다. 저수지를 본 정우영 고문은 “대청댐의 어느 골짜기에 온 것 같다”면서 감탄했다. 연안 지형이 가팔라서 상류 밖에는 낚시할 자리가 없어 보였다. 상류로 진입하니 낚시차량이 도로에 줄지어 서있었다. 역시 낚시인들은 구석구석 안 가는 곳이 없다.
새물 유입구 주변에 수몰 육초대를 바라보고 대를 편 낚시인들이 여럿 보였다. 이른 저녁을 먹고 있던 낚시인에게 조황을 물었다. “이곳은 잔 붕어가 많아 미끼를 넣기만 하면 물던 곳인데 배스가 들어간 뒤로는 붕어가 잘 안 낚여요. 지금처럼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철에만 낚시가 돼요. 나야 뭐 붕어를 낚고 싶기보다는 머리를 식힐 겸 오는 거지만….” 잠시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 최북단의 이곳까지 배스가 들어온 것인가.
새물 유입구 주변에서 떡밥낚시를 했다. 초저녁부터 굵어진 빗방울은 시간이 갈수록 굵어졌다. 나는 말뚝인 찌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밤낚시를 마친 7명 회원의 조과는 손바닥보다 조금 작은 붕어 다섯 마리. 한숨이 흘러나왔다.

 

▲아침에 초침이지를 찾은 루어낚시인들이 제방에서 배스낚시를 하고 있다.

 

“염병할, 여기까지 배스를 넣으면 어쩌겠다는 거여?”

 

초침이지는 1만여평 크기의 소류지라고 했다. 새우가 많아서 붕어를 못 낚으면 새우매운탕이라도 끓여 먹고 오면 된다고 했다. 꼬불꼬불 농로를 찾아 들어가자 요새처럼 불쑥 솟은 제방이 보였다. 여기도 먼저 온 낚시인들이 있는지 차량이 있었다. 그런데 어디를 봐도 진입로가 없다. 물이 콸콸 넘치는 무넘기를 건너서 올라가야 했다. 무넘기 너머 펼쳐진 저수지 모습. 한마디로 비경이었다. 탄성이 터져 나왔다. 소나무가 자라 있는 바위산이 좌안 하류에 앉아 있는데 그 모습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 없다. 
좌안 하류 골 안쪽으로 파라솔과 텐트가 보였다. 낚시인은 보이지 않는데 살림망이 보였다. 살림망을 들어본 권태열 회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준척 붕어 10마리가 퍼덕대고 있었다. 어느새 강서낚시회 회원들은 낑낑 짐을 메고 올라와 포인트를 정하느라 여념이 없다.
무넘기에 낚시인 한 명이 올라와 우리를 보더니 놀라는 눈치다. 그가 살림망의 주인공이었다. 수원에서 온 그는 “소류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텐트를 치고 두 달 가량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좌안 골자리 안쪽엔 그의 천막이 보였다. 살림망의 붕어가 눈에 아른거려 조황에 대해 묻자 어라? 10일 동안 낚은 거라고 한다. 그럼 하루 한 마리씩…?
그는 “3년 전부터 배스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꽝을 치는 날이 많아요.”하고 말했다. 또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 이런 산골 소류지에도 배스가 있단 말인가! 동양화같이 멋진 소류지 풍경과 물속을 휘젓고 다니는 배스는 영 어울리지 않았다. 이 소류지엔 배스 외에는 물고기가 거의 없단 말인가. 제방에 던져 놓은 새우망엔 아무 것도 들어 있지 않았다.
자정까지 입질은 없었다. 민병완 사장이 나에게 술이나 먹자고 말했다. 술잔이 오가기를 서너 차례. 불콰해진 민병완 사장이 언성을 높였다.
“아니, 이런 산골 소류지까지 배스가 있다면 누가 일부러 집어넣은 거잖아. 나 혼자 낚시하겠다고 배스 집어넣는 건 대체 무슨 심보여. 송사리고 새우고 하나도 없잖아. 염병할!”
과묵하기로 소문난 그가 이렇게 흥분한 모습은 처음 본다. 다음날 나의 카메라를 본 수원 낚시인은 ‘뭐 하러 사진을 찍느냐, 혹 이곳을 공개하려고 하느냐’하면서 꼬치꼬치 캐물었다. 배스 때문에 불모지가 돼버린 산골 소류지. 고기는 잘 낚이지 않지만 저수지가 마음에 들어 공개하지 말았으면 하는 낚시인. 나는 아무런 대답도 못하고 한동안 서있었다.

 

 ▲수원 낚시인이 초침이지에서 거둔 10일간의 조과. 권태열 회원이 대신 들어보이고 있다.

 

 


 

 

Fishihg Memo

 

철원 잠곡지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잠곡리  □수면적 12만평  □2003년 준공
‘능에호’라고도 부른다. 상류와 좌안 중류에서 낚시할 수 있다. 생미끼엔 배스가 덤비므로 곡물떡밥 또는 글루텐떡밥을 쓴다. 상류에 계곡수가 흘러들어 피서터로 추천할 만하다. 붕어를 낚으려면 밑걸림이 있어도 수몰 육초 주변을 노리는 게 좋다.
■전국낚시지도 48P B1  아이코드 690-874-3735

 

포천 초침이지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사직리  □수면적 1만5천평  □1945년 준공
좌안 하류 골자리 안쪽과 상류에 포인트가 있다. 상류 포인트는 좌안 하류의 산길로 들어가 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비가 와서 물이 조금 탁해지는 날 조용히 밤낚시를 하면 한두 번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두 마디 솟아오르다 마는 게 입질이므로 이런 찌올림을 보면 챔질을 해야 한다.
■전국낚시지도 47P F5  아이코드 917-864-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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