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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 방내지_강력 추천! 겨울에 붕어가 장맛비처럼 쏟아져
2020년 02월 1902 12980

전남 고흥 방내지

 

강력 추천!
겨울에 붕어가
장맛비처럼 쏟아져

 

김중석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이상기온 탓에 호남지방에도 춥지 않는 겨울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한겨울임에도 밤 기온이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드물어 응달이 지는 곳에만 새벽에 살짝 살얼음이 잡히고 있다. 날이 따뜻하니 물낚시 여건이 좋아질 듯 보이지만 결과는 달랐다. 지난 겨울에는 무안의 구정리수로와 영암호, 금호호 일대 샛수로에선 다수의 월척과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었지만 올해는 거의 몰황 수준으로 겨울 시즌이 시작됐다.
그래서 이번호에는 으레 소개되던 수로낚시터를 배제하고 호남에서 유독 겨울에만 강세를 보이는 곳을 총망라한 나만의 리스트를 참조해 취재지를 선정했다. 5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낚시춘추 지면에도 소개되지 않았던 고흥 여자만 바닷가 인근에 있는 방내지가 그곳이다.

 

 

 

취재일 방내지에서 유일하게 참붕어 미끼가 먹혔던 최상류 포인트에서 입질을 감지한 강진수 회원이 챔질을 준비하고 있다.

방내지에서 새우로 올린 29cm 붕어의 깔끔한 자태. 새우에는 씨알이 굵게 낚일 줄 알았으나 지렁이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상류에서 바라본 방내지. 하절기 마름이 무성해 겨울에만 낚시가 가능한 겨울 낚시터다.

 

 

자동빵으로만 붕어 3마리 횡재 
방내지는 고흥군 점암면 여호리에 있다. 1945년 준공했으며 6천평 규모의 준계곡지다. 상류와 하류의 수심차가 크지 않으며 하절기에는 마름이 가득 차 대를 드리우기 힘들다. 분지 형태로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산지로부터 흘러든 수량이 많다. 그래서 적은 양의 비에도 금세 만수가 되고 좀처럼 마르지 않는다. 동쪽의 큰 산에 가려 아침 해가 늦게 떠오르는 특징을 갖고 있다.
방내지는 겨울에 낚시가 잘 되는데도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근에 유명한 강산수로가 있다 보니 순천과 광양의 극소수 낚시인들만 찾아 재미를 보는 곳이다.
일행들과 방내지를 찾은 것은 지난 1월 4일. 낮낚시 위주로 낚시할 생각으로 아침 7시경 현장에 도착했다. 전날 선발대로 들어갔던 유준재 회원이 상류 길가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와중에 7치급 붕어를 낚아낸다.
붕어를 갈무리한 유준재 회원이 내 손을 잡더니 보여줄 것이 있다며 데리고 간 곳은 제방 좌측 중류. 릴낚시인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조과가 풍성하다기에 양해를 구하고 살림망을 들어보는데 좀처럼 끌려 나오지 않았다. 살림망에는 입구로 삐져나올 정도로 많은 양의 붕어가 들어 있었다. 비록 릴낚시로 낚은 것이지만 엄청난 조과가 아닐 수 없었다. 
다시 유준재 회원 자리로 돌아오니 찌가 세 개나 사라지고 없었다. 순차적으로 꺼내보니 18~28cm까지의 붕어가 자동빵으로 걸려 있었다.
유준재 회원은 “붕어가 거저 낚인 게 아닙니다”라고 말하기에 무슨 말인가 했더니 찌든 수초 사이 구멍을 찾느라 무척 고생하며 던져 놓은 채비라는 것. 바닥에 여름에 자란 마름이 삭아있는 동시에 겨울을 맞아 말즘까지 올라오고 있어 깔끔한 바닥 찾기가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붕어가 올라온 자리에 정확히 채비를 던져 넣자 곧바로 25cm급이 올라왔다.
마음이 급했지만 그래도 최근의 경향을 제대로 파악해보기 위해 비닐하우스에서 쓰레기를 태우던 주민과 대화를 나눴다. 커피를 끓여 드리면서 저수지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다. 
“저수지가 축조된 이후 거의 마르지 않았다. 우리에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낚시인들이 가끔 보이는데 뭔가를 잡아내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한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표현에 낚시인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가기 때문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주민은 “상류에 마을이 있어 생활하수의 유입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산에서 유입되는 수량이 워낙 많아 수질은 괜찮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고흥 녹동중학교 2학년 박동혁 군이 아버지와 함께 릴낚시로 낚은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취재일 조과를 보여주는 필자. 세 명이 올린 조과이며 사진 촬영 후 전량 방류했다.

 


지렁이 미끼에 ‘느면 나와’
이리저리 둘러보며 자료를 수집하다가 오전 9시를 넘겨서야 최상류 연안에 자리를 잡았다. 부들이 자라고 정면에 몇 가닥의 갈대가 있는 곳으로 최상의 포인트 여건이었다.
늘 애용하는 수정레져의 발판을 설치하고 특공대로 바닥을 긁어보니 이곳에서도 말즘이 걸려 나왔지만 아주 밀생한 것은 아니었다. 2.4칸 대에 지렁이 한 마리를 꿰어 좌측 언저리에 세워봤다. 찌가 자리를 잡는가 싶더니 곧바로 올라온다. 올려보니 21cm급 붕어였다. 여전히 바늘에 붙어있는 지렁이를 누벼 꿰어 던지자 바로 입질로 이어졌다. 낚싯대 두 대를 펴기도 전에 21~29cm의 붕어를 네 마리나 낚았다. 이것이 대박 조황의 전주곡이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짧은 대에서는 입질이 더뎌졌고 점차 낚싯대가 길어졌다. 결국 최고 길이 6칸 대까지 총 열 대의 낚싯대를 펼쳤다.
지렁이를 꿰어 던지면 쉴 새 없이 찌가 올라왔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느면 나와’ 상황. 다만 씨알이 잘아 아쉬웠다. 좀 더 큰 씨알을 노리기 위해 준비해 갔던 새우를 바늘에 꿰어 던졌지만 씨알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내 좌측 옆 자리에서는 유튜버 ‘달빛소류지’ 홍광수 씨가 대를 펴고 있었는데 그 역시 대를 폄과 동시에 연속으로 붕어를 낚아냈다. 홍광수 씨는 “한겨울인데 마치 산란 특수 입질을 보는 것 같다”라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한편 보통은 밤에 새우를 사용하면 굵은 붕어가 잘 낚이지만 방내지는 예외다. 낮에 새우에 줄줄이 낚이던 붕어들도 밤이 되면 입을 다문다. 미끼를 다시 지렁이로 바꾸면 또 다시 찌를 밀어 올리는 게 지금껏 경험한 방내지의 독특한 특징이었다.
오후 4시 무렵, 지렁이를 꿴 다섯 칸 대의 긴 목줄 채비에 요상한 입질이 왔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찌올림을 보여 챔질하니 빵 좋은 32cm의 월척이었다. 이 월척을 포함해 낮 시간에 잡은 붕어만 50여 마리. 방내지는 낮에 잘 잡히면 밤에는 입질이 뜸한 경우를 자주 겪은 터라 저녁식사 시간을 한 시간 뒤로 미뤘다.

 

 

 

드론으로 촬영한 방내지. 규모에 비해 포인트가 적은 게 흠이다.

방내지 취재에 동행한 낚시인들이 굵은 붕어를 골라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좌측부터 유준재, 함인철, 홍광수, 강진수 회원.

 

 

잔챙이 입질 속에서도 월척 두 마리 
방내지는 서쪽에 팔영산이 있어 해가 일찍 진다. 해가 팔영산에 걸쳐지자 거짓말처럼 입질이 더뎌졌다. 씨알도 15~18cm로  바꿨다.
저녁을 먹으면서 취재팀의 조황을 살펴보니 포인트 차이가 극명했다. 제방에 앉았던 이광희 회원은 12마리를 낚았고, 유준재 회원은 30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았다.
새우는 몰라도 예전부터 참붕어에는 씨알이 다소 굵게 낚이는 특징을 보이는 곳이어서 참붕어를 써보기로 했다. 1.5km 떨어진 여호수로에 담가 두었던 새우 채집망을 건져보니 참붕어가 많이 채집되어 있었다.
식사를 하며 채집해온 참붕어를 회원들과 나눠 썼는데 강진수 회원만 참붕어로 입질을 받았고 나머지 회원들은 입질을 받지 못했다. 강진수 회원은 상류 새물 유입구에 앉았는데 토사가 흘러들어 모래톱이 형성된 곳으로 바닥이 아주 깨끗한 곳이었다. 바닥 지형의 차이 탓이었을까? 바닥에 삭은 마름 줄기나 말즘이 올라오고 있는 곳에서는 참붕어가 전혀 먹히지 않았다.
낮에 호황을 보여 밤낚시는 안 될 것이라던 예감은 맞아 떨어졌다. 밤이 늦도록 입질은 없었고 낚여봤자 10cm 전후의 아주 작은 붕어에 불과했다.
아침 5시를 넘기자 기온이 많이 떨어진 느낌이었다. 좌안 상류에 앉은 유준재 씨가 전화로 “수면에 얼음이 얼기 시작했다”며 얼지 않는 중류 지역으로 포인트를 이동한다고 알려왔다.
다시 소나기 입질이 시작된 시간은 아침 8시. 낮케미로 바꿀 시간인데 케미를 바꿀 틈을 주지 않고 찌가 솟기 시작했다. 입질은 두 시간동안 계속되었고 씨알도 전날 낮처럼 21~28cm가 주류였다.
내가 올린 두 번째 월척은 오전 10시30분에 낚였다. 5.2칸 대의 긴 목줄채비에 지렁이를 사용했는데 두 마디 올리는가 싶더니 옆으로 사선을 이루면서 끌고 가는 입질에 챔질하자 육중한 힘이 전해졌다. 지금까지 낚아보지 못한 씨알로 느껴졌다. 계측자에 오른 붕어의 눈금은 34cm를 가리키고 있었다.
본부석에 집결해 낚은 조과를 모아보자 대략 300마리 정도였다. 겨울 조황으로는 대박 수준이었다. 서둘러 간단하게 사진 촬영을 마치고 낚았던 붕어들을 모두 방생했다.
하룻밤 낚시를 통해서 느낀 점이지만 방내지는 엄청난 마릿수를 자랑했다. 마을 앞이라 불법 그물질이 안 되고 하절기에는 마름으로 찌든 곳이라 낚시와 그물질이 모두 불가능하다. 그러다보니 여름만 되면 낚시인들의 발길도 끊어진다. 오직 이 겨울에만 낚시가 가능하며 최고의 타이밍에 우리 일행들이 출조한 셈이었다.

 

남해고속도로 고흥IC를 나와 고흥 방면 15번 국도를 이용해 17.2km를 가면 석봉교차로가 나온다. 좌측 호덕리 방향으로 1.9km 진행하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우회전하여 점암·영남 방면으로 5.7km 가면 화전삼거리, 여호 방면으로 2.5km 더 가면 ‘방내마을’ 표석이 보이고 우측 고개를 넘어가면 방내지 상류에 닿는다.
내비 주소 점암면 여호리 613

 


 

주의사항
정숙낚시 필수


저수지 상류에 방내마을이 위치해 있다. 워낙 조용한 곳이라 약간만 인기척이 나도 밤에 동네 개가 짓기 때문에 필히 정숙한 낚시가 요구된다. 외지인의 출입이 드문 곳인 만큼 낚시인이 버린 쓰레기는 금방 표시가 나므로 민폐가 되지 않도록 주변 청소에 신경 쓸 것을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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