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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호황터_전남 고흥 해창만수로 빨래판 붕어의 계절이 왔다
2020년 05월 2450 13233

5월의 호황터

 

전남 고흥 해창만수로
빨래판 붕어의 계절이 왔다

 

김중석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빨래판 붕어라는 말이 어울리는 해창만수로 4짜붕어의 위용.

 

연중 낚시를 다니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3월 중순에서 4월 중순까지가 붕어 씨알이 가장 굵게 낚일 때다. 그래서 이번 취재는 마릿수보다도 한 마리를 낚더라도 허리급 이상 4짜 붕어를 노릴 수 있는 곳을 탐문해 봤다.
나주의 교산지, 문동지 그리고 장성 황룡강이 가장 핫한 한 방터로 안테나에 들어왔다. 그러나 장박꾼들로 가득 차 있다는 이야기에 포기하고 새로운 곳을 찾았다. 고민하던 나에게 고흥에 살며 화보 팀으로 활동 중인 김동관 씨가 고흥 해창만수로를 추천했다.
김동관 씨는 “시즌이 도래함에 따라 습관적으로 해창만수로를 둘러보는데 서울에서 원정 온 낚시인이 현재 빨래판 붕어를 마릿수로 낚아내고 있으니 마땅한 곳이 없으면 고흥으로 내려오시죠?”라고 말했다.
해창만수로는 전남 고흥군 포두면 일대 바다를 메워 생겨난 간척지에 형성됐다. 본류에 있던 붕어들이 2월 중순부터 상류 지류권으로 거슬러 올라와 산란을 하게 된다.

 

 

▲해창만수로 송산1교 포인트 전경. 연안에 갈대와 부들, 뗏장수초가 잘 발달되어 있다.

▲해창만수로에서 하룻밤 낚시에 낚아낸 붕어를 펼쳐보이는 광양 낚시인 고길배 씨. 그는 해창만수로 마니아로 시기적으로 붕어가 나올 포인트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해창만수로에서 손맛을 즐겼던 광주 빚고을낚시동호회 회원들. 좌측부터 봉형근, 봉원희, 김명순 씨.


특히 몇 해 전, 고흥군에서 논에 물을 댈 목적으로 농수로 공사를 벌였는데 폭 1~2m의 도랑이 수로와 수로 사이에 거미줄처럼 연결돼 예전보다 붕어의 유입과 회유 여건이 좋아졌다. 게다가 원래 해창만수로는 장마철에 큰물이 지면 수로 전체가 침수되는 곳이다. 그래서 특정  수로의 붕어가 대량으로 낚시에 빠져나가더라도 곧바로 확충되는 장점도 갖고 있다. 붕어 뿐 아니라 배스 씨알도 대단해 붕어낚시인과 배스낚시인 모두 사랑하는 꿈의 낚시터가 됐다.
해창만수로는 필자가 몇 차례 화보를 통해 독자들에게 소개를 했던 곳이다. 그래서 가급적 피하고 새로운 곳을 찾아 소개하고 싶었으나 필자 역시 빨래판 붕어의 매력을 익히 알고 있기에 다시금 그 붕어를 만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빨래판 붕어라 함은 체고가 높고 붕어가 빨래판처럼 크다고 하여 붙여진 별명이다).

 

동촌강 송산1호교 포인트에서 1박
지난 3월 21일 오전에 해창만수로를 찾았다. 해창만수로는 크게 옥강과 본강으로 나뉘는데 취재 장소는 본강에서 갈라지는 동촌강 상류에 위치한 송산1호교 포인트였다. 연안에 뗏장수초가 발달하고 부들과 갈대가 혼재한 곳으로, 폭은 80m이고 낚시가 가능한 구간은 400m에 이른다.
하루 먼저 들어가 밤낚시를 했던 유준재 회원은 “밤낚시를 해보니 밤에는 찌가 전혀 미동도 없고 아침 9시경 연타로 입질을 받았습니다”라며 살림망을 들춰 보여줬다. 살림망 속에는 배가 불룩한 38cm 월척과 41cm의 빵 좋은 붕어 두 마리가 들어 있었다. 그 외에 28~29cm의 준척급 붕어도 있었다.
붕어를 보니 마음이 급해졌다. 생자리보다는 누군가에 의해 닦여진 자리가 비어 있어 오늘은 그곳을 포인트로 잡았다. 삭아 내린 부들 줄기가 수면 위에 보였고 갈대와 뗏장수초가 혼재한 포인트. 오늘 오후에 예보된 강풍주의보 탓에 밤에는 찌 세우기가 어려울 듯해 바지장화를 신고 들어가 나풀대는 갈대들을 베어냈다.

 

 

▲필자가 아침에 올린 38cm 월척을 들어 보이고 있다. 긴 대로 수초대 너머의 맨 바닥을 노린 게 주효했다.

▲해창만수로 송산배수장 포인트. 마릿수는 적지만 걸었다 하면 대물이 낚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어느덧 시간은 아침 9시. 이 시간부터가 해창만수로의 피크타임이라 서둘러 수정레져사의 발판 좌대를 설치했다. 네 칸부터 여섯 칸까지 긴 대 위주로 편성하는데 좌측에 자리한 광주 낚시인 노현기 씨의 자리에서 ‘쒸~익’ 하는 챔질 소리가 났다. 고개를 돌려보니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져 있었다.
얼른 카메라를 들고 뛰어갔는데 렌즈 속 붕어는 상체만 물 위로 들어낸 채 삭은 부들 줄기를 감고 있었다. 4짜는 족히 될 듯 보였다. 노현기 씨가 원줄을 살짝 늦춰주자 다행히 감겨있던 붕어가 풀려나왔고 뗏장수초 위를 스키 타듯 끌려나와 뜰채에 담겼다. 계측 자에 오른 붕어는 4짜에서 5mm 부족한 39.5cm였다.
오전 10시가 다 되어서야 대편성을 마쳤다. 바늘에 지렁이를 꿰어 찌를 세우는데 찌가 바닥에 안착하기도 전에 블루길의 융단폭격이 시작됐다. 순식간에 10여 마리의 블루길을 낚아내고 있을 무렵, 노기현 씨가 또 붕어를 걸어 파이팅을 벌이고 있어 카메라를 들고 뛰어갔다.
이번에 낚인 붕어는 38cm 월척. 노현기 씨는 “블루길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다가 잠시 잠잠해지면 어김없이 붕어의 입질이 들어옵니다”라고 말하며 “블루길 성화가 싫다고 해서 옥수수나 글루텐으로 미끼를 바꾸지 말고 지렁이 미끼로 밀고 나가야 합니다”라고 귀띔해줬다.

 

6짜 붕어 헤프닝
다시 자리로 돌아와 보니 찌가 3개나 사라지고 없었다. 모두 블루길의 소행이었다.
두어 시간 집중해 낚시하면서 체험해 보니 삭은 부들 줄기 사이사이에 찌를 세웠던 곳에서는 블루길 입질이 잦은 반면, 긴 대로 삭은 부들을 넘겨 맨바닥에 세웠던 곳에서는 블루길 입질이 없었다. 옆 자리 노현기 씨도 부들 안쪽보다는 부들을 넘긴 긴 대에서만 붕어의 입질을 받았다.
거센 바람이 잠시 멈추기 시작한 오전 11시 무렵. 그 많던 블루길의 입질도 잦아드는 듯하더니 갈대를 넘겨 세웠던 우측 5.3칸 대의 찌가 세 마디 정도 올라와 그대로 멈춰 있는 것이 보였다. ‘물결에 찌가 떠오른 것일까?’ 생각하는 찰나, 찌가 옆으로 슬슬 끌려가는 것이 보여 챔질했다. 필사적으로 갈대 속으로 파고든 붕어를 돌려 세워 뗏장수초 위로 올려놓고 보니 4짜 붕어를 연상케 할 정도로 큰 놈이었다. 38cm 월척이었다.
낮 12시가 지나자 낚싯대를 세울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이 강해졌다. 낚시를 포기하고 텐트에서 쉬고 있는데 광양에서 온 고길배 씨가 전화를 걸어왔다. 내용인 즉 “6짜 붕어를 낚았는데 이렇게 큰 붕어는 처음 본다며 떡붕어는 확실히 아니고 완전 괴물붕어다”라며 흥분된 상태였다. 그러면서 빨리 와서 감별을 부탁한다고 했다.
해창만수로에도 6짜 붕어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 뛰어가 봤다. 예상대로 풀밭 위에 눕혀진 괴물 붕어는 한 눈에 봐도 토종붕어는 아닌 듯 보였다. 꼬리가 계측자의 60cm 눈금을 넘어 62cm까지도 돼 보였다.

 

 

▲필자가 사용한 외바늘 스위벨 채비. 지렁이를 주력 미끼로 쓰면서 바늘에 글루텐을 함께 달아 집어효과를 극대화했다.

▲6짜붕어 해프닝을 벌였던 광주 빚고을낚시동호회 봉원희 회원. 아쉽게도 62cm의 붕어는 잉붕어로 판명됐다.

▲매번 함께 출조하는 광주 빚고을낚시동호회 봉중근(왼쪽), 김원희 부부. 이날도 부부애를 과시하듯 대형 메기와 마릿수 월척을 낚아내 회원들의 부러움을 샀다.

 


측선 개수를 헤아려보니 토종붕어의 측선 수 28~30개를 넘어선 34개였다. 또 측선의 검은색 점이 대부분 앞쪽으로만 치우쳐 있고, 무엇보다도 입 주변 양쪽에 퇴화된 작은 수염이 달려 있는 잉붕어였다.
잉붕어를 낚아낸 주인공은 ‘광주빛고을낚시동호회’의 봉원희 회원으로 아침 7시30분경 지렁이 미끼로 블루길만 낚아내다가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부드러운 찌올림을 보고 챔질했다고 한다. 강하게 좌우로 째는 힘에 잉어라 생각했었지만 수면 위로 얼굴을 내민 놈을 보고 ‘드디어 오늘 사고를 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끌어냈다고 한다.
주변에 함께 낚시하던 고길배 씨와 노연선 씨가 달려와 6짜 붕어를 구경하면서 축하를 해줬지만 아무래도 뭔가 찝찝했던 고길배 씨가 내게 전화를 걸어온 것이었다. 6짜 붕어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봉원희 회원은 “토종붕어 6짜 붕어를 끌어내는 예행연습을 잉붕어로 해봤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아침 9시에 모습을 보인 해창만 4짜!
저녁 식사 후 밤낚시를 준비하는데 주변에 함께한 회원들은 어두워져도 케미를 꺾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봄철 해창만수로에서는 밤낚시가 잘안 되기 때문에 아예 밤낚시를 포기하는 눈치였다.
필자와 이광희 회원만이 밤낚시를 시도했다. 역시 밤에도 블루길 입질은 여전했다. 밤 9시 무렵 이광희 회원 자리에서 커다란 물보라 소리가 들렸는데 전화로 물어보니 60cm급 메기를 끌어냈다고 한다.
해창만수로는 굵은 메기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십수 년 전 해창만 상류에 있는 장수지 인근에 메기 양식장이 있었는데, 홍수로 양식장이 넘치며 메기가 장수지로 모두 유입이 되었고 그 메기가 다시 해창만수로로 퍼진 것이다. 메기의 씨알은 45~60cm로 굵어 일부러 메기만 노리는 낚시인들이 있을 정도다.
밤 12시까지 자리를 지켰지만 붕어의 입질은 없었다. 여명이 밝아오면서 아침낚시에 몰입하는데 약간 저기압인지 구름이 많았고 전날 그토록 강했던 바람은 순풍에 가깝게 잦아들었다.

 

 

▲해창만수로에서 빨래판 붕어로 손맛을 즐겼던 화보팀. 왼쪽부터 노현기. 유준재, 노억주, 이광희 회원이다.

▲아침에 4짜붕어를 히트한 유준재 회원. 멀리 뗏장수초 너머에서 입질을 받은 터라 5m 길이의 긴 뜰채로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낚인 붕어는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고 쓰레기는 모두 수거해왔다.


본격적인 붕어의 입질은 아침 9시부터 시작되었다. 우측에 앉은 유준재 회원이 삭은 부들을 넘겨 세운 찌에 입질을 받았는데 부러질 듯 휘어진 낚싯대를 보니 대물 붕어임에 틀림이 없었다. 겨우 뜰채에 담긴 붕어는 42.5cm! 체고가 한 뼘에 가까울 정도로 높은 빨래판 붕어였다. 이어서 필자도 곧바로 입질을 받아 36cm, 노억주 회원도 35cm를 낚아내 아침 시간에 폭발적 입질을 받아낼 수 있었다.
오전 11시경 낚시를 마친 후 사진 촬영을 위해 각 포인트를 둘러봤다. 광양 낚시인 고길배 씨의 조황이 돋보였다. 32~38cm의 월척을 6마리나 낚았는데 그는 해창만수로 출조 횟수가 많은 마니아다. 그래서 150만 평의 넓은 구역을 언제 공략해야 될지를 각 시기별로 분석하고 있을 정도이다.  
해창만수로 빨래판 붕어에 현혹되어 하룻밤 낚시를 해 본 결과 마릿수는 적었지만 역시 씨알만큼은 굵게 낚이는 곳이라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가는 길
남해안고속도로 고흥IC를 나와 15번 국도를 이용해 고흥 방면으로 20km 가면 연봉교차로. 교차로에서 내려 점암면을 지나 포두면 방향으로 855번 국도를 따라 9km 가면 송산삼거리에 닿는다. 좌회전해 700m 진행 후 우회전하여 농로를 따라 800m 직진하다 만나는 갈래길에서 우회전해 560m 가면 송산1교가 나온다. 내비 주소는 포두면 송산리 1671-1


시즌 분석
씨알 피크는 3월부터 4월 말
해창만수로의 시즌은 연중이지만 씨알 위주 낚시는 3월부터 4월 말까지가 피크다. 이때는 낮 낚시가 유리하며 아침 8시부터 오전 11시까지 입질이 집중된다. 블루길 입질이 있지만 개의치 않고 공략하다보면 대물급 붕어가 낚인다.
수온이 올라 물색이 뿌옇게 변하는 5월부터는 밤낚시도 잘 되며, 글루텐과 옥수수도 먹힌다. 붕어 씨알은 약간 잘아져서(?) 27~35cm 이하의 붕어가 주로 낚인다.
해창만수로는 아직도 미개척 포인트가 즐비하다. 특히 침수수초가 자라는 포인트에는 채비안착에 어려움이 따르므로 갈대가 산발적으로 자라있는 곳을 노리는 게 좋다. 갈대밭도 새롭게 자란 갈대보다는 지난해에 자라 누렇게 변한 갈대에서 입질이 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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