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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피싱] 섬진강 은어 10년 만의 클라이맥스
2020년 06월 390 13404

포토피싱

 

섬진강 은어
10년 만의 클라이맥스

우정한 사진작가

섬진강 은어낚시 열기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올해는 봄 강우량이 풍부했고 금어기가 풀린 지난 5월 1일 이후에도 많은 비가 내려
섬진강의 수량은 어느 해보다도 풍족하다.
바다에서 올라붙은 은어 어군도 그 어느 해보다 많고 씨알도 커졌다.

 

섬진강 남도대교 하류 검두여울에 들어선 은어낚시 전문가 서귀상 씨가 씨은어를 놀리며 먹자리은어를 유혹하고 있다.

 

지난 5월 29일, 섬진강 화개면 현지의 은어낚시 전문가 서귀상 씨와 함께 올해 첫 은어낚시 화보 촬영에 나섰다. 지금은 이사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서귀상 씨의 집은 경남 하동군 화개면 덕은리의 중기마을에 있었다. 도로만 건너만 바로 여울로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이다 보니 서귀상 씨만큼 섬진강 은어낚시 상황을 꿰뚫어 보는 사람도 드물다.  
실제로 서귀상 씨는 섬진강 은어낚시에 관해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자로 이번 촬영에서도 그만의 풍부한 경험과 노련함을 엿볼 수 있었다. 2014년경부터 작년까지 약 6년간 다이와의 은어 필드스탭으로 활동한 바 있다.

 

코를 꿴 씨은어. 이 상태로 먹자리은어의 영역으로 씨은어를 보내면 영역 싸움이 일어난다.
그 과정에서 씨은어의 뒤쪽에 달린 갈고리바늘에 먹자리은어가 걸려든다.


아침 8시에 화개장터에서 서귀상 씨와 만나 곧바로 현장 촬영에 돌입했다. 일정상 이날 하루 만에 화보를 찍고 이동해야 했기에 마음이 급했다. 나의 조급함을 눈치 챘는지 서귀상 씨가 멋들어지게 웃어 보이며 “걱정 마이소, 요즘 섬진감에 은어가 천지삐깔입니더. 오전 안에 촬영을 끝냅시더”라며 나를 안심시켰다.
이날은 평소 서귀상 씨가 좋아하는 중기여울에서 2km 하류에 떨어진 일명 검두여울을 포인트로 잡았다. 그곳은 무릎 깊이로 얕고 물살도 빨랐다. 이곳을 촬영지로 잡은 이유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었다. 은어는 물살이 잔잔한 곳보다 빠르고 와류가 지는 곳에 먼저 붙고 낚이는 양도 많다.
참고로 은어낚시를 모르는 사람이 볼 때는 물살 빠른 얕은 여울보다 깊고 느리게 흐르는 여울이 낚시하기 편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은어 놀림낚시는 씨은어의 코를 꿰어 먹자리은어(일정 구역을 자기 영역으로 삼고 있는 은어)가 있는 곳으로 보내는 낚시인데, 물살이 약하면 씨은어의 움직임도 약해져 먹자리은어가 있는 곳까지 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은어는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은어를 과격하게 밀어내는 습성을 갖고 있어 씨은어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면 격렬하게 밀어낸다. 이 과정에서 씨은어에 달린 갈고리바늘에 먹자리은어의 몸뚱이가 걸려나오는 게 은어 놀림낚시의 원리이다.   

 

검두여울 주변에 피어난 밀보리.

 

여울을 살펴보고 있는 서귀상 씨.


검두여울에서 8시30분부터 오후 12시까지 낚시해 대략 40마리 이상의 은어를 낚았다. 주종이 20~22cm였고 25cm급도 서너 마리 섞였다. 서귀상 씨의 말대로 올해는 예년에 비해 마릿수도 좋지만 씨알도 수준급이었다. 서귀상 씨의 빼어난 은어낚시 실력 덕분에 검두여울 촬영분만으로도 화보 촬영이 완성됐다.
나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서귀상 씨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화개천으로 이동할 것을 제안했다. 중기여울과 검두여울은 이미 많이 소개됐으므로 전혀 다른 분위기의 낚시터를 앵글에 담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10분 정도 이동한 화개천은 확실히 앞서 낚시한 곳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여울 폭도 좁고 수심도 훨씬 얕아 아이들이 물놀이하기 딱 좋은 수준이었다. 계곡물이다 보니 물이 매우 맑았고 편광안경을 쓰지 않아도 물속의 은어가 고스란히 들여다보일 정도였다.
화개천에서는 12시30분부터 낚시해 2시간 동안 17마리의 은어를 낚았다. 씨알은 검두여울보다 약간 잘았지만 맑은 물에 사는 은어를 좋아하는 낚시인들은 섬진강 본류보다 화개천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촬영을 마친 서귀상 씨는 “올해 섬진강 은어낚시는 사상 최고 수준의 호황을 보일 전망입니다. 바다에서 올라붙은 은어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 지난 4년간 죽을 쒔던 남도대교 포인트에서도 은어낚시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은어낚시 채비통과 바늘집.

 

채비를 묶고 있는 서귀상 씨.

 

서귀상 씨가 잠시 바위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채비를 점검하고 있다.


남도대교 포인트가 살아난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나돌고 있다. 어떤 낚시인은 단순히 올해 은어 양이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는가 하면 그 많았던 다슬기가 올해는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을 이유로 꼽는 사람도 있다. 봄부터 많은 비가 와 다슬기가 쓸려 내려가자 은어가 몽돌에 붙은 이끼를 먹기 좋은 여건이 만들어졌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중기마을로 복귀하면서 바라본 남도대교 주변에는 평일임에도 10명 가까운 낚시인이 은어 놀림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수면으로 날아오는 씨은어(위)와 갈고리바늘에 걸린 먹자리은어.


놀림낚시의 클라이맥스! 서귀상 씨가 공중날려받기로 은어를 받아내고 있다.


올리브 그린 채색을 지닌 은어의 아름다운 자태.


서귀상 씨가 씨은어의 꼬리 부분에 역침을 꽂고 있다.


오후에 옮겨간 화개천에서 은어를 노리고 있는 서귀상 씨.

섬진강보다 씨알은 다소 잘지만 물이 맑고 깨끗해 화개천만 단골로 찾는 낚시인도 많다.


“왔다!” 서귀상 씨가 긴장된 표정으로 은어를 끌어내고 있다.

씨은어와 먹자리은어가 동시에 여울의 저항을 받기 때문에 손맛이 상당하다.


촬영을 마친 우리는 낚은 은어를 들고 인근 식당으로 이동해 맛난 은어 요리로 점심식사를 즐겼다. 나는 은어 요리라고 하면 흔히 알려진 숯불구이(일본명 시오야끼)를 할 줄 알았는데 숯불이 아닌 프라이팬에 갈치 굽듯 노릇하게 구워진 은어가 나왔다. 비주얼이 약간 덜 나와 아쉬웠지만 서귀상 씨는 이 방법이 숯불이나 오븐에 구울 때보다 훨씬 맛있게 먹는 법이라고 말했다. 서귀상 씨의 말이다.
“숯불에 장시간 은어를 익히는 방식은 일본인들이 좋아합니다. 그러나 그 방식은 바삭한 느낌은 좋지만 엄밀히 말해 은어 몸 속의 육즙을 모두 말려버리기 때문에 깊은 맛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는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약간 붓고 은은한 불로 은어를 20분 정도 노릇하게 구워냅니다. 그래야 은어 특유의 향미가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함께 맛본 은어회도 일미였다. 바다에서 거슬러온 고기이다보니 민물에서 잡았지만 바닷고기 특유의 향과 감칠맛이 혀끝에 감돌았다. 화개장터 인근 식당에서 팔고 있는 양식 은어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풍미였다.
올해는 섬진강 은어가 풍년이라고 하니 다가올 피서철에 또 한 번 검두여울을 찾아가 볼 생각이다. 그때는 나도 서귀상 씨처럼 카메라 대신 낚싯대를 들고 여울을 누비지 않을까 싶다.

내장을 빼고 통째로 썬 은어회.

씨알이 커지는 7월에는 포를 떠 먹지만 아직 포를 뜨기에는 씨알이 잘아 통째로 썰었다.

 

서귀상 씨가 검두여울에서 올린 조과를 바라보며 흐뭇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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