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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성 덕산낚시터_여기 붕어들은 배수기도 모르나봐
2020년 07월 2138 13426

경기 안성 덕산낚시터

 

여기 붕어들은
배수기도 모르나봐

 

김병조 (주)천류 민물스탭, 유료터닷컴 고문, 유튜브 댄찌TV


전국의 저수지가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배수를 하고 있다. 배수기에 낚시터를 선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이런 상황에서도 마릿수 대박 조황을 거두는 곳이 있다 하여 그곳을 출조지로 정했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덕산낚시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드론으로 촬영한 덕산낚시터 상류.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자연미가 살아있는 낚시터다.

 

 

정년퇴직을 앞둔 선배와의 추억 여행
빗길이라 조심스레 운전을 해 대전에서 1시간 20분 만에 덕산지에 도착했다. 제방 근처에서 바라본 첫인상은, 넓은 수면적과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 주변 산새의 풍광에 바로 매료가 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방 근처 노지에서 낚시하고 있는 낚시인들의 모습이 보이기에 조과가 궁금해 주차하고 내려가 보았다. 양해를 구하고 살림망 안을 들여다보니 월척급 붕어들이 마릿수로 담겨 있다. 그중에는 4짜 붕어도 보였는데 낮부터 밤까지 꾸준하게 입질을 받았다고 한다.
낮에도 입질한다는 말에 서둘러 관리실로 향했다. 덕산낚시터 전석환사장을 만나 첫인사를 나누고는 뱃터에서 낚시 짐을 싣고 오늘 낚시하기로 한 상류로 향했다. 이번 출조에는 필자의 직장 선배인 김영교 씨와 함께했다. 6월 말이면 정들었던 회사를 떠나 정년퇴직을 하는 선배로 필자와는 25년간 동고동락하면서 많은 추억을 쌓았다. 어쩌면 이번 출조가 퇴직 전에 떠나는 선배와의 마지막 추억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 한 구석이 아련하다.

 

풍부한 자원 조성과 시설 투자로 거듭나
덕산지는 약 10만 평의 준계곡형 저수지로 안성권의 대표적 토종붕어터다. 덕산지도 배수를 피해 갈 수는 없었는데 만수 기준 1m 가까이 물이 빠졌다고 한다.
덕산낚시터 전석환 사장이 덕산지를 운영한 지는 올해로 6년째. 그전에는 터가 센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낚시터를 인수한 후 자원 조성과 좌대 시설 투자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매년 10톤 정도 토종붕어만 방류한 결과 지금은 대물 낚시인들 사이에 마릿수 대물 붕어를 낚을 수 있는 곳으로 소문이 났다.
특히 시설 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기존의 낡은 좌대는 모두 철거하고 신형 좌대로 교체해 가족 단위 출조객이 많이 늘었다.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 여기에 요즘은 조황까지 좋아서 평일에도 좌대가 만실일 경우가 많다고 한다.
노지 입어료는 2만원. 예전 구형 좌대를 철거하고 남은 판을 노지용 접지좌대로 사용하고 있고 이런 접지좌대가 9개 있다. 노지 접지좌대 이용료는 2인 기준 1만원. 즉 한 명이 사용한다면 입어료 포함 3만원이며, 두 명이면 5만 원인 셈이다. 접지 좌대에 텐트를 설치하고 야영하듯 낚시하는 풍경이 여러 곳에서 보였다. 조우와 둘이서 오붓하게 캠핑낚시하기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산지는 총 15개의 수상좌대가 있는데 2인 기준 중형좌대부터 단체 출조객이 함께 낚시할 수 있는 투룸 좌대, 잔교를 붙인 대형 좌대까지 다양한 크기가 배치돼 있다.
수상좌대는 상류와 중류 하류 등 곳곳에 놓여 있는데 상류 쪽에 가장 많은 좌대가 배치되어 있는 게 조금 의아했다. 배수가 시작돼 좌대를 수심 깊은 곳으로 이동하려고 했으나 상류 좌대에서 연일 대물이 잘 올라와 그냥 놔두고 있다고 한다. 관리인 전석환 사장의 말에 요즘 조황이 어떠한지를 쉽게 짐작할 수가 있다.

 

 

▲상류 좌대에서 갈대 포인트를 노리는 낚시인들.

 

턱걸이 월척이 힘은 4짜급 
최상류에 배치된 10번 좌대에 올라 낚시를 시작했다. 좌측부터 중앙까지는 삭은 갈대가 울타리처럼 포인트를 형성하고 있고 우측으로는 수몰 버드나무가 이어져 있다. 갈대 군락을 목표로 삼고 3.0칸부터 4.4칸까지 총 6대를 편성했다. 이런 멋진 포인트를 전석환 사장이 물이 빠져 바닥이 드러났을 때 직접 조성한 것이라고 하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 며칠 낮에도 조황이 좋았다는 소식에 열심히 집어했지만 아침에 많은 비가 내려서인지 별다른 입질이 없었다. 떠놓은 물에 손을 담그니 수온이 차다. 아무래도 오전에 내린 많은 비가 수온을 떨어뜨린 것 같았다. 그렇지만 좌대마다 편차가 있는 것인지 바로 앞 좌대에서 낚시하는 여조사는 간헐적으로 붕어를 낚아내고 있다. 조력이 상당해 보였다.
김영교 씨가 첫 입질에 9치 토종붕어를 낚아냈다. 힘쓰는 게 월척 붕어인 줄 알았다며 손맛이 대단했다고 놀라워했다. 그러나 나에게는 무슨 일인지 입질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같은 갈대 포인트에 찌를 세운 김영교 씨에게는 심심치 않게 입질이 들어와 씨알 좋은 붕어가 올라왔다.
찌불을 밝히고는 나에게도 첫 입질이 왔다. 갈대 가까이 찌를 붙여 놓은 4.4칸 대에서 반 마디 예신 후 본신이 이어졌다. 챔질을 했더니 강한 힘겨루기 끝에 9치 토종 붕어가 올라왔다.
일단 붕어 얼굴을 보고 나니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그리고는 김영교 씨에게 드디어 월척 붕어가 나와 주었다. ‘역시 밤이 되면서 입질이 살아나는구나’하는 생각에 더욱 집중을 하게 됐다. 주변의 다른 좌대에서도 물 파장 소리가 빈번하게 들렸다. 떨어졌던 수온이 다시 오르면서 입질이 살아난 것 같았다.
자정이 다 되어서 드디어 나에게도 월척 입질이 왔다. 잠시 영원 같은 숨 막힘의 기다림 후 찌가 스멀스멀 하늘로 천천히 미사일처럼 솟구쳤다. 약 1분여의 싸움 끝에 32cm의 황금색 멋진 토종붕어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나와 주었다. 턱걸이 월척이지만 손끝에 전해지는 강렬함은 가히 사짜 붕어의 손맛에 가까웠다.

 

 

 

▲필자(왼쪽)와 낚시 선배인 김영교 씨가 하룻밤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용인에서 출조한 김정학 씨가 연안에서 올린 4짜 붕어.

▲하류 제방 근처의 좌대에서 챔질 준비를 하고 있는 여조사.

▲서울 상일동에서 온 김면신, 백수정 부부가 거둔 푸짐한 조과. 4짜와 마릿수 월척으로 큰 손맛을 봤다.

 

 

아침에 올라온 37cm 붕어
그 이후로 새벽 2시까지 드문드문 입질이 들어왔다. 붕어를 낚는 것도 중요하지만 퇴직을 앞둔 선배와의 추억을 만드는 것이 더욱 소중하기에 새벽 1시경에 미리 준비해온 참돔 회를 안주삼아 소주잔을 기울였다. 조도삼락을 즐기는 순간이다. 도란도란 지난 추억들을 얘기하다 보니 함께 지낸 25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야식을 먹고 잠을 청한 뒤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에 다시 낚시를 시작했다. 여명이 가시고 나서 동틀 무렵 아침 시간에 37cm 대물 붕어가 아침 인사를 한다. 찬란한 아침햇살의 선물인 것 같아 간밤의 감동에 이어 가슴이 벅차오르는 순간이다.
다른 좌대의 조과를 확인하러 배를 타고 갔다. 상류 쪽 좌대는 마릿수와 씨알에서 조금 아쉬운 조과를 거두었고 제방 근처 하류 쪽에서 대박 조과를 거두었다. 마릿수와 4짜 붕어까지 풍성한 조과였다.
무엇보다 평생 함께 근무하면서 깊은 정을 나누었던 선배와  25년간의 여정을 되새기며 하룻밤 물가에서의 추억을 만들 수 있었기에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앞으로도 가끔씩 함께 출조하기로 선배와 약속을 하고서는 덕산지를 떠났다. 


문의 010-5221-4060, 삼죽면 배태리 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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