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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성 고삼지_4년 만의 만수로 한여름에 월척 사태
2020년 10월 1309 13685

경기 안성 고삼지

 

4년 만의 만수로
한여름에 월척 사태

 

이영규 기자

 

안성 고삼지가 만수위를 보임과 동시에 월척 붕어가 잘 낚이고 있다. 장마 때는 으레 상류까지는 물이 차긴 하지만 올해처럼 만수에 가까운 수위를 보인 것은 4년 만이라는 게 양촌좌대 유희재 사장의 말이다. 덕분에 중하류로 내려갔던 월척 붕어들이 상류로 올라붙어 때 아닌 여름 호황이 펼쳐졌다.

 

▲대편성을 마친 성제현 씨가 낚시를 시작하자마자 첫 입질을 받아내고 있다. 만수위 상황에서는 낮에도 입질이 활발했다.

 

장마가 한창이던 지난 8월 중순은 전국적으로 붕어낚시가 불황을 보였다. 저수지마다 일찌감치 만수위를 보였고 오름수위 찬스 역시 짧게 끝났다. 폭우로 탁해진 물색, 뜨거워진 수온 탓에 붕어의 활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럴 때 무난한 조황을 보여주던 강계도 상황은 마찬가지. 하천과 강이 범람할 정도로 유입수가 늘어나자 기존 붕어 포인트 대부분이 유실됐고, 빠른 물 흐름까지 보여 붕어낚시가 어려웠다.
취재 하루 전까지 마땅한 취재 장소를 찾지 못해 남부지역까지 레이더를 돌려대던 중 의외의 장소가 걸려들었다. 그곳은 다름 아닌 안성 고삼지였다. 긴 장마 동안의 폭우로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자 봄 산란기 때 이름값을 하던 상류권 포인트들이 여름 호황을 맞기 시작한 것.
나에게 고삼지 소식을 전해온 군계일학 성제현 사장은 “나는 예전부터 고삼지나 송전지의 여름 좌대낚시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보통 이들 대형지들은 봄에만 잠깐 호황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름에도 적잖은 월척이 낚이고 있어 이 소식을 알리고 싶었는데 마침 고삼지 상류 좌대에서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바로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게 아닐까. 거리도 가깝고 기사성도 뛰어난 장소가 갑자기 등장하니 마치 구세주가 나타난 느낌이었다.

 

 

▲취재팀을 태운 낚싯배가 수몰 버드나무 사이를 지나 좌대로 향하고 있다.

▲4년 만의 만수로 최상류 연안이 모두 물에 잠겼다.

▲양촌좌대의 배터.

▲성제현 씨가 집어낚시 때 사용한 미끼용 떡밥과 집어제를 보여주고 있다.

▲첫 입질에 9치급 붕어를 올린 성제현 씨.

 

낮부터 입질 ‘오랜만에 대박을 맞는구나’
지난 8월 24일, 성제현 씨와 함께 고삼지 상류의 양촌좌대낚시터로 향했다. 고삼지 상류에는 양촌좌대. 돌배좌대, 금터좌대 등이 영업 중인데 이번 취재는 평소 안면이 있는 양촌좌대를 이용하기로 했다.
우리가 탄 좌대는 관리소에서 고작 50m 거리에 있었다. 낚싯배가 다니는 뱃길 바로 옆이었지만 버드나무와 육초가 멋들어지게 어울려 한눈에 봐도 명당 같았다. 성제현 씨는 정면의 버드나무와 육초대를 향해, 나는 제방 방면의 경사면을 노려보기로 했다.
낮에는 너무 더워 잠시 쉬고 싶었다. 그러나 관리인 유희재 씨가 ‘요즘은 낮부터 붕어가 입질한다’는 얘기에 쉴 틈도 없이 낚시를 시작했다. 대를 펴면서 보니 월요일인데도 계속해서 낚시인들이 좌대로 들어갔다. 최근의 호황을 대변하는 듯했다.

 

 

▲성제현 씨가 사용하는 굿바디 히트 낚싯대.

▲취재날 올라온 준월척 붕어들.

▲성제현 씨가 배수가 한창인 새벽 시간에 올린 턱걸이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낮낚시는 너무 고통스러웠다. 한낮의 기온이 34도에 육박했으니 어련하겠는가. 나는 30분마다 에어컨이 켜진 좌대로 도망쳤고 웃옷은 아예 벗어 던졌다. 만약 에어컨이 없는 좌대였다면 물속으로 뛰어들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첫수는 성제현 씨가 올렸다. 대편성 과정에 일단 옥수수를 미끼로 꿰어 던졌는데 8대째를 펴는 도중 9치급이 걸려든 것. 붕어가 낮에 입질한다는 유희재 사장의 얘기는 사실이었다.
이후 8치급 붕어와 살치가 올라오더니 해 질 무렵이 되자 나에게 31cm 월척이 올라왔다. 밤이 되어 미끼를 옥수수에서 글루텐으로 바꾸자 바로 입질이 찾아왔는데 이때만 해도 우리는 ‘대박을 맞는구나’ 싶었다.
그러나 날이 완전히 어두워짐과 동시에 예상 못한 악재가 등장했다. 찌들이 조금씩 올라오기에 찌에 기포가 생겼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배수가 시작된 것이다. 저녁 7시경 양촌좌대 유희재 사장이 전화를 걸어와 “하필 촬영 온 날 배수를 하네요. 내일 모레 태풍 마이삭이 올라온다니까 미리 물을 좀 빼는 것 같습니다. 저도 당황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크게 세 가지 악재가 닥친 상황에서는 낚시를 열심히 하지 않는 버릇이 있다. 세 가지 악재는 배수, 보름달, 그리고 높은 수온이다. 대체로 보름달이 뜨면 큰 붕어는 은신처로 숨고 잔챙이만 설치며, 물속에 사는 모든 수생동물이 다 기어 나와 미끼를 건드는 통에 재미를 보기 힘들다.
여름에 뜨거워진 수온 역시 대물의 연안 접근을 기피하게 만든다. 낚시인 중에는 ‘그래서 물이 뜨거울 때는 수온이 내려가는 새벽녘을 노려야 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새벽에도 상황이 나아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악재인 배수. 앞의 두 악재는 경우에 따라 의외의 손맛을 거둘 때가 종종 있지만 배수는 완전 치명적이다. 수위가 변하는 물리적 악재여서 대물은 물론이고 잔챙이 붕어도 위협감을 크게 느껴 입을 다문다. 이런 상황에서는 거의 입질 받기 어렵다.

 

 

▲(배수 전)낚시 시작 전 좌대 위에서 포인트를 둘러보는 성제현 씨.

▲(배수 후)이튿날 철수 직전의 상황. 40cm 이상 물이 빠지는 바람에 육초가 수면으로 높이 솟구쳐 있다.

 

밤새 40cm 수위 준 상황에서도 마릿수 조과 
사실 나는 양촌좌대 유희재 사장의 배수 관련 전화가 걸려왔을 때 이미 ‘오늘 낚시는 여기까지의 조과로 최근 달라진 고삼지 낚시 양상을 기사로 다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배수 시작과 동시에 제방 쪽 맨바닥을 향해 편 나의 낚싯대에는 전혀 입질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성제현 씨의 상황은 사뭇 달랐다. 배수가 진행 중임에도 꾸준하게 붕어를 낚아냈고, 새벽 1시경에는 턱걸이 월척까지 낚아 냈다. 이후 성제현 씨는 30분~1시간마다 입질을 받아내는 등 동이 터 틀 때까지 총 10마리 정도의 붕어를 낚아냈다. 배수와 동시에 거의 모든 좌대에서 입질이 뚝 끊겼던 상황과는 대조적이었다. 최근 성제현 씨는 예전보다 자연지 떡밥 집어낚시에 열중하는 편인데 낮부터 집어한 효과가 지금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예상도 들었다.    
날이 밝자 전날 수면 위로 살짝 솟아있던 육초는 밤새 40cm 높이까지 드러나 수초 너머로 던진 찌들은 아예 보이질 않았다. 성제현 씨는 “배수 중에도 꾸준한 입질이 들어오는 게 신기하군요. 아마도 이번 장마 때 상류로 올라붙은 붕어가 그만큼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유는 수초와 장애물 같아요. 붕어는 배수, 보름달 같은 악조건이 발생하면 본능적으로 몸을 숨기는 습성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낚시한 포인트는 보시다시피 버드나무와 수초가 몰려있는 곳이에요. 붕어가 은신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죠. 따라서 아무 것도 없는 맨바닥보다는 훨씬 유리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성제현 씨의 말은 일리가 있어 보였다. 4년 전 8월의 어느 날, 나는 경북 상주의 오태지에서 배수 상황에서도 붕어가 여전히 잘 낚이는 경험을 한 적 있다. 당시 인근에 있던 저수지들은 배수에 붕어 입질이 뚝 끊겼지만 오태지에서만 밤새 꾸준하게 월척이 올라왔다. 그때 나와 함께 낚시한 김천 낚시인 백진수 씨는 “도착 직후 배수가 진행 중인 걸 알고 일부러 수초가 빽빽한 포인트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오늘 같은 악조건에서는 수초가를 노릴수록 유리하죠”라고 말한 적이 있다. 오늘도 바로 그때와 유사한 경우가 아닐까 싶었다.  

 

 

▲배수 상황에서도 월척급으로 손맛을 본 서울의 박찬기(왼쪽) 씨와 이은구(닉네임 도토루) 씨.

▲낚시를 마친 성제현 씨가 붕어를 방류하기에 앞서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배수 중에도 월척 포함 중치급 이상으로만 12마리를 낚았다.

▲양촌좌대 유희재 대표.

 

가을 시즌 내내 만수위 유지할 듯
낚시를 마치고 조과를 종합해 보니 성제현 씨는 월척급 2수 포함 12마리가량의 붕어를 낚았다. 밤새 수위가 40cm 이상 준 상황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기적 같은 조과였다.
그런데 의외의 조과도 있었다. 다른 좌대의 낚시인들은 밤새 한두 번의 입질 밖에 못 받았지만 죄다 허리급과 4짜를 낚았다는 점이다. 미끼는 옥수수를 썼다고 한다. 이것은 또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에 대한 숙제를 남긴 출조길이었다.
9월 중순 현재 고삼지 수위는 만수위의 8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잦은 태풍 탓에 농어촌공사에서 인위적인 수위조절에 나섰다고 한다. 수위는 다소 내려갔지만 당분간 갑작스런 배수만 없다면 꾸준한 씨알 조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단골 낚시인들의 전망이다.  


문의 양촌좌대 유희재 대표 010-8375-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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