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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비밀터 1] 3번 보 중류 둠벙에 때글때글한 놈들이… 고성 남천
2020년 11월 727 13736

[발굴 비밀터 1]

3번 보 중류 둠벙에 때글때글한 놈들이… 
고성 남천

 

 

이영규 기자

강원도 고성군 남천 하류가 붕어낚시 명당으로 확인됐다. 남천은 바닷가에서 내륙으로 약 12km 거리에 떨어진 간성읍 선유실리의 계곡지에서 발원한 하천으로, 간성읍 탑동리와 향목리를 차례로 거쳐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이 중 7번 국도가 지나는 남천교 하류 3번 보가 붕어낚시 명당이다. 

 

 

7번국도가 지나는 남천교 위에서 바라본 남천 줄기. 중간 지점에 3번 보가 있고 멀리 보이는 푸른 수면은 동해바다다.

 

 

고성 남천 붕어 소식을 알려온 낚시사랑 윤창석(나그네) 회원이 취재일 올라온 월척과 준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본지 10월호 마감이 한창이던 지난 9월 중순 무렵, 귀가 번뜩 뜨이는 소식이 하나 날아들었다. 강원도 고성군청 인근을 흐르는 남천 줄기에서 붕어낚시가 호황을 보인다는 제보였다.
그동안 강원도 붕어낚시는 원주나 횡성 또는 철원, 양구 등지의 내륙권 저수지가 소개돼 왔다. 동해로 흘러드는 강원도 하천 중에도 붕어가 낚이는 곳이 몇 곳 있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남천은 씨알과 마릿수에서 웬만한 저수지와 맞먹는 조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특별히 관심이 갔다.      
남천 붕어 포인트를 제보한 사람은 낚시사랑 레전드팀의 윤창석(닉네임 나그네) 씨다. 윤창석 씨는 강원도 원통에 사는 낚시사랑 후배 박병준(달붕이) 씨로부터 ‘남천교 하류 세 번째 보 위쪽의 작은 소에서 월척부터 허리급 붕어가 잘 낚인다’는 소식을 접한 후 곧바로 취재 계획을 세우자고 말했다.

 

낚시사랑 이영호(일산꾼) 회원이 새벽 4시경 올린 32cm 월척. 옥수수를 물고 나왔다.

 

 

남천 본류 빗겨난 둠벙에 붕어 바글바글
10월호 마감이 끝난 후 9월 18일 남천으로 향했다. 원래는 토요일인 9월 19일 오전에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추석을 앞둔 벌초 차량들이 붐빌 것을 예상해 18일 밤에 일찌감치 고성으로 넘어갔다. 이번 취재에는 윤창석 씨 외에도 군계일학 성제현 대표, 낚시사랑 레전드팀의 이영호(일산꾼) 씨도 동행했다.
서울과 일산에 사는 윤창석 씨와 이영호 씨는 9월 18일 오전에 일찍 출발해 점심 때 이미 현장에 도착했다. 낮에도 입질이 활발하다는 소식이 있어 일찌감치 출발해 조황을 체크해보기로 한 것.
나와 성제현 씨는 18일 밤 11시경 현장에 도착했는데 사실 그때까지도 소문과 달리 조황은 썩 좋지 못했다. 먼저 도착한 두 사람이 낮부터 낚시했지만 7~8치급 몇 마리 낚은 게 전부였다. 이 멀리까지 왔는데 고작 7~8치 몇 마리라니…
역시 붕어낚시는 소문 듣고 오면 뒷북이라는 말이 새삼 실감났다. 하지만 또 다음날은 상황이 어찌 달라질는지는 알 수 없는 일. 일단 밤에 도착해 자리만 잡아놓고 인근 모텔에서 자고 새벽 일찍 다시 현장으로 나와 대편성을 시작했다. 다행히 모텔을 출발해 현장까지 오는 사이 이영호 씨가 새벽 4시경 32cm 월척을 올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어두운 밤에는 몰랐던 독특한 풍경이 펼쳐졌다. 사진에서 보듯 우리가 낚시한 3번 보 포인트는 남천 본류에서 약간 안쪽으로 들어와 생겨난 둠벙 형태의 낚시터였다. 폭이 100m가량 돼 보이는 남천 본류는 거친 물살을 그리며 하류로 계속 흘러내려갔지만 우리가 낚시한 둠벙 안쪽은 물살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한 가지 궁금했던 것은 과연 남천 붕어들은 어디서 흘러들었나 하는 점이었다. 여기에서 하류로 1km만 내려가면 동해와 연결되므로 분명 상류에서 흘러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됐다.
위성지도를 살피며 물줄기를 찾아가보니 우리 자리에서 약 12km 위쪽인 고성군 간성읍 선유실리 부근 산속에 중형 계곡지가 하나 있었는데 이곳이 남천 물줄기의 시작이었다.  

 

3번 보 둠벙 포인트. 줄풀과 마름이 우거져 붕어낚시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수면은 물 흐름이 있는 남천 본류다.

 

 3번 보 위에서 낚시 중인 현지 낚시인들.

캠핑카에서 낚시짐을 내리고 있는 이영호 씨.

 

취재에 동행한 성제현 씨가 밤낚시를 준비 중이다.

 

동일레저의 나이스 대좌대. 바닥이 뻘인 둠벙에서 편안한 발판을 마련해줬다.

 

이영호 씨의 조과. 32cm 월척에 다양한 씨알로 마릿수 손맛을 봤다.

 

 

하류로 1km 내려가면 동해바다 펼쳐져
대편성을 마치고 나니 운동을 나온 고성 시민들이 둑방길을 걸으며 우리의 낚시 모습을 구경했다. 시민들은 “현지꾼들이 잠시 짬낚시를 하는 건 봤어도 외지에서 이렇게 많은 낚시인들이 온 것은 드문 일이다”라며 신기해했다.
다른 포인트도 둘러볼 겸 둑방길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 봤는데 의외로 포인트는 많지 않았다. 우리가 낚시한 2번 보 둠벙 안은 6~7자리가 전부였고 보 바로 위에도 2자리 정도가 나왔다. 하류의 4번 보 위도 물이 정체된 늪지 형태였으나 수심이 얕아 낚시가 가능할지 궁금했다.
4번 보를 지나 300m를 더 내려가자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동해바다가 나타났다. 백사장에는 캠낚을 온 낚시인들이 원투낚시로 가자미를 노리고 있었다. 주말을 맞아 찾아온 캠낚 차량들이 속속 백사장으로 진입하는 중이었는데 이들 중 어느 누구도 붕어를 낚으러 온 사람은 없는 듯했다.
다시 둠벙으로 돌아와 채비를 정비하고 낚시를 시작했다. 그러나 낮에는 별다른 입질 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점심 때는 인근 공현진항에서 사온 생선회와 삼세기 매운탕으로 맛난 점심식사를 먹었다. 가진항까지는 10분, 공현진항까지는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편리했다.
본격적인 붕어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케미를 꼽은 직후부터. 그러나 월척보다는 7~8치급이 주로 낚였고 입질도 썩 시원하지 않았다. 밤 10시경 내가 31cm 정도 되는 월척을 한 마리 올렸을 뿐 동행한 낚시인들 모두 7~8치로 손맛을 볼 수 있었다.  

 

대좌대에 올라 초저녁 입질을 기다리고 있는 윤창석 씨. 맨바닥에서는 4칸 이상의 긴 대에 입질이 활발했다.

 

공현진항에서 사온 횟감과 매운탕으로 점심식사를 즐기는 낚시인들.

낚시 쓰레기를 모두 수거해 본인의 차에 싣고 있는 윤창석 씨.

 

고소하고 감칠맛 났던 잡어로 만든 뼈회.

 

최하류 다리에서 바라본 동해바다.

 

둠벙의 최상류 포인트. 마름이 밀생해 있었다.

 

12월까지는 입질 꾸준하게 이어져
한편, 취재를 하는 날은 주말이라 많은 낚시인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우리가 낚시하는 동안 포인트를 찾아온 낚시인들이 거의 없어 의아했다. 짧은 낚싯대 한두 대만 들고 짬낚시를 온 현지 낚시인 몇 명이 전부. 밤 12시경 대좌대를 들고 와 중류에서 낚시한 한 명만 요즘 유행하는 장비를 제대로 갖춘 낚시인이었다.
아마도 바닷가인 만큼 민물낚시의 열기가 뜨겁지 않은 것 같다는 예상과 함께 굳이 타 지역에서 여기까지 올만큼 조황이 눈에 띄게 독보적인 것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곳을 윤창석 씨에게 제보한 박병준 씨의 말에 의하면 남천 붕어낚시는 12월까지도 입질이 꾸준하게 이어진다고 한다.
아무튼 취재일 조과는 월척 2마리에 6~8치급 마릿수 조과로 막을 내렸다. 취재일 조과만 놓고 보면 여느 토종터와 별반 차이 없는 무난한 조과였으나 멀리 서울에서까지 온 점을 고려하면 약간은 아쉬움이 남았다. 다만 바다로 흘러드는 남천 줄기의 독특한 붕어낚시터를 발굴했다는 점, 언젠가 또 다시 고성에 놀러올 경우 잠시 짬을 내 손맛을 즐길만한 붕어 낚시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조행이었다. 

 

가는 길 내비에 ‘고성군 간성읍 동호리 1183’을 입력하면 낚시한 포인트까지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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