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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에서 볼락이 쏟아진다!
2009년 05월 7654 1487

발굴특종

볼락루어 신천지 강릉


 

 

강원도에서 볼락이 쏟아진다!

 

道에서 치어 방류해 자원 형성, 20~30cm 씨알 수준급
주문진-묵호-장호-임원까지 포인트 즐비, 우럭·농어도 잘 낚여
 
서성모 기자 blog.naver.com/mofiser

 

동해북부 해안의 강원도 강릉에서 볼락루어낚시 돌풍이 일고 있다. 난류어인 볼락의 북방한계선은 지금껏 경북 영덕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강원도에서 볼락이 낚인다는 사실 자체가 쇼킹한 뉴스다. 더구나 그 볼락이 낱마리가 아니라는 사실이 더 큰 충격을 던져준다.    

 

 ▲차가운 강원도 바다에서도 볼락이 낚인다. 영동배스클럽 회원들이 삼척 장호항 내항을 찾아 볼락루어낚시를 하고 있다.

 

본지에 ‘영동 볼락’의 현황을 처음 알려온 사람은 강릉 루어매니아 이명철 사장이다. 강릉 유일의 루어샵을 운영하는 그는 “재작년부터 강릉에 볼락이 비치더니 올해는 더 많아졌습니다. 이월부터 강릉의 금진항과 삼척의 장호항에서 하루에 네댓  마리씩 볼락이 낚이더니 삼월 초엔 십여 수 이상씩 마릿수로 낚이고 있습니다. 씨알도 더 굵어지고 있습니다.”하고 말했다.
나는 반신반의했다. 강릉에서 난데없이 웬 볼락? 그러나 이명철씨가 보내온 사진에는 오동통한 씨알의 볼락들이 스티로폼 박스에 가득 들어 있었다. 강릉이라면 서울에서 두 시간 거리. 그의 말대로 이렇게 볼락이 쏟아진다면 볼락을 낚으러 굳이 남해까지 갈 필요도 없지 않은가. 최초로 공개되는 동해북부 볼락의 전모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3월 19일 강릉을 찾았다.

 

 ▲“야호, 우럭도 잡았다!” 30cm급 우럭을 낚은 신동철 회원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서울에서 2시간 거리 바다루어 낚시터 탄생

 

이날 취재엔 최석민(다이와 필드테스터)씨가 동행했다. 최석민씨에게 강원도 볼락 조황을 얘기하자 “작년 서해 참돔 타이라바 만큼 쇼킹한 정보”라면서 흥분했다. 서울에서 영동고속도로로 들어서자 1시간30분만에 대관령을 넘었다. 강릉시 병산동에 있는 루어매니아 매장엔 낚시방송 진행자인 정명화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취재를 돕기 위해 울산에서 강릉까지 올라온 그는 “낚시점에서 기다리다가 너무 심심해서 근처 안인항으로 나가 메탈지그를 던졌는데 광어 두 마리를 낚았다”면서 수족관의 광어를 가리켰다. 한 마리는 배에 시커먼 점이 박힌 양식산이었다. 안인항은 광어양식장이 있어 루어에 양식광어가 종종 낚인다고 한다. 
먼저 이명철 사장으로부터 ‘강릉 볼락’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을 받았다.
“강릉을 중심으로 주문진, 동해, 삼척에 이르는 영동 해안에 볼락이 마릿수로 낚이고 있다. 씨알도 20cm급으로 상당하다. 강릉시 주문진·금진항, 동해시의 묵호항, 삼척시의 장호·임원항 등 항구와 방파제가 곧 볼락 루어낚시터다. 볼락뿐 아니라 무늬오징어, 농어, 부시리도 낚인다. 지금까지 영동의 바다루어낚시는 대구 지깅 정도만 알려져 있었지만 의외로 어종이 다양하고 그 자원도 많다. 강릉에는 배스낚시인들을 중심으로 바다루어낚시가 활기를 띠고 있다.”   
해질 무렵 영동배스클럽 회원들이 하나둘 낚시점을 찾았다. 모두 20~30대의 직장인들이다. 바다루어낚시에 재미를 붙인 지는 얼마 안 됐다고 한다. 이명철 사장은 “강릉 지역은 바다루어낚시의 불모지나 다름없었어요. 볼락 덕분에 바다루어낚시 열기가 일게 되었지요. 먼저 볼락낚시를 시도한 사람들은 바다낚시인이 아니라 배스낚시인들입니다.”하고 말했다.
 

좌)삼척 정라진항으로 가는 해안도로. 강원도의 항구와 방파제는 대부분 루어터라고 보면 맞다. 정라진항은 여름에 농어와 오징어가 잘 낚인다. 우)장호항 내항 모습. 4월 초 현재 볼락루어 조황이 가장 뛰어난 곳 중 하나다.


강릉 금진·심곡, 삼척 장호항이 지금 호황 중

 

이제 볼락을 직접 낚아보러 출발해야 할 시각. 원래의 목적지는 강릉시 금진항이었지만 좀 멀더라도 조황이 더 낫다는 삼척시 장호항으로 바꾸었다. 남강릉I.C에서 진입해 동해고속도로를 탔다. ‘새천년도로’란 이름으로 잘 알려진 이 도로는 강릉 북쪽의 주문진부터 남쪽의 동해까지 놓여 있는 60km의 도로다.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강원도 해안의 낚시터를 찾아가는 길이 더욱 쉬워졌다. 북강릉, 옥계, 망상, 동해I.C를 빠져나오면 곧바로 낚시터로 향할 수 있다.
시계를 보니 저녁 8시. 너무 늦은 시각이 아닌가? 임선택 회원은 “해거름에도 볼락이 낚이긴 하지만 이렇게 완전히 어두워져야 입질이 집중됩니다. 서너 시간 낚시를 해서 네댓 마리 정도는 충분히 낚습니다.”하고 말했다.
해거름부터 뿌린 비바람이 더 거세졌다. 바람 영향이 덜한 내항을 찾았지만 루어를 날리기도 힘든 상황. 이명철 사장은 “볼락은 이런 악천후엔 조황이 떨어집니다. 오늘은 낚시 여건이 좋지 않네요.”하고 안타까워했다. 
그래도 볼락은 낚였다. 선착장에서 내항 끝까지 걸어간 회원들 중 두 명이 볼락을 한 마리씩 들고 나타났다. 씨알이 15cm 전후로 잘지만 강원도 볼락을 처음 만나는 순간. 신동철 회원은 “2인치 웜 지그헤드를 써서 잡았습니다. 바닥층을 노리다가 입질이 없어서 가로등 불빛 그림자 지는 곳을 찾아 루어를 떨어뜨렸는데 미약하게나마 입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하고 말했다. 그에게 볼락과 우럭 중 어떤 게 더 좋냐고 묻자 ‘단연 볼락’이라고 한다. “지그헤드로 바닥만 박박 긁는 우럭낚시와 달리 볼락은 다양한 수심층에서 낚을 수 있어 낚시가 더 재미있어요.”  
비바람 때문에 더 이상 낚시를 할 수 없었다. ‘볼락낚시의 최고 테크닉은 날씨’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2시간 만에 철수했다.

 

위)영동볼락 루어낚시 취재팀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아래 좌)강릉 유일의 루어낚시점인 루어매니아. 강릉시 병산동에 있다. 아래 중)삼척 장호항의 볼락 조황. 15~25cm 볼락과 우럭으로 스티로폼 박스를 채웠다. 아래 우)볼락은 낚는 재미보다 먹는 재미. 볼락요리 앞에서 술잔을 부딪치고 있는 취재팀.

 

5월부터 농어, 7월부터 무늬오징어도 출현

 

“볼락낚시야 낚는 재미보다 먹는 재미가 더 낫지 않습니까?” 이명철 사장은 며칠 전에 낚아 냉장고에 보관한 볼락들을 꺼내들고 숙소로 이동했다. 이명철 사장은 버터를 프라이팬에 고루 바른 후 볼락을 올려놓았다. 최석민씨는 능숙한 솜씨로 회를 떠서 김밥과 함께 접시에 담는다. 삽시간에 먹음직스런 볼락요리가 완성되었다.
볼락버터구이는 소금구이보다 텁텁한 맛이 없고 부드럽게 씹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을 듯싶었다. 김밥에 회를 얹어 먹으니 6명이 먹기엔 부족해 보이던 볼락요리가 나름 풍성하고 다 먹고 나니 배도 든든했다. 그러나 정명화, 최석민씨의 표정이 조금 시무룩하다.
최석민씨는 “볼락을 직접 만나지 못하고 돌아간다는 게 너무 아쉬운데요. 이 달 안으로 다시 볼락을 낚으러 올 테니 날이 좋아지면 다시 연락해달라”고 했다. 이명철 사장은 “볼락은 오월 초까지는 꾸준히 낚입니다. 마릿수는 조금 줄어도 씨알이 더 굵어지는 게 특징입니다. 좀 있으면 농어가 붙고 초여름부터는 무늬오징어도 낚을 수 있으니까 영동의 바다루어낚시 시즌은 지금부터입니다.”하고 말했다.  

 

좌)이명철 사장(좌)과 황선민 회원이 강릉 안인항에서 낚은 광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우)삼척 장호항에서 25cm 볼락을 낚아낸 강릉 루어매니아 이명철 사장.

 

 

 


 

 

4월 중순 현재의 조황은?

 

취재를 다녀온 3월 19일 이후 보름 동안의 영동지역 날씨는 최악이었다. 폭설이 쏟아지거나 강풍이 부는 등 악천후가 잦았다. 영동배스클럽 회원들은 출조를 거의 하지 못했다. 4월 첫 주부터 화창한 날이 이어지면서 낚시를 재개했다. 회원들은 4월 6일 강릉시의 금진·심곡항, 삼척시의 장호항을 찾아 15~30cm 볼락을 10여 수씩 낚았다. 30cm급 우럭도 잡았다. 조황 사진을 보내온 이명철 사장은 “볼락의 활성도가 높아져서 지그와 웜 가리지 않고 입질이 들어왔다. 수면에 루어를 떨어뜨리고 놓아두는 프리폴링만 해도 루어를 덥석 받아먹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4월 중순 현재 강릉의 사천, 소돌, 금진항, 동해의 묵호, 어달, 한섬항, 삼척의 초곡, 장호항의 볼락 조황이 살아나고 있다.
조황문의  강릉 루어매니아 033-644-1795

 

 


 


영동 볼락 돌풍의 원인은?

 

강원도에서 2년 전부터 방류사업 벌인 결과

현재 강릉 일대에서 낚이는 볼락은 강원도에서 2년 전부터 방류한 볼락 치어들이 자란 것이다. 예전에도 그물에 볼락이 걸려 나오긴 했지만 극히 소량이었다. 강원도는 1988년부터 우럭 치어 방류 사업을 꾸준히 해왔는데 재작년부터 볼락을 일부 시범적으로 방류하기 시작했다.
강릉시청 해양수산과 직원은 “작년엔 45만미의 우럭 치어를 강원도 앞바다에 방류했다. 그런데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에서 동해안의 수온이 높아졌으므로 온대성 어종인 볼락을 시범적으로 방류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내어 재작년부터 10만미씩의 볼락 치어를 방류했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불교 방생행사를 할 때 우럭 대신 볼락 치어를 방류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는 “해수온의 상승으로 인해 강원도 해역엔 청새치나 갯장어 같은 아열대성 어종이 자주 출현하고 있다. 시범적으로 방류한 볼락이 강원도 해역에서 잘 적응해 자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볼락은 2년 만에 15cm 크기로 자라고 3년이면 20~25cm 크기의 성어가 된다. 큰 놈은 30cm까지 자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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