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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덕곡지 최대어 낚였다 - 55cm 대왕붕어 탄생
2011년 05월 12422 1502

밀양 덕곡지 최대어 낚였다

 

55cm 대왕붕어 탄생

 

 

저녁 8시 좌안 갈대밭에서 울산꾼 김종걸씨 옥수수 두 알로

 

 

ㅣ이숙한 객원기자ㅣ

 

 

대물 산지 덕곡지에서 또 사건이 터졌다. 4월 9일 저녁 8시경 55cm 붕어가 배출된 것이다. 주인공은 울산에 사는 김종걸씨로 좌안 상류 갈대밭에서 케미를 꺾은 지 30분 만에 어마어마한 대왕붕어를 낚아 올렸다. 김종걸씨가 낚은 55cm는 덕곡지의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종전기록은 작년 10월 울산 조용묵씨가 낚은 54cm였다.

 

▲ “이렇게 큰 붕어 보신 적 있습니까? 저도 떨립니다.”  4월 9일 저녁 8시경 덕곡지 좌안 갈대밭에서 옥수수로 낚은 55cm 붕어를 울산의 김종걸씨가 상기된 표정으로 들어 보이고 있다.

 

전화는 4월 10일 아침에 걸려왔다. 낚시춘추 이기선 기자였다. “어젯밤 밀양 덕곡지에서 56센티 붕어가 낚였다. 지금 낚시꾼과 붕어가 덕곡지에 있다. 그러나 그의 이름도 전화번호도 모른다. 단지 그 사실을 제보 받았을 뿐이다. 5짜를 낚은 사람이 내일 아침까지 낚시를 한다니까 덕곡지로 가서 그 낚시꾼을 찾아봐달라”는 것이다.
그럼 제보자의 연락처라도 달라니까 부산꾼 이창욱씨의 전화번호를 주었다. 전화를 하니까 이창욱씨는 덕곡지가 아니라 경북 청도의 한 낚시터에 있었다. “나도 덕곡지에 들어가 있는 친구에게서 전화를 받고 알았다. 친구 옆자리에 앉은 울산꾼이 어제 저녁 8시경 56센티 붕어를 낚았다고 한다. 나는 그 얘기를 창원 세월낚시 서찬수 사장에게 전했는데 서찬수씨가 낚시춘추에 전화를 했나보다. 아무튼 5짜붕어와 낚시꾼, 그리고 내 친구가 지금 덕곡지에 있는 것은 확실하다. 장소는 덕곡지 상류에서 오른쪽 산자락 가기 전의 홈통 어디쯤이라고 했다”고 이창욱씨는 말했다. 전화를 끊자마자 카메라를 들고 덕곡지로 출발했다. 내가 사는 대구에서 덕곡지까지는 40분 거리다.
덕곡지는 작년에도 많은 5짜 붕어를 배출한 곳이라 제보를 의심하지 않았다. 떡붕어나 잉붕어일 가능성도 없는 곳이다. 작년 덕곡지 최대어인 54cm 붕어도 내가 촬영하였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해 둘러보니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겨우 3~4명 앉아 있다. 그중 5짜를 낚은 사람은 없었다. ‘5짜가 낚였다는 말이 맞긴 맞는 거야?’ 이창욱씨에게 전화를 하니 그마저 전화를 받지 않아 불안하기 짝이 없다.

 

 

 

▲ 대왕붕어가 낚인 김종걸씨 자리. 수심이 40cm에 불과했고 수초가 빽빽하여 세 대를 겨우 폈다.

 

5짜붕어 낚기보다 어려웠던 ‘5짜조사 찾기’ 해프닝
5짜가 낚였다는 마을 건너편 산 밑쪽에 가보니 낚싯대만 펴놓고 주인은 없는 자리가 셋 있었다. ‘분명 이 자리가 맞는데…’ 그러나 살림망을 찾아보니 5짜 붕어는 고사하고 살림망조차 담겨져 있지 않았다. 그제야 거짓 제보에 낚인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이대로 돌아갈 수 없는 일. 여기저기 둘러보던 중 텐트에서 자고 있는 낚시인을 발견했다.
“어제 이곳에서 큰 붕어가 낚였다는데 혹시 아십니까?”하고 물으니 아직 잠에서 덜 깬 그 낚시인은 “옆에 있는 사람이 낚았는데 없는 걸 보니 아침에 고기 들고 철수했는가 보네요” 하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정말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이다.
제보자 이창욱씨에게 다시 전화를 하니 다행히 이번엔 받았다. 그러나 그의 친구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본인도 전화로만 들은 이야기라 더 이상 자세한 내막은 모른다며 전화를 끊었다. 황당하여 바로 철수할까 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저수지 상황이나 살펴보자 싶어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는데 이창욱씨에게서 또 전화가 걸려왔다. “5짜 낚은 사람이 지금 그 자리에 와 있을 겁니다.” 급히 논길을 가로질러 그 자리에 도착하니 비어 있던 낚시자리에 조금 전까지 텐트에서 자던 사람과 또 한 사람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알고 보니 잠을 자던 사람은 이창욱씨 친구였고, 그 옆의 낚시인은 5짜 붕어를 낚은 김종걸씨였던 것. 김종걸씨는 볼일이 있어 잠시 나갔다 돌아왔다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5짜 주인공을 찾을 수 있었고, 주인공은 수몰나무 밑에 숨겨놓은 살림망을 끄집어냈다. 정말 한눈에 보아도 어마어마한 붕어였다. 싸구려 경심살림망에 보관해서 그런지 비늘이 여러 개 빠져 있었고 지느러미도 꽤 닳은 상태였지만 덩치만큼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 보는 어마어마한 녀석이었다.
붕어를 계척자에 올려보니 정확히 55cm를 가리켰다. 김종걸씨는 “낚을 당시에는 56.5cm가 나왔는데 하룻밤새 1.5cm나 줄었다”며 아쉬워했다. 김종걸씨는 전방의 갈대무더기를 보고 2칸~2.5칸 3대를 깔았는데 그중 2.5칸대에 걸었다. 원줄 2.5호, 목줄 합사 2호, 감섬돔 3호 외바늘에 옥수수 두 알을 꿰었다.     

 


전국 제일의 5짜 산지 밀양 덕곡지

밀양시 부북면 덕곡리에 있는 덕곡지(7만3천평)는 두 말이 필요 없는 전국 최고의 대물붕어터다. 오래전부터 배스와 블루길이 많아 붕어는 걸었다하면 대부분 4짜일 만큼 굵게 낚였다. 그러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현지꾼들만 드나들다가 재작년에 4짜 붕어가 쏟아졌고 작년에 5짜 붕어가 본격적으로 배출되기 시작하며 전국구 명소로 떠올랐다.
작년 한 해 동안 수십 마리의 5짜급 붕어가 낚여 전국의 낚시인들을 놀라게 했는데 “70~80마리는 족히 낚였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낚시춘추에 정식으로 접수된 5짜붕어만 모두 13마리로 10월 11일 대구 조용묵씨가 보트낚시로 낚은 54cm가 최대어였다. 오태작 대표 김정길씨는 두 번에 걸쳐 5짜 6마리를 낚기도 했다.
덕곡지의 5짜 붕어는 상류에서 하류까지 골고루 배출되었는데, 5월 4일 50cm를 낚은 대구의 조상원씨가 글루텐떡밥을 사용한 것 외에는 전부 옥수수미끼로 낚았다. 상류는 연안을 따라 뗏장, 마름, 말풀, 갈대 등 온갖 수초가 발달해 있어 평지형처럼 보이지만 하류권은 3m 정도로 깊다. 중상류 수심은 1.5~2m.

 

▲ 김종걸씨가 친구 안만현씨와 함께 55cm 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55cm 대왕붕어 조행기

 

ㅣ김종걸 55, 운수업·울산시 중구 남외동ㅣ

 

나는 낚시를 좋아해 20년 전부터 친구인 안만현, 김명섭과 함께 바다와 민물을 가리지 않고 줄기차게 다녔다. 밀양 덕곡지는 재작년부터 친구들과 함께 찾기 시작했다. 다행히 작년에는 안만현이 49.5cm를, 김명섭이 47cm를 낚았다. 그러나 나는 대물 운이 없는지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나의 기록은 재작년에 덕곡지에서 낚은 34cm였다. 친구들과 똑같은 미끼를 썼는데도 왜 물어주지 않을까? 단지 친구들에 비해 낚시장비가 부족하고 운수업에 종사하는지라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게 아닐까 나름대로 해석한 적도 있다.
올해도 대물사냥을 위해 일찌감치 덕곡지를 찾기 시작했다. 2월과 3월에 한 번씩 들어왔는데 작년과 달리 올 봄에는 조황이 좋지 않았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낚시인들도 입질을 받는 걸 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4월 8일 2박3일 일정으로 덕곡지를 또 찾았다.
넓은 저수지에 낚시꾼이라곤 달랑 10명 안팎. 우리는 평소처럼 좌안 최상류부터 중류 산 밑으로 흩어져 앉았다. 나는 정면으로 갈대가 일렬로 서 있는 곳을 선택해 자리를 잡았다. 안만현은 좌측, 김명섭은 우측 산 밑으로 선호하는 자리를 찾아 꽤 멀리 떨어져 앉았다.
낚싯대를 펴기 전엔 환상적인 포인트처럼 보였으나 막상 낚싯대를 던져보니 밑걸림이 너무 심하고 수심도 기껏 40cm밖에 나오지 않았다. 3칸대를 던지니 정면의 갈대에 붙일 수 있었는데 빽빽한 수초 때문에 결국 포기하고, 2.5칸, 2.3칸, 2칸 두 대 등 네 개의 구멍을 찾아 겨우 펼 수 있었다. 수초 때문에 더 이상 펴는 것은 무리였다. 옥수수를 달아 재차 구멍에 넣는 도중 2칸대의 바늘이 수초에 걸려 당기는 도중 찌는 날아가고 원줄은 터져 결국 세 대로 낚시를 해야 했다.
예상대로(?) 첫날밤은 보기 좋게 허탕을 쳤고, 다음날 아침에도 별 소식 없이 시간만 보내고 점심때쯤 주변의 저수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좀 옮겨볼까 했는데 다른 저수지도 신통치 않아서 다시 덕곡지로 돌아왔다.
저녁밥을 해먹고 내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옥수수를 새 것으로 갈고 케미를 꺾고 나니 저녁 7시가 조금 넘어섰다. 이틀 동안 아무도 입질을 받지 못한 상태로 이날 저녁도 별 기대 없이 앉아 있는데, 30분이 지났을까? 세 대 중 제일 긴 2.5칸대의 찌가 ‘번쩍’하며 솟구쳐 오르더니 꾸물꾸물 찌를 끝까지 다 올리는 게 아닌가. 놀란 나머지 순간적으로 챔질을 했다.
순간 수심이 얕아서인지 녀석은 엄청난 저항을 하며 왼쪽으로 차고나갔다. 낚싯대를 반대편으로 세우며 녀석이 수초에 박히는 걸 피하기 위해 버텼다. 민물에서는 처음 느껴보는 엄청난 괴력에 낚싯대가 부러질 듯 소리를 냈다. 낚싯대가 운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다행히 녀석은 수초에 박지 않고 서서히 끌려나왔으며 조용히 나오는 듯했으나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돌진하며 위기가 왔다. 두 번째 저항에 낚싯대가 ‘지지직’ 소리를 내며 부러지기 일보직전! 최대한 낚싯대를 끌어당긴 뒤 ‘에잇, 터질 테면 터져라’고 원줄을 잡고 개 끌듯 끌어당겼다. 운이 따라주었는지 발 앞에까지 나왔고, 얼른 수건을 덮어씌운 뒤 양손으로 감싸고 나왔다.
친구들은 붕어의 엄청난 덩치를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내 평생 이렇게 큰 붕어는 처음 본다”며 감탄을 연발했다. 혹시나 빠트릴까 조심조심 뒤쪽으로 물러나 논바닥에서 자를 옆에 대보니 무려 56.5cm. 한바탕 소동에 구경 온 다른 낚시인들조차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라는 표정들이었다. 어떤 낚시인은 “덕곡지 최대어를 낚았다”며 축하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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