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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해역이 들썩들썩-가파도 돌돔 해산解産입질 스타트
2011년 08월 8680 2143

마라해역이 들썩들썩

 

 

가파도 돌돔 해산解産입질 스타트

 

 

ㅣ허만갑 기자ㅣ

 

▲ "가파도 돌돔, 역시 힘이 대단합니다!" 시흥낚시인 강명필씨가 남부리코지에서 썰물에 50cm 돌돔을 낚아 올렸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加派島)는 우리나라의 유인도 중 가장 낮은 섬이다. 해안선 길이는 4.2km나 되는데 가장 높은 정점이 고작 해발 20.5m. 바다 위에 빈대떡 한 장을 철퍼덕 떨어뜨린 것처럼 생겼는데, 섬이 하도 낮아서 ‘태풍이 불면 파도가 섬을 넘어버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이렇게 밋밋한 가파도의 지형은 바다 속까지 이어져 있다. 해안선에서 100m를 나가도 수심이 10~15m에 불과하다. 이런 특징은 이웃한 마라도도 마찬가지다. 이토록 얕은 수심은 낚시에는 큰 걸림돌이 된다. 그나마 얕은 여밭을 좋아하는 벵에돔은 해안 가까이 접근하지만 깊은 물골을 회유하는 돌돔들은 먼 거리를 배회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파도와 마라도는 ‘돌돔낚시터’라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 년에 단 한 번, 가파도의 얕은 해안이 돌돔으로 붐비는 시기가 있다. 바로 6~7월 돌돔의 산란기다. 돌돔은 알이 부화하기 좋은, 햇빛이 투과되고 수온이 따뜻한 얕은 암초밭에서 주로 산란하는데, 마라해역에 서식하는 초대형 돌돔들의 산란처로 가파도 해안은 천혜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종종 상상을 뛰어넘는 돌돔이 장마철 가파도에 출몰한다.

 

 

▲  남부리코지의 들물. 조류가 세차게 흐를 땐 입질이 없었다.

 

가파도를 즐겨 찾는 네 가지 이유

지난 7월 1일 나는 돌돔대를 들고 가파도를 찾았다. 나는 가파·마라도 돌돔낚시를 즐기는 몇 안 되는 낚시인 중 하나다. 내가 가파도를 즐겨 찾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우선 돌돔의 맛이 좋다. 내가 맛본 경험으로는 서해, 남해, 제주도(추자 관탈 포함)와 일본 대마도까지 통틀어 가파도와 마라도에서 낚은 돌돔이 가장 맛있었다. 둘째 힘이 세고 입질이 화끈하다. 예신도 없이 낚싯대를 쓰러뜨리는 가파도 돌돔의 난폭한 입질은 묵은 체증을 한방에 씻어 내린다. 셋째 씨알이 좋다. 산란기에 낚이는 가파·마라도 돌돔은 5짜가 주종이고 6짜가 흔하다. 마라도 장시덕에서 68cm, 65cm 돌돔이 원투낚시에 올라온 바 있고 올란덕에서도 6짜 돌돔이 많이 낚였는데, 물론 가파도에도 그런 녀석들이 회유하고 있다. 넷째 (이게 가장 큰 매력)늘 한산하다. 돌돔낚시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기 때문에 추자도나 관탈도처럼 포인트 전쟁을 치르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곳에 언제든지 내릴 수 있어서 좋다. 
그러나 가파도 돌돔낚시엔 단서가 있다. 수심이 얕기 때문에 원투능력이 필수요건이다. 최하 60m 이상 던지지 못하면 돌돔의 입질을 받을 수 없고, 80m 이상 초장타를 날려야 깊은 물골에(그래봤자 15m 안팎이지만) 미끼를 안착시킬 수 있다. 그러니 일반인들에게 선뜻 권할 수 있는 낚시터라 할 수는 없고, 죽었다 깨어나도 대중적 돌돔낚시터는 될 수 없는 곳이다. 

 

▲  남부리코지에서 강명필씨가 참갯지렁이를 꿰어 캐스팅할 준비를 하고 있다. 뒤쪽의 벵에돔낚시인들도 마릿수 조과를 올렸다.

 

 

악근여에서 실패! 남부리코지에 2차 도전

첫날 오후, 부푼 가슴으로 큰악근여에 내렸지만 결과는 실패! 가파도 서쪽의 간출여인 악근여는 해거름에 간조 물돌이(끝썰물→초들물)가 걸리면 90%의 돌돔 확률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날이 바로 그런 물때였다. 그러나 뜻밖에 몰황을 겪었고, 아직까지 돌돔이 제대로 붙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크게 실망한 나는 이튿날인 2일에는 소관탈도 선상낚시로 선회했는데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예약한 낚싯배의 엔진이 고장 나서 토요일 하루를 그냥 허송했다. 그날 저녁에 시흥의 돌돔낚시인 강명필씨가 제주도로 넘어왔다. 3일 아침 8시, 우리는 다시 가파도를 찾았다.
오늘 내린 곳은 남부리코지. 강명필씨가 ‘7짜 돌돔을 발앞까지 끌어냈다가 놓쳤다’는 곳인데 만조 물돌이(끝들물→초썰물)부터 중썰물까지 돌돔이 낚이는 곳이다. 그러나 나는 악근여에서 이미 김이 빠져 그런지 큰 기대감이 들지 않았다. 더구나 오전엔 들물이었다. 남부리코지는 썰물 포인트로서 들물엔 조류가 너무 세 밑걸림이 빈발한다. 아니나 다를까 강명필씨가 세 번 투척에 두 번 원줄을 끊어먹는 것을 보고 캐스팅을 포기한 채 물이 돌기만 기다렸다.
낮 12시, 초썰물이 시작되자 조류가 순해진다. 그제야 어기적대며 릴을 세팅하는데 “왔다!”하는 외침과 함께 강명필씨가 낚싯대를 뽑아들었다. 얼른 카메라를 들고 뛰었다. 전방 간출암에 원줄이 쓸릴까봐 갯바위 끝까지 달려 나가 파이팅을 펼치던 강씨가 우람한 50cm 돌돔을 파도에 태워 올렸다. “역시 남부리야!” 환호하는 강명필씨가 돌돔을 꿰미에 꿰어 갈무리하는 동안 부랴부랴 채비를 묶었다.

 

 

“오늘따라 희한하네?”

남부리코지의 돌돔 포인트는 썰물에 왼쪽 10시 방향(전방의 등대여 왼쪽을 보고 원투), 들물에 오른쪽 2시 방향(마라도 오른쪽을 보고 최대한 원투)에 각각 형성된다. 그런데 오늘따라 남서풍이 강해서 원줄이 너무 크게 휘어졌다. 조류가 약한 썰물엔 밑걸림이 거의 없는 곳인데 옆바람과 너울이 원줄을 밀어서 자꾸 밑걸림이 발생했다. 더구나 물속에선 어렝이와 쏨뱅이가 쉴 새 없이 참갯지렁이를 뜯어먹었다. 이것은 돌돔이 많지 않다는 징후다. 돌돔떼가 들어오면 잡어들은 놀라서 숨기 마련이다.   
“에잇, 작년에 쓰던 원줄을 그대로 가져왔더니 파마가 너무 많이 생기네!”
강명필씨는 오늘따라 백래시(양축릴 캐스팅 때 원줄이 원활하게 풀리지 않아 발생하는 줄엉킴)가 심해 짜증을 부렸다. 소금기 배인 원줄을 오래 방치하면 원줄이 딱딱해져서 캐스팅 시 백래시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잡어를 피해 최대한 멀리 던지려 한 채비가 백래시 탓에 불과 40m 거리에 톡 떨어지자 강씨는 귀찮은 듯 그냥 내버려두었다. 그런데 뜻밖에 그곳에서 입질이 왔다! 35cm 미만의 ‘뺀찌’지만 입질은 5짜를 방불케 했다.
“아니, 이 거리에서 돌돔이 낚이다니…, 사실 처음 낚은 5짜도 50미터 남짓한 거리에서 낚았거든요? 오늘 희한하네?”
돌돔들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그때까지 70m 이상 원투를 고집하던 나도 투척거리를 줄여서 60m 안쪽에 던져보았다. 그러자 바로 휙하고 원줄이 뻗었다. 깜짝 놀라 챔질! 힘은 상당했는데 씨알은 고작 40cm. ‘씨알도 가파도답지 않고, 입질거리도 터무니없이 가깝고…’ 돌돔이 낚이기는 하지만 정상적 컨디션은 아닌 듯했다. “아직 시즌이 이른가 봐요. 돌돔이 얕은 수심을 타는 것 같고… 물골낚시가 제대로 되려면 한 물때는 더 지나야 할 것 같군요.” 강명필씨가 말했다.

 

▲  중썰물에 낚인 가파도 돌돔. 아직 시즌 초반이라 평균씨알이 잘았다.

 

아직도 미답상태인 가파도 돌돔 포인트

가파도 돌돔 원투낚시는 그간 극소수의 제주낚시인들에 의해 본섬에서 수심이 깊은 상동방파제에서만 간간이 시도되었다. 보트를 타야 상륙할 수 있는 남부리코지나 악근여, 자장코지에서 돌돔낚시를 시도한 것은 2003년 6월 하순, 나와 강명필씨가 최초였다.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나는 첫날 자장코지에 혼자 내려서 53cm 돌돔을 낚고, 뒷날은 강명필씨와 함께 남부리코지에 내려 45~50cm 돌돔 4마리를 낚았다. 당시 제주 도남낚시 가이드를 했던 강명필씨는 그 후에도 남부리코지에 내려 매번 돌돔을 낚았고 7짜(?) 돌돔을 놓치기도 했다. 나는 큰악근여에서 간조 때 엄청난 입질을 받아서 1분 가까이 끌려 다니다 12호 목줄을 터뜨린 적도 있다. 그러나 그 후로도 지금까지 가파도에서 우리 외에 다른 돌돔낚시인을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나도 그 후 한동안 가파도를 여름에 찾지 않다가 작년 7월 말에 큰악근여에 내려보니 돌돔의 양은 더 많아져 있었다. 해거름 초들물 30분 동안 57cm를 비롯해 돌돔 3마리와 참돔 1마리를 연타로 끌어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찾은 것인데, 올해 전반적으로 늦는 돌돔 시즌이 가파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늦어도 7월 중순부터는 돌돔들의 집단회유가 시작될 것이다.
가파도 돌돔낚시의 미끼는 참갯지렁이가 기본이며 두 대를 쓸 경우 소라나 성게를 함께 사용하면 좋다. 큰악근여, 자장코지, 남부리코지, 상동방파제, 독개가 검증된 돌돔 포인트이며 하동방파제 옆의 냉장고자리도 수심이 깊어 유망한 곳이지만 늘 찌낚시인들이 붐비는 곳이어서 돌돔낚시를 시도해보지는 못했다.   
▒ 가파도 출조문의 제주 도남낚시 064-743-6596

 

 

 

▲  50cm 돌돔으로 마련한 풀코스. 껍질은 데치고 간과 창자는 삶았다. 갯바위 웅덩이에 들어왔다가 잡힌 운 나쁜 돌문어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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