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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돌아온 히어로-가파도의 ‘올드스타’ 넙개는 건재하다
2011년 09월 7583 2229

여름에 돌아온 히어로

 

 

가파도의 ‘올드스타’ 넙개는 건재하다

 

 

 

넙개는 제주 가파도에서 가장 큰 부속섬이다. 10여 년 전, 여치기용 보트란 게 등장하기 전에 어선으로 갯바위에 상륙할 때는 1순위 명당이었다. 그러나 보트시대가 열리면서 넙개는 독개나 자장코지, 악근여 등에 밀려 2류 포인트로 취급받고 있다. 그러나 넙개는 여전히 건재하다. 특히 이 관록의 스타는 여름 밤낚시에 화려한 빛을 발한다.

 

 

ㅣ허만갑 기자ㅣ

 

 

 

3 “낮에 이 정도 씨알이면 훌륭하지요.” 넙개 북쪽 끝에서 낚은 38cm 긴꼬리벵에돔과 40cm 벵에돔을 이인호(좌), 박정수씨가 들어보이고 있다.

 

▶가파도 동쪽의 부속섬인 넙개. 수심이 얕아서 낮에는 잡어 성화가 따르지만 밤에는 대형 긴꼬리벵에돔이 낚인다.

 

 

언젠가 한국해양연구원의 명정구 박사를 만났을 때 ‘넙개 남쪽에 숨어 있는 황금어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명 박사는 수중생태계를 관찰하기 위해 직접 다이빙까지 하는데 “내가 본 최대의 물고기 소굴은 가파도”라면서 이야기를 꺼냈다.
“제주 가파도에 가면 넙개라는 등대섬이 하나 있어요. 그 섬 남쪽에 동남방향으로 길게 해중절벽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절벽 밑은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수직으로 떨어지는데 조류도 무서울 정도로 빨라요. 그런데 그 절벽에 무수히 많은 크랙들이 찢어져 있고 그 속에 돌돔과 벵에돔이 바글바글하지 뭡니까. 나도 낚시꾼인지라 눈이 휘둥그레지고 가슴이 뛰더군요. 그렇게 고기가 많은 곳은 내 평생 본 적이 없어요.”
그 후 재작년에 넙개 남쪽의 수중절벽에 관한 이야기를 제주 도남낚시 조성호 사장에게서 또 들었다. 넙개 남쪽에서 선상낚시를 하다가 빠뜨린 낚싯대를 건지기 위해 잠수부를 고용했는데 그 잠수부가 6짜 돌돔을 작살로 찍어 나오면서 “여기서 조금만 나가면 수직으로 떨어지는 절벽이 있는데 그 절벽 주변에 엄청나게 큰 돌돔들이 떼를 지어 있다! 몇 마리만 찍어가자”고 하더라는 것이다. 작살질이 불법임을 알고 있는 조성호씨는 그러지 마라고 했으나 잠수부는 삽시간에 60cm가 넘는 돌돔 두 마리를 더 찍어 나왔다. 그날 이후 조성호씨는 그곳에 있는 고기를 선상찌낚시로 낚아낼 방법을 연구했으나 닻을 내릴 장소가 없어 결국 포기했다고 한다. 절벽 주변의 얕은 암초에는 닻을 걸 수 있지만 그곳에서 절벽 쪽으로 흘러주는 조류가 생성되지 않아 낚시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두 사람이 말한 수중절벽은 넙개에서 동남쪽으로 100~150m 떨어져 있다. 갯바위에선 낚시사정거리를 크게 벗어나 있는 것이다. 나는 넙개에 내릴 때마다 그 환상의 수중절벽을 떠올린다. 그곳에 사는 물고기를 내가 만날 수 있는 길은 단 하나, 녀석들이 먹이를 찾아 넙개로 가까이 접근하는 것밖에 없으리라.

 

4 등대 밑에 모인 바낚천 회원들. 한 회원이 벵에돔 씨알을 자랑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넙개 주변은 얕아도 100m만 나가면 40m 급심

7월 31일, 여름의 절정을 과시하듯 태양은 무섭게 이글거렸다. 제주 도남낚시 앞에서 밑밥을 준비하는 낚시인들의 등줄기는 벌써 땀으로 흠뻑 젖었다. 이런 열기 속에서 갯바위낚시를 가야 하나? 
그래도 바다는 육지보다 시원했다. 모슬포 운진항을 벗어나자 수면 위의 청량한 공기가 허파를 식혀주었다. 뭉게뭉게 흰구름도 적당히 햇빛을 가려준다. “어제까지 너울이 높았는데 오늘은 모처럼 잔잔합니다!” 도남낚시 조성호 사장은 독개에 현한수씨 일행 3명을 내려주고 ‘바낚천(바다낚시천국 제주도)’ 회원 5명은 넙개에 하선시켰다. 나도 넙개에 내렸다.
“썰물에는 북쪽 끝바리로 가서 본류에 찌를 태우고, 해거름에 들물로 바뀌면 등대 밑 홈통을 노리세요. 등대 위에 올라가면 항로표지법 위반으로 벌금 무니까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올라가선 안 됩니다.” 조성호 사장은 낚시요령과 주의사항을 일러주고 넙개 남쪽 환상여 주변으로 갔다. 환상여는 간조 때도 드러나지 않는 수중암초인데 벤자리와 긴꼬리벵에돔이 잘 낚이는 선상찌낚시 명당이다. 
오늘은 7물. 가파도가 저녁 10시30분에 만조를 맞으니까 넙개에서 낚시하기에는 최적의 물때다. 넙개의 밤낚시 명당인 등대밑은 만조 전후에 큰 벵에돔들이 들어오는 곳이므로 만조가 해거름에 걸려야 좋다. 그런 면에서 사실은 5물(저녁 8시50분에 만조)이나 6물(저녁 9시40분에 만조)이 더 좋은 여건일 수 있다. 하지만 여름엔 밤물이 낮물보다 많이 들기 때문에 만조의 정점에는 넙개가 넘칠 수 있어 위험하다. 오늘의 제주도 만조수위는 무려 311m에 달한다. 실제로 너울이 높았던 이틀 전엔 만조가 되기도 전에 파도가 넙개를 넘어서 낚시인들을 철수시키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바낚천 팀을 인도한 박정수씨는 “해거름의 중들물엔 어차피 등대 밑으로 모여서 낚시해야 하니까 일단 짐은 등대 밑에 모두 두고 낚싯대와 밑밥만 들고 흩어져서 낚시하자”고 말했다.
박정수씨와 함께 썰물 포인트인 북쪽 끝으로 갔다. 간조에 임박한 바위틈에는 소라가 바글바글했다. 하나쯤 깨서 먹고 싶었지만 참았다. 가파도의 소라는 해녀들의 공동재산이므로 함부로 따선 안 된다. 육지에서 온 낚시인들이 멋모르고 따먹었다가 낚시인 출입금지 사태까지 간 적도 있다.  
썰물은 넙개 북쪽 곶부리에 부딪쳐 양갈래로 나뉜다. 한 줄기는 남쪽으로 또 한 줄기는 동쪽으로 흐른다. 박정수씨와 이인호씨는 남쪽 조류를 노리고 나는 동쪽 조류<지도의 2번>를 노렸다. 첫 입질에 제법 큰 씨알이 걸렸다. 38cm 긴꼬리벵에돔! 그 후로는 일투일타였다. 그런데 씨알이 25cm 내외로 잘다. 그나마 박정수씨 쪽은 입질도 없는 듯하다. 초들물(들물로 바뀌어도 조류는 계속 썰물 방향으로 흘렀다)에 또 한 마리 굵은 씨알을 걸었다. 끈질기게 차는 폼이 긴꼬리는 아닌 듯싶었는데 40cm급 일반 벵에돔이다. 한낮에  굵은 씨알을 만나니 더 즐겁다.

 

 

2 넙개 남쪽 한여(환상여) 선상찌낚시에서 45cm급 긴꼬리벵에돔을 낚은 서울낚시인 강신호씨.

 

5 중들물이 되자 등대 밑 홈통에 옹기종기 모였다.

 

 

 

 

역시 어두워져야 진가를 발휘하는 넙개

어느덧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가라앉았다. 빠르게 차오르는 수위에 쫓겨 등대 밑에 옹기종기 모였다. 자잘한 긴꼬리벵에돔은 계속 물고 나왔다. 특히 나는 등대 뒤쪽, 급류가 앞으로 받히는 곳을 노렸는데 25~28cm급 긴꼬리들이 목줄도 내려서기 전에 차고 나갔다. 긴꼬리벵에돔은 1m 수심만 가라앉혀도 낚을 수 있기 때문에 급류대를 겁낼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그런 곳에서 입질을 받아본 경험이 없는 낚시인들은 ‘미끼를 가라앉히기 어려운’ 급류대는 피하는 속성이 있다. 그 덕분에 나 혼자서 20여 마리의 벵에돔을 신나게 끌어냈다.
이윽고 해가 지자 급류에선 입질이 끊기고 조류가 완만한 등대 밑 홈통으로 벵에돔이 몰려들었다. 여럿이 동시에 입질을 받아 홈통의 전지찌들이 어지러이 춤추기 시작했다. “밤에는 멀리 노리지 말고 갯바위 가까이 노려야 대물이 낚입니다. 수심은 목줄만 내려서면 충분합니다. 파도가 조금 있으니까 좁쌀봉돌을 하나쯤 물리세요.” 박정수씨가 회원들에게 낚시요령을 알려주었다.
완전히 어두워진 저녁 8시10분경 박정수씨가 드디어 40cm 긴꼬리벵에돔을 낚아 올렸다. 이제 큰놈들이 붙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낚시할 시간이 촉박하다. 수위가 너무 빨리 불고 있다. “어허, 아홉시가 되기 전에 너울이 치고 올라오겠는 걸?”
불안한 낌새를 느꼈는지 도남낚시 보트가 철수약속시간보다 30분 일찍 다가왔다. 보트가 앞에서 붕붕거리고 있어도 벵에돔은 계속 물었다. 제때 철수해서 고생하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30분만 더 낚시했어도 4짜 긴꼬리 몇 마리는 더 낚았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이 교차하는 순간.
이날 독개에선 큰 입질(돌돔으로 추정되는) 두 번에 모두 터뜨리고 결국 빈손으로 철수했고, 작은악근여에서도 별 조황이 없었다. 넙개가 가장 나았다.
“짧은 물참의 폭발력은 독개나 악근여 같은 간출여가 낫지만, 하루 종일 고기가 낚일 때는 장시간 낚시할 수 있는 넙개나 남부리코지 같은 곳의 조황이 우세하다. 특히 넙개는 들물 썰물 다 노릴 수 있는데다 밤낚시도 잘 되는 매력적인 곳이다. 등대 밑 홈통에선 5짜 긴꼬리도 종종 낚이기 때문에 해거름엔 반드시 4호 이상의 굵은 목줄로 무장해야 하는 곳”이라고 조성호 사장은 말했다.
그 후로도 넙개는 꾸준히 마릿수 조과를 보였다. 넙개는 주변 수심이 얕아서 낮에는 잡어 등쌀이 심하지만 여명시간대와 일몰시간대엔 어김없이 굵은 벵에돔의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야간에는 참돔과 굵은 감성돔도 낚인다. 가파도의 부속여 가운데 가장 안전한 곳이지만 여름에는 남쪽에서 밀려오는 너울에 취약한 곳이라 여름 밤낚시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서 해야 한다.   
▒ 조황문의 제주 도남낚시 064-743-6596

 

6 넙개 남쪽 한여의 선상찌낚시에 올라온 긴꼬리벵에돔과 벤자리.

 

조심하세요!

 

구명조끼 미착용 시 벌금 40만원

 

넙개에 들어가기 전날, 나는 조우 K와 가파도에서 오전낚시를 하고 철수하다가 구명동의 미착용으로 해양경찰의 단속에 걸렸다. 구명조끼를 입고 나갔으나 너무 더워서 잠시 벗고 있다가 운진항 입구에서 적발된 것이다. 그런데 벌금이 깜짝 놀랄 정도의 고액이었다. “1인당 40만원”이라는 것이다. 내가 “구명동의 미착용이 잘못이란 건 알고 있으나 40만원이면 지나친 벌금”이라고 항의하자 해경은 법규상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설전 끝에 결국 ‘계도 차원’에서 20만원으로 감액, 벌금을 물었다.
명색이 낚시잡지 편집장이 해상안전법규에 걸려 벌금을 치렀으니 면목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나 같은 사람도 모를 정도로 홍보되지 않은 구명동의 미착용 벌금 40만원이란 액수는 대체 누가 정한 것인가? 아무튼 제주도에 가거든 구명조끼는 꼭 입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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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돌아온 히어로

 

 

가파도의 ‘올드스타’ 넙개는 건재하다

 

 

 

넙개는 제주 가파도에서 가장 큰 부속섬이다. 10여 년 전, 여치기용 보트란 게 등장하기 전에 어선으로 갯바위에 상륙할 때는 1순위 명당이었다. 그러나 보트시대가 열리면서 넙개는 독개나 자장코지, 악근여 등에 밀려 2류 포인트로 취급받고 있다. 그러나 넙개는 여전히 건재하다. 특히 이 관록의 스타는 여름 밤낚시에 화려한 빛을 발한다.

 

 

ㅣ허만갑 기자ㅣ

 

 

 

▶ “낮에 이 정도 씨알이면 훌륭하지요.” 넙개 북쪽 끝에서 낚은 38cm 긴꼬리벵에돔과 40cm 벵에돔을 이인호(좌), 박정수씨가 들어보이고 있다.

 

▶가파도 동쪽의 부속섬인 넙개. 수심이 얕아서 낮에는 잡어 성화가 따르지만 밤에는 대형 긴꼬리벵에돔이 낚인다.

 

 

언젠가 한국해양연구원의 명정구 박사를 만났을 때 ‘넙개 남쪽에 숨어 있는 황금어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명 박사는 수중생태계를 관찰하기 위해 직접 다이빙까지 하는데 “내가 본 최대의 물고기 소굴은 가파도”라면서 이야기를 꺼냈다.
“제주 가파도에 가면 넙개라는 등대섬이 하나 있어요. 그 섬 남쪽에 동남방향으로 길게 해중절벽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절벽 밑은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수직으로 떨어지는데 조류도 무서울 정도로 빨라요. 그런데 그 절벽에 무수히 많은 크랙들이 찢어져 있고 그 속에 돌돔과 벵에돔이 바글바글하지 뭡니까. 나도 낚시꾼인지라 눈이 휘둥그레지고 가슴이 뛰더군요. 그렇게 고기가 많은 곳은 내 평생 본 적이 없어요.”
그 후 재작년에 넙개 남쪽의 수중절벽에 관한 이야기를 제주 도남낚시 조성호 사장에게서 또 들었다. 넙개 남쪽에서 선상낚시를 하다가 빠뜨린 낚싯대를 건지기 위해 잠수부를 고용했는데 그 잠수부가 6짜 돌돔을 작살로 찍어 나오면서 “여기서 조금만 나가면 수직으로 떨어지는 절벽이 있는데 그 절벽 주변에 엄청나게 큰 돌돔들이 떼를 지어 있다! 몇 마리만 찍어가자”고 하더라는 것이다. 작살질이 불법임을 알고 있는 조성호씨는 그러지 마라고 했으나 잠수부는 삽시간에 60cm가 넘는 돌돔 두 마리를 더 찍어 나왔다. 그날 이후 조성호씨는 그곳에 있는 고기를 선상찌낚시로 낚아낼 방법을 연구했으나 닻을 내릴 장소가 없어 결국 포기했다고 한다. 절벽 주변의 얕은 암초에는 닻을 걸 수 있지만 그곳에서 절벽 쪽으로 흘러주는 조류가 생성되지 않아 낚시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두 사람이 말한 수중절벽은 넙개에서 동남쪽으로 100~150m 떨어져 있다. 갯바위에선 낚시사정거리를 크게 벗어나 있는 것이다. 나는 넙개에 내릴 때마다 그 환상의 수중절벽을 떠올린다. 그곳에 사는 물고기를 내가 만날 수 있는 길은 단 하나, 녀석들이 먹이를 찾아 넙개로 가까이 접근하는 것밖에 없으리라.

 

▶ 등대 밑에 모인 바낚천 회원들. 한 회원이 벵에돔 씨알을 자랑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넙개 주변은 얕아도 100m만 나가면 40m 급심

7월 31일, 여름의 절정을 과시하듯 태양은 무섭게 이글거렸다. 제주 도남낚시 앞에서 밑밥을 준비하는 낚시인들의 등줄기는 벌써 땀으로 흠뻑 젖었다. 이런 열기 속에서 갯바위낚시를 가야 하나? 
그래도 바다는 육지보다 시원했다. 모슬포 운진항을 벗어나자 수면 위의 청량한 공기가 허파를 식혀주었다. 뭉게뭉게 흰구름도 적당히 햇빛을 가려준다. “어제까지 너울이 높았는데 오늘은 모처럼 잔잔합니다!” 도남낚시 조성호 사장은 독개에 현한수씨 일행 3명을 내려주고 ‘바낚천(바다낚시천국 제주도)’ 회원 5명은 넙개에 하선시켰다. 나도 넙개에 내렸다.
“썰물에는 북쪽 끝바리로 가서 본류에 찌를 태우고, 해거름에 들물로 바뀌면 등대 밑 홈통을 노리세요. 등대 위에 올라가면 항로표지법 위반으로 벌금 무니까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올라가선 안 됩니다.” 조성호 사장은 낚시요령과 주의사항을 일러주고 넙개 남쪽 환상여 주변으로 갔다. 환상여는 간조 때도 드러나지 않는 수중암초인데 벤자리와 긴꼬리벵에돔이 잘 낚이는 선상찌낚시 명당이다. 
오늘은 7물. 가파도가 저녁 10시30분에 만조를 맞으니까 넙개에서 낚시하기에는 최적의 물때다. 넙개의 밤낚시 명당인 등대밑은 만조 전후에 큰 벵에돔들이 들어오는 곳이므로 만조가 해거름에 걸려야 좋다. 그런 면에서 사실은 5물(저녁 8시50분에 만조)이나 6물(저녁 9시40분에 만조)이 더 좋은 여건일 수 있다. 하지만 여름엔 밤물이 낮물보다 많이 들기 때문에 만조의 정점에는 넙개가 넘칠 수 있어 위험하다. 오늘의 제주도 만조수위는 무려 311m에 달한다. 실제로 너울이 높았던 이틀 전엔 만조가 되기도 전에 파도가 넙개를 넘어서 낚시인들을 철수시키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바낚천 팀을 인도한 박정수씨는 “해거름의 중들물엔 어차피 등대 밑으로 모여서 낚시해야 하니까 일단 짐은 등대 밑에 모두 두고 낚싯대와 밑밥만 들고 흩어져서 낚시하자”고 말했다.
박정수씨와 함께 썰물 포인트인 북쪽 끝으로 갔다. 간조에 임박한 바위틈에는 소라가 바글바글했다. 하나쯤 깨서 먹고 싶었지만 참았다. 가파도의 소라는 해녀들의 공동재산이므로 함부로 따선 안 된다. 육지에서 온 낚시인들이 멋모르고 따먹었다가 낚시인 출입금지 사태까지 간 적도 있다.  
썰물은 넙개 북쪽 곶부리에 부딪쳐 양갈래로 나뉜다. 한 줄기는 남쪽으로 또 한 줄기는 동쪽으로 흐른다. 박정수씨와 이인호씨는 남쪽 조류를 노리고 나는 동쪽 조류<지도의 2번>를 노렸다. 첫 입질에 제법 큰 씨알이 걸렸다. 38cm 긴꼬리벵에돔! 그 후로는 일투일타였다. 그런데 씨알이 25cm 내외로 잘다. 그나마 박정수씨 쪽은 입질도 없는 듯하다. 초들물(들물로 바뀌어도 조류는 계속 썰물 방향으로 흘렀다)에 또 한 마리 굵은 씨알을 걸었다. 끈질기게 차는 폼이 긴꼬리는 아닌 듯싶었는데 40cm급 일반 벵에돔이다. 한낮에  굵은 씨알을 만나니 더 즐겁다.

 

 

▶ 넙개 남쪽 한여(환상여) 선상찌낚시에서 45cm급 긴꼬리벵에돔을 낚은 서울낚시인 강신호씨.


▶ 중들물이 되자 등대 밑 홈통에 옹기종기 모였다.

 

 

 

 

역시 어두워져야 진가를 발휘하는 넙개

어느덧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가라앉았다. 빠르게 차오르는 수위에 쫓겨 등대 밑에 옹기종기 모였다. 자잘한 긴꼬리벵에돔은 계속 물고 나왔다. 특히 나는 등대 뒤쪽, 급류가 앞으로 받히는 곳을 노렸는데 25~28cm급 긴꼬리들이 목줄도 내려서기 전에 차고 나갔다. 긴꼬리벵에돔은 1m 수심만 가라앉혀도 낚을 수 있기 때문에 급류대를 겁낼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그런 곳에서 입질을 받아본 경험이 없는 낚시인들은 ‘미끼를 가라앉히기 어려운’ 급류대는 피하는 속성이 있다. 그 덕분에 나 혼자서 20여 마리의 벵에돔을 신나게 끌어냈다.
이윽고 해가 지자 급류에선 입질이 끊기고 조류가 완만한 등대 밑 홈통으로 벵에돔이 몰려들었다. 여럿이 동시에 입질을 받아 홈통의 전지찌들이 어지러이 춤추기 시작했다. “밤에는 멀리 노리지 말고 갯바위 가까이 노려야 대물이 낚입니다. 수심은 목줄만 내려서면 충분합니다. 파도가 조금 있으니까 좁쌀봉돌을 하나쯤 물리세요.” 박정수씨가 회원들에게 낚시요령을 알려주었다.
완전히 어두워진 저녁 8시10분경 박정수씨가 드디어 40cm 긴꼬리벵에돔을 낚아 올렸다. 이제 큰놈들이 붙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낚시할 시간이 촉박하다. 수위가 너무 빨리 불고 있다. “어허, 아홉시가 되기 전에 너울이 치고 올라오겠는 걸?”
불안한 낌새를 느꼈는지 도남낚시 보트가 철수약속시간보다 30분 일찍 다가왔다. 보트가 앞에서 붕붕거리고 있어도 벵에돔은 계속 물었다. 제때 철수해서 고생하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30분만 더 낚시했어도 4짜 긴꼬리 몇 마리는 더 낚았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이 교차하는 순간.
이날 독개에선 큰 입질(돌돔으로 추정되는) 두 번에 모두 터뜨리고 결국 빈손으로 철수했고, 작은악근여에서도 별 조황이 없었다. 넙개가 가장 나았다.
“짧은 물참의 폭발력은 독개나 악근여 같은 간출여가 낫지만, 하루 종일 고기가 낚일 때는 장시간 낚시할 수 있는 넙개나 남부리코지 같은 곳의 조황이 우세하다. 특히 넙개는 들물 썰물 다 노릴 수 있는데다 밤낚시도 잘 되는 매력적인 곳이다. 등대 밑 홈통에선 5짜 긴꼬리도 종종 낚이기 때문에 해거름엔 반드시 4호 이상의 굵은 목줄로 무장해야 하는 곳”이라고 조성호 사장은 말했다.
그 후로도 넙개는 꾸준히 마릿수 조과를 보였다. 넙개는 주변 수심이 얕아서 낮에는 잡어 등쌀이 심하지만 여명시간대와 일몰시간대엔 어김없이 굵은 벵에돔의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야간에는 참돔과 굵은 감성돔도 낚인다. 가파도의 부속여 가운데 가장 안전한 곳이지만 여름에는 남쪽에서 밀려오는 너울에 취약한 곳이라 여름 밤낚시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서 해야 한다.   
▒ 조황문의 제주 도남낚시 064-743-6596

 

▶ 넙개 남쪽 한여의 선상찌낚시에 올라온 긴꼬리벵에돔과 벤자리.

 

조심하세요!

 

구명조끼 미착용 시 벌금 40만원

 

넙개에 들어가기 전날, 나는 조우 K와 가파도에서 오전낚시를 하고 철수하다가 구명동의 미착용으로 해양경찰의 단속에 걸렸다. 구명조끼를 입고 나갔으나 너무 더워서 잠시 벗고 있다가 운진항 입구에서 적발된 것이다. 그런데 벌금이 깜짝 놀랄 정도의 고액이었다. “1인당 40만원”이라는 것이다. 내가 “구명동의 미착용이 잘못이란 건 알고 있으나 40만원이면 지나친 벌금”이라고 항의하자 해경은 법규상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설전 끝에 결국 ‘계도 차원’에서 20만원으로 감액, 벌금을 물었다.
명색이 낚시잡지 편집장이 해상안전법규에 걸려 벌금을 치렀으니 면목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나 같은 사람도 모를 정도로 홍보되지 않은 구명동의 미착용 벌금 40만원이란 액수는 대체 누가 정한 것인가? 아무튼 제주도에 가거든 구명조끼는 꼭 입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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