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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기화천 조행기 - 거센 물살 속 무지개송어의 감동
2011년 09월 7465 2388

 

 

평창 기화천 조행기

 

 

거센 물살 속 무지개송어의 감동

 

 

강인수 춘천·객원기자

 

 

평창 기화천은 송어 플라이낚시의 메카로 불리는 곳이다. 여름 폭우로 송어 자원이 급증한 기화천엔  무지개’를 만나려는 낚시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7월 말, 온 나라가 물난리로 시끌벅적한 통에 낚시를 간다는 게 어쩐지 욕먹을 짓인 것만 같아 내내 집에만 있었는데, 기화천이 요즘 대호황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큰물이 지면서 동강에서 소상한 송어들이 마릿수로 나온다는 것. 어디를 다녀보아도 물이 넘쳐 낚시라곤 엄두도 못내는 상황에서도 열성꾼들이 과감한 도전을 해서 송어 호황을 맛봤나 보다. 소식을 접하자마자 몸은 근질근질. ‘그래? 그럼 한번 가볼까?’ 곧바로 다음날 출조 계획을 세웠다.
기화천은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의 청옥산에서 발원해 대탄면을 거쳐 동강으로 흐르는 강으로서 상류 송어양식장에서 탈출한 송어들이 서식하기 때문에 플라이낚시가 활발히 이뤄지는 곳이다. 이번 큰비로 양식장의 송어들도 많이 유입됐을 것이라는 예상도 해봤다.

 

 

                         거친 여울에서 송어를 랜딩하고 있는 춘천의 플라이낚시인 서경하씨.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큰물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수중보

 

 

7월 31일 새벽, 미탄면의 창리교를 지나면서 다리 아래의 기화천을 보았더니 ‘낚시가 될까?’ 싶을 정도로 수량이 엄청나다. 거친 물살 속에 브래드 피트가 격류 속에서 거대한 무지개송어를 낚아 올리는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이 떠올랐다.
수천수만의 빛방울들이 물결 위에서 부서지고  “휙” 하는 파공음이 정적을 가르며 날아오른다. 낚싯줄은 반짝이는 햇살을 휘감으며 하늘을 날아 새털처럼 가볍게 수면에 앉는다. 순간 낚싯대가 날카롭게 휘어지고, 힘차게 솟구쳐 오르는 오색영롱한 무지갯빛 송어. 격류 속에서 몸부림치는 놈과 격한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온몸에 전율이 흐르고, 물을 뚝뚝 흘리며 걸어 나오는 브래트 피트의 살인 미소와 거대한 송어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환상을 경험했다. 거침없이 흐르는 물살을 보면서 문득 오늘 그럴 기회가 올 것만 같다는 기대감이 솟구쳤다.
포인트인 기화수산 앞에 도착하니 물안개가 자욱했다. 그사이 물이 많이 빠진 듯 수량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하지만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니 포인트 역할을 하던 물속 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얼마나 큰물이 졌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기화천 바닥이 전반적으로 평평해진 듯했다.
서경하씨는 “일단 여긴 제외해야겠네. 포인트가 다 망가졌어. 바닥이 밋밋해져서 이렇게 물살이 빠르면 송어가 붙을 자리가 없겠는데? 지난주까지의 조황을 보면 바닥에 돌들이 많은 자리에서 낚였다고 하더라고. 일단 여기보다 하류에 있는 오주수산 앞 포인트로 가보자구. 거기는 큰 바위가 많은 지형이라 송어들이 많이 몰려있다고 하던데…”하고 말했다. 그가 오늘 탐색할 구간을 하나하나 짚어가는데 어디서 알아오는지 세밀한 핫스팟까지 정말 자세히도 찍어낸다.

 

 최고 포인트인 오주수산 하류 여울.

 

   굵은 황금송어를 보여주고 있는 수원의 곽성운씨. 한 자리에서 7마리나 낚았다.

 

하류에서 만난 새벽 물안개의 비경

 

 

그가 이끄는 대로 오주수산 아래에 도착하니 벌써 차가 한 대 서있다. 포인트 다툼이 치열하다기에 새벽같이 길을 떠났는데 더 부지런한 꾼이 있었나보다. 다행히 사람은 보이지 않기에 서경하씨는 일단 이곳 포인트부터 시작하기로 하고 필자는 좀 더 하류로 내려가보기로 했다.
흐르는 물을 밟고 선 느낌이 상쾌했다. 물살이 정강이를 스치는 느낌도 새롭다. 스르륵 소리를 내며 가이드를 통과한 라인이 새벽안개를 뚫고 계곡 사이에 잔잔한 공명을 남겼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기화천의 물안개는 정말 장관이다. 처음 오는 사람들은 물안개만 보고도 넋을 놓는다. 한마디로 아름답다. 물안개를 가르는 플라이라인은 기화천만이 품고 있는 멋진 풍경이다. 이 맛에 플라이낚시에 빠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몇 번의 캐스팅을 반복했지만 입질은 없었다. 늘 낚던 장소에서, 늘 하던 방식대로 낚시를 하건만 아무 반응이 없다. 이 시간에 당연히 있을 라이즈도 없다. 드라이플라이에는 반응을 않는 건가? 웨트플라이로 바꿔야 하려나? 님핑을 할까? 고민 끝에 드라이플라이를 고수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포인트를 오르내리며 플라이훅을 무수히 교체했건만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그러는 동안 황금 같은 피딩타임을 다 놓쳐버렸다.

 

 

 상류의 송어양식장. 기화천엔 크고 작은 송어양식장들이 밀집되어있어 송어 자원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평창강 송어플라이낚시에서 효과를 본 서경하씨의 패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송어의 바늘털이

 

 

내 주변으로 낚시꾼들이 하나둘 늘어가기 시작할 즈음, 서경하씨도 합류했다. 이미 들어설 만한 자리는 다 찼는지 마땅히 낚시할 자리가 없다. 한 바퀴 둘러보더니 세찬 물살을 가르며 성큼성큼 맞은편으로 건너가기 시작했다. 그가 가는 방향, 바위 앞으로 휘어져 돌아가는 작은 런(run)이 보였다. 자세히 보아야만 간신히 알아챌 수 있는 포인트였는데 용케도 찾아냈다. 하지만 혼자 낚시하기에 딱 맞는 규모의 포인트라서 따라갈까 망설이고 있는데, 순식간에 그의 낚싯대가 정말 활처럼 휘어졌다.
환상적인 바늘털이로 완강히 저항하는 녀석은 40cm급 무지개송어. 아침에 떠올렸던 영화 속 명장면이 눈앞에서 재현되고 있다. 노련한 서씨도 쉽사리 끌어내질 못하고 한참이나 힘겨루기를 하더니 끝내 특유의 미소를 보여준다. “이거 열 마리만 잡아도 팔 아프겠단 소리 나오겠는데?” 그러면서 또다시 연타로 걸어낸다.
9시가 지나자 기화천은 낚시인으로 들어찼다. 플라이낚시, 루어낚시, 대낚시에 견지낚시, 심지어 족대까지 총집합하여 포인트다 싶은 곳은 몇 명씩 줄지어 서있다. 마치 양어장을 방불케 한다. 송어낚시의 메카로 불리던 기화천이 옛 명성을 되찾은 듯싶어 반갑기 그지없다. 8월초 현재 조황은 지난주에 비해 절반도 안 되지만 여기저기 송어를 낚아 올리는 모습을 보면 여전히 호황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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