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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금진항방파제의 먹물쇼-강원도 무늬오징어 전성시대
2011년 11월 10048 2414

강릉 금진항방파제의 먹물쇼

 

강원도 무늬오징어 전성시대

 

서울에서 2시간대! 삼척부터 고성까지 강원도 해안 전역이 ‘무늬’ 소굴

 

이영규 기자 

 

강원도에 에깅 열풍이 거세다. 강원도 에깅은 4년 전 강릉시와 동해시에서 시작되었고 작년부터는 최북단 고성에서도 무늬오징어가 확인되면서 강원도 전역이 에깅터로 입증됐다.   

 

 

 

▲어둠이 내린 금진항방파제. 초저녁까지는 이곳에서 낚시하다가 군인들이 철수를 요구한 7시 이후로는 마주보이는 도로변 테트라포드로 옮겨 무늬오징어를 낚았다.

 

 

“무늬 취재 한 번 같이 가시죠. 며칠 전 강릉의 후배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는데 회원 한 명이 오후 여섯시부터 밤 열시까지 무늬오징어를 일곱 마리나 낚았답니다. 씨알도 400~600g이 평균이고 큰 놈은 킬로가 넘는다는군요.”
지난 9월 중순, 서울의 루어낚시 프로 최석민씨의 전화를 받기 전까지 나는 남해안 에깅 취재를 계획하고 있었다. 마침 통영권에서 무늬오징어가 호황을 맞고 있던 터라 모처럼 손맛이나 보고 올까 했는데, 서울에서 2시간대 거리인 강릉 앞바다에서 무늬오징어가 호황이라니 주저 없이 취재지를 강릉으로 변경했다.

 

 

 

▲600g급을 연타로 낚아낸 조현범 회원.

 

 

금진항방파제 해안도로변에서 무늬 연타

9월 27일 오후 12시, 수원에서 최석민씨와 합류해 강릉으로 향했다. 낚시 얘기로 수다를 떨며 과속 운전하다 보니 2시간도 못 돼 강릉시 병산동에 있는 루어매니아 낚시점에 도착했다. 루어매니아는 민물과 바다루어 가이드를 겸하는 루어낚시 전문점이다. 이명철 사장은 “올해 매상의 절반 이상을 에깅용품이 차지할 정도로 강원도 에깅 열풍이 거세다”고 말했다.
함께 취재에 나설 현지꾼들과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바다로 향했다. 드라마 모래시계 촬영지로 유명한 정동진을 지나 남쪽 해안도로를 따라 5분 정도 달리자 옥계면 심곡해안이 펼쳐졌다. 이처럼 도로와 바다가 접해 있는 동해안은 포인트 이동이 잦은 에깅낚시에서는 최적의 여건이다.   
루어매니아 회원 고인국씨가 하루 전 혼자 7마리의 무늬오징어를 낚아냈다는 심곡해안 초소 앞 갯바위에서부터 낚시를 시작했다. 그러나 30분 동안 어른 주먹 크기의 새끼 무늬오징어 한 마리만 달랑 올라왔다. 이명철씨는 전날보다 세진 남풍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갯바위를 빠져나온 우리는 다시 차를 몰고 남쪽으로 10분 가량 이동해 금진항방파제에 도착했다. 이곳 역시 바람은 여전히 강했지만 다행히 뒤바람이라 에기를 날리는 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 이곳은 사천방파제와 더불어 강릉권에서는 마릿수 재미가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방파제 초입에서 30m 정도 들어가니 먼저 온 현지꾼들이 낚시하고 있었다. 이때까지는 그들도 입질을 못 받고 있었다. 이명철씨는 “동해 에깅은 사위가 어두워지는 오후 여섯 시경부터 입질이 활발하니 걱정 말라”며 나를 안심시킨다. 과연 해가 저물자 상황이 반전됐다. 야간 촬영을 위해 방파제 뒤쪽에서 카메라를 정비하는데 뭔가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이명철씨가 첫 입질을 받아내고 있었다.
“왔어요! 이놈은 쓸 만한데요!”
먹물을 난사하며 우리를 위협한 녀석은 500g이 약간 넘는 무늬오징어였다. 촬영을 마친 뒤 나도 이명철씨가 입질 받은 지점으로 에기를 날리자 운 좋게도 첫 캐스팅에 묵직한 녀석이 걸려들었다. 바람에 원줄이 밀릴 것을 감안해 15초 이상을 느긋이 기다렸다가 액션을 주기 시작했는데 녀석은 떨어지는 에기를 바로 받아먹은 듯했다. 끌어내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옆에 있던 최석민씨에게 낚싯대를 넘겨주고 카메라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이람! 돌아와 보니 최석민씨가 멍한 표정으로 나를 봤다. 너무 오래 지체한 나머지 에기가 벗겨져 버린 것이다. 최석민씨가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컸는데… 킬로급은 충분히 돼 보이는 녀석이었는데….”

 

 

 

▲취재일 조과를 보여주는 낚시인들. 왼쪽부터 이상호, 고인국, 최석민, 조현범, 루어매니아 이명철 사장.

 

 

“이제 무늬 낚으러 남해 갈 일 없겠네”

연이은 입질에 고무된 나는 ‘오늘은 손맛을 제대로 보겠구나’ 싶었는데 예상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밤 7시가 되자 군인들이 방파제로 들어와 철수를 요구한 것이다. 강원도 삼척시~고성군에 이르는 해안가는 이처럼 일몰 무렵부터 군인들이 출입을 통제하는 곳이 대다수다. 하필 낚시가 가장 잘 될 시점과 맞물려 아쉬움을 주고 있다.
내가 아쉬운 표정으로 “이젠 어디로 가냐”고 묻자 이명철씨가 초입 해안도로를 가리켰다. 금진항방파제는 입구의 해안도로 북쪽 연안에도 테트라포드가 50m 정도 길게 뻗어있는데 이곳이 금진항방파제의 ‘2차전’ 장소였다. 원래는 이곳도 낚시를 금지시킬 때가 종종 있지만 가로등불이 워낙 밝고 해안도로와 접해 있어 웬만하면 낚시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할로겐 가로등불이 너무 밝다. ‘이런 대낮같은 상황에 무늬오징어가 입질할까?’ 싶었는데 이번엔 조현범 회원이 20분 사이에 연속 2마리의 무늬오징어를 낚아내며 나의 불안감을 불식시켰다. 10분 뒤에는 최석민씨가 앞서 올라온 놈들과 비슷한 씨알인 600g급을, 5분 뒤엔 나도 500g급 한 마리를 추가로 걸어냈다. 가로등불이 얼마나 밝은지 끌려오는 무늬오징어가 먹물을 내뿜는 모습이 30m 거리에서도 눈에 들어왔으며 녀석들은 밝은 수면과 어두운 수면의 경계 지점에서 에기를 덮쳤다.
밤 9시까지 올라온 무늬오징어는 모두 6마리. 고인국 회원이 “이틀 전 나 혼자 낚아낸 일곱 마리에도 못 미친 부진한 조과”라며 투덜댄다. 그러나 나와 최석민씨는 감회가 남달랐다. 조황이야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일 아닌가? 그보다 우리는 서울에서 2시간 만에 도착해 밤늦게까지 무늬오징어를 낚을 수 있는 곳을 찾아냈다는 사실에 더 환호했다.
최석민씨는 “넉넉잡고 2시간 30분이면 서울에서 전북 군산까지 내려가는 시간이다. 그동안 남해 무늬오징어를 낚아보고 싶어도 네다섯 시간 이상 소요되는 남해안 출조가 부담스러웠던 꾼들에게는 강원도 에깅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곡해안로에 주차한 취재팀. 동해는 수시로 포인트를 이동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10월 한 달이 피크, 씨알은 더욱 굵어져
10월 초 현재 ‘강원도 무늬오징어’는 최북단인 고성군 거진항방파제에서도 확인되고 있어 강원도 전역이 에깅 포인트로 입증된 상태다. 고성 남쪽인 속초에서는 외옹치항, 양양에서는 동산항, 강릉에서는 주문진항과 소돌항, 금진항 등이 대표적인 무늬오징어낚시터다. 그중 씨알은 주문진방파제가 탁월한데 10월 초 현재 900g~1kg급이 자주 모습을 비추고 있다.
마릿수는 강릉 사천항과 금진항이 탁월하다. 평균 400~600g이 많이 낚이며 거의 꽝이 없는 포인트로 알려져 퇴근 후 짬낚시를 즐기는 현지꾼들에게 인기가 높다.   
그러나 소개한 방파제들은 지역별 주요 거점이 되는 대형 방파제들을 열거한 것일 뿐 동해북부 해안 갯바위와 방파제 전역이 무늬오징어 포인트다. 특히 겨울 감성돔 명당이 즐비한 삼척권 갯바위는 거의 전역이 무늬오징어 소굴이지만 찾기 쉬운 방파제와 갯바위를 놔두고 굳이 고생스럽고 험한 갯바위를 타려는 꾼들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강원도 무늬오징어는 앞으로 10월 한 달 동안 최고의 피크를 맞은 뒤 11월 중순께 끝물로 접어든다. 끝물로 갈수록 씨알은 굵어지지만 이때부터 북서풍이 강해지고 파도가 높아지면서 낚시 여건이 나빠진다. 
▒조황문의 강릉 루어매니아 033-644-1795 



강풍 불 때는 ‘에기싱커’ 달아보세요 

이날 취재에 나선 현지꾼들은 대부분 3호 에기를 사용해 무늬오징어를 낚아냈다. 이명철 사장은 바람부는 날 원투력을 높이기 위해 3.5호를 써보면 확실히 입질 빈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래서 현지꾼들은 바람이 강한 날에는 3호 에기의 코 부분에 추가로 끼우는 ‘에기싱커’를 자주 사용한다. 5~10g인 에기싱커를 끼우면 무게가 증가해 원투성이 좋아지는데, 에기가 너무 빨리 가라앉는 단점은 있지만 ‘작은 에기와 원투 효과’가 더 강력해 큰 문제는 안 된다고 한다.

  

 

 

▲에기 코에 싱커를 끼운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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