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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감성돔 피크는 지금이다! 1 영광 안마군도
2011년 12월 1703 2478

서해 감성돔 피크는 지금이다!

 

1 영광의 스타, 안마군도 

 

조금물때마다 화려한 부활

 

ㅣ이영규 기자ㅣ

 

 

 

 ▲“왔다! 감성돔이 멀리서도 입질하는군요” 안마도 북쪽 대장재여 마주보는 곶부리에 내린 인천피싱클럽 정창범 사장이 30m 이상 채비를 흘려 감성돔 입질을 받아내고 있다.
 

 

영광 계마항 서남쪽 36km 지점에 있는 안마군도는 서해를 대표하는 가을 감성돔낚시터 중 한 곳으로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군산의 고군산군도 못지않은 갯바위로 명성을 날렸으나 2000년대 들어 인기가 쇠락한 곳이다. 그런 안마군도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지난 10월 18일 안마군도 취재는 왕등도의 불황이 없었다면 성사되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이날 동행한 인천피싱클럽 회원들은 서해 갯바위를 집중적으로 출조하는 클럽으로 유명한데, 원래 격포 왕등도를 출조지로 예정했다가 왕등도가 부진하다는 소식에 예정에 없던 안마군도 출조로 돌아선 것이다.
사실 이번 안마군도 출조는 내가 꼬드겼다. 지난 9월 중순, 나는 영광 계마항에서 안마군도로 민어낚시를 출조 중인 푸른바다호 정용철 선장과 통화하면서 “지금 안마군도에 감성돔이 많이 붙었는데도 감성돔을 잡으러 내려오는 수도권 꾼들은 거의 없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이다. 정 선장은 “인근 광주와 목포꾼들이 주말마다 안마도 출조를 하고는 있지만 물때와 날씨가 맞지 않아 못 가는 날이 많고 주중에는 출조인원이 없어 거의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안마군도에 간 적이 언제더라? 나는 지난 95년에 마지막으로 취재한 뒤 16년간 안마도를 찾지 않았다. 안마도의 근황이 궁금했다. 정창범 사장도 새로운 서해안 출조 상품을 개척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안마도 출조를 감행했다. 

 

 

 ▲“가을 씨알로 이만하면 훌륭합니다” 정창범 사장이 첫 수로 걸어낸 35cm 감성돔을 보여주고 있다.
 

 

16년만의 재회, 반갑구나 안마군도야!

 

인천을 출발한 지 3시간 30분 만인 새벽 3시경 영광에 도착했다. 읍내에서 야식을 먹고 포구로 갔는데도 시간이 1시간이나 남았다. 배 시간을 맞추느라 허겁지겁 내려가던 남해안 출조와 달리 서해안 출조는 이렇듯 여유가 있어서 좋다.
현재 계마항에는 9.8톤짜리 푸른바다호 외에 2톤짜리 소형 낚싯배 한 척만이 갯바위낚시를 출조하고 있다. 푸른바다호 정용철 선장에게 “왜 계마항에 갯바위 전용선이 두 척 밖에 없냐”고 묻자 “안마군도를 찾는 꾼들이 예전보다 줄어서 그렇다. 요즘엔 서해안의 낚시 장르가 다양해지면서 감성돔만 노리는 꾼들은 많이 줄었다. 나는 낚시를 너무 좋아해서 지금껏 낚싯배를 하고 있지만 함께 낚싯배를 하던 선장들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고기잡이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정용철 선장은 감성돔낚시 비수기인 여름에는 우럭과 민어낚시 출조로 수지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갯바위 감성돔낚시는 가을 시즌인 10월 초가 돼서야 출조한다.

 

 

 ▲취재팀이 낚시한 안마도 북쪽 곶부리 일대. 뒤로 보이는 큰 여가 대장재여다

 

 

아침 5시에 출항해 안마군도 초입인 석만도 부근에 도착하니 6시가 약간 넘었다. 동행한 낚시인들은 “포인트 경쟁이 없어 컴컴한 새벽에 갯바위에 내리지 않아도 돼 좋다”며 흡족해 했다. 대석만도와 소석만도 사이를 통과한 낚싯배가 안마도 본섬에 접근하자 정 선장이 “기자팀 내리세요”라고 소리를 지른다. 촬영을 왔으니 최근 가장 조황이 꾸준했던 곳에 내려주려는 것 같았다. 우리가 내린 곳은 대장재여를 마주보는 안마도 북쪽 곶부리였다.
정용철 선장은 “올해는 안마도 북쪽의 대장재여 앞부터 안마도 본섬과 방파제로 연결된 죽도까지의 조황이 빼어납니다. 지난 조금물때에는 삼십오부터 사십 후반대의 씨알까지 낚였죠. 원래 그런 씨알은 여름철 송이도에서나 잘 낚이는데 지난 조금물때에는 안마도 본섬에서도 그런 씨알이 많이 낚였습니다”라며 잔뜩 바람을 넣었다.   

 

“꼭 입질 쏟아질 때 배가 들어온다니까”

 

갯바위엔 밑밥을 뿌린 흔적도, 낚시 쓰레기도 전혀 보이질 않는다. 처녀 갯바위에 처음 내렸을 때의 신선함이 우리를 들뜨게 했다. 물때는 조금에 가까운 13물이었지만 이틀 전까지 주의보 상황이었던 터라 물색은 다소 탁해 보였다.
  구멍찌채비에 봉돌을 더 달아서 수심을 재보니 중썰물 상황인데 6m인 것으로 체크된다.
낚시 시작 1시간 만에 첫 입질이 들어왔다. 벽면을 타고 난바다로 흐르던 찌가 벽면에서 너무 떨어진다 싶어 뒷줄을 잡았더니 쏜살같이 사라졌다. 입질 순간을 목격한 배상만씨가 뜰채를 집으며 소리쳤다.
“입질 한 번 시원하군요! 확실히 손을 덜 탄 녀석들이라 겁이 없나 봐요.”
수면에 솟구친 감성돔은 30cm가 약간 넘는 잔챙이. 그냥 들어뽕할까 하다가 첫 고기인 만큼 뜰채로 건져냈다. 5분 뒤 배상만씨가 두 번째 입질을 받아냈는데 약간 더 큰 33cm급이다. 안마군도 감성돔이 고군산군도나 어청도에 비해 잔 것은 사실이지만 며칠 동안 불어 닥친 동풍과 너울 탓인지 이날은 유독 잔 씨알만 올라왔다.
아무튼 ‘감성돔이 떼로 들어왔구나’ 싶어 열심히 밑밥을 주고 있는데 하필 그때 정창범 사장을 태운 낚싯배가 우리 자리로 돌아왔다. 배상만씨가 낚싯배에서 내리는 정창범 사장을 쏘아보며 말했다.
“꼭 이럴 때 낚싯배가 들어와 낚시를 망친다니까. 정 사장님 지금부터 최소 열 마리는 혼자 책임져야 됩니다. 배만 안 들어왔으면 우리 둘이 열 마리는 거뜬할 상황이었으니 책임져야 돼요. 알았죠?”
정말 배가 들어왔다 빠진 탓일까? 이후 감성돔 입질이 뚝 끊기고 간조에 임박한 오전 11시가 다 돼서야 다시 입질이 붙었다. 발밑에서 입질이 없자 30m 전방까지 채비를 흘린 정창범 사장이 35cm급을 끌어내더니 곧이어 배상만씨가 2마리, 곧바로 정창범 사장이 또 1마리를 낚아내 간조~초들물 사이에만 4마리가 올라왔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뻘물이 밀려들자 감성돔이 다시 입을 닫고 말았다.   

 

 

 

 ▲인천의 최병진씨가 중썰물경 낚아낸 35cm급을 자랑하고 있다. 

 

감성돔, 농어, 광어, 쥐노래미… 풍성한 어종에 깜짝 

 

그러나 감성돔 외에 손님고기들도 만만치 않았다. 나는 최근 서해로 취재 갈 때마다 루어낚시 장비를 챙겨 가는 버릇이 생겼는데 서해 먼 바다에 지천으로 널린 광어 때문이다. 안마군도에서도 나의 예상은 들어맞았다. 2분의 1온스 지그헤드에 그럽웜을 꿰어 던지자 첫 캐스팅에 500g이 약간 넘는 광어가 물고 늘어진다. 두 번째 캐스팅에도 히트! 이번엔 힘을 좀 쓴다 싶어 꺼내보니 30cm 가까운 우럭이다. 세 번째 캐스팅에는 60cm 농어가 걸려들었다. 정창범씨와 배상만씨도 루어낚시로 전환했다. 포말이 끓는 발밑으로 바이브레이션을 감아들이자 어김없이 농어가 물고 늘어졌다.
감성돔 6마리에 루어낚시로 낚은 광어, 농어, 우럭을 한데 모아놓으니 어물전이 따로 없다. 정창범 사장은 “감성돔을 주 대상어로 보고 출조한 건데 광어, 우럭, 농어 같은 손님고기까지 잘 낚이니 어떤 걸 메인 어종으로 내세워야 할지 모르겠다”며 즐거운 표정이다.  
철수길에 다른 손님들의 조과를 살펴보니 죽도에 내린 손님들도 1인당 두세 마리의 감성돔을 낚아놓고 있었다. 씨알은 우리가 낚은 것들과 비슷했다. 감성돔을 못 낚은 꾼들은 농어로 손맛을 봤다. 대부분 50cm급 이상으로 굵었다.
정용철 선장은 “오늘은 13물이고 며칠간 지속된 너울 탓에 물색이 탁해지고 씨알도 잘아진 것 같다. 조금을 전후한 물때라도 기왕이면 조류가 살아나는 2물이나 3물에 찾으면 훨씬 굵은 씨알을 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3일(조금)에 출조한 인천피싱클럽 김인준 회원은 본섬 남쪽 철탑 밑에서 40cm를, 정창범 사장은 40cm 낚아냈다. 이날은 취재당시보다 평균 5cm 이상 굵은 씨알들이 올라왔다. 이 시기의 남해안 섬에 창궐하는 고등어와 전갱이 성화는 서해안에선 찾아볼 수 없다.    

 

 

 

 ▲안마도 북서쪽 갯바위. 거의 전역에서 감성돔이 고루 낚였다.

 

 

9~11월이 피크, 송이도는 8월부터 대물 낚여

 

안마군도 감성돔낚시는 가을이 제철로 알려져 있으나 7~8월에도 감성돔은 잘 낚인다. 다만 여름에는 감성돔 맛이 떨어진다는 선입견과 더불어 이맘때는 우럭, 농어, 민어 같은 고기들이 인기가 높다보니 갯바위 출조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특히 육지 쪽에서 가까운 송이도에서는 한여름인 8월경 40~50cm에 이르는 굵은 감성돔이 잘 낚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 연도, 여수 광도와 평도 등 중거리권 섬에서 여름에 굵은 감성돔이 잘 낚이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송이도는 가을 시즌에도 빼어난 조황을 보여준다. 다만 만조 때도 수심이 5m 내외로 얕은 곳이 많아 중들물 이상 물이 차야 배 접안이 가능하다. 진입 때와 철수 때 중물 이상 확보되는 조금~3물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만약 송이도를 목표로 한다면 이 물때에 맞춰 들어가야 한다.
계마항에서 오전 5시에 낚싯배가 뜨며 송이도까지는 40분, 안마도까지는 1시간 걸린다. 뱃삯은 안마도 5만원, 송이도는 4만원을 받는다.  
▒ 조황문의 인천피싱클럽 010-5352-1317, 영광 푸른바다호 정용철 선장 011-625-1578

 

 

 ▲배상만(왼쪽), 최병진씨가 감성돔과 농어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감성돔 외에도 우럭, 농어, 광어 같은 손님고기가 풍성하게 올라왔다.
 

 

안마군도 출조 그동안 왜 뜸했나?

안마군도 출조가 뜸했던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①물때의 제약-안마군도는 뻘이 많아 사리물때에는 조황이 받쳐주지 않는데다가 조금물때라 해도 날씨가 나쁘면 출조할 수 없어 낚시 자체가 불가능한 날이 많다. ②짧은 낚시 시즌-9월부터 가을 시즌이 열리지만 10월로 접어들면 북서풍이 강해지면서 역시 출조날을 잡기가 어렵다. ③씨알의 아쉬움-안마군도는 군산의 고군산군도나 격포 왕등도에 비해 감성돔 씨알이 잔 게 사실이다. 간혹 40cm 이상도 낚이지만 30~35cm급 마릿수터라고 보는 게 가장 정확하다. 따라서 앞서 제시한 여러 걸림돌을 모두 극복했더라도 씨알에서 만족스럽지 못하다보니 그동안 발길이 뜸했던 것이다. ④군산과 격포보다 출항지가 멀다-영광은 군산과 격포보다 남쪽에 있어 수도권에서 찾기엔 더 멀다는 단점이 있다. 

 

 

 ▲배상만씨가 루어낚시로 걸어낸 65cm 농어. 

 

올해는 본섬 동쪽과 대장재여 일대에서 호황

안마군도는 본섬인 안마도 외에 대소석만도, 죽도, 오도, 횡도 등의 대형 부속섬과 20여개의 작은여와 간출여로 구성돼 있다. 안마도 본섬이 고군산군도의 신시도만하고 부속섬들은 말도와 명도 크기만 하니 규모로만 봐도 대형 낚시터다.
현재 태안의 격렬비열도, 보령의 외연열도가 상륙 금지로 묶여있고 고군산군도는 새만금방조제로 물길이 막혀 조황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순수성을 잃지 않고 있는 안마군도가 호황을 보이고 있다는 건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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