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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류낚시 희소식 - 산천어의 寶庫, 양양 오색천 부활
2012년 10월 4114 3228

 

 

 

계류낚시 희소식

 

 

 

산천어의 寶庫, 양양 오색천 부활

 

 

 

강동원 객원기자

 

 

2006년 여름 집중호우로 인해 큰 수해를 입었던 오색천이 다시 우리 품으로 돌아왔다. 부서진 계곡을 다시 정비하고 지자체에서 지속적으로 산천어 치어를 방류한 결과 올해부터 30cm급이 올라오고 있다.
 

 

 

                              수해로 잃었던 산천어 자원을 다시 회복하고 다시 우리 품으로 돌아온 양양 오색천.

 

 

「오 색이 요즘 한창 잘나온단다. 씨알도 제법 괜찮고! 어때? 한번 가보지 않을까?」
춘천의 플라이낚시인 서경하씨가 카톡 문자를 보내왔다. 나는 반가움에 바로 답글을 보냈다.
「오색천이라면 칠팔 년 전 수해 때문에 산천어도 다 떠내려가서 낚시를 못했던 곳인데… 정말 반가운 소식이군.」
한계령에서 발원한 오색천은 ‘해오름의 고장’ 강원도 양양군 서면에 있다. 설악산과 점봉산에서 내려오는 청정한 물줄기들을 모두 받아들인 채 도도히 흐르다가 송천리에 이르러 갈천과 만나 양양 남대천으로 이어진다. 총길이는 대략 13km 남짓한 계곡이지만 설악산의 정기를 이어받은 덕분에 계곡 전체가 절경이다. 상류 주전골에는 위장병에 특효라는 오색약수가 있어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국립공원의 경계가 시작되는 오색 1리 굴아우 마을부터 하류의 갈천과 만나는 지점이 낚시터로 유명했다.
집중오후로 오색천이 만신창이가 되었던 2006년 여름, 산천어도 몽땅 떠내려 가버린 후 아예 씨가 말라버렸었다. 그 후 양양군의 지속적인 산천어 방류로 자원은 충족되었지만 제대로 낚시를 할 만큼 자라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오색천의 플라이낚시가 살아난다는 소식이 들려오는가 싶더니 금년부터는 30cm에 육박하는 제법 괜찮은 씨알이 낚이기 시작한 것이다.

 

 

   양양 오색천 철수 직전에 낚인 30cm급 산천어. 올해 들어 30cm급 산천어가 종종 올라오고 있다.

 

 

넓은 계곡, 이곳이 오색천 맞나?

 

8월 27일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출조를 하루 앞당겨 오후 낚시만 하기로 했다. 그 무섭던 매미나 루사보다도 더 강력한 태풍이라고 했다. 계곡의 상황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일.  인제를 지나올 때까지 거세지던 바람은 한계령을 오르자 안개비로 바뀌었다. 한낮이건만 운무로 뒤덮인 한계령 정상은 전조등을 켜도 간신히 앞이 보일 정도로 어둡고 축축했다. 이거 낚시나 제대로 할 수 있으려나? 바람만 안 분다면 좋을 텐데.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오색터미널이 있는 온천 지구를 지나자 오색천이 차창 옆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오래된 기억 속에 남아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것이 마치 처음 찾는 계곡인 것처럼 낯설었다.
우선 계곡의 폭이 두 배, 아니 세 배는 넓어졌다. 예전의 오색천은 계곡의 폭은 좁지만 골이 깊고 푸르른 이끼가 뒤덮여 그윽한 분위기였다. 철제 구조물을 동원해 높이 쌓아올린 석축이며 훤히 드러난 강바닥, 예전의 모습은 찾을 길이 없어 새삼 자연의 위력을 느끼게 했다. 그래도 변함없는 것은 물빛이다. 촉촉이 내리는 여름비에 젖어 맑게 가라앉은 오색천의 물빛은 푸르고 아름다웠다.
오색천의 주요 플라이낚시 대상어는 산천어다. 한때는 송어리의 송어 양식장 일대에서 송어도 잘 낚였었다. 그 당시엔 갈천과 만나는 합수지점부터 시작하여 송어리에 이르기까지 꼬박 하루가 걸리는 구간이 늘 동경하는 꿈의 코스였다. 하지만 오래전에 양식장이 폐쇄된 탓에 지금은 송어를 만나보기 힘들어졌다.
물레방아 휴게소 포인트부터 탐색하기로 결정하고 백암교 주변 공터에 차를 세웠다. 물레방아교 위에서 내려다보니 수량이 제법 많다. 각자 구간을 나눠서 이동하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아 함께 낚시하기로 했다. 플라이낚시 특성상 여럿이 낚시를 할 경우, 폭이 좁은 계곡의 경우는 보통 징검다리 건너듯이 소 하나씩을 건너뛰며 낚시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렇게 계곡 폭이 넓은 경우엔 두 사람이 양쪽 연안에서 낚시를 해도 서로 영향을 받지 않고 충분히 낚시가 가능하다.

 

 

   드라이플라이와 님프의 대결. 서경하(앞)씨와 이상은씨가 각자의 기법으로 오색천 산천어를 노리고 있다.    

 

 

드라이플라이와 님프의 대결

 

이상은씨가 먼저 “두 분이 드라이플라이로 치면서 앞장서시고 제가 뒤따라가며 님핑을 하면 되겠네요”하고 제안했다. 그러자 “그래? 드라이플라이와 님핑의 대결이네? 어느 쪽이 조과가 나은지 내기하는 건 어때? 이대일이라 불리한가?”하며 서경하씨가 맞장구를 쳤다. 낚시실력이 비등한 경우, 대체로 님핑이 드라이플라이 낚시보다 월등히 조과가 앞선다. 다만 드라이플라이 2 님핑 1이라서 님핑이 불리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이렇게 수량이 많고 비까지 내리는 상황이라면 님핑에 더 기대를 걸어볼 수 있겠다.
첫 입질은 제일 앞에 선 서경하씨에게 들어왔다. 빠르게 흐르는 런에서 중심부를 흐르는 세찬 물살의 경계면을 따라 캐디스플라이를 흘려준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바늘을 채 삼키질 못하고 번번이 떨어져 나간다. 몇 번의 입질에도 불구하고 훅셋 미스가 계속되자 급기야 바늘 사이즈를 줄이며 한마디 건넨다.
“씨알이 굉장히 작은 녀석들뿐인가 보네. 캐디스는 자꾸 튕겨져 나가서 훅셋이 안되네. 패러슈트로 한번 해보는 게 나을 것 같은데?”
그 말에 16번 진저(ginger, 생강)색 패러슈트로 바꾸자 바로 앙증맞은 녀석이 한 마리 올라왔다. 버들치려니 했는데 가만 보니 파 마크가 선명하다. 아마도 올해 방류한 치어인 듯했다. 해마다 지속적인 방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손가락만한 녀석이지만 어디 한군데 산천어답지 않은 곳이 없다. 제 성질을 못 이겨 파르르 떠는 까다로운 성격까지도 그대로다.
“에게~ 이건 너무한데? 얼른 가서 아빠 불러와라. 하하!”
하지만 여전히 아기 산천어만 올라왔다. 결국 잔챙이 성화에 못 이겨 아예 12번 아담스 패러슈트 훅으로 큼직하게 바늘을 바꾸어 달고 나서야 입질이 뜸해졌다. 내가 “그 많다는 산천어들은 모두 어디로 갔느냐”고 말하자 서경하씨가 답했다.
“일반적으로 계곡의 수량이 증가하였을 때는 물속에 많은 먹잇감들이 떠내려 오므로 산천어들이 좀처럼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법이지. 때문에 반사적인 입질을 유도하는 웨트 플라이나 바로 코앞까지 도달하는 님프가 훨씬 입질을 받을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어. 그나마 드라이플라이로 입질을 받으려면 산천어가 수면으로 올라오는 수고를 감수할 만큼 큼직한 먹잇감이라야 될 것 같은데? 더구나 지금처럼 비가 오는 상황이라면 해치도 기대할 수 없으니 육상곤충을 본떠 만든 테레스트리얼 패턴이 낫겠네. 메뚜기를 한번 써보지 그래?”

 

 

   양양 오색천에서 갓 낚은 산천어를 보여주고 있는 이상은씨. 님핑을 구사해 여러 마리의 산천어를 낚았다.

 

 

 

   양양 오색천의 히트 패턴인 님프와 드라이플라이.

 

 

메뚜기 플라이에 30cm급 산천어가

 

과연 메뚜기 플라이의 위력은 대단했다. 바로 밑의 소를 지날 때만 해도 보이지 않던 산천어들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거센 물살을 헤치고 점핑을 하듯 덮치는 게 아닌가. 하지만 이번에도 제대로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채 헛기운만 쓰고 사라진다. 서경하씨는 “아무래도 바늘이 떠내려가는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다”면서 앞으로 나섰다.
플라이훅이 수면에 안착되자마자 곧바로 대를 높이 치켜들어서 리더만 물에 닿도록 하는 하이스틱킹(Hi-sticking) 기법이 서경하씨의 장기다. 포말 옆 잔잔한 물살을 따라 천천히 흘러가던 12# 사이즈의 커다란 캐디스플라이가 순간적으로 눈앞에서 사라졌다 싶더니, 곧이어 서경하씨의 손에 산천어가 한 마리 쥐어졌다. 매치더해치와 프레젠테이션이 완벽히 일치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뒤따르는 이상은씨는 체코님핑을 구사하며 소리 소문 없이 산천어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몇 마리째?’하는 의미의 눈짓을 보내자 손가락으로 답을 보낸다. 네 마리! 두 사람이 합쳐서 잡은 숫자와 똑같다. 결론적으로 님핑의 승리다. 
빗줄기가 점점 거세지는 동안 입질의 빈도도 줄어들었다. 반면 씨알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사위가 어둑해지고 더 이상 바늘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 되어서 서경하씨가 마지막 큰 입질을 받아냈다. 거센 포말로 내달리며 한동안 저항하다 마침내 올라온 녀석은 30cm 가까운 이날의 최대어였다. 날씨가 좋고 시간만 충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오색천이 예전처럼 산천어로 가득 찼다는 것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조행이었다.    

 

 

   양양 오색천에서 산천어를 끌어내고 있는 서경하씨. 저녁 무렵 낚인 이 녀석은 30cm급 굵은 산천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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