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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대어 조행기 - 사계리 백사장의 대소동
2013년 02월 4518 3472

제주도 대어 조행기

 

 

 

사계리 백사장의 대소동

 

 

90~100cm 농어 10여 마리 배출

80cm 광어도 출몰, 올 겨울 최대 핫포인트

 

 

이기선 blog.naver.com/saebyek7272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위치한 사계리 백사장이 올 겨울 대형 농어의 출현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본지 편집부에 1m급 농어 두 마리가 접수되었는데, 모두 사계리 백사장에서 낚였다. 알고 보니 이 외에도 90cm~1m급 농어가 수두룩하게 낚였다고 한다.

 

▲ 올겨울 대물 농어가 연일 낚여 화제가 되고 있는 사계리해수욕장. 멀리 산방산이 보인다.

 

제주도 루어낚시인 양승욱씨(닉네임 특공대)의 말에 따르면 “사계리 백사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농어 포인트로 잘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오십육십부터 칠팔십센티급이 많이 낚였는데 올 겨울에는 유독 미터급에 가까운 씨알들이 많이 낚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제주 루어야놀자 매니저인 이재우씨는 “사계리 모래밭은 미터급은 귀하지만 농어가 잘 낚여 농어 피크 시즌인 11월 12월 두 달은 회원들과 자주 찾았다. 몇 년 전에는 이곳에서 하루에 농어를 26마리까지 낚은 적도 있으며, 우리 회원이 낚은 120cm 초대형 농어 인증 사진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사계리 백사장은 지금까지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재우씨는 그에 대해 “이곳 단골들은 대어를 낚으면 카페에도 잘 올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외부에도 잘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알려지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제주도 농어낚시인들은 이곳이 유명 농어 포인트라는 걸 거의 다 알고 있습니다.”  
이재우씨 말로는 제주도 농어는 대부분 몽돌밭이나 갯바위에서만 낚이며 백사장에서 낚이는 경우는 희귀하다고 한다. 그럼 왜 사계리 백사장에서는 농어가 잘 낚일까? 양승욱씨는 “주변에 형제섬이나 가파도, 그리고 송악산 아래 갯바위 등 농어 포인트들이 많은데 그곳의 농어들이 자주 접근하는 것 같습니다. 예부터 송악산과 형제섬 주변은 베이트피시인 멸치가 많은 곳으로 유명한데, 사계해수욕장 바로 앞까지 어선들이 몰려와 멸치 잡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라고 말했다. 
사계리에는 백사장이 두 곳이다. 사계항을 중심으로, 동쪽으로 용머리해안과 사이의 작은 백사장이 있고, 서쪽으로 송악산과 사이에 큰 백사장이 있는데, 농어는 작은 백사장에서만 낚인다고 한다. 양승욱씨는 “이 백사장에는 남경미락이라는 횟집이 있는데 날이 어두워지면 횟집의 조명이 밤새도록 바다 쪽으로 비칩니다. 그로 인해 플랑크톤이 불빛을 보고 모여들고 플랑크톤을 먹기 위해 멸치 떼가 몰려들기 마련이며, 멸치를 따라서 농어가 들어오게 되는 것이지요”하고 말했다.
하지만 사계리 농어는 12월 중순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소문을 듣고 너무 많은 낚시인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란 말도 있다. 그러나 시즌이 끝났다는 해석도 있다. 사계리백사장 농어 시즌은 11월 초순부터 1월 중순 사이인데 12월 한 달이 피크시즌이라고 한다. 아쉽지만 피크시즌은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일반 농어 시즌은 막을 내리더라도 서귀포 해안의 경우 3월 말까지는 더 무시무시한 넙치농어 시즌이 계속 이어진다. 참고로 사계리백사장은 넙치농어가 낚이지 않는다고.

 

 

대어 조행기 01

 

 

12월 9일 1m 농어 덜컥

 

 

이재우 네이버카페 루어야놀자 매니저

 

 

▲ 집으로 돌아와 미터급 농어를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 계측자 위의 대물 농어.

겨울철은 제주도에서 대물농어 시즌이다. 특히 서귀포에서 주로 낚이는 대물 넙치농어는 인기가 많아 제주시의 루어조사들도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서귀포로 향한다.
12월 9일, 날씨가 좋았고 파도는 없었다. 요즘 멸치가 떼로 들어와 베이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물 농어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날 루어야 놀자 회원인 전우솔(북극곰), 김홍재(피자홍)씨와 셋이서 찾은 곳은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사계리해수욕장. 유명 농어 포인트다. 멀리서는 멸치 조업을 하는 어선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농어낚시 포인트 바로 앞까지 와서 조업을 하고 간다. 그렇다면 농어도 있을 것이다.
포인트로 진입 할 때는 랜턴 불빛을 끄고 최대한 조용히 마치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진입해야 한다. 대형 농어는 작은 소리나 불빛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캐스팅에 미터급이 덜컥~


우리는 조심스럽게 캐스팅을 시작했다. 그런데 세 번째 캐스팅에 덜컥 걸려들었다. 이렇게 빠르게 입질을 받아본 적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웠지만 제압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녀석은 엄청난 힘으로 저항하며 한 방향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부시리나 방어인 줄 알았으나 파이팅을 시작한 후 얼마 되지 않아 경험적 감각으로 대물 농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저 멀리서 보일 듯 말듯 바늘털이를 하는 그 순간에는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그나마 대물용 장비를 사용했기 때문에 조금 안심은 되었지만 녀석도 쉽게 지치지 않았다. 농어의 거센 저항에 드랙을 더 강하게 조이고 로드 휨새를 보며 파이팅을 해보지만 역부족. 녀석이 달리는 방향으로 나도 같이 달렸다.
농어와의 거리를 좁혀가며 릴링을 하며 녀석과의 줄다리기는 계속되었다. 갯바위였다면 농어의 승리였겠지만 다행히 모래사장이라 내가 더 유리했다. 한참동안 모래사장을 뛰었더니 숨이 가빴다. 손맛과 몸맛을 원 없이 보여주고 드디어 녀석은 항복했다. 파도에 태워 끌어낸 녀석은 역시나 대형급 농어였다.
미노우를 확인해 보니 바늘 2개가 정확히 농어의 입 안쪽으로 후킹되어 있었다. 반짝이는 농어의 비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기분이 들었다. 같이 출조했던 조우들이 축하를 해주었고 나 또한 새로운 개인 기록 수립에 기뻤다. 기록에 도전한다는 것은 내가 살아 있음을 일깨워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문의 네이버카페 루어야놀자 http://cafe.naver.com/shlsfsl

 

대어 조행기 02

 

 

12월 23일 102cm 농어 생포

 


오승우 제주루어클럽 회원 닉네임 장군

 

 

▲ 102cm 농어를 자랑하고 있는 오승우씨.

 

▲ 계측자는 102cm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 12월 23일 주말. 오늘은 아침부터 춥다. 창문을 열어보니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휴대폰을 보니 바당지기 동생들이 농어 루어를 가자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리고 곧바로 걸려오는 전화. 원래는 셋이서 가려고 했는데 동생 하나가 못 가는 바람에 두 명이 오후 4시경 출조길에 나섰다.
목표한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모래밭 포인트에 도착해보니 등바람이 약간 불고 띄엄띄엄 싸락눈도 내린다. 제주도라도 겨울은 겨울이다. 요즘은 날이 너무 추워 낚시하기도 어렵다. 아직 해가 지기 전이라 안전한 갯바위에 올라 바다를 째려봤는데 너울이 없다. 겨울인데도 이렇게 잔잔하다니. 무얼까 이 오묘한 느낌은…?
오후 5시경부터 부지런히 캐스팅했지만 미노우만 힘없이 돌아왔다. 문제의 입질이 온 건 5시 15분경. 미노우를 최대한 느리게 릴링하는데 무언가 대 끝을 끌어당기며 우당탕 소리를 낸다. 이곳은 몇 주 전 내가 서너 마리의 농어를 히트하고도 전부 바늘털이를 당했던 곳이어서 이번엔 그때보다 조심스럽게 놈을 다루기로 했다.


“오늘은 형님이 장군이야 장군!”


이번에도 드랙이 사정없이 풀려나갔다. 로드는 부러질 듯 휘어졌다. 그래서 나는 버티기로 일관할 수밖에 없었다. ‘대물이 분명하다. 이번에는 기필코 낚고야 말겠다!’
마음속으로 전의를 다진 나는 발판이 약간 높은 곳으로 이동했다. 로드와 낚싯줄 텐션을 유지하며 좌우로 릴링하며 녀석을 조금씩 끌어당겼지만 녀석은 좀처럼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바늘털이도 없이 물보라만 일 뿐이었다. 한 차례의 바늘털이 없이 버티기 모드로 발밑까지 농어가 끌려오자 나는 곧바로 갸프질을 시도했다. 그러나 첫 번째 갸프질은 실패, 그리고 또 실패의 연속이었다.
결국 로드를 치켜든 상태로 녀석의 힘을 빼자 바다가 침대인 양 농어가 허연 배를 보이며 자빠졌다. 가프로 걸어 올려보니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빵도 대단한 괴물이었다. 줄자로 재보니 무려 1m2cm였다. 내가 미터 오버 사이즈를 낚다니…! 낚은 농어를 들고 이리저리 포즈를 잡아보자 함께 간 후배가 나의 카페 아이디인 장군을 언급하며 “형님이 오늘은 장군이야 장군!”하며 축하해줬다.
 
대어 조행기 03  

 

1월 1일 86cm 농어에 81cm 광어까지

 

 

김준형 서울 네이버카페 루어야놀자 회원

 

▲ 1월 2일 사계리백사장에서  낚은 81cm 광어를 들어  보이는 김준형씨.

 

▲ 빨강머리 미노우에 걸려든 광어.

 

다사다난했던 2012년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 설계 및 휴식을 위해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12월 마지막 날 오후 제주공항에 도착, 워밍업으로 농어를 낚기 위해 제주도 북쪽 해안부터 훑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제주도 포인트나 낚시방법이 익숙하지 않다보니 좀처럼 농어 얼굴 보기가 쉽지 않았다.
해거름쯤 서귀포 안덕면에 있는 사계리 백사장에서 96cm를 포함 여러 마리의 농어를 낚았다는 카페 지인의 전화를 받고 한걸음에 달려갔다. 도착해서 보니 정말 굵직굵직한 5마리의 농어가 백사장에 눕혀져 있었고, 보기만 해도 흥분이 되었다. 그러나 이날은 더 이상 입질이 없어 다음날을 기대하며 철수해야 했다.
새해 첫날 오후에 다시 사계리 백사장을 찾았다. 멀리서 온 나를 위해 카페 회원들이 기꺼이 동행해주었다. 회원들이 추천해 준 포인트에 도착한 지 30분 만에 86cm짜리 농어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서해 선상 농어에만 익숙해져 있던 내가 제주도 백사장에서 이렇게 큰 녀석을 낚은 것은 처음이라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날은 이 녀석 한 마리로 끝.
자신감을 얻은 나는 다음날 저녁 물때에 맞춰 더 큰 녀석과의 조우를 기대하며 재차 사계리로 향했다. 이날은 홀로 낚시를 했다. 캐스팅을 하는데, 뒷바람이 불어 루어가 기분 좋게 멀리까지 날아간다. 제주의 겨울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져 기분도 상쾌했다.
오후 4시경, 빨강머리 미노우(발라카스 랩터 140F 플로팅)를 달아 몇 번의 캐스팅 후 입질을 받았는데, 마치 미역이나 수초에 걸린 것처럼 꼼짝을 않는다. 조금 시간이 지나니 움직임이 느껴져 순간적인 챔질 뒤 릴링을 하는데 농어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무언가가 저항을 하기 시작했다. 손목을 통해 전해져 오는 짜릿한 손맛, 도대체 뭐지?
한참 뒤 수면에는 마치 홍어처럼 생긴 녀석이 떠올랐다. 자세히 보니 대형 광어였다. 처음 본 녀석이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럴 때 갸프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기대하지도 않았던 대형 광어가 걸려들어 혼자서 진땀을 빼야 했다. 다행히 백사장이어서 그런지 끌어내는 데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예전 서해에서 낚았던 4짜급 광어는 아무런 느낌 없이 그냥 달려 나온 것 같았는데 이날 낚은 광어는 힘이 장사였다. 루어를 물고 있는 이빨은 내 손가락도 자를 기세였다. 뭔지 모를 뿌듯함과 해냈다는 기쁨이 온몸을 타고 흘렀다.
즉시 근처 횟집으로 옮겨 중량과 길이를 재보았다. 무게는 6.5킬로, 길이는 81cm가 나왔다. 횟집 사장님도 이렇게 큰 광어는 처음 봤다며 축하해주었다. 어제는 생전 처음으로 대형 농어도 낚았고, 오늘은 대형 광어라, 올해는 모든 일들이 술술 잘 풀릴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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