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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조행기 - 터 센 송어터? 동남천의 편견을 깨다!
2013년 02월 5712 3565

 

 

플라이 조행기

 

 

 

터 센 송어터?

 

 

 

동남천의 편견을 깨다!

 

 

 

 

강동원 객원기자

 

 

 

 

정선 동남천은 송어 자원은 풍부하지만 터가 세서 낚시터로서의 인기는
평창 기화천에 비해 떨어진다. 그러나 그것은 편견이었다.

 

 

 

  정선 동남천 대물송어 합동작전. 강상구 사장이 돌 틈에서 꼼짝 않는 송어를 잡아당기자 김경수씨가 꼬리를 잡고 끌어내고 있다.

 

 

지난 11월에 평창 기화천으로 송어낚시를 다녀온 이후 나는 송어낚시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다. 무엇보다 산천어에게 없는 송어의 당찬 힘에 매료되었다. 어디 또 멋진 송어낚시터가 없을까?
지도를 펼쳐보아도 마땅한 곳이 생각나지 않아 루어플라이하우스의 강상구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괜찮은 송어낚시터가 없냐고 물으니 대뜸 관리터를 추천한다.
“아니 양어장 말고….”
“그러면 정선 동남천이죠.”
동남천? 솔직히 나는 동남천에선 그다지 재미를 본 기억이 없다. 입질 받기가 쉽지 않았던 지난 조행을 떠올리며 난색을 표했더니 강 사장은 동남천 낚시에 밝은 회원이 있다며 동행 출조를 권유한다. 현지 상황을 잘 아는 가이드와 함께라면 호황을 맛볼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에 지난 12월 22일, 강상구 사장 일행과 동남천을 찾았다.

 

 

 

   동남천에서 낚은 58cm 대물 송어를 들어 보이는 강상구 사장.

 

 

 

수면에 이는 송어 무리의 파문

 

동남천은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에서 발원하여 정선 일대를 흐르는 하천이다. 지도상의 명칭은 지장천으로 표기된다. 해발 1573m의 함백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와 해발 1418m의 금대봉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합쳐 동남천을 이루어 정선군 남면을 거쳐 가수리에 이르러 동강으로 합류된다. 그중 낚시가 이루어지는 곳은 선명수산 송어양식장이 있는 낙동리보 아래에서부터 광락로를 따라 광탄1교에 이르는 약 8km 구간이다. 그중에서도 플라이낚시인의 발길이 잦은 곳은 첫 번째 양식장이 있는 농악마을낚시터 일대와 개미들농원 일대, 그리고 인공폭포가 있는 양식장 앞으로 압축된다.  
동남천은 기화천과 더불어 우리나라 양대 송어낚시터로 꼽힌다. 기화천이 송어낚시의 메카라면 동남천은 대물 송어터로서의 명맥을 잇는다고 할 수 있다. 전 구간에 걸쳐 수심이 깊고 큰 소들이 많이 있어 월동 장소를 제공해주므로 한겨울에도 대물 자원이 그대로 남아있다. 수량이 적어지면 굵은 씨알의 개체들은 동강 본류로 빠져버리고 잔챙이만 남아 버글버글한 기화천과는 대조적이다.
약속장소인 낙동마을낚시터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9시 30분. 겨울낚시는 굳이 새벽부터 서두를 필요가 없어 오히려 여유로웠다. 사방은 온통 흰 눈으로 뒤덮여 겨울의 정취를 한껏 자아내고 있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일행을 기다릴까 아니면 먼저 채비를 할까 망설이고 있는데 수면에 송어들이 일으키는 파문이 보였다. 송어들이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수면 위로 날아다니는 날벌레들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해치(hatch, 우화)하기 직전의 미지(Midge, 깔따구과의 날벌레들)들을 잡아먹고 있는 중인 듯했다. 계곡의 날벌래들은 사계절 내내 우화를 반복한다. 피딩 타임에 맞추어 도착한 모양이다. 아무튼 활성도가 좋다는 판단이 들자 순간적으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전의가 솟구쳤다. 때마침 강상구 사장과 김경수씨가 도착했다.
우리 일행의 행동은 그야말로 전광석화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빨라졌다. 발 빠른 강상구 사장은 어느새 소머리에 서서 라인을 뽑고 있었고 하류로 내려간 김경수씨는 여울을 가로질러 건너편 직벽으로 올라갔다. 높은 곳에서 한동안 물속을 바라보던 김경수씨가 손짓으로 송어가 있는 자리를 알려준다. 두 줄기 여울이 합쳐지는 소 입구의 푹 파인 바닥에 송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강상구 사장이 몇 차례 채비를 흘려보았지만 툭 튀어나온 바위 여서 공략하기 쉽지 않았다. 섣불리 건드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자리를 양보하고 상류로 올라갔고 건너편에 있던 김경수씨가 들어가 곧바로 입질을 받아냈다. 마수걸이로 올라온 녀석은 40cm가 훌쩍 넘는 튼실한 송어. 세찬 물보라와 함께 솟구쳐 오르는 현란한 트위스트는 언제 보아도 짜릿했다.

 

   동남천 송어를 유혹한 붉은색 유리비드를 끼운 피전테일

 

 

번뜩이는 대물의 그림자

 

송어를 한 마리 걸어낸 김경수씨는 입질을 받은 포인트에 미련을 두지 않고 곧장 하류로 내달렸다. 스쿨링 되어있는 송어 무리로부터 최대한 멀어짐으로써 경계심을 줄여보자는 계산인 것 같았다. 그 계산이 맞아떨어졌는지 연타로 또 한 마리를 걸어냈다. 지켜보고 있노라니 낚싯대가 휘어지는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다. 아니나 다를까 수면 가까이 끌려와 번뜩 뒤집는 그림자가 얼핏 보기에도 50cm는 훨씬 넘어 보였다. 평소 어렵게만 느껴지던 동남천이었기에 이렇듯 쉽게 송어가 낚인다는 것이 직접 눈으로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았다. 뭔가 특별한 채비를 쓰는 걸까?
“지금 쓰는 바늘이 뭡니까”하고 물었더니 “피전트 테일(Pheasant Tail) 님프”라고 대답한다. 몸체 중간에 유리 비드를 끼워 시인성을 높여준 것 외에는 특별할 것도 없는, 내가 가진 바늘과도 별다를 게 없는 전형적인 님프 스타일이었다. 이상했다. 김경수씨가 속시원한 해답을 알려주었다. 
“동남천에서는 포인트에 들어설 때 어느 방향으로 진입하느냐, 얼마나 경계심을 유발시키지 않고 사정권까지 접근하는가 하는 초기 진입 과정이 조과의 80퍼센트를 좌우합니다. 기화천에 비해서 동남천의 송어들은 경계심이 강한 편입니다. 특히나 혹한기에는 물빛도 굉장히 맑은데다 송어들의 활성도도 많이 떨어져있는 상태이므로 더더욱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죠. 기화천에 비해서 동남천이 터가 세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그건 아마도 여기 송어들의 성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방금 전에도 말했지만 여기 송어들은 경계심이 강한 편이라 머리 위에 라인이 떨어지면 얼른 다른 곳으로 이동해버리는 걸 많이 볼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포인트 형태가 평균 수심이 깊고 강폭이 넓기 때문에 채비를 제대로 바닥까지 내려주지 못하는 것도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겠죠. 저 같은 경우엔 먼저 고기를 찾아낸 다음 어느 쪽으로 캐스팅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포인트에 진입하는 편입니다. 또 요즘 같은 혹한기에는 활성도가 떨어져서 송어가 거의 바닥에 바짝 붙어있으므로 봉돌의 무게를 많이 줘서 최대한 바닥층에 도달하게끔 합니다. 바늘을 추가하는 것도 권장할 만합니다. 대개는 시인성이 좋은 큰 바늘과 수서곤충과 흡사한 작은 바늘을 조합해서 쓰는데 바늘 하나만 사용했을 때보다 나은 조과를 보장해줍니다. 아마도 송어들이 뭔가 확인해 볼 양으로 큰바늘에 접근했다가 결국은 작은 바늘을 먹지 않나 생각합니다.” 

 

라인을 보내고 하나 둘 셋! 

 

그 사이 상류로 올라갔던 강상구 사장이 30cm급 한 수를 잡고 내려왔다. 같은 포인트에서 김경수씨가 한 마리를 더 추가하고는 자리를 이동하기로 했다. 두 번째로 도착한 곳은 개미들농원 앞. 송어들은 흐름이 끝나는 소의 잔잔한 지역에서 일정 구간을 회유하고 있었다. 포인트는 유속이 거의 없는데다 제법 먼 거리에 형성되어 있어 체코님핑 대신 마커채비로 바꾸어 공략해보았지만 송어가 머무는 곳까지 제대로 채비를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다시 포인트를 옮겨서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인공폭포 양식장 앞이었다.
앞장서서 가던 동남천 최고의 가이드 김경수씨가 멈추라는 제스처를 보내왔다. 40cm 이상 되는 송어들이 삼사십 마리 이상 모여 있다고 했다. 이날의 대박 잔치는 여기서 벌어졌다. 수심이 얕고 유속이 느린 탓에 마커 채비로 전환한 일행은 이때부터 ‘송어타작’을 시작했다. 최대한 멀리 서서 라인을 쏘아 보내고 하나 둘 셋, 바늘이 가라앉았다 싶을 즈음이면 마커가 쏙! 하고 사라졌다. 경쟁이라도 하듯 20여수의 송어를 잡아냈다.
그 와중에 “어! 어?”하는 강상구 사장의 외마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그의 낚싯대 끝이 거칠게 곤두박질쳤다. 고만고만한 송어들 무리 속에 의외의 복병이 숨어있었나 보다. 노련한 강상구 사장의 제압에도 불구하고 정체불명의 대물은 얼굴 한번 보여주지 않은 채 하류를 향해 내달렸다. 급기야 강상구 사장도 함께 내달린다. 제법 폭이 넓은 여울을 가로질러 건너편으로 달아나던 녀석은 어느 순간 바위 구멍 틈으로 고개를 처박아버렸다.
“야, 이 녀석 머리 쓰네?”
어이없어 하는 감사장의 경탄도 잠시, 한번 구멍으로 쑤셔 박은 녀석이 도무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자 급기야 S.O.S 신호를 보냈다. 결국 건너편에 있던 김경수씨가 건너와 합동작전을 펼쳤다. 7x 티펫으로 당기면 끊어질 것 같아 나뭇가지를 바위틈으로 찔러보아도 요지부동. 결국은 김경수씨가 꼬리를 잡고 끌어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어렵사리 꺼낸 놈은 58cm 대물 송어. 녀석의 위용은 당당하기만 했다.     
취재협조
루어플라이하우스 www.lureflyhouse, 031-216-1533

 

 

 

 

동남천에서 대물 송어를 낚으려면…

 

 

1 활성도가 높은 송어를 찾는다
같은 소에 머무르고 있는 송어 중 먹을 준비가 되어있는 개체를 찾아내 먼저 공략하는 것도 효율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다. 포인트 전체가 잘 내려다보이는 높은 지점에서 물속을 관찰해보면 활성도가 높은 송어는 소머리 지점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좀 더 관찰해보면 송어들이 한 자리에 머물면서 수시로 위로 떠오르거나 옆으로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송어들은 언제든지 먹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판단해도 무방하다. 반면 활성도가 떨어지는 송어들은 소의 끝부분이나 물 흐름이 거의 없는 옆구리 부분의 얕은 곳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2 잡기 쉬운 지점으로 몰아넣고 잡는다
소에 머무는 송어들 중 얕은 곳에 나와 있는 송어는 대체로 잡기가 어렵다. 이러한 경우 잡기 쉬운 지점으로 고기들을 몰아넣고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일 때도 있다. 먼저 송어들이 놀라지 않도록 물살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조용히 송어가 머무는 곳보다 아래쪽으로 접근한다. 그리고 잠시 몇 분 정도 정숙을 유지한 후 캐스팅을 시도한다. 한두 마리를 잡아내거나 라인이 몇 번 수면을 건드리면 대부분의 경우 송어들은 사람이 서있는 하류로 내려오기보다는 더 상류로 이동한다. 역시 마찬가지로 정숙을 유지한 상태로 좀 더 상류로 이동해서 낚시를 계속한다면 포인트 범위를 좁혀갈 수 있다.

 

3 바닥층을 공략, 채비에 무게를 더해준다
이 시기의 동남천 송어, 특히 대물은 거의 바닥층에 납작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님핑이 보다 효과적이다. 포인트 수심이 깊은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최대한 채비가 바닥에 닿도록 해주는 것이 유리하다. 채비에 무게를 주기 위해서는 납이 많이 들어간 크고 무거운 바늘을 하나 더 추가하거나 조개봉돌을 물려주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서 이와 같은 채비로도 바닥층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판단했을 때는 보다 큰 붕어낚시용 도래봉돌을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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