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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의 감성돔 천국 - 만산군도(완산도)를 가다
2013년 05월 2390 3687

해외낚시

 

 

 

남중국해의 감성돔 천국

 

 

만산군도(완산도)를 가다

 

 

이영언 제주, KCTV 스페셜피싱 진행자ㅣ

 

 

 

추자도를 자주 찾던 홍콩 낚시인들이 제주도 낚시인들을 초청했다. 제주-홍콩 낚시인들은 10년 이상 낚시로 우정을 나누고 있다. 제주 낚시인들은 작년에 처음 홍콩을 방문하였고 지난 3월 6일 두 번째로 홍콩을 찾았다.

올해는 제주도에서 홍콩으로 가는 직항편이 생겼다. 그래서 인천공항으로 가서 홍콩행 비행기를 타야 했던 불편이 사라졌다. 2박3일 일정의 이번 홍콩행에는 후배 한승헌(KPFA 제주지부 회원), 김재휴(추자바다 25시낚시 가이드),  KCTV(제주 케이블 방송) 스페셜 피싱 부강언 PD가 촬영차 동행했다.

▲ 대만산도 본섬에서 새벽에 낚은 바이라(화이트치누)를 자랑하는 홍콩낚시인 쳉.


영어나 중국어가 안 되는 우리가 가이드 없이도 마음 편히 갈수 있었던 것은 짧은 영어로 대충 이야기해도 잘 알아듣고 쉽게 풀어 답해주는 오랜 낚시지기 대니가 있기 때문이다. 대니는 이미 10년 전부터 한 해에 추자도를 두 번 이상 방문하며 우리나라 낚시방송과 잡지 등에 꾸준히 얼굴을 알려온 대표적인 중화권 지한파 낚시인이다. 홍콩은 물론 중국 쪽에 처음으로 구멍찌나 전유동낚시 등을 전파하고 각종 낚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실력을 입증하면서 특유의 친화력으로 본토에서도 마당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낚시인이다.


한국-홍콩 친선교류전

 

제주공항에서 홍콩까지는 3시간이 소요되었다. 좀이 쑤실 즈음 도착한 홍콩공항에서 다른 짐은 다 나왔는데 낚싯대 가방만 오리무중이어서 당황했다. 알고 보니 홍콩공항은 길이가 긴 짐이 나오는 콘베이어가 따로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무작정 기다리다 30분 이상 늦어졌다.
공항에는 대니와 샘 등 홍콩 친구들이 마중 나와 있었다. 이른 저녁을 먹고 해질 무렵 낚싯배를 타고 우리의 목적지인 만산군도(완산다오 万山島)로 출발했다. 본래 주해를 거쳐 여객선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절차가 번거롭고 시간이 몇 배나 더 걸리기 때문에 극성스러운 대니 팀들은 낚싯배를 전세 내버린 것이다.
아름다운 홍콩의 야경을 감상할 새도 없이 이내 낚싯배는 무지막지하게 달리기 시작한다. 30분 이상을 섬과 섬 사이로 빠져 나간 배가 서서히 남중국해의 너울을 뚫고 달렸다. 출발한지 1시간 40분이 경과하자 멀리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제법 큰 규모의 어선 수십 척이 정박해 있는 항구로 들어갔다. 중국, 한국, 일본, 마카오 등지에서 많은 낚시인들이 찾는 중국의 손꼽히는 감성돔낚시 명소인 만산군도다. 만산군도는 대만산도, 소만산도를 비롯한 수많은 부속섬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는 대만산도항에 있는 호텔에 여장을 풀었고, 몸을 누이니 기분 좋은 피로감이 몰려온다. 대니와 8시에 출발하자고 약속한 뒤 잠을 청했다.

 

▲ 바다에서 바라본 홍콩 번화가.


  

▲ 식사 중 제주낚시인들을 위해 대니가 준비한 중국의 명주.
◀ 중국의 전통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온 한승헌씨가 만족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심상치 않은 바람

 

첫째 날, 아침 7시쯤 눈을 떴다. 창밖을 내다보니 섬의 형태가 눈에 들어왔는데, 추자도 본섬만한 크기의 섬들이 보였고, 대만산도항은 여느 번잡한 어촌 풍경과 다를 바 없었다. 단지 건물과 산과 나무들이 중국에 와 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간단히 아침밥을 먹고 난 뒤 대니 일행과 4~5인승 선외기 두 척에 나눠 타고 포인트로 향했다.
첫날부터 바람이 심상치 않았다. 남풍을 피해 대만산도 본섬 북서쪽 갯바위에 내렸다. 밑밥을 뿌리자마자 독가시치 치어와 자리돔이 뒤섞여 피어올랐다. 도저히 잡어 분리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한 시간 정도 지난 뒤 대니도 도저히 안 되겠던지 배를 불러 포인트를 이동했다.
두 번째 하선한 곳은 작은 섬이었다. 이곳은 의외로 잡어가 적었다. 서둘러 채비를 하는 한국 팀에 비해 대니와 우드는 웃고 떠들며 느긋하게 않아 있는 게 아닌가. 알고 보니 만산군도에선 한낮에는 입질 받기 힘들어 이른 아침과 해질 무렵에 집중적으로 노린다고 대니는 말했다.
그래도 우리는 이곳까지 와서 손 놓고 있을 수 없어 열심히 낚시를 해보지만 대니 말처럼  입질은 전무했다. 가장 답답했던 것은 느려터진 조류였다. 결국 조류에 밑밥을 흘려서 멀리 있는 물고기들을 불러오는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었다. 물고기들이 접근하는 아침이나 저녁 시간대에 물속 콧부리 밑이나 왕돌들이 깔려 있는 경계지점을 노려 낚아야 할 것 같았다.
결국 호텔로 철수, 쉬었다가 오후 4시쯤 두 번째 내렸던 포인트를 다시 찾았다. 간간이 작은 벤자리와 30cm 정도의 감성돔 두 마리가 얼굴을 비치는가 싶더니 승헌이에게 제대로 된 입질이 왔다. 수십m를 차고 나가더니 결국 원줄이 터져버렸다. 역시 해질 무렵이 되니까 입질이 오는 것인가. 이윽고 나에게도 찾아온 입질, 미끼가 바닥수심의 절반밖에 안 내려 갔는데, 낚싯대를 세우기 힘들 정도로 드랙이 풀려나갔다. 2호 목줄이 단번에 나가버렸다.
뒤에 있던 대니가 “홍콩 부시리”라며 낄낄거린다. ‘황라참’이라 불리는 이 물고기는 큰 녀석이 2m 정도 되는데 머리는 병어처럼 생겼고, 몸통은 부시리나 방어와 흡사하다고 했다.
뒤이어 대니의 낚싯대가 고꾸라졌다. 약 40cm 정도의 감성돔. 색깔이 거무튀튀하고 네모반듯하다 싶을 정도로 체고가 높았다. 어둠이 깔리면서 더 이상 입질이 없어 첫날을 마무리했다.

 

 

▲ 아침 식사를 마치고 휴식 중인 홍콩낚시인들.

 

▲ 중국 전통식당에서 한국과 홍콩 낚시인이 기념촬영을 했다.

 

▲ 김재휴씨가 47cm 바이라를 뜰채에 담는 순간.

 

▲ 일정 마지막 날 소만산도에서의 조과를 보여주는 제주낚시인들. 우드와 대니가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아침과 해거름에만 입질, 한낮엔 심심

 

둘째 날, 창밖으로 보이는 어선의 흩날리는 깃발이 심상치 않은 날씨를 보여주었다. 바람이 잦아들어야 이곳의 특급 포인트인 작은 여들에 내릴 수 있다는데, 일기예보는 우리가 철수하는 모레쯤부터 날씨가 좋아지는 걸로 나타나 기분이 울적해졌다.
이날은 홍콩인 샘이 우리와 동행했다. 바람을 피해 내린 곳은 소만산도. 그러나 높아진 너울 때문에 두 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철수. 다른 곳으로 나갔던 낚시인들도 대부분 몰황이었다.
오후가 되니 다행히 너울과 바람이 잦아드는 듯했다. 우리는 대만산도 북쪽에 떨어져 있는 섬에 하선할 수 있었다. 같이 내린 샘은 “수심이 5~7미터 정도 되는데 바닥층을 노리면 블랙지누라고 불리는 감성돔이 잘 낚인다”고 말했다. 물색이 맑은 탓에 바닥에 빼곡하게 들어찬 수중여들이 힐끗힐끗 보였다.
만산군도 섬들의 공통점을 보면 산 위에서 굴러 내려온 커다란 왕돌들이 해안가와 바다 속에 깔려 있는 지형을 이루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맑은 물색을 보이는 것도 뻘이나 모래가 적고 대부분 돌이나 바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이날은 해가 수평선에 걸릴 무렵 입질이 왔다. 샘이 오후 내내 입질이 없자 철수를 하기 위해 먼저 낚싯대를 접는 순간 나에게 입질이 왔다. 조류 흐름이 전혀 없다가 아주 잠깐 오른쪽으로 흘러줄 때 찌가 사라져버렸다. 중국에서의 첫 감성돔치고는 그리 오래 버티지 못했는데 역시나 35cm 정도 되는 감성돔이었다. 이 녀석은 우리나라 감성돔과 똑같이 생겼다. 철수하면서 보니 예상대로 바람 때문인지 다들 빈작이다. 

 

마지막 날 만난 바이라 손맛에 매료

 

셋째 날 아침, 전날 과음한 탓에 한국 팀들만 숙소에서 비몽사몽이다. 우리와 달리 홍콩 팀들은 새벽 4시에 일어나 갯바위로 나갔다고 했다. 아침 8시쯤 그들이 돌아왔는데, 은빛 찬란한 감성돔 여섯 마리를 낚아왔다. 제일 큰 놈이 55cm로 훌륭했다. 홍콩 팀들의 조황을 본 순간 우리는 풀어놓았던 정신줄을 다시 묶고 오후 출조에 나섰다.
어제보다는 너울이 많이 죽었고 바람도 훨씬 잦아들었다. 점심을 먹고 난 뒤 홍콩 팀들과 함께 찾은 곳은 소만산도. 자리가 편편하고 넓어 한꺼번에 여섯 명이 내렸는데, 마치 대회라도 하는 듯한 풍경이 연출되었다. 소만산도 본섬 중에서는 특급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도 오후 4시가 지나서야 첫 입질이 들어왔다. 제일 오른쪽에 섰던 막내 재휴가 45cm 정도 되는 감성돔을 낚았다. 조류 흐름이 없자 전유동낚시 채비로 최대한 멀리 날린 뒤 채비를 살살 끌어들이면서 바닥을 공략한 끝에 입질을 받았다.
같은 방법으로 재휴가 또 걸었다. 이번에는 낚싯대 휨새가 예사롭지 않았고 결국 50cm급에 육박한 씨알이 담겼다. 순간적인 파워나 저항이 추자도 감성돔보다 대단한 것 같았다. 조류가 오른쪽으로 흘러주니 입질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세 번째 입질은 재휴 바로 옆에 섰던 승헌이에게 왔다. 특유의 오두방정 회오리 전법으로 40cm급 감성돔을 끌어내는 데 성공. 뒤이어 나에게도 입질이 왔다. 이번에는 40cm가량 되는 감성돔이었다. 이날 낚인 감성돔들은 초가을에 우리나라 내만에서 볼 수 있는 하얀 체색의 감성돔이었지만 힘은 대단했다. 대니는 화이트지누(중국인들은 ‘바이라’라고 부른다)라고 불리는 녀석인데, 5짜급이 많이 낚이고 크기에 비해 힘이 좋아 인기가 제일 높다고 한다.
마지막 날 오후낚시는 홍콩인들이 좋은 자리를 우리에게 양보한 덕분에 모두 6마리의 감성돔을 낚을 수 있었고, 만산군도의 감성돔 손맛을 만끽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홍콩 친구들과의 추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대니와 홍콩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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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산군도(万山群島)

 

홍콩과 마카오의 중간인 남중국해에 위치해 있는 만산군도는 중국 제일의 감성돔 명소로서 감성돔 시즌인 겨울철이면 홍콩, 마카오, 일본 낚시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우리나라 추자도와 비슷한 여건을 갖추고 있지만 추자도 본섬보다 큰 부속섬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곳의 감성돔 시즌은 12월부터 4월까지이며 대략 4종류의 감성돔이 낚인다. 사라(우리나라 감성돔과 같은 종), 바이라, 헤이라, 새눈치다. 그 중 바이라라고 불리는 녀석이 가장 인기가 높다. 5짜가 넘는 씨알이 많고 힘도 좋기 때문이다.
중국 주해 마토우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진입할 수 있으며 2시간 이상 소요된다. 홍콩에서 주해까지는 여객선으로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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