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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여름원도 생활낚시 원정 - 수도권 낚시인들의 원도 체험기
2013년 09월 1058 3971

특집-여름원도 생활낚시 원정

 

 

수도권 낚시인들의 원도 체험기  

 

 

 

땡벌 손맛 돌돔과 노닌 가거도 36시간 

 

 

이기선 기자

 

▲ 큰 간여에 내린 안양의 정성근씨가 민장대로 새끼 돌돔을 연거푸 걸어내고 있다.


올여름 아이스박스 뚜껑이 닫히지 않을 정도로 고기를 낚아보고 싶다면 국토 서남단의 섬, 가거도로 출조해 보길 권한다. 민장대로 발밑만 노려도 30cm 내외의 돌돔과 볼락은 기본. 운이 좋다면 큰 사이즈의 농어, 참돔도 만나볼 수 있다. 연중 가장 다양한 어종이 낚이는 여름 가거도. 평소 대물참돔이나 감성돔만 노리던 전문꾼들도 이 시기에는 큰 쿨러를 챙겨들고 반찬거리를 낚으러 ‘생활낚시 원정길’에 뛰어든다.
 

가거도뿐 아니라 추자도, 거문도, 여서도 등 원도권 갯바위는 여름철이면 특정 어종을 골라 낚기가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물고기들이 낚인다. 마치 온갖 잡어들이 뒤섞여 낚이는 동네 방파제 낚시터를 방불케 한다. 그러나 낚이는 어종은 잡어들이 아니다. 돌돔, 참돔, 벵에돔, 농어, 볼락, 전갱이 등 이름만 들어도 군침 도는 고급 어종들이다.
여름에는 이 어종들의 평균씨알이 작은 대신 마릿수 조과가 뛰어나 낚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대어 욕심 버리니 한결 여유롭고 어종 불문 ‘쿨러만땅’이니 더욱 넉넉한 게 여름철 원도권 풍경이다.
이 시기에는 원도 갯바위라지만 동네 방파제에서 사용하던 간편한 채비로도 얼마든지 고급 어종들을 낚을 수 있어 초보자들도 도전해볼 만하다. 릴찌낚시 한 대와 간편한 민장대만 준비하면 된다. 미끼는 크릴과 청갯지렁이면 충분하며 밑밥도 많이 준비할 필요 없다.
남해안 원도까지 가는 경비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낚시점 단체출조를 이용해 무박2일 코스로 간다면 50만원 미만의 돈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그 돈으로 낚아오는 생선의 값어치가 몇 배는 된다. 현지에서 고기를 잘 손질해 집에 가져가면 가족들에게 환영받을 수가 있고. 잘 손질한 고기를 냉장고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다가 꺼내 먹을 때마다 “당분간 반찬 걱정 덜었다”는 부인과 “아빠가 낚은 자연산 물고기가 최고”라는 아이들의 칭찬이 자자할 것이다.  

 

▲ 큰간여에 오른 정성근씨가 한 번씩 너울 파도를 맞아가며 참돔을 노리고 있다.

 

 

3대 원도낚시터는 추자, 가거, 거문도


휴가철 원도행을 계획할 때 낚시인들이 단골로 찾는 원도 갯바위는 추자도(진도 서망항에서 1시간), 가거도(서망항에서 3시간30분), 거문도(여수 국동항과 고흥 녹동항에서 2시간)의 세 섬이 손꼽힌다. 그 외에도 많은 섬들이 있지만 이 세 곳이 우리나라 3대 원도로 꼽힌다. 낚시인프라가 가장 잘 조성되어 있어서 며칠씩 섬에 머무르며 편안하게 낚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출조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개인 차량을 이용해 출항지로 가서 낚싯배나 여객선을 타고 섬으로 들어가는 방법과, 대도시에서 주말출조하는 출조전문점의 버스나 승합차를 타고 함께 가는 방법이 있다. 초보자들은 개인 출조보다 원도권 전문출조점을 이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출조전문점은 원도권 정보를 훤히 꿰뚫고 있는 가이드가 출발부터 철수까지 모든 것을 다 알아서 챙겨주기 때문에 낚시만 하고 오면 된다. 직접 운전하지 않기 때문에 장거리 운전에 대한 부담도 없다. 마치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과 같다고 하겠다. 다만 단체로 낚싯배를 이용하고 주로 밤을 이용해 이동하기 때문에 느긋하게 여행을 하는 재미는 반감된다.
출조전문점은 주로 주말(금요일 저녁과 토요일 저녁에 출조한다)에 정기적으로 출조하고 있으며, 평일에도 출조 인원만 맞으면 수시로 출발한다. 경비도 개인출조와 비슷하다(박스기사 참고). 집에서 가까운 각 지역 출조전문점에 미리 전화를 해서 출조여부를 확인한 뒤 예약을 하면 된다.

 

드디어 가거도로 출발


7월 19일 금요일 저녁, ‘반찬거리 장만’을 모토로 내걸고 의기투합한 6명의 낚시인들이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에 있는 경기낚시(대표 김동국)에 모였다. 2박3일 일정의 가거도 원정낚시.  6명의 낚시인 중 하도길씨는 난생 처음 가거도에 간다며 들떠 있었다. 
수도권에서 원도권 갯바위를 뛰는 출조전문점은 대여섯 곳이 있는데, 출조방식은 똑같아 어느 곳을 이용해도 큰 차이는 없다<219페이지 참조>. 경기낚시 가이드 신재수씨가 일정을 간단하게 브리핑했다.
“잠시 후 저녁 8시에 출발해 내일 아침 진도에서 낚싯배를 타고 가거도로 들어가서 현지 1박2일 낚시를 하고 돌아오면 일요일 저녁 9시쯤 될 겁니다. 차량은 9인승 승합차로 움직이고 회비는 36만원입니다. 가거도 민박은 1구의 한보장 민박입니다. 섬 음식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입에 좀 안 맞을 수 있으니 이해해주시고, 섬이라도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니까 덥지는 않을 겁니다.”
저녁 8시 수원을 출발한 승합차는 3시간 반 후 목포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신안낚시할인마트에 잠시 섰다. 이곳에서 밑밥과 미끼를 구입한다. 인천낚시인 김종현씨는 밑밥으로 쓸 크릴 5장과 집어제 2봉을 사서 비비기 시작했다.
“내일 오전에 쓸 크릴은 이렇게 미리 섞어놓고 오후에 쓸 크릴은 박스채로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가야 더운 날에도 쉽게 녹지 않습니다.”

 

 

▲ 구름이 내려 앉아 절경을 연출해내고 있는 가거도 동쪽 갯바위.

 

▲ 가거도 민박집의 아침식사.


김씨는 갯바위에 같이 내릴 동료와 함께 쓸 양이라며 한 박스(1.5kg 크릴 16개가 들어 있다)를 승합차에 실었다. 다른 낚시인들도 밑밥을 갰다. 목포 입구에는 길가에 나란히 5~6곳의 낚시점이 있는데 수도권 출조전문점보다 매장 규모가 크고 다양한 소품, 미끼를 갖춰놓고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살 수 없는 물품들도 이곳에서 구입할 수 있다.
밑밥을 다 개니 밤 12시가 훌쩍 넘었다. 목포를 출발한 승합차는 다시 한 시간을 더 달려서 낚싯배가 있는 진도 남쪽 서망항에 도착했다. 경기낚시 팀들이 타고 갈 명인스타호(선장 박영섭)가 시동을 켠 채 기다리고 있었고, 낚시인들은 승합차에서 내려 낚시짐을 낚싯배로 옮겨 싣기 시작했다.
원도권을 오가는 낚싯배(낚시인들은 객선과 구분하여 사선이라고 부른다)들은 대부분 9.77톤에 정원 22명으로 선장을 제외한 21명이 승선할 수 있다.
“가거도까지는 대략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니 승선명부 작성하시고 선실에 들어가 한숨 푹 주무십시오. 오랜 시간을 달려야 하기 때문에 낚시가방, 보조가방, 아이스박스는 구분하기 쉽게 놓아두고 물에 젖기 쉬운 가방은 선실 안으로 가지고 들어가야 합니다.” 신재수씨는 손님들의 짐을 다시 한번 체크한 뒤 마지막으로 선실에 들어왔다. 낚시인들이 자리를 잡고 눕자 낚싯배는 곧바로 서망항을 빠져 나갔고, 칠흑 같은 밤바다를 향해 나아갔다. 

“오지인 줄만 알았는데 시골 면소재지 규모네요”
얼마나 잤을까? 눈을 떠보니 날은 이미 밝아 있었고, 웅장한 가거도의 암벽이 눈앞에 나타났다. 낚싯배는 먼저 3구 마을 선착장에 두 사람을 내려준 뒤 1구로 뱃머리를 돌렸다. 3구(대풍리)는 가거도에서 제일 작은 마을이고 1구(대리)는 여객선이 드나드는 가장 큰 마을이다. 가거도 최고봉인 독실산 중턱에 걸린 구름이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해 모두 창밖을 내다보며 감탄을 연발했다. “여기가 가거도야. 정말 듣던 대로 절경이 따로 없구나!”  
큰 방파제를 돌아 배는 가거도 1구 대리항에 들어섰다. 1구에는 관공서와 여관, 민박, 식당, 마트 등이 있어서 지내기에 불편함이 없다. 그에 반해 2구(항리)와 3구는 10여개의 가옥만 있을 뿐 기타 편의시설이 없다.
“오지에 있는 섬이라고 해서 집 몇 채만 있을 줄 알았는데 웬만한 면 단위만큼이나 크군요.” 하도길씨가 배에서 내리며 말했다.
선착장에는 한보호 가이드 김훈씨(인터넷 닉네임인 이슬로 더 많이 불린다)가 낚시짐을 실어갈 1톤 트럭을 대기시켜놓고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원도에는 대개 민박집에서 낚싯배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가거도에는 모두 5척의 낚싯배가 있다. 4척은 1구에, 1척은 3구에 있다. 한때는 8척이나 있던 낚싯배가 절반으로 줄었다.  
낚시인들은 재빨리 짐을 선착장으로 내리기 시작했고, 낚싯대와 밑밥통, 쿨러 등 낚시터로 바로 가지고 나갈 짐은 현지 낚싯배(종선이라 부른다)인 한보호로 옮겨 싣고 나머지 짐은 트럭에 실은 채 한보장으로 이동했다. 명인스타호 선장도 민박집을 찾아갔다. 이곳 가거도에서 하룻밤을 같이 묵은 뒤 내일 오후 낚시인을 싣고 육지로 나간다.


“좋은 자리 선점하려면 빨리 내려오시오”


미리 배정된 방에 짐을 들여놓는 동안 민박집 식당에는 아침밥이 차려졌다. 한보장은 2층 건물로 낚시인들이 묵는 방은 2층이며 식당과 선장이 자는 방은 1층에 있다. 여름에는 가거도를 찾는 관광객들도 많은데 낚시인과 관광객들과 함께 머문다.  
아침 식단은 간단했다. 7가지 반찬 외에 우럭구이, 시래깃국이 나왔다. 첫 숟갈을 뜨려고 하는데 신재수씨가 “대충 먹고 서둘러 선착장으로 내려가라”고 말했다.
“지금 한보호가 야영팀을 싣고 들어오고 있는데, 제일호와 동시에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 2구 앞에 있는 성건여 주변에서 좋은 조황을 보이는데 자리가 몇 개 안되니 그 자리를 차지하려면 빨리 출발해야 해요.”
그래서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서둘러 선착장으로 나갔다. “여기도 포인트 전쟁이군요. 가거도는 한적한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김종현씨의 말에 신재수씨는 “성건여만 포기하면 늑장 부려도 돼요. 최고의 여름낚시 명당을 차지하려면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죠”라고 대답했다. 
선착장에 나가니 제일호와 한보호가 동시에 접안하여 낚시인들을 하선시키고 있었다. 우리는 야영팀이 내리기를 기다렸다가 서둘러 승선했다. 낚시인들이 올라타자마자 한보호는 쏜살같이 항을 빠져나갔다. 밤낚시를 한 야영낚시인들은 아침에 철수하여 낮에는 민박집에서 쉬었다가 낮낚시인들이 철수하는 해거름에 나가 바통터치를 한다.   
“지금은 큰간여와 성건여 쪽에 내려야 손맛을 볼 수 있습니다. 야영팀들이 성건여에서 밤에 농어와 볼락을 많이 낚았는데, 요즘 갑자기 볼락이 신통치 않습니다. 오히려 아침나절이나 오후에 뺀찌(새끼 돌돔) 조황이 훨씬 나으니 좀 덥더라도 낮에 집중해서 낚시하세요.” 한보호 가이드 김훈씨가 말했다. 한보호는 5분 만에 큰간여에 도착했고 김종현·정성근 조를 내려주고 다시 성건여로 향했다. 
“가거도의 겨울낚시는 감성돔이 잘 낚이는 본섬 위주로 형성된다면 여름낚시는 조류가 강하게 흐르는 부속섬들이 빛을 발합니다. 1구 서쪽에 있는 간여 세 개(큰간여, 중간간여, 끝간여)와 2구 앞에 있는 성건여, 3구 쪽에 있는 검은여, 신여, 개린여 등이 여름철 대표 포인트들이죠. 그중 성건여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돌돔, 참돔, 농어, 볼락 등을 배출해내고 있습니다.”

 

가거도 초행자도 첫날 돌돔 5마리


날씨는 무척 더웠다. 바람이라도 불지 않는다면 그늘 없는 갯바위에서 버티기 쉽지 않았다. 성건여 똥여에 하도길, 현종협씨가 내렸고, 바로 옆 오동여에는 위용현씨가 하선했다. 그제야 제일호가 나타났다. 성건여에 더 이상 내릴 곳이 없음을 확인한 제일호는 3구 검은여 쪽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똥여에 내린 두 사람이 노리는 어종은 뺀찌. 1호 릴대에 1호 찌를 달아 7~8m층을 노렸다. 10분가량 지났을까? 현종협씨가 먼저 30cm급 돌돔 한 마리를 걸었다. 손맛이 보통이 아니다. 연타로 세 마리를 걸어냈다.
“하도길씨, 수심을 좀 더 내리세요. 7미터에 맞추세요. 먹성이 좋아서 대충 바닥 근처에 가면 막 물어재끼네요.”
릴찌낚시가 서툴러 입질을 받지 못하고 있던 하도길씨가 현씨의 말대로 수심을 조정하자 바로 구멍찌가 잠겨드는 어신이 왔다.
“아싸, 저한테도 입질이 왔어요!”
하도길씨가 30cm가량 되는 돌돔을 낚고 좋아했다.
“이런 놈을 시화방조제 같은 동네낚시터에서 낚으면 난리 나겠죠? 하하하.”
오전 10시까지 두 시간 동안 줄무늬가 선명한 돌돔 일곱 마리를 낚았다. 조류가 죽으면서  입질이 뜸해졌다. 이날 10시 30분이 만조였고 11시경에 썰물로 돌아섰다. 1구로 돌아갔던 한보호가 11시쯤 점심도시락을 배달하러 왔다. 오전낚시에 재미를 못 본 낚시인들은 이때 다른 포인트로 이동한다.
“돌돔이 나오면 계속 낚시하세요. 오후 썰물에도 물이 가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낚일 겁니다.”
김훈씨가 도시락을 던져주고는 곧장 2구 마을 쪽으로 갔다. 2구 앞 산탁개 옆 납닥여에 내렸던 신재수, 김왕근씨는 10m 민장대에 참갯지렁이를 사용해서 본격 대물 돌돔낚시를 했다. 그들은 점심을 가지고 올 때까지 입질을 받지 못해 애를 태우다가 썰물로 바뀌자 우럭 몇 마리를 낚고 간조 무렵이 다 된 오후 3시경 드디어 소나기 입질을 받았다. 철수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각이라 몸도 마음도 바빴다. 비록 큰 씨알은 없었지만 한 시간 반 동안의 벼락 입질에 25~30cm급 돌돔 12마리를 낚고 쾌재를 불렀다.
“바로 이게 원도권 낚시터의 매력 아닙니까. 민장대로 낚는 돌돔 손맛 기가 막힙니다. 하하하.”
이날 성건여 주변에서 여섯 사람이 낚은 돌돔은 모두 30여수. 가거도 초행 하도길씨도 돌돔을 5마리나 낚아 입이 귀밑에 걸렸다.
“빨리 민박집으로 돌아가 손질을 해야겠어요. 그리고 집에 전화해서 자랑도 해야지요.” 
한편 큰간여에 내려 참돔 찌낚시를 했던 김종현, 정성근 조는 참돔은 못 낚고 부시리만 낚아왔다. 엄청난 부시리 떼를 만나 터트린 놈만 10마리가 넘는다고 했다. 정성근씨는 철수 무렵이 다 된 오후에 횟거리를 잡겠다며 7.2m 민장대를 꺼내들어 참갯지렁이 미끼로 뺀찌급 돌돔을 여러 마리 낚았다.   

 


▲ 첫날 낮에 낚은 자신의 조과를 자랑하고 있는 낚시인들. 왼쪽부터 현종협, 김왕근, 하도길씨.

 

“이게 바로 먹방낚시의 종결자!”


민박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땀에 젖은 옷을 벗어던지고 방마다 딸린 욕실에 들어가 샤워부터 했다. 샤워를 마치고 할 일이 남아 있었다. 모두 수돗가로 내려가서 아이스박스에 담긴 돌돔을 꺼내 손질하기 시작했다. 칼로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낸 뒤 소금을 친 다음 봉지에 담아 냉동실에 넣었다.
대박을 만나서 손질할 고기가 많을 경우에는 이웃집 아주머니를 아르바이트로 쓰기도 한다. 10kg(한 쿨러 정도)을 손질해주는 데 1만원 받는다. 냉동실에 넣을 때는 다른 사람의 물고기와 바뀌지 않도록 반드시 이름을 적어놓아야 한다.
신재수씨와 김훈씨는 싱싱한 돌돔을 따로 모아 회를 치기 시작했다. 추자도나 가거도 같은 원도에선 누구 고기랄 것 없이 몇 마리씩 저녁상에 내어놓는 게 낚시인들의 통례다. 따라서 고기를 잡지 못했다고 회를 굶지는 않는다.
드디어 저녁시간, 민박집에는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푸짐한 음식이 차려졌다. 낚시인들에게 제일 행복한 시간이 아닐까.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돌돔 회와 돌돔 구이다. 그리고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반찬들이 입맛을 다시게 했다. 가거도에서 채취한 우뭇가사리, 보말 등으로 만든 반찬이 입맛을 자극한다.
“이렇게 푸짐한 밥상은 낚시 다니며 처음 보는 것 같아요.”
“먹는 맛에 원도 민박낚시 한다는 분들도 많아요. 이게 바로 먹방낚시의 종결자 아닙니까!”
모두 함께 식탁에 둘러 앉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술잔을 채워주며 식사를 했다. 옛날 가거도 여객선이 이틀에 한 번꼴로 들어올 때만 해도 음식이 형편이 없다고 불평이 대단했다. 그런데 요즘 가거도는 전국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다. 숙식 여건이 비약적으로 개선된 데는 민박집들 간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 경쟁도 한몫하고 있다.
“오늘은 제가 보기 좋게 꽝을 쳐서 얻어먹게 되네요. 다음 출조 때는 꼭 실력을 발휘해서 신세를 갚겠습니다.” 허탕을 친 낚시인이 술잔을 높이 들며 건배를 제의했다. 돌돔 회가 사라지는가 싶자 곧바로 돌돔 매운탕이 들어왔다. 자연산 돌돔 풀코스 요리다. 갯바위 야영낚시나 당일낚시에선 맛볼 수 없는 민박집 출장낚시만의 여유가 저녁상에 오롯이 배어 있다.
저녁상을 물리고 나서도 술자리는 이어졌다. 낚시인들의 무용담이 밤늦도록 이어졌다. 임 선장도 질세라 목소리가 높아졌다. 무용담 속에는 약간의 허풍이 들어가야 듣는 사람도 말하는 사람도 신이 나게 마련이다. 그리고 또 내일의 풍성한 조과를 기대하며 하나둘씩 잠자리에 들기 시작했다.   

 

가장 큰 적은 폭염이구나!


이틀째 날이 밝았다. 오늘은 어떤 놈이 낚일까? 설레는 마음으로 갯바위로 나선다. 아침을 먹고 6시경 낚싯배에 승선했다. 김종현씨 조가 야영을 한 큰간여에 도시락을 전달하기 위해 배를 댔더니 “밤새 볼락 입질은 없고 아침에는 부시리가 붙어 낚싯대만 두 동강 났다”며 김씨가 울분을 터트렸다.
이날도 성건여와 음지다랭이, 오동여에 내렸는데 전날보다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무엇보다 너무 더워서 낚시하기 힘들었다. 그 와중에도 곳곳에서 돌돔과 농어가 낚여 낚시인들이 간헐적 비명을 질렀다. 오전 8시부터 등줄기에는 땀이 흘러내렸고 아이스박스에서 넣어두었던 물수건을 꺼내 수시로 얼굴과 목을 적셔주어야 했다. 10시쯤 철수하러 온 한보호가 반갑기 그지없다.

1구로 돌아온 낚시인들은 선착장에서 물고기들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도시에선 구경하기도 힘든 귀한 물고기인데 좀 귀찮더라도 이렇게 손질을 해가면 아내에게 점수를 왕창 딸 수 있습니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오랫동안 먹을 수 있으니까요.” 김왕근씨의 말이다.
민박집으로 돌아온 낚시인들은 서둘러 샤워를 하고 짐 정리를 시작했다. 육지로 나가는 날 점심은 대개 라면으로 간단히 때운다. 냉동실에 보관 중이던 물고기들은 모두 꺼내 아이스박스에 담는다. 아이스박스에 든 얼음은 이틀 동안 많이 녹아내린 상태여서 새 얼음으로 교체하고 물고기는 봉지에 담긴 채로 그대로 아이스박스에 넣어야 얼음과 직접 닿지 않아 싱싱한 상태로 보관할 수 있다. 아이스박스마다 돌돔, 농어로 꽉꽉 채운 낚시인들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민박집을 나왔다. 가거도를 처음 찾은 하도길씨도 30리터짜리 아이스박스를 돌돔으로 가득 채웠다.
“하도길씨, 집에 돌아가면 부인에게 사랑 받겠어요?”
“하하하, 그러게요. 빨리 집에 가서 기뻐하는 집사람과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싶네요. 나 같은 초보자가 언제 이런 돌돔을 맘껏 낚겠어요. 또 가거도에 올 일이 생긴다면 다음에는 꼭 10미터짜리 장대를 가져와야겠어요. 이틀 동안 살펴보니 그게 제일 나은 것 같아요.”
11시 30분경 낚시인들은 육지로 나가기 위해 진도 명인스타호에 짐을 싣기 시작했다. 한보호 임성식 선장과 김훈 가이드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선실에 들어가 잠을 청한다. 명인스타호는 서망항으로 가기 위해 뱃머리를 동쪽으로 돌렸다. 안녕 가거도여~.
*8월 8일 저녁 김훈씨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오늘 아침 두렁여에 들어갔던 두 사람이 오후에 철수했는데, 10m짜리 민장대로 대장쿨러를 가득 채워 들어왔다. 어림잡아 100마리가 훨씬 넘을 듯 보인다. 지금 동네 아주머니 두 사람을 불러 손질 중이다.”   
▒ 취재협조 수원 경기낚시 031-214-2733, 가거도 한보호 061-246-3413, 진도 명인스타호 010-7189-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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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출조점과 출조경비 비교(현지 1박2일)

○수도권 출조 전문점
교통비, 사선비, 종선비, 숙박 포함 36만원(낚시총무 일괄지급-밑밥, 미끼 별도), 미끼는 밑밥, 집어제, 청갯지렁이 포함 88,000원, 기타 낚시채비, 모기 기피제, 음료수, 간식류, 소주 기타 5만원, 총 경비 1인 49만8천원.
☎연락처 - 수원 경기낚시 031-214-2733, 수원 피싱21 031-252-1784, 용인 피싱프로 031-321-7838, 인천피싱클럽 010-5352-1317, 인천 서경피싱클럽 010-6700-1782, 인천 리더낚시 032-464-6161
*수도권의 출조전문점은 서해안고속도로의 각 톨게이트에서 픽업하므로 경기, 충청, 전북, 전남에 거주하는 낚시인들도 동행할 수 있다.   

○여객선 개인출조 경비(2인 동행 출조)
인천~목포 왕복(승합차, 18만원÷2인=9만원), 목포~가거도 여객선비 왕복 122,600원, 현지 낚싯배 이용료 2회 이용 9만원, 숙박료 3만5천원, 민박집 외 식사 2끼 14,000원. 미끼, 밑밥, 집어제, 청갯지렁이 포함 88,000원, 기타 잡비 5만원. 총 경비 48만9천원.
*여객선을 타면 가는 날 오전낚시를 할 수 없다. 그래서 여객선 출조는 현지 2박3일 일정이거나 갯바위 야영낚시를 할 때 알맞다.

*가거도 여객선 시간표(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1일 1회 왕복)
◇목포 출발    08:00 → 12:20
◇가거도 출발  12:30 → 17:00


 

●민박집에서 지켜야 할 매너 10

1. 사용한 물품은 반드시 제자리에 놓아둔다.
2. 샤워할 때 물, 휴지 등은 아껴서 쓴다.
3. 식사시간과 낚싯배 출항시간에 늦지 않도록 한다.
4. 쓰레기와 담배꽁초는 꼭 휴지통과 재떨이에.
5. 낚시 가기 전 방을 나올 때는 이불 정리정돈, 옷은 옷걸이에.
6. 늦게까지 TV를 시청하거나 술 마시지 않기.
7. 식사는 제 시간에 맞춰 먹고 늦은 시간 따로 먹는 것은 자제할 것.
8. 저녁 식사 후에는 가급적 이동을 자제하고 방에서 쉴 것.
9. 많은 사람이 이용하기에 고성방가는 금물.
10. 가급적 남의 방에는 들어가지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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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iing Guide        

 

가거도 여름낚시 패턴
 
가거도의 여름 시즌은 6월부터 시작한다. 6월 한 달은 참돔, 농어 대물시즌이며 이 시기에 작년부터 씨알 굵은 우럭이 떼로 낚여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7~8월 두 달은 상사리, 뺀찌, 농어(잔 씨알), 볼락, 우럭 등이 전역에서 마릿수 조과를 보인다. 바다낚시 초보자들도 도전해볼만한 시기다.
해거름과 아침에는 릴찌낚시와 민장대에 돌돔, 참돔, 농어가, 밤에는 볼락과 농어가 잘 낚인다. 무더위를 피해 야영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돌돔과 참돔(상사리)은 구멍찌를 이용한 릴찌낚시로 낚는다. 농어와 볼락은 루어로 낚으며 볼락은 야간에 청갯지렁이를 이용한 민장대로도 잘 낚인다.
뺀찌를 가장 쉽게 낚을 수 있는 방법은 9~10m 민장대를  사용하는 것이다. 물때는 사리나 조금을 피해서 죽는 물때와 사는 물때를 택해 출조하는 게 좋다. 조금 전후에는 조류가 너무 약해서 불리하고, 반대로 사리 때는 채비를 내리기가 쉽지 않을 만큼 조류가 빠르다. 전반적으로 가거도는 들물 포인트가 많은데, 초들물과 초썰물에 가장 입질이 왕성한 편이다.

출조 전 체크 사항

여름철에는 낚시장비가 많아지고, 또 더위와 모기 등에 대비하여 준비할 물품들도 많아 자연히 짐이 늘어나게 마련이다. 따라서 챙겨갈 물품을 빠트리지 않도록 메모지에 기록하는 습관을 기르자. 섬에 들어가서 보면 꼭 한두 가지씩 빼먹고 와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다. 

①먼저 어떤 어종을 낚을지 정해놓는 게 좋다. “닥치는 대로 낚으면 되죠 뭐.” 이런 사람은 낚시기간 내 우왕좌왕하기 마련이고 좋은 조과를 올릴 가능성도 적다. 현지 가이드에게 시간별로 잘 낚이는 어종을 물어서 파악해두고 시간별로 노릴 어종을 생각해둘 것.
기본적으로 낮에는 참돔(상사리), 뺀찌, 밤에는 볼락, 농어, 참돔이 낚인다. 낚시가방에는 릴찌낚싯대 1호, 1.5호대 두 대, 뺀찌 전용 민장대(10m) 한 대, 언제 출몰할지 모를 농어를 낚기 위해 농어루어대(밤에는 청갯지렁이를 이용한 찌낚시로도 낚는다), 야간에 사용할 54~6.3m 민장대(경질의 붕어낚싯대도 가능) 정도면 충분히 전 어종을 노리는 데 불편함이 없다. 
②어종에 맞춰 낚싯줄, 기타 낚시소품을 준비하고 쉽게 꺼낼 수 있도록 구명조끼 주머니에 나눠 넣어둘 것.
③현지에서 갈아입을 속옷과 양말, 티셔츠는 넉넉하게 챙겨갈 것. 그리고 여름용 고어텍스 낚시복도 필수.
④한여름 갯바위는 더위와의 싸움이다. 얼음이 든 아이스박스는 필수로 챙긴다. 물과 음료수는 넉넉하게 챙겨가고 초콜릿 같은 간식거리를 챙겨가는 것도 좋다. 아이스박스에는 물수건을 몇 개 넣어두어 더울 때 얼음물에 적셔 목이나 얼굴을 닦아주면 천국에 온 기분이다. 
⑤당초 계획에 없었어도 밤낚시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모기약과 랜턴은 꼭 챙겨갈 것. 


가거도 원정 36시간             

 

PM 15:58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낚시짐을 한 번 더 챙겨보는 김종현씨. 



PM 19:52
진도까지 이동할 승합차에 짐을 싣고 있다.

 

PM 20:02
드디어 가거도로 출발!

 

PM 23:58
목포 신안낚시에 도착해 밑밥을 개고 있다.

 

AM 01:58
서망항에 도착 후 낚싯배에 실을 짐을 살펴보고 있다.

 

AM 02:13
낚싯배에 오른 후 승선 명부를 작성.

 

AM 02:18
낚싯배가 항해하는 동안은 선실에 누워서 잠을 잔다.

 

AM 06:32
3시간 30분의 항해 끝에 드디어 가거도 1구 대리항에 도착.

 

AM 06:50
민박집에 도착한 후 든든한 아침식사.

 

AM 10:16
아싸! 부시리를 걸어 파이팅중인 정성근씨.

 

AM 11:15
무더위 속에서의 점심식사.

  

PM 16:47
민박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샤워부터.

 

PM 17:17
낚은 돌돔을 손질하는 낚시인들. 배를 가르고 내장을 빼낸 뒤 냉동실에 보관.

 

PM 18:05
하루 중 제일 즐거운 저녁식사. 소주잔을 기울이며 하루 피로를 푸는 시간이다.

 

PM 20:23
방으로 들어온 낚시인들. 동료들과 낚시이야기를 나누며 휴식.

 

PM 22:37
다음날 낚시를 위해 되도록 일찍 잠자리에 든다.

 

AM 06:32
둘째 날 아침 호황을 꿈꾸며 다시 갯바위로 출발.

 

AM 09:21
돌돔을 낚고 기뻐하는 신재수씨.

 

AM 10:03
오전 10시경 철수.

 

AM 10:37
오전에 낚은 조과를 손질 중.

 

PM 11:25
가거도여 안녕. 육지로 나오기 위해 낚싯배에 승선.

 

PM 15:11
진도 서망항에 도착.

 

PM 15:44
승합차에 탑승하여 집으로 출발.

 

PM 16:08
오는 도중 전남 강진의 맛집에서 마지막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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