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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바다낚시 여행기 - 시코쿠 에히메현 / 유영택
2011년 02월 3591 414

▲ 유라반도 후나츠키바 인근 갯바위에 오른 일본 낚시인들.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이 잘 낚이는 에이메현의 명 낚시터다.


 

일본 바다낚시 여행기 

 

 

南國의 황금어장, 시코쿠 에히메현

 

남녀군도·오도열도·대마도를 종합해놓은 듯한 바다 

 

ㅣ글 사진  유영택 멋진인생 프로덕션 대표ㅣ

 

 

이 글은 FTV ‘그레이트 피싱’ 프로그램 촬영차 다녀온 일본 시코쿠에서의 4박5일간 낚시 얘기다. 시코쿠(四國)는 일본열도를 구성하고 있는 4개의 섬 중 가장 작은 섬이다. 도쿠시마현, 가가와현, 에히메현, 고치현 등 4개의 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 때문에 오래전부터 갯바위낚시가 성행했다. 큐슈지역의 낚시터에 비해 국내에는 잘 소개되지 않은 곳이지만 풍부한 어자원과 다양한 낚시터들을 품고 있다.
  


1월 7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낯익은 낚시인들이 모였다. 다이와 필드테스터 민병진씨와 2010년 다이와 구레마스터즈 한국블럭대회 우승자 신용민씨, 준우승자 김준성씨다. 나와 함께 4박 5일간 시코쿠 에히메현 낚시투어를 함께 할 팀이다.
오후 3시 인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1시간 30분 후인 오후 4시 30분 일본 에히메현의 마쓰야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다이와 필드테스터 오카다 겐지씨가 마중 나와 있었다. 오카다 겐지는 시코쿠 고치현 출생으로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실력파 낚시인이다. 이번 원정의 가이드 역할을 맡았다. 마쓰야마는 에히메현의 현청 소재지로 시코쿠 제1의 도시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명탕(名湯) 도고온천이 있어 연간 약 200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연일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시코쿠도 추웠다. 다음날 우리는 새벽부터 부산을 떨었다. 첫 출조지인 유라반도 휴나코시항에 오전 6시까지는 도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쓰야마에서 3시간 이상 족히 걸리는 거리다. 굽이굽이 산길을 달려 작은 휴나코시항에 도착하니 휴일이라 그런지 낚시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시간 약속에 철저한 일본 사람들답게 정확히 오전 6시가 되자 낚싯배는 포인트로 향한다. 
10분 정도 낚싯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자 여러 마을의 항에서 나온 낚싯배들이 한자리에 모여 가위바위보를 통해 공평하게 포인트를 선정했다. 우리는 후나츠키바라는 작은 섬에서 낚시를 하게 되었는데 이 포인트는 오카다 겐지씨가 잡지 또는 방송 촬영이 있을 때 어김없이 찾는 곳이란다. 사실 이 포인트는 지난해 10월에도 민병진씨와 함께 그레이트 피싱 촬영차 들렀던 곳이다. 그때도 엄청난 벵에돔들이 쏟아졌었다.

 

후나츠키바에서 45cm가 넘는 벵에돔을 낚은 오카다겐지씨. ▲ 출조 둘째 날 신용민, 김준성, 오카다겐지씨가 스게

갯바위 출조 대기실에 걸려있는 65cm 긴꼬리벵에돔 어탁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후나츠키바의 엄청난 벵에돔 자원


오카다씨의 채비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세팅되었다. 투제로 부력의 찌에 1.85호 원줄, 2호 목줄로 탐색전을 펼쳐본다. 민병진씨는 요즘 한창 그 매력에 빠진 꽂기식 낚싯대를 꺼내들었다. 다이와에서 나온 ‘몽환공방’인데 이번에는 감성돔 전용이 아닌 새로 나온 자줏빛의 벵에돔 전용대였다. 민병진씨는 투제로 부력의 찌에 1.5호 후로로카본 원줄을 사용해 잠길조법으로 공략해볼 참이다.      
후나츠키바에서 낚이는 어종은 긴꼬리벵에돔과 벵에돔, 감성돔인데 최근에는 시마아지(줄전갱이)가 붙어 꾼들을 놀라게 한단다. 민병진씨가 채비를 준비하는 사이 오카다씨의 채비는 벌써 바다로 던져졌고 세 번 정도 채비를 던져 별 반응이 없자 재빨리 채비를 바꾼다. 잠시 후 전방 20m 지점에 떠 있는 오카다의 찌가 물속으로 파고든다. 오카다씨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파워풀 스타일로 녀석을 단숨에 제압했는데 45cm 크기의 벵에돔이었다. 계속해서 오카다의 연타가 이어졌다. 좀 전과 비슷한 크기의 벵에돔이다. 민병진씨도 입질을 받았다. 찌는 물속으로 잠긴 상황에서 늘어진 원줄이 팽팽해지면서 초릿대 끝이 하늘로 치솟았다. 아주 날렵한 녀석이 걸려들었다. 녀석의 정체는 무엇일까? “시마아지!” 그렇다. 녀석의 정체는 줄전갱이였다. 맛이 좋아 일본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어종인데 입술이 얇은 탓에 쉽게 낚기는 힘들다고 한다.   
계속해서 30~45cm 벵에돔들의 소나기 입질이 이어졌다. 약 30~40분 입질이 뜸하다가 다시 소나기 입질이 이어지는 과정이 몇 차례 반복되고 나니 오후 2시쯤 20여 마리의 벵에돔이 쿨러를 채웠다. 그러나 바로 옆자리 본섬에서 오전 낚시를 했던 신용민씨와 김준성씨의 조과는 30cm 남짓한 벵에돔 4마리가 전부였다.

 

시코쿠와 혼슈를 잇는 쿠루시마 가이쿄 대교.

 

미쇼만에서 김준성, 신용민가 오전 시간에 낚은 80마리의 벵에돔.

 

일본인 선장 “여기선 감성돔은 못 먹는 고기”


민병진과 오카다씨는 신용민씨 일행에게 포인트를 양보하고 감성돔과 참돔이 낚인다는 양식장 주변 포인트로 이동했다. 이후 옮겨간 포인트에서 민병진씨와 오카다씨는 오후 5시까지 10여 마리의 벵에돔을 낚았을 뿐 노렸던 감성돔과 참돔은 낚지 못했다. 신용민, 김준성 조의 조과가 궁금해졌다. 배에 올라탄 그들의 쿨러를 열어본 순간 두 눈이 번쩍 뜨였다. 우람한 55cm급 감성돔이 여러 마리다. 
그런데 감성돔을 본 선장은 “그걸 왜 가져왔느냐”고 한다. 알고 보니 이 지역 사람들은 감성돔을 먹지 않았다. 감성돔이 생활하수 유입구 주변에 서식하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래서 50cm 이상 되는 감성돔 자원이 풍부하다고 한다. 어찌되었건 감성돔은 우리나라 갯바위 낚시인들 사이에선 넘버원 인기어종인 만큼 에히메현 낚시투어 첫 출조는 성공이라 할 수 있었다.
다음날, 스게라는 곳을 찾았다. 한국인이 스게로 출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한다. 우리는 낚싯배 대기실의 어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70cm 벵에돔과 68.3cm 돌돔 어탁이 우리를 설레게 했다. 스게 역시 각 마을에서 출항한 어선들이 바다 가운데 모여 가위바위보로 포인트를 정했다. 그러나 이날 기상은 좋지 않았다. 거친 파도를 맞으며 포인트에 도착했지만 맞바람이 일행을 괴롭혔다.
이곳에서는 김준성씨가 먼저 입질을 받았다. 거친 파도를 뚫고 모습을 드러낸 녀석은 그리 크지 않은 벵에돔이었다. 한 40cm쯤 될까? 하지만 뜰채에 담으려던 순간 빠져버리고 말았다. 김준성씨는 자신의 기록어를 놓쳤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재미를 본 사람은 신용민씨였다. 민병진씨와 김준성씨가 고전하는 사이 신용민씨는 벵에돔과 돌돔, 그리고 ‘부다이’라는 청돔으로 손맛을 만끽했다. 오후로 접어들면서 바람은 더 거칠어져 급히 철수하였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출조였다.

 

촬영 후 마쓰야마 도고온천을 찾은 일행들의 기념 촬영. 왼쪽부터 오카다겐지, 민병진, 김준성, 신용민,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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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왼쪽), 신용민씨가 후나츠키바 포인트에서 철수한 직후 취재팀의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아소만과 꼭 닮은 에히메의 미쇼만


다음날 출조지는 미쇼만이다. 미쇼만은 대마도 아소만과 흡사했다. 잔잔한 호수 같은 만에 진주 양식장이 군데군데 있는 것이 영락없는 아소만이다. 미쇼만에는 감성돔과 벵에돔 포인트가 나눠져 있는데 오카다와 민병진 조는 감성돔 포인트에, 김준성과 신용민 조는 벵에돔 포인트에 내렸다.
하지만 이날의 적도 바람이었다. 칼바람이 매섭게 불어 거의 낚시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포인트가 발밑에서 급경사를 이루었는데 바로 앞은 1~3m, 그리고 조금 지나면 30~40m 이상 수심을 이루고 있었다. 아직 감성돔을 낚지 못해 방송분량을 채우지 못한 민병진과 오카다 조는 칼바람과 맞서 분투했지만 벵에돔만 낚일 뿐 감성돔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좌대에서 감성돔을 노려보기로 했다. 한편 신용민과 김준성씨는 미쇼만에서 약 80마리의 벵에돔을 낚았다. 엄청난 어자원에 두 사람은 혀를 내둘렀다.
감성돔을 낚기 위해 도착한 좌대는 양식 진주를 채취하는 작업장이었다. 예전에 일본의 경기가 좋을 때는 하루 200~300명의 낚시 손님을 받았는데 요즘은 하루 10명 정도가 보통이라고 한다. 그리고 진주 양식사업도 값싼 중국산 진주에 밀려 도산 위기에 몰렸다고 하소연했다. 부유한 나라 일본이지만 실상 국민들 생활을 들여다보면 많이 힘들어 보인다. 선장은 “어제 여기서 50cm 감성돔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목격했으니 아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얘기해줬고 우리는 바람 없는 장소에서 한결 편안한 낚시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1시간 동안 정적만 감돌았다. 정적을 깬 것은 김준성씨. 그러나 1.75호 목줄이 단번에 터져버리고 말았다. 2호 목줄로 무장해서 다시 채비를 던졌다. 잠시 후 어신이 전해져오고 아까만큼 강렬하지는 않았지만 감성돔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30cm 전후의 감성돔만 몇 마리 낚였을 뿐 이렇다 할 조과를 올리지는 못했다.

 

매력적인 갯바위들이 한국 낚시인들 기다린다


공식 출조는 미쇼만이 마지막이었지만 방송분량이 미진한 탓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다음날 오전까지 낚시를 더 해보기로 했다. 마지막 출조지는 마쓰야마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세토나이카이의 소문난 감성돔 낚시터였다. 오카다씨의 얘기에 의하면 평균 씨알 30~40cm로 그리 크지는 않지만 1인당 10마리의 조과는 보장되는 곳이란다. 세토나이카이는 혼슈, 시코쿠, 큐슈 사이에 있는 해역인데 해협에 의해 서로 연결된 5개의 뚜렷한 내만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이 해역은 아시아대륙의 나라들과 간사이(關西)지방 사이의 주요 수송로이기도 하다.
아침 동이 틀 무렵 낚싯배를 타기 위해 해안을 찾았는데 간조인 탓에 훤히 드러난 모래사장을 걸어 낚싯배에 승선해야만 했다. 이 많은 짐들을 들고 어떻게 배에 오르지? 하지만 걱정도 잠시, 이곳 낚싯배들은 이런 지형적 특성 때문에 뱃머리에 사다리가 놓여 있었다. 이 사다리를 통해 편안히 오르내릴 수 있었다.
배로 약 15분 정도 나가자 몇 개의 섬이 나타났다. 우리는 솔밭이 무성한 작고 아담한 섬에 내리게 되었는데 이 섬이 감성돔낚시 명포인트라고 한다. 물속엔 몰이 많이 자라있어 감성돔들이 서식하기에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었지만 입질이 와도 감성돔이 몰을 감아버릴 것만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입질이 왔지만 이내 감성돔이 몰을 감아 채비가 터져버리고 말았다. 방법은 전방 20m까지 뻗어있는 몰을 넘겨 입질을 받은 후 재빨리 녀석을 제압하는 것인데 생각보다 쉽지는 않아보였다. 김준성씨의 강렬한 챔질이 이어졌으나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목줄을 날려버렸다. 잠시 후 신용민씨에게도 입질이 이어졌지만 악! 비명 소리와 함께 터져버리고 만다.
입질을 받고 채비를 터트리는 사이 어느덧 철수시간이 다가왔다. 그런 상황 속에서 아주 이상적인 포인트가 형성되었다. 들물이 진행되면서 양쪽 본류대가 합쳐지는 합수지점이 뚜렷이 나타난 것이다. 보통 이런 곳을 공략하면 감성돔이나 참돔을 낚을 확률이 높아진다. 김준성씨에게 다시 입질이 찾아왔다. 상당한 씨알로 보였는데 역시 몰에 감겨 터져버렸다. 그저 허탈한 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4박 5일간의 낚시투어에서 얻은 경험을 정리해보자면 시코쿠 에히메현에는 남녀군도, 오도열도, 그리고 대마도와 같은 여건을 갖춘 다양한 환경의 갯바위낚시터들이 산재해 있고 어자원도 풍부해, 날씨만 받쳐준다면 원하는 만큼 손맛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기록어에도 도전해볼 만한 곳이었다. 이곳 에히메현으로 출조를 하자면 마쓰야마나 오카야마행 비행기를 이용하면 되는데 낚시터가 있는 어촌마을로 이동하는 교통편이 쉽지 않아 현지에서 차량으로 안내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만 다양한 낚시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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