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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원정기 - 검푸른 쿠로시오 심연의 유혹
2010년 11월 3636 417

대마도 원정기

 

 

검푸른 쿠로시오 심연의 유혹

 

돌돔과 강담돔 勢싸움 점입가경!

 

ㅣ허만갑 기자ㅣ

 

 

돌돔 신천지 대마도가 한국의 바다낚시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대마도 돌돔은 일본 본토 낚시인들에게도 선망의 대상일 만큼 그 자원이 막대하지만 한국엔 작년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대마도 돌돔은 3~4월을 제외하고는 연중 낚인다. 특히 우리바다의 돌돔 시즌이 서서히 마감하는 10~11월에 피크를 이루어 12~2월 한겨울까지 이어진다.
한국의 돌돔꾼들이 동절기에 대마도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초들물에 소나기 입질을 받았습니다!” ‘째진자리’에서 돌돔과 강담돔 9마리를 낚은 서울의 박순용씨.

 

대마도는 전역이 돌돔 천국이다.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빠른 남쪽과 동쪽 해안은 물론 얕은 여밭 위주의 서쪽과 북쪽 해안에서도 육짜 돌돔들이 낚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보기 드문 강담돔이 돌돔보다 많이 낚여 재미를 더해준다.
돌돔과 사촌지간인 강담돔은 88.5cm(일본 기록, 남녀군도 사메세)까지 자라는 대형종으로서 남녀군도(男女群島)나 오가사와라제도(小笠原諸島)에선 7짜 강담돔이 종종 낚이지만 대마도의 강담돔은 35~45cm급으로 잘다. 그러나 씨알에 비해 파이팅이 대단하고 돌돔보다 맛이 좋아 강담돔을 선호하는 꾼들이 늘고 있다. 대마도 단골꾼들은 “씨알이 굵은 돌돔은 선물용, 맛있는 강담돔은 우리 가족 식탁용”이라고 말한다.  
대마도 돌돔은 ‘걸면 오짜’일 만큼 굵지만 폭발적 마릿수는 드물다. 40~45cm급의 중간 사이즈가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코 지루하지 않은 것은 강담돔 덕분이다. 강담돔의 단타가 이어지다가 우지끈하고 내리박는 대물돌돔의 홈런성 타구가 터져주는 것이다.
대마도 돌돔낚시의 시즌은 제주도와 비슷하다. 즉 6~7월에 호황을 보였다가 8~9월에 약간 정체기를 가진 뒤 10~11월에 다시 호황을 보인다. 6~7월엔 10m 안팎의 얕은 수심에서 호황을 보이고, 10~11월엔 15~20m의 깊은 수심에서 호황을 보인다는 점도 같다. 두 섬은 같은 쿠로시오난류대에 속해 연중 비슷한 수온 분포를 보인다. 다만 대마도의 수온이 약간 더 높고 어족자원이 잘 보호돼 있어 돌돔, 강담돔, 긴꼬리벵에돔, 벤자리, 무늬오징어 등 난류성 어종이 풍족하게 서식하고 있다.

 

 ▲ "이런 씨알 때문에 대마도를 찾는 것 아닙니까!" 부산낚시인 오세진씨가 58cm 돌돔을 들어보이고 있다.

 

점심시간 초들물부터 시작된 움직임

 

추석연휴 직전의 9월 18일 대마도를 찾았다. 이즈하라 인근 나무로의 피앤포인트민숙 박성규 사장은 “여름 내내 폭우와 너울파도 탓에 제대로 낚시를 해보지 못했다”며 가을 조황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피앤포인트의 주 출조권역인 하대마도 남동해안은 수심이 깊어서 가을철에 돌돔이 호황을 보이는 곳이다. 6월부터 8월까지는 이곳보다 얕은 아소만 외곽의 서쪽 해안에서 돌돔이 많이 낚였다. 
첫날 오후 1시, 나무로 만 초입의 납닥여에 내렸다. 작년 9월 말 탐사출조에서 강담돔을 10여 마리 낚았고 10월 말엔 박성규 사장이 ‘7짜에 육박하는 돌돔을 발앞까지 끌어냈다가 13호 바늘이 부러져 놓쳤다’는 곳이다. 올해는 내가 처음 내린다고 했다. 이곳은 멀리까지 수심이 얕아서 60m 이상 원투해야 하는 곳인데 70m 이상 장타력의 소유자가 내리면 백발백중의 조과를 거둘 수 있다. 때마침 초들물의 조류가 딱 좋을 만큼 도도히 흐르고 있다. 대마도 돌돔은 급류에선 잘 안 낚이는 특징을 띤다. 물론 조류가 너무 약해도 안 된다. 5.2m 원투대에 대마도산 성게 한 마리를 꿰어 60m 원투했더니, 뭐가 그리 반가운지 뒷줄을 사리기도 전에 사정없이 끌고 간다. 우악스런 저항! 40cm 강담돔이다. 얼른 녀석을 꿰미에 걸고 다시 성게를 꿰어 던졌더니 또 입질! ‘이거 꿰미가 열두 개밖에 없는데 모자라는 것 아냐?’ 그러나 섣부른 김칫국이었다. 조류가 세지면서 입질은 딱 끊겼고, 오후 5시 철수 직전에야 유속이 죽으면서 강담돔 세 마리를 더 낚았다. 아무튼 입성 첫날은 강담돔으로 푸짐한 회 파티를 벌일 수 있었다.
이튿날, 오오가지 직벽 가기 전 돌출된 갯바위에 내렸다. 겨울철 긴꼬리벵에돔 명당이다. 약 18m 수심의 물골에 썰물 본류가 근접해서 흐르는 이곳에서 작년 12월에 5짜 돌돔 한 마리를 낚고 한 마리는 놓친 적 있다. 그런데 아침 썰물이 멋들어지게 흐르건만 입질이 없다. 전날 박성규씨가 “원래 대마도는 들물보다 썰물이 강한데 요즘은 이상하게 아침 썰물이 약하고 오후 들물이 강하게 흐른다”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 그리고 대마도 돌돔은 전반적으로 오전보다 오후에 잘 낚이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오전에 입질이 없다고 해서 섣불리 옮길 것은 아니며 오전에 한 마리라도 낚았다면 오후엔 서너 마리 이상 더 낚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날도 오전 11시에 첫 입질을 받았다. 탕 치고 쭈욱 끌고 가는 것을 받았는데 그만 헛방! ‘빨리 채면 안 된다’고 누누이 다짐하건만 너무 오랜만에 입질을 받으면 나도 몰래 한 템포 빨리 채게 된다. 잠시 후 피앤포인트호가 점심도시락을 갖다 주면서 이동여부를 물어보기에 손을 저었다.
배가 떠나자마자 두 번째 입질을 받았다. 11시 방향으로 65m 원투한 뒤 뒷줄을 사려놓고 담배를 무는 순간 릴대가 사정없이 꽂혔다. 묵직한 중량감으로 보아 강담돔이 아닌 돌돔! 오른쪽 수중턱 밑으로 파고들려는 녀석을 간신히 달래서 끌어내보니 53cm 수컷이다. 그 다음엔 조금 작은 성게를 달아서 70m 던졌다(성게가 크면 공기저항을 많이 받아서 비거리가 줄어든다). 그런데 갑자기 맑은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에 카메라가방을 높은 곳의 바위그늘에 올려놓고 오는 사이 릴대가 완전히 엎어져서 끄덕끄덕! 구르듯이 달려 내려와 받아 올린 녀석은 보통 큰 놈이 아니다. 초경질 돌돔대로도 쉽게 띄우지 못해 쩔쩔매게 한 놈은 6짜에 가까운 58cm였다.
그 후로는 입질 없이 지루한 시간이 흘렀다. 이처럼 큰 돌돔이 출몰하는 자리는 강담돔이 적어서 오랜 기다림을 감수해야 한다. 문제의 입질을 만난 것은 오후 4시30분, 예신도 없이 한방에 내리박는 입질에 대물임을 직감하고 채올렸으나 웬걸? 낚싯대 허리가 일어서지 못한다. “끄응!” 씨름선수가 배지기를 하듯 혼신의 힘을 다해 허리를 젖히자 꿈틀 하는 느낌과 함께 낚싯대와 내 몸이 한 덩어리로 출렁댄다. 릴을 감을 엄두는 내지도 못하고 주춤주춤 뒷걸음질만 쳤다. 마침내 놈이 바닥을 벗어나 왼쪽으로 째기 시작했고 가쁜 숨을 토해내며 절반 넘게 끌어들였지만 녀석은 빌어먹을 오른쪽 수중턱 밑으로 다시 파고들었다. ‘팡’하고 퓨즈처럼 끊어져버린 긴장감. 16호 원줄이 터져나갔다.   

 

 

▲ 오오가지 직벽 가기 전의 갯바위에 내린 돌돔꾼들. 기자가 58cm, 53cm를 낚은 곳이다.

 

돌돔보다 강담돔이 주종을 이룬 대마도 원투낚시 조과. 최고급 횟감이 바다 밑에 널려 있다.

 

녀석에 비하면 58cm 돌돔은 애송이였다!

 

민숙의 저녁식탁, 박성규 사장은 비식비식 웃었다.  “18호도 터지는데 16호 원줄을 쓰다니… 나는 원줄 18호, 목줄 16호를 쓰는데 그것도 터져나갑디다! 한국 돌돔 생각하고 덤벼들면 안 돼요. 70센티에 가까운 놈들이 수두룩하다니까요.”
셋째 날, 작년 10월 초 사리물때에 하루 20마리의 돌돔과 강담돔을 쏟아낸 ‘째진자리’에 내렸다. 그러나 역시 오전 썰물은 힘이 없었다. 30cm급 강담돔 두 마리만 낚고 점심 때 이동. 어디로 갈까 고민하는데 박 사장이 “직벽자리에 한번 내려봐요. 오오가지 최고의 명당인데 근래엔 내려본 적 없어요”라고 권했다.
오오가지 직벽은 수직 크랙이 30m 심해까지 이어진 자리로서 15~20m 수심의 발밑 수중턱을 노려 돌돔과 강담돔을 낚아내는 곳이다. 멀리 던지면 너무 깊어서 입질이 없다. 낚시하기는 편하지만 원투를 즐기는 내 취향엔 맞지 않는 곳이다. 더구나 이곳은 썰물 포인트인데 이제 곧 밀물로 바뀔 시간이다.
그래도 에라 모르겠다 싶어 직벽에 내렸다. 난 여기서 원투낚시보다 겨울에 찌낚시로 재미를 보았다. 5짜 벵에돔과 미터급 참돔이 잘 낚인다. 두 대를 펴서 발밑의 20m 수중턱과 오른쪽의 15m 수중턱에 각각 성게를 얹었다(양축릴의 수심계로 투척거리를 조절한 뒤 뒷줄을 잡고 그대로 가라앉힌다). 처음엔 미세하게 톡톡거리다 성게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입질만 이어졌다. 채비를 올려보니 팔뚝만한 복어들이 우르르 따라 올라온다. 이놈들의 소행이거나 쥐치의 소행이리라.
30분쯤 지나서 릴대가 쑤우욱- 내리박혔다. 35cm급 강담돔이다. 강담돔은 무리지어 먹이활동을 하는지라 한 마리가 낚이면 연타로 이어진다. 아니나 다를까 릴대가 다시 크게 흔들리더니 낚싯대가 절반 이상 물속으로 들어가는 엄청난 입질이 왔다. 반사적으로 챘지만 또 한 템포 빨랐다. 그 입질을 끝으로 밀물 조류가 받히기 시작했다. 밀물이라도 너무 세지만 않으면 되는데, 4물 오후의 들물은 힘이 넘쳐흘렀다.

 

가시가 긴 대마도 보라성게. 껍질이 약해 잡어에 약하지만 입질은 대단히 빨라 속전속결 마릿수 조과에 유리하다.

"씨알이 끝내줍니다." 경기도 일산에서 온 백종진(좌), 홍준완씨가 오후 들물에 낚은 58cm, 53cm 돌돔을 들어보이고 있다

 

주의보 때 도보포인트에서도 6짜 두 마리

 

나는 추석 전날 대마도에서 철수했지만 대다수 낚시인들은 추석 뒷날 대마도 입성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그러나 추석날의 폭우와 그 뒤의 강풍으로 그들의 출조계획은 무산되었다. 추석 전날 대마도로 들어간 몇몇 낚시인은 배를 타보지도 못하고 이즈하라항 근처의 도보포인트를 찾아야 했다. 그런데 그 도보포인트에서 6짜 돌돔이 두 마리나 낚였다. 대마도 돌돔낚시, 이제 시작이다.  
조황문의 피앤포인트 051-442-5504, 010-9421-3554

 

 

대마도 돌돔낚시 가이드

 

한 대만 써야 많이 낚는다!

 

●장비-5.2~5.4m 돌돔 릴대 하나만 있으면 된다. 대마도 성게는 껍질이 연해서 참갯지렁이만큼 입질이 빠르고 동시다발적 소나기 입질이 잦기 때문에 두 대를 펴면 번거롭기만 하고 오히려 많이 못 낚는다. 원줄은 18호, 목줄은 14호가 표준이며 포인트에 따라 16호 목줄이나 38번 와이어목줄을 쓰기도 한다. 바늘은 돌돔 13호 쌍바늘채비가 좋다. ‘입이 작은 강담돔을 노리려면 작은 바늘이 유리하다’는 말도 있으나, 실제로는 11~12호보다 13호 바늘에 더 잘 걸렸다. 그러나 14호는 강담돔까지 함께 노리기엔 좀 크다.   

 

●미끼-가시가 긴 대마도 성게가 최고다. 잡어에 약한 단점이 있으나 미끼효과는 대단히 빠르다. 한국산 성게를 가져가서 써본 이들도 있는데 현지 성게만 못했다고 한다. 대마도 잠수부들이 아소만 등에서 채취한다. 출조 전 대마도 민숙에 전화해서 미리 주문해야 한다. 개당 1000원꼴로 비싼 편인데 하루 소모량은 잡어(주로 호박돔)가 적으면 40~50개, 잡어가 많으면 70~80개다. 즉 하루 미끼 값은 4만~8만원. 그밖에 소라도 쓰지만 입질빈도가 낮고 가격도 성게보다 비싸다. 참갯지렁이는 일본에 없어 한국에서 가져가야 하는데 한겨울과 5~6월 저수온기에만 잠시 빛을 발할 뿐 가을엔 잡어 성화에 무용지물이다.   

 

●채비-한국에서 많이 쓰는 구멍봉돌채비나 버림봉돌유동채비가 대마도에서도 잘 먹힌다. 해초가 많은 초여름엔 일본 낚시인들이 즐겨 쓰는 유동편대채비(버림줄을 길게 쓰고 천평(덴삥)으로 미끼를 살짝 띄운 채비)가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낚시방법-생자리에선 40m 이내 근거리에서도 잘 낚이지만 대개 50m 이상 원투를 쳐야 입질이 잦다. 특히 얕은 여밭에선 원투가 필수다. 여기저기 던져서 주변보다 깊은 골을 찾으면 그곳이 포인트다. 부서진 성게 부스러기가 집어제 역할을 하므로 한 번 입질을 받은 자리에 반복해서 던져 넣는 정확한 캐스팅 능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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