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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스피너베이트 대연구 손혁 프로의 현장강의
2012년 11월 2798 4254

특집-스피너베이트 대연구

 

 

손혁 프로의 현장강의 

 

 

스피너베이트가 파일럿루어라고?

 

 

이영규 기자

 

 

 

 

▲손혁씨가 무한천으로 이동해 낚은 첫 배스를 보여주고 있다.

 

 

배스낚시 고수 손혁 프로와 함께 평택호를 찾았다. 손혁 프로는 보트낚시뿐 아니라 연안 워킹낚시에서도 스피너베이트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낚시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날도 다양하고 독특한 스피너베이트 운용술을 선보였다. 

손혁씨와 함께 스피너베이트 워킹낚시 취재현장을 조율할 때 나는 내심 당진 대호를 예상했다. 대호는 다양한 수초가 많이 자라있어 스피너베이트의 전매특허인 장애물 돌파 능력을 보여주기에 적당한 곳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당시 대호에서 굵은 배스가 곧잘 낚이던 터라 손혁씨도 오케이 할 줄 알았다. 그러나 손혁씨의 선택은 달랐다.
지난 9월 28일 손혁씨 일행과 만난 곳은 평택호 팽성대교 상류에 있는 일명 가물치양식장 포인트. 현장에 도착하니 수초 한 포기 없는 맨바닥 포인트였다. 게다가 전날 갑자기 평택호의 수문을 여는 바람에 석축 앞 연안은 2m가량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전방에는 배스보트가 세 대나 떠 있었는데 다음날 열릴 배스낚시대회를 앞두고 프랙티스 중인 선수들이었다.
‘수초는커녕 잡목도 안 보이는 곳에서 도대체 어디를 공략하려는 것일까?’
손혁씨가 배스보트가 떠 있는 전방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수년 전 팽성대교 상류 연안을 준설하면서 원래 있던 제방이 수몰됐는데 이 부근에서는 수몰 제방을 노리는 게 가장 유리하다고 했다. 흔히 생각하듯 스피너베이트는 수몰나무와 수초에서도 위력적이지만 물속에서 불쑥 솟은 험프지형이나 수몰 제방 등을 공략할 때도 매우 효과적인 루어라는 게 손혁씨의 얘기였다.  

 

 

 

 

▲손혁씨가 워킹낚시에 사용한 장비를 보여주고 있다. 위쪽이 일반적인 리브티브 때 사용하는 미디엄 로드. 아래쪽이 슬로우 롤링으로 드래깅을 하기 위해 사용한 레귤러 액션의 로드다.

 

 

 

스피너베이트 커브폴링으로 45cm 배스 히트   

 

수몰 제방은 높이가 1m 정도이고 연안에서 하류 방향 골자리로 길게 뻗어있었다. 가까운 곳은 매일 배서들이 공략해 지금은 적어도 30m는 루어를 날려야 입질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이날 동행한 낚시인들은 온라인 배스낚시 동호회 ‘초록물고기’에서 활동 중인 이호성, 하상우씨와 손혁씨의 직장 동료 노언동씨였는데, 원투가 유리하다는 얘기에 동행한 낚시인 3명은 약속이나 한 듯 웜 채비를 준비했다.
프리 리그를 사용해 원투하자 족히 35m는 날아가는 것 같았다. 배스보트가 자꾸 수몰 제방 주변으로 접근하자 배스보트를 견제할 목적도 있어 보였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손혁씨는 스피너베이트를 꺼내들었다. 2분의 1온스 헤드가 달린 에스엠텍의 피전 블러드 스피너베이트였다.
손혁씨가 스피너베이트를 세 번 캐스팅해 수몰 제방의 위치를 확인하자 낚시 패턴이 갑자기 달라졌다. 탐색을 할 때는 단순 릴링으로 속도만 조절했는데 수몰 제방의 위치를 확인하곤 마치 지깅낚시의 저킹 동작처럼 대끝을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했다.
알고 보니 수몰 제방 너머로 스피너베이트를 착수시킨 후 루어가 제방을 넘어옴과 동시에 폴링시키는 동작이었다. 손혁씨가 큰 동작으로 로드를 저킹한 후 수면을 바라보는데 수면 위에 늘어져 있던 라인이 갑자기 빠른 속도로 빨려들었다. 배스가 수몰 제방 위에서 커브폴링(라인의 긴장 상태를 유지해 루어를 경사지게 하강시키는 과정)하던 스피너베이트를 날름 삼킨 것이다. 
“히트!”
손혁씨의 빠르고 강한 챔질에 미디엄 로드가 요동쳤다. 고작 5번의 캐스팅에 빅배스를 걸어내자 이때까지 별다른 입질을 받지 못하고 있던 보트낚시인들도 깜짝 놀라는 듯했다. 올라온 녀석은 45cm에 육박하는 준수한 씨알이었다.   
손혁씨가 빅배스를 끌어내자 나는 이번 취재가 의외로 쉽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가물치양식장에서의 조과는 그게 전부였다. 이곳에서 30분 정도 더 낚시하다가 팽성대교 위쪽에 있는 석축지대로 이동했는데 수위가 줄어들고 있는 탓인지 상황은 좋지 않았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수원에서 내려온 이호성씨와 손혁씨가 머리를 맞댄 끝에 삽교호 무한천으로 방향을 틀었다. 무한천은 최근 며칠간 수위 변화가 없어 마릿수 조과가 꾸준하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오전 11시경 무한천 중류의 원평리에 도착해보니 벨리보트를 타고 건너편 연안으로 들어간 낚시인들이 보였다. 분명 아침 일찍 왔을 터인데 여전히 낚시에 열중인 걸 보니 입질이 꾸준한 것 같았다. 농로를 따라 연안으로 내려가자 배스의 라이징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살치가 뛰는 것을 보니 배스가 중상층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것으로 추측됐다.

 

 

 

 

▲손혁씨가 평택호 팽성대교 상류의 일명 가물치양식장 포인트에서 배스를 걸어내고 있다.

 

 

블레이드의 회전 진동으로도 입질을 파악해야

 

배스가 중층에서 먹이활동하는 것을 목격한 손혁씨, 이번에는 윌로우립 블레이드(버드나무 잎처럼 길쭉하게 생긴 블레이드)로 튜닝한 샤트르주 색상의 스피너베이트를 중층에서 빠르게 끌어주자 첫 캐스팅에 배스가 스피너베이트를 받아먹었다.
이번에 올라온 녀석은 40cm에 약간 못 미쳤지만 통통하게 살이 쪄 오전에 평택호에서 낚았던 배스보다 더 힘이 좋았다. 동행한 하상우씨와 이호성씨도 프리 리그를 사용해 연속적인 입질을 받아냈지만 씨알은 손혁씨가 올린 녀석이 가장 컸다. 
연속해서 5마리 정도의 배스가 올라오더니 다시 주위가 조용해지며 입질이 뚝 끊겼다. 배스들이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았다. 그러자 손혁씨가 이번에는 블레이드가 한 개만 달린 1온스짜리 싱글 블레이드 스피너베이트를 꺼내더니 바닥을 긁는 드래깅을 시도했다.

 

 

 

▲스피너베이트에 웜을 트레일러로 단 모습. 부피가 커져 원투가 잘 되고 약한 흡입에도 잘 빨려드는 장점이 있다.

 

 


이번에도 첫 캐스팅에 덜커덕 하는 입질이 왔지만 그만 발 앞에서 바늘이 빠지고 말았다.  
“방금은 배스가 바늘을 문 게 아니라 블레이드를 먹이고기로 생각하고 블레이드를 문 경우입니다. 릴링 도중 갑자기 블레이드의 진동이 사라져 그걸 직감했죠. 이때 강하게 챔질하면 바늘이 배스의 아래턱을 때리게 됩니다. 블레이드보다 바늘이 아래에 있기 때문이죠. 제대로 관통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래도 정상적으로 무는 게 아니다보니 이번처럼 설 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손혁씨는 드래깅 때 전달되는 바닥 긁는 진동 탓에 블레이드의 진동이 묻히는 경우가 있어 이때는 부피가 큰 콜로라도 타입 블레이드를 하나만 단다고 말했다. 잘게 부서지는 요란스러움은 윌로우립 타입이 강렬하지만 원형에 가까운 콜로라도 타입이 더 강력한 진동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이처럼 손혁씨는 스피너베이트를 사용함에 있어서 현장 상황에 맞춰 다양하게 튜닝한 제품을 사용했다.
심지어 그의 차 안에는 스피너베이트 전용 태클박스가 있을 정도였는데 그가 얼마나 스피너베이트를 좋아하고 다양한 튜닝을 즐기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었다. 다음은 손혁씨와 함께 낚시하며 나눈 스피너베이트에 대한 일문일답.

 

 

 

 ▲“오늘 첫 배스를 스피너베이트로 걸었습니다.” 손혁씨가 스피너베이트를 커브폴링 해 낚은 배스를 보여주고 있다.

 

 

 

Q. 스피너베이트를 흔히 파일럿 루어라고 말한다. 그런데 낚시하는 것을 지켜보니 마치 웜을 쓰듯 주력 루어로 활용하는 것 같다.     
-스피너베이트를 파일럿 루어로 부르는 것에 공감하지 않는다. 파일럿 루어란 배스의 유무를 확인할 뿐 아니라 물속의 장애물까지 두루 탐색할 수 있어야 붙일 수 있는 명칭이라고 생각한다. 스피너베이트는 웜이나 그 밖의 루어에 비해 빠르게 포인트를 탐색하는 루어다. 릴을 감지 않으면 가라앉아 버리기 때문이다. 그런 빠른 움직임에 반응을 보이는 배스는 활성이 좋은 녀석들이다. 하지만 저활성 상태의 배스는 그런 빠른 움직임을 싫어하기 때문에 감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오히려 이런 목적이라면 웜을 파일럿 루어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릴 수 있다.  

 

Q. 아직도 스피너베이트를 단순 릴링만 반복해 사용하는 루어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스피너베이트에 대한 가장 큰 선입견이다. 아직도 많은 낚시인들이 스피너베이트를 릴링만 해 특정 수심을 통과시키거나 장애물에 부닥쳐 리액션 바이트를 일으키는 용도의 루어로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스피너베이트는 블레이드의 종류와 크기, 헤드의 무게, 스커트의 색깔, 암의 간격 변화 등 다양한 형태로 튜닝해 활용할 수 있는 루어다. 여기에 로드워크까지 가미하면 스피너베이트로 연출할 수 있는 기능은 무수히 많다.
 
Q. 왜 워킹낚시에서 스피너베이트의 인기가 적다고 생각하나?
-아마도 비싸다는 인식 탓일 것이다. 스피너베이트는 보통 한 개에 1~2만원 한다. 걸림이 발생해 떨어지면 1~2만원이 날아간다고 생각하니 아까운 것이다. 그런데 웜을 사용하는 경우 지그헤드와 웜 한 개를 조합하면 약 2천원 정도 한다. 웜 채비는 적어도 하루에 다섯 개는 넘게 떨어뜨리므로 사실 스피너베이트와 가격 차이가 크게 없다. 또 초보자들은 밑걸림을 매우 두려워하는데, 스피너베이트는 바늘보다 암이 장애물에 먼저 닿고 바늘도 위를 향해 있어 생각처럼 잘 걸리지 않는다. 비싸다는 선입견 때문에 특유의 장점과 효과를 그냥 지나친다는 점이 안타깝다.

 

 

 

 

▲손혁씨의 태클박스에 담긴 스피너베이트들. 색상과 무게가 다양했다.

 

 

 

Q. 스피너베이트는 배스 활성이 좋을 때 유리하다고들 말하는데?
-일반적으로는 맞는 얘기지만 정반대의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5년 전 봄에 김제 만경지로 낚시를 갔을 때다. 저수온 탓인지 종일 웜으로 낚시하던 10명의 낚시인들이 전혀 입질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내가 스피너베이트를 던져 40cm 후반에서 50cm 초반급 배스를 연타로 10마리나 낚아낸 적 있다. 아마도 웜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배스들에게 스피너베이트의 요란하고 화려한 움직임이 반사적인 공격 욕구를 일으킨 게 아닌가 싶다. 앞서 평택호와 삽교호에서 내가 스피너베이트를 던지자마자 가장 빨리 입질을 받지 않았는가. 그 이후로 후속 입질이 바로 오지 않았다는 건 어쩌면 그 당시 물속 상황이 배스의 반사적인 공격 욕구만 불러일으킬 만큼 악화된 악조건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Q. 스피너베이트는 장애물 돌파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그런가?
-장애물도 장애물 나름이다. 바위나 수몰나무, 갈대나 부들처럼 딱딱한 장애물 지대에서는 확실하게 장애물 돌파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부드럽고 질긴 침수수초 지대에선 쓰기 어렵다. 블레이드의 베어링과 바늘에 수초가 달라붙으면 블레이드가 잘 돌지 않을뿐더러 수초를 잔뜩 뒤집어쓰고 끌려와 루어 역할을 하지 못한다. 수면 위의 수초대를 빠르게 스치고 지나가는 버징용으로는 쓸 만하지만 너무 부드러운 수초대에서는 쓰기가 쉽지 않다.

손혁씨는 스피너베이트를 프로들이 보트를 타고 던지는 루어라는 인식도 버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사용법과 튜닝 지식만 갖추면 연안에서도 그 어떤 루어보다 활용 폭이 크다는 게 손혁씨의 주장이다.
“스피너베이트를 잘 활용하고 싶다면 과연 자신이 몇 개의 스피너베이트를 갖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세요. 색상과 무게는 다양한지, 블레이드는 형태와 크기대로 충분히 갖추고 있는지, 여러 상황에 맞춰 다양한 용도로 튜닝해 본 적은 있는지를 되돌아봐야 합니다. 단순히 구색 맞추기 식으로 한두 개만 달랑 태클박스에 갖고 다니면 몇 년이 지나도 쓰지 않게 됩니다. 실제로 그런 낚시인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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