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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 조행기 - 영등감성돔을 찾아서
2014년 04월 4631 4587

추자도 조행기

 

 

영등감성돔을 찾아서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영등철은 1년 중 가장 큰 감성돔을 만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낚시기자에게도 아주 특별하다. 개인적인 기록에 욕심도 나고, 멋진 취재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2일 목포 프로낚시 김동근 사장과 함께 출조해 5짜 감성돔을 낚은 섬생이 2번자리 옆 홈통 포인트. 본류 썰물이 우측 상단의 채석장으로 뻗어나갈 때 멀리 60~80m 지점에서 입질이 온다.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제대로 된 감성돔을 만나지 못했다. 2009년 2월 목포 프로낚시 김동근 사장과 동행해 추자도 수영여에서 61cm 감성돔을 촬영한 것이 마지막이다. 그 후로 4번의 겨울 감성돔 시즌을 보냈지만, 크다 싶으면 참돔이거나 감성돔이면 잔챙이였다. 그래서 올겨울에는 꼭 큰 감성돔을 만나겠다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겨울에 큰 감성돔을 낚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큰 감성돔이 낚일 확률이 가장 높은 곳에 내리는 것, 둘째는 큰 감성돔을 잘 낚는 낚시인과 동행하는 것이다.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만 고르라면 당연히 후자다. 그 이유는 큰 감성돔을 잘 낚는 낚시인은 감성돔이 낚일 자리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김동근 사장과 추자도에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는데, 정말 우연치 않게도 2월 중순에 김동근씨에게 먼저 문자가 왔다. ‘김기자 잘 지내고 있는가? 추자도 출조하게 이번 주말쯤 시간 내서 내려오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김동근씨는 목포에 거주하면서 가거도, 태도, 만재도, 추자도의 감성돔, 참돔 포인트를 훤히 꿰뚫고 있는 전문 낚시인이다. 그가 한창 출조에 열을 올릴 2000년대 초중반에는 추자도에 ‘프로낚시 자리’로 불리는 포인트가 있었을 정도였다. 

 

 

취재당일 만난 목포낚시1번지 회원들이 나바론에 내려 큰 감성돔을 낚은 것을 촬영했다.

 

 

 

목포의 고수 김동근씨와 함께

 

 

2월 22일 토요일, 목포 프로낚시에서 낚시인들과 합류해 새벽 1시에 진도 서망항에서 뉴진도호를 타고 추자도로 들어갔다. 주말이라 손님이 많아 두 번에 나눠서 운항했는데 첫 출항을 새벽 1시에 했다. 뉴진도호는 빠른 속도로 약 1시간을 달려 추자도 맨 북쪽에 있는 횡간도에 먼저 낚시인들을 내렸다. 횡간도에 내린 낚시인들은 섬 민박집에서 숙식하며 도보로 섬 주변을 돌며 야간낚시를 하는데, 볼락과 감성돔을 제법 많이 낚는다고 했다.
김동근씨는 “요즘 하추자도의 섬엔 갯바위에 김이 잘 자라지 않는데 횡간도는 김이 잘 자라서 감성돔이 제법 많이 붙는 모양입니다. 특히 야간에 큰 감성돔이 잘 뭅니다”고 말했다. 횡간도에 내리면 낚싯배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경비가 조금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도보 포인트 외에 갈 수 없는 단점도 있다. 
횡간도에 일부 낚시인들을 내린 뉴진도호는 30분을 더 달려 종착지인 하추자도 묵리항에 들어섰다. 묵리항엔 민박집의 낚싯배들이 대기하고 있었는데, 프로낚시 회원들은 피싱스토리호로 짐을 옮겨 실었다. 김동근씨는 직구도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피싱스토리의 김태은 선장이 “어제 오동여에서 5짜 감성돔이 나왔으니 오동여로 가자”고 말했다.
그러나 오동여에는 이미 낚시인이 내려 있어서 다시 직구도로 뱃머리를 돌렸다. 기차바위, 제립처 순으로 낚시인들을 내린 후 김동근씨와 나는 붕장어고랑에 내리기로 했다. 붕장어고랑은 2009년 1월 22일에 김동근씨가 62cm 감성돔을 낚았고, 대물이 숱하게 낚인 유명 포인트다. 그런데 붕장어고랑에 접안하는 순간 김동근씨가 배를 빼라며 손으로 신호를 보내더니 “차리라 섬생이가 낫겠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오늘은 오전에 썰물이 흐르는데 썰물 방향과 바람에 밀려드는 파도의 방향이 맞지 않아 낚시를 해봐야 채비가 원하는 곳으로 흘러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포인트를 보는 눈이 얼마나 정확해야 저런 판단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면 유명세에 현혹돼 앞뒤 안 가리고 내렸을 것이다.
 

감성돔을 걸어 파이팅을 펼치고 있는 김동근씨.

 

 

혼신의 힘을 다해 뽑아낸 5짜 감성돔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김동근씨.

 

 


“김이 자란 갯바위엔 밤에 감성돔이 붙는다”

 

 

우리는 이틀 전에 제주 낚시인이 6짜 감성돔을 낚은 섬생이 2번자리로 향했다. 그런데 섬생이 2번자리에도 낚시인이 있어서 그 옆 콧부리에 내려야 했다. 내린 곳은 홈통 안쪽에 큰 바위가 떨어져 있는 자리로, 낚시는 홈통의 좌측 콧부리에서 한다. 맞은편 묵리를 바라보며 20~30m 멀리 캐스팅해서 채석장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썰물 본류에 채비를 태워 60~80m 흘리면 입질을 하는 곳이다. 홈통 앞쪽으로 무성하게 자란 해초를 넘겨 채비를 흘리고, 감성돔을 걸면 해초에 걸리지 않게 빨리 강제집행을 해야 할 것을 염두에 두고 낚시를 해야 했다.
포인트에 내린 시각이 새벽 3시 30분이었는데, 김동근씨는 라면을 끓여 먹고 몸을 덥힌 후 전지찌 채비를 해 곧바로 낚시를 시작했다.
“예전에는 이른 새벽에는 낚시를 하지 않았지만, 김이 자란 얕은 갯바위에는 밤에 감성돔이 잘 붙는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되어 요즘은 꼭 밤낚시를 하고 있다”고 김동근씨는 말했다. 조류가 세어 3호 전지찌를 달고 채비수심은 6~7m로 얕게 맞춰 발 앞을 노렸다. 감성돔이 김을 먹기 위해 가까이 붙을 것을 감안해 발 앞을 노려야 한다고 했다.
부지런히 낚시했지만 동이 틀 때까지 입질이 없었다. 섬생이 2번자리에 내린 낚시인들은 어둠이 걷히기 전에 감성돔을 한 마리 낚는 데 성공했다. 감성돔을 보기 위해 걸어가 보니 감성돔을 낚은 낚시인은 알토찌를 만드는 알토통상 김홍수 대표였다. 때깔이 고운 45cm 감성돔을 낚아 놓고 있었다.
동이 튼 후 김동근씨는 조류가 흐르는 방향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전유동채비로 교체했다. 조류가 시원찮게 흐르는 탓인지 반유동채비는 원투해서 흘리면 너무 멀리 빠졌고, 가까이 던지면 홈통 안으로 말려들어 해초에 걸리기 일쑤였다. 원투가 가능한 큼직한 전유동용 기울찌로 멀리 캐스팅한 후 뒷줄을 잡아주며 채비를 흘리니 원하는 대로 멀리 흘러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채비가 멀리 흘러가자 곧바로 김동근씨가 입질을 받았다. “원줄까지 시원하게 빨고 들어갔다. 그런데 씨알은 좀 작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것은 착각이었다. 원줄을 조금 감아 들이니 감성돔이 거세게 저항하기 시작, 순식간에 홈통 앞쪽에 있는 해초를 휘감아 버렸다. 해초뿐 아니라 통발도 있던 터라 빼내기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김동근씨는 포기하지 않고 릴의 레버를 젖혀 원줄이 풀어지게 한 후 갯바위를 타고 넘어 홈통 반대편으로 쏜살같이 뛰어갔다. 나중에 뛰어간 거리를 재봤는데 무려 90m였다. 무모한 행동 같았지만, 김동근씨는 해초 속에서 감성돔을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카메라와 뜰채를 가지고 뛰어가니 이미 파도에 감성돔을 태워 갯가로 올린 후 손으로 잡아내고 있었다. 51cm. 마치 내가 감성돔을 낚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섬생이 2번자리에서 만난 알토통상 김홍수 대표가 45cm 감성돔을 낚아 촬영했다. 

 

사라지는 영등감생이? 정작 영등철엔 참돔 활개

 

 

물돌이가 가까워질 무렵엔 조류가 좌우측으로 방향이 바뀌며 흐르는데 발 앞에서 20~30m 떨어진 수중여를 노리면 입질이 온다고 했지만, 더 이상 감성돔을 낚지는 못했다. 본격적인 들물을 노리기 위해 우리는 수영여로 이동했다.
수영여 들물 자리는 이미 많은 낚시인들에게 공개된 곳으로 들물에 다무래미 방향으로 흐르는 본류에 채비를 태우면 80~90m 거리에서 큰 감성돔이나 참돔이 낚인다. 채비는 2~3호 반유동채비나 3호 내외의 막대찌채비 그리고 조류의 세기에 따라 고부력 잠길찌채비나 잠수찌채비를 쓰기도 한다. 채비수심은 18~23m.
물때표엔 들물이 오전 10시경에 시작한다고 나왔지만, 조금물때라 그런지 들물조류는 정오부터 흐르기 시작했다. 강한 들물이 수영여를 스치고 멀리 보이는 다무래미 방향으로 순탄하게 뻗어가는 것을 보니 금방이라도 큰 감성돔이 물어 줄 것 같았다. 김동근씨는 “이빨 누런 6짜 감생이 한 마리만 물어봐라”며 열심히 밑밥을 뿌리고 캐스팅을 했다.
입질은 내가 먼저 받았다. 그러나 30cm 참돔이다. 그 후로도 조류가 딱 마음에 들게 흘렀는데, 무슨 이유인지 전혀 입질을 하지 않았다.
철수 후 다른 낚시인들의 조과를 보니 오후에 오동여로 옮긴 조기훈씨가 56cm 감성돔을, 함께 내린 황진욱씨가 60cm, 40cm 참돔 두 마리를 낚았다. 모두 들물에 B 구멍찌 전유동 채비로 발 앞을 노려서 낚았다고 했다. 목포낚시1번지 회원들은 나바론에서 54, 53cm 감성돔을 낚았고, 오전에 직구도에 내린 낚시인들은 강한 너울로 인해 30cm 감성돔 한두 마리를 낚은 것이 조과의 전부라고 말했다.
그 외 들려온 추자도 조황 소식에는 푸렝이 닭발고랑과 청비릉에서 큰 감성돔이 낚였다고 하는데, 청비릉에서는 취재 이틀 전에 60cm 감성돔이 낚여 화제가 되었고, 지난 3월 1일엔 나바론에서 부산의 이승호씨가 62cm 감성돔을 낚았다.
낚시인들이 기대하는 영등철은 3월 1일부터였다. 날씨가 좋은 날은 꾸준히 5짜급 감성돔들이 낚이고 있다. 섬생이, 수영여, 직구도, 나바론, 오동여, 푸렝이 청비릉, 수령섬 큰골창 등이 최근 주목 받고 있는 포인트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3월 들어 추자도의 기온이 빠르게 오르고 있고 덩달아 수온도 빨리 오르고 있어 과연 올해 3월에 과거와 같은 영등감성돔을 기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미 사자섬, 제주여, 다무래미 등지에서는 참돔이 낚이기 시작했고 물색도 서서히 맑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근씨는 “3월로 접어들면 참돔을 노리고 출조하는 낚시인들의 비율이 증가한다. 나는 올해 4월 중순부터 돌돔을 시도해 볼 계획이다. 루어낚시인들은 3월부터 농어를 노리고 추자도로 출조한다. 계절의 변화가 빨리 일어나는 요즘에는 낚시인들도 빠르게 어종 전환을 하고 있다. 영등감성돔도 조만간 옛말이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출조문의 목포 프로낚시 010-3646-3881, 뉴진도호 010-3614-5255, 추자피싱스토리 010-4690-3199    
 


 

 

 

 

 

 

 

 

 

오동여에 내린 황진욱씨가 60cm가 넘는 참돔을 낚았다. 함께 내린 조기훈씨는 56cm 감성돔도 낚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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